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경영] (60)서별관청문회를 기점으로 무늬만 맞춘 사외이사가 사라져 공기업 정상화 기대
민진규 대기자
2016-09-11 오후 5:18:55
 

 

▲조선해운산업 구조조정 연석청문회 장면(출처 : 국회방송) 

◈ 무늬를 맞추기 위해 선임한 사외이사는 거수기에 불과

1990년대 정치비자금사건, 대주주 횡령사건, 배임사건이 급증하면서 기업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극에 달했다. 2000년대 들어 불신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사회적 합의에 의해 사외이사가 도입됐다.

유럽기업은 미국 기업과는 달리 주식이 소수 대주주에게 집중돼 있어 소액주주 운동이나 사외이사 제도가 발달되어 있지 않다. 직원의 참여 하에 대주주의 독단적인 경영이 보편화되어 있지만 국내와 같은 문제는 일어나지 않는다.

사외이사의 독립성과 자질 확보가 제도의 성공에 절대적으로 중요하지만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감사나 이사와 마찬가지로 사외이사가 경영진과 유착해 이익을 획득할 경우 이사가 아니라 회사의 이익을 뜯어 먹는 탐욕스러운 ‘아귀귀신’이 하나 더 붙은 셈이다.

사외이사의 자질도 반드시 거론해야 할 문제이다. 사회적으로 높은 인지도를 가진 인물을 영입하는 것은 회사의 이미지나 인지도 향상에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사외이사제도의 본연의 목적과는 거리가 멀다.

이렇게 선임된 사외이사가 이사로서 경영 감독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실제 무늬를 갖추기 위해 선입된 사외이사는 거수기에 불과하다.

경영진에게 고분고분한 사외이사를 기업도 선호하고 법적인 책임까지 져야 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기업에만 이 문제를 맡겨서는 해결책이 없다.

법적으로 어렵더라도 사회적으로 윤리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기업경영에 명확한 소신과 능력이 없는 인사들이 사외이사를 맡지 않을 것이다.

사회적으로 명망이 있고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높으신(?) 양반들이 사외이사 급여는 챙기면서 그에 상응하는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않는다는 것은 용납돼서는 안 된다. 

◈ 국민은 낙하산 인사가 공기업의 사외이사로 가는 관행이 사라질 것으로 기대

대부분의 국민이 우려했던 대로 9월 8 ~ 9일 양일한 개최된 국회의 ‘서별관회의 청문회’는 소득 없이 끝났다. 엄청난 공적 자금이 투입됐고 국가경제의 혼란을 초래한 해운 및 조선산업의 실정에 대한 책임자조차 밝혀내지 못했다.

한국산업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대우해양조선의 사외이사제도마저 허술하게 운영된 것으로 드러났다.

2008년 이후 대우조선해양에 선임된 사외이사는 총 24명이며 이들 중 17명이 낙하산 인사였다. 이들의 대부분은 조선업과 연관성이 낮은 정치인, 금융인, 관료 출신이었다. 이들에게 지급된 급여만 25억원이 넘었다.

2008년 1월부터 2016년 6월까지 이들 사외이사가 참여한 이사회 내용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더욱 참담하다. 기간 중 총 111회의 이사회가 열렸으며 이들의 안건 찬성률은 98.3%에 달했다.

사외이사가 경영안건에 대해 반대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기간 동안 대우해양조선에 막대한 공적 자금이 투입됐고 엄청난 규모의 분식회계 등 부실이 드러났기 때문에 비난을 받는 것이다.

경영활동을 감시하거나 조언을 할 능력이 없는 사외이사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도외시한 채 국민세금으로 월급을 받아가는 동안 경영진들은 부실경영을 주도할 수 있었다.

국민들은 대우해양조선의 부실이 확대될 동안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한국산업은행, 감사원, 산업자원부, 금융감독원, 청와대 등에 소속된 관련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우해양조선의 경영진 몇 명을 처벌하고 넘어갈 정도로 가벼운 사안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정책방향이 보이지 않는다. 공기업 사외이사는 경영을 감독할 능력도 없는 무능력자를 위한 자리도 아니다.

국민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최소한 능력도 없는 인사들이 월급을 챙기기 위해 낙하산으로 타고 사외이사로 가는 관행이 사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직도 순진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은 든다. 

– 계속 -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장> stmi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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