[윤리경영] (73)미국 사회에서 부정부패가 적은 3가지 이유에서 한국사회의 나아갈 길을 찾아야
민진규 대기자
2016-10-24 오후 2:25:17
 

 


▲죄수복을 입은 제프리 스컬링(Jeffrey Skilling) 엔론 사장(출처 : AP통신) 

◈ 한국 사회는 권력과 돈 앞에 법이 평등하지 않기 때문에 사회지도층의 부정부패가 사라지지 않아

한국사회의 고질적인 문제가 고위공직자뿐만 아니라 기업, 국민의 부패다. 미국과 다른 선진국도 ‘황금만능주의’가 판치는 자본주의 국가인데 왜 이런 부정부패가 한국보다 낮은 것일까?

서양의 기독교적 가치가 동양의 유교나 불교적 가치보다 더 건전하고 엄격해서 부패가 낮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이 주장은 설득력이 약하다. 기독교가 도둑질을 하지 말라고 가르치지만 유교나 불교도 도둑질을 부추기고 있지는 않다.

미국이나 다른 선진국이 한국이나 동양 국가들에 비해 부정부패가 적은 이유는 감사(auditing)능력, 공정한 처벌, 제도에 대한 신뢰 때문이다.

첫째, 감사능력은 잘못된 일은 하나의 누락도 없이 밝히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미국 드라마 CSI가 유명하고 재미 있는 것은 작은 단서 하나에도 범인을 잡고 수사관들이 사회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지구 끝까지라 쫓아가는 열정 때문이다.

모든 범죄는 증거를 남기게 마련이기 때문에 수사기관이 감사능력만 갖고 있다면 언젠가는 모든 범죄는 백일하에 드러나게 돼 있다.

잡힐 것을 뻔히 알면서 범죄를 저지를 바보는 많지 않다. 미국의 경제규모가 큼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같이 천문학적인 규모의 탈세, 배임, 횡령과 같은 기업범죄가 일어나지 않는 이유이다.

미국의 잠재적 범죄자들은 언젠가는 진실이 밝혀지고 처벌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처벌에 대한 공포를 갖고 있다.

둘째, 단호하고 공정한 처벌은 범죄자가 누구를 막론하고 적용된다. 미국은 돈이 있으면 무죄라는 ‘유전무죄 (有錢無罪)’나 권력이 있으면 무죄라는 ‘유권무죄(有權無罪)’라는 말이 통용되지 않는다.

고위공직자도, 정치인도, 대기업 총수도 죄를 지으면 일반인과 마찬가지로 동일한 처벌을 받는다.

한때 포춘 선정 500대 기업 중 7위였던 엔론의 회장이 분식 회계한 규모는 $US 5억달러에 불과했지만 당시 사장이었던 제프리 스컬링(Jeffrey Skilling)은 24년 6개월의 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다.

제프리 스컬링은 2013년 10년을 감형받아 2017년 초에는 출옥할 수 있게 됐지만 여전히 감옥에 수감 중이다.

2003년 1조5000억의 분식회계를 한 SK 최태원 회장은 7개월간 구속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났다. 2008년 특검까지 벌여 수사한 삼성 이건희 회장은 4조 5000억원에 달하는 비자금을 조성했지만 불구속 기소됐다.

경제인뿐만 아니라 정치인들도 법의 잣대가 관대하기는 마찬가지이다. 군사 쿠테타와 광주민주화운동 탄압, 비자금 은닉혐의로 전두환 전대통령은 사형, 노태우 전대통령은 징역 12년이 확정됐지만 2년을 살고 석방과 동시에 사면을 받았다.

한국에서 돈과 권력을 가진 자들은 ‘법 앞에 평등’하지 않고 특별한 대우를 받는다. 사회지도층이 솔선수범(率先垂範)해 범죄를 저지르는 이유다.

셋째, 국가제도에 대한 국민의 신뢰이다. 법은 모든 사람에게 공평해야 한다. 수사기관이나 국가기관이 정치적 고려나 외압, 사적인 감정에 의해 부당한 조사를 하거나 불이익을 주지 않는 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검찰이 정치적인 고려로 사건을 조작할 가능성도 낮지만 그렇다고 해도 최소한 검찰보다 더 양심적인 사법부가 진실을 밝혀 줄 것이라고 믿는다.

한국은 검찰이나 경찰도 정치적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사법부도 정치적 외압에 굴복해 법적인 양심, 인간적인 양심을 버리는 판결을 쉽게 한다. 행정부가 신뢰를 잃은 지는 너무 오래돼 거론의 가치조차 없다.

결론적으로 기업도 부정부패가 근절되려면 감사능력,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단호하고 공평한 처벌과 감시부서에 대한 신뢰가 필요하다.

처벌과 신뢰는 윤리경영 감시부서와 경영진이 공동으로 노력해야 하는 이슈이다. 한국 기업이 가장 획득하기 어려운 부문이 내부구성원으로부터 제도에 대해 신뢰를 획득하는 것이다.  

– 계속 -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장> stmi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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