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정근식 교육감 선거공약 평가] 수도 서울의 교육을 이끌 우수 공약 부재... 단기 임기에 달성 불가능한 장기 과제가 다수라 종합평가 낙제점
보수와 진보 후보의 정치적 관점 및 역사 인식 갈등 고조되며 교육 혼란 초래... 적절성·합리성만 中 및 나머지 3개 영역 下로 낙제점 수준
김백건 수석기자
2025-11-28
서울특별시는 이름 자체에서도 특별하다는 느낌을 주지만 우리나라 정치·경제·사회·교육 측면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

수도인 서울은 국내 최고 대학이 몰려 있을 뿐 아니라 우수 학생을 배출하는 초중고교의 비중도 높은 편이다. 말은 제주도로 보내고 사람은 서울로 보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2024년 10월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정근식 교육감은 조희연 전 교육감과 같은 진보 진영의 인사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보수정당 출신이지만 양자 사이에 큰 갈등은 보이지 않는다. 정 교육감은 취임하며 ‘차별과 격차를 해소해서 모두에게 희망이 되는 교육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또한 서울교육을 △학생의 꿈 △교사의 긍지 △부모의 신뢰로 만들어가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미래를 여는 협력교육’을 강조하며 서울교육이 대한민국 교육을 이끌어야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교육감이 제시한 선거공약을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선거공약(ARMOR)’ 모델을 적용해 평가해봤다. 

◇ 보수와 진보 후보의 정치적 관점 및 역사 인식 갈등 고조

정 교육감은 5대 영역 17개 공약을 제시했으며 세부 추진 과제는 55개에 달한다. 5대 영역은 △모두를 위한 맞춤형 교육 △창의와 상생의 미래역량교육 △자치와 참여의 교육공동체 △안전하고 행복한 학교 △공감과 소통을 찾아가는 행정 등이다.

보수 진영의 후보였던 조전혁은 ‘정상화된 서울시 교육’을 달성하겠다며 11대 공약을 발표했다. 세부 내용은 △사랑하는 서울의 자녀들, 제대로 공부시키겠습니다 △‘수업’ 잘하는 선생님, 확실히 대우하겠습니다 △이념에서 해방된 ‘잘 가르치는’ 학교, 꼭 만들겠습니다 △집처럼 쾌적하고 안전한 학교, 학생의 기본 권리입니다 △몸과 마음을 튼튼하게, 예체능 교육에 투자하겠습니다 △디지털 미래인재 육성, 서울교육이 선도하겠습니다 △자녀의 진로지도와 진학지도, 서울교육청이 책임집니다 △알고 싶은 교육정보, 모두 공개하겠습니다 △학부모님과 진심을 다해 상의하겠습니다 △따뜻한 부모 마음으로 방과 후 학교를 다시 열겠습니다 △창의 교육을 위해 서울시 모든 지원을 활용하겠습니다 등이다.

조 후보는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 △학년별 학업성취 최소기준 제시 및 학교급별 졸업인증제를 통한 기초학력 보장 △진단 목적의 학업성취도 평가 및 과목별 심층역량 평가 실시 △읽기, 쓰기, 셈의 지면학습 강화를 통한 기초 문해력 향상 지원 △AI 활용 간편 학력진단 시스템 구축을 통해 모든 학생의 학력을 진단·평가, 빅데이타 구축 및 맞춤형 학습지원 △학력 UP 프로그램을 통해 사교육에서 소외될 수 있는 사회적 배려 대상 학생 학력 향상 지원 등 15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당선된 정 교육감과 조 후보의 공약을 비교해보면 정치적 관점과 역사 인식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조 후보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이념 편향적인 교육의 진원지라고 파악하고 있는 반면에 정 교육감은 보수에 치우친 역사를 올바로 가르쳐야 민주주의와 평화를 지킬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또한 보수 진영인 조 후보는 교권 보호, 학교폭력, 안전, 인성교육이 중요하다고 봤지만 정 교육감은 창의성, 소통, 공감, 기후 위기 등에 공약의 초점을 맞췄다.

초등학교의 지필 평가를 복원하는 데 대해서도 조 후보는 찬성, 정 당선인은 반대했다. 혁신학교 정책, 학생 인권조례에 대한 인식도 정반대였다. 

◇ 5대 영역·17개 공약을 5개 평가 영역으로 구분해 분석




▲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선거공약(ARMOR)’으로 정근식 교육감의 공약을 평가한 결과 [출처=iNIS]

국정연은 정 당선인의 공약을 달성 가능성(Achievable)·적절성(Relevant)·측정 가능성(Measurable)·운영성(Operational)·합리성(Rational) 영역으로 구분해 평가했다. 많은 공약 중 구체적이지 않거나 평가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한 공약은 배제했다.

우선 달성 가능성은 △교육격차의 해소 △모두가 존중 받는 학교 자치를 지원 △평화로운 학교 등 3개다. 다음으로 적절성은 △기초 학력 증진 △시민과 함께 학교 자치를 지원 △안전하고 쾌적한 학교 등4 개가 연관돼 있다.

측정 가능성은 △교육 기회 보장 △인공지능 시대의 미래 역량 강화 △공존의 역사교육으로 미래역량 강화 등 3개를 선정했다. 그리고 운영성은 △질 높은 공교육으로 미래 역량 강화 △학교 자치의 기반을 조성 △몸과 마음이 건강한 학교 △청렴한 조직문화로 현장 지원 등 4개로 판단했다.

합리성은 △지속가능한 교육으로 미래 역량 강화 △교육활동에 전념하도록 학교 자치 지원 △공감과 소통으로 현장 지원 등 3개의 공약이 관련돼 있다. 

◇ 적절성·합리성만 中 및 나머지 3개 영역 下로 낙제점 수준

정 교육감의 공약을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갑옷(ARMOR) 지표를 적용해 평가했다. 간략한 내역과 개선방안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달성 가능성은 공약이 임기 내에 완료될 수 있는지를 판단한 것이며 하(下)를 획득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교육격차의 해소‘는 개인 맞춤형 교육 자체가 불가능한 실정이라 우호적 평가를 내리기 어렵다. 학교의 여건이나 교사의 확보 등이 선행되지 않으면 맞춤형 교육은 임기내 완료하지 못한다.

’모두가 존중 받는 학교 자치를 지원‘은 일선 학교에서 인권 존중의 문화를 정립하기에는 2년도 되지 않는 시간이 너무 짧다. 기업문화(corporate culture)는 최소 10년 이상이 필요한 장기간 프로젝트다. ’평화로운 학교‘는 학교폭력, 성폭력 등의 사고가 빈발해 단기간에 도달하기 어려운 목표다.

둘째, 적절성은 공약이 서울시 교육 여건에 적합한지를 평가하는 지표이며 중(中)으로 평가받았다. ’기초학력 증진‘은 초등, 중등 대상 맞춤형 교육이 제대로 없으며 특수교육 대상 학생 개별화 교육 및 맞춤형 교육도 좋은 의도이지만 모든 학생에 적용하기는 어렵다.

’시민과 함께 학교 자치를 지원‘은 서울교육플러스 사업, 시민 평생교육 활성화, 학교복합시설 활성화 등으로 구현하기 희망한다. 서울교육플러스는 공동체가 함께 참여하는 방식이지만 구체적인 성과는 보이지 않는다. 시민 대상의 평생교육도 피부에 와닿지 않는 공약이다.

’안전하고 쾌적한 학교‘는 안전사고 예방, 학교폭력 예방, 학교폭력 및 성희롱·성폭력 대응 방안, 급식종사자 업무 경감과 건강권 보호, 노후 학교 시설 개선 등을 포함하고 있다. 학교폭력은 공개적이지 않고 은밀하게 만연한 상황이다.

’협력교육 기반 구축으로 현장 지원’은 시민과 함께하는 교육 대전환 포럼을 개최하는 것으로 공약이 완료됐다고 평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포럼의 참가자, 발표 자료, 도출한 결과, 참석자의 만족도 등을 복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단순히 포럼의 개최가 공약에 포함돼야 하는지도 의문이다.

셋째, 측정 가능성은 공약의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지 여부를 평가하며 하(下)를 부여했다. ‘질 높은 공교육으로 미래 역량 강화’는 예술·체육교육 활성화, 질 높은 돌봄체계 구축, 혁신학교 질적 성장으로 미래교육 선도, 학생 맞춤형 진로교육 강화, 특성화고·마이스터고 교육 지원 등이 세부 내용이다.

학교에서 예술·체육교육이 단기간에 사교육을 대치할 수준까지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 학생이나 학부모는 없다.

‘인공지능 시대의 미래 역량 강화’는 AI·디지털 교육을 진행할 교재나 교사가 부족해 실천 자체가 어렵다. 대학에서조차도 AI에 특화된 교재나 교수가 부족해 AI 교육이 부실한 상황이다.

‘공존의 역사교육으로 미래 역량 강화’는 단순 역사교육만으로 공존의 미래역량이 강화될 것인지도 의문이며 정치적 편향성 논란이 초래되고 있다. 관련 공약 대부분이 모호한 용어로 달성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

넷째, 운영성은 행정조직과 공무원이 공약을 실천할 역량과 조직체계를 구축·운영했는지 평가하는 지표이며 하(下)로 인식했다.

‘질 높은 공교육으로 미래 역량 강화’는 공교육이 사교육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현실을 고려한다면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다. 현재 서울시교욱청 공무원이나 학교 교사가 이런 목표에 동조하는지도 명확하지 않다.

‘몸과 마음이 건강한 학교’는 심리 정서 위기 학생 지원, 미디어 이용 습관 진단, 학교 마약류 및 약물 오남용 예방, 학생 도박 예방교육, 아동·청소년 행복지수 앱 개발 등을 통해 달성하려고 한다. 경찰청, 국가정보원 등과 협력하지 않고 서울시교육청만의 노력으로 추진 자체가 어려운 내용들이다.

’청렴한 조직문화로 현장 지원‘은 끊이지 않는 교사의 비리, 학교 관련 부정행위 등을 고려한다면 단기간에 달성이 어려운 목표다.

다섯째, 합리성은 공약이 학교 자치를 실현하고 학생, 교사 등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목적이며 중(中)에 머물렀다. ’지속가능한 교육으로 미래 역량 강화‘는 학교 차원의 기후이기 대응이 교육감의 공약으로 적합하지도 의문이다.

’교육활동에 전념하도록 학교 자치 지원‘은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 교원 자기 주도 역량개발 지원 등으로 구성된다. 합리적인 공약이지만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다.

‘공감과 소통으로 현장 지원’은 교육공동체 구성, 교육감과 교육직 공무원 간의 대화 정례화로 좋은 시도이며 단순한 공약이라고 볼 수 있다.

종합적으로 정 교육감의 선거공약은 1년간 완료한 공약이 많지 않으며 남은 8개월 동안 열심히 노력해도 낙제점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전임자인 조희연 전 교육감의 정책을 이어받아 연속성을 확보한다고 주장했지만 큰 성과는 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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