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경영] (26)업무의 전문성이 낮아 경쟁력이 저하되는 것도 좀비가 되는 이유
민진규 대기자
2016-06-15 오후 12:08:57
◈ 업무의 전문성이 낮아 경쟁력이 저하되고 있음

직업은 경력에 따라 전문성이 축적돼야 하는 것이 정상적이지만, 대부분의 직업은 그렇지 않다. 현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경력에 따른 전문성의 축적 정도를 나타내면 다음 그림과 같다.

 


▲경력에 따른 전문성의 축적 정도

그림과 같이 정상적인 직업은 경력에 따라 전문성이 점증해야 한다. 기업에 들어가 사원때 하던 업무와 대리, 과장, 부장, 이사로 승진하면서 업무도 달라지고 난이도도 높아지면서 지식이 쌓이고 경험이 풍부해져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직업은 처음 시작 때의 수준에서 변화가 없다. 업무를 하는 요령만 늘어나지 실력은 늘지 않는다는 말이다. 

◈ 오래 근무해도 전문지식보다는 경험만 축적하지만 지식으로 착각해

업무의 전문성을 키워주는 업무정의서(job description)를 제대로 갖춘 기업이 많지 않다. 개별 직원의 업무구분이 되지 않아 전문적 커리어(career)를 쌓는데 애로가 있다.

글로벌 기업과 같이 R&R(Role & Responsibility)이 제대로 규정된 기업이 거의 없다.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관행적으로 업무가 배분되고 경험적으로 해야 할 업무를 알고 있다.

따라서 개인에 따라 혹은 개인의 능력과 의지에 따라 업무의 양과 성과가 달라진다. 아니면 상사가 자기 마음대로 직원에게 업무를 부여하는 것이 관행이다.

지속적으로 창의적인 사고를 해야 하는 기획이나 연구개발(R&D)부문을 제외하면 기업업무가 대부분 관리적인 일반업무에 해당한다.

특별한 실력이나 노력 없이도 누구나 간단한 업무지침만 배우면 할 수 있다. 국내기업의 직원은 직급에 따라 의사결정 권한과 책임의 차이가 있을 뿐 하는 업무는 대동소이(大同小異)하다. 즉 사원 때 하던 일을 과장, 부장, 임원이 되어서도 동일하게 한다.

결과적으로 한가지 업무를 수십 년 동안 했다고 그만한 실력이 쌓이는 것이 아니라 경험만 늘어난다. 하지만 많은 직장인들이 경험을 지식으로 착각하고 있다. 

◈ 조직지향적 경험은 직원의 경쟁력을 약화시켜 비윤리적인 지시를 거부할 수 없게 만들어

업무도 시장지향적인 것이 아니라 조직지향적이라서 자신의 조직을 떠나면 활용가치가 없어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자신이 속한 기업의 업무에 관한 경험을 쌓더라도 다른 기업에 가서는 활용할 수 없다. 즉 국내 1위 롯데그룹에서 슈퍼 ‘갑’으로 유통업무를 하는 것과 이름도 잘 알려지지 않은 중소기업에서 ‘을’로 유통업무를 하는 것은 전혀 다르다.

한국 직장인의 시장경쟁력이 없는 것은 특정 기업에 해당되는 문제만이 아니라 한국기업 전체의 시스템적 문제로 볼 수 있다.

자신이 다니는 기업에서 퇴직을 한다고 재취업의 기회가 많은 것도 아니고 다른 기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업무지식을 가진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지금 몸담고 있는 기업에서 정년까지 고용을 보장해 주지도 않는다.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한국 대기업조차도 자신들이 금과옥조(金科玉條)처럼 지키던 평생고용정책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 기업은 직업의 안정성이 매우 낮아 있는 상황이다. 비윤리적인 업무지시나 조직의 강요에 대해 윤리적인 기준을 갖고 대처할 직원은 많지 않다.

그렇지 않아도 직원은 조직과의 관계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을’의 위치인데 업무의 전문성까지 떨어지면서 더욱 위축될 수 밖에 없다.

기업이 윤리경영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직원의 전문성을 키워줘 직원이 스스로 불의에 당당해질 수 있도록 직원을 양성해야 한다. 

– 계속 -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장> stmi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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