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경영] (10)한국의 소비자는 봉이다… 공무원의 임무태만이 해외기업이 국내 소비자를 봉으로 여기는 이유
민진규 대기자
2016-05-20 오전 11:32:09
국내기업이 가장 천대하는 이해관계자가 고객, 즉 소비자다. ‘고객이 왕이다’에서 ‘돈 되는 고객이 왕이다’라고 표어는 바꿨지만 한국에서 돈 되는 고객조차도 대우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기업이 아무런 주저 없이 스스로 과다한 접대비와 광고선전비를 사용하고 이를 빌미로 가격을 인상한다. 모든 비용은 곧바로 소비자에게 전가한다. 

제약업계와 통신회사 등이 소비자를 봉으로 여기는 주요 업종

제약업계의 경우 의사, 병원, 약국에 과다한 리베이트를 제공한다. 제약업계의 영업방식이 B2B로 인해 판매와 영업비가 많이 든다고 하지만 결국 높은 약값으로 이어진다.

대부분의 제약회사들이 연간 수백 억 원에서 수천 억 원까지 불법 리베이트를 뿌리고 있으며 의사와 병원이 주요 타겟(target)이다.

광고선전비를 과다하게 집행하고 있는 대표적인 업종은 통신회사, 금융회사, 제과∙음료회사, 건설회사 등이다. 이들 업종은 제품이나 서비스의 정체성(identity)과 관계없이 유명 연예인을 비싸게 모셔 온∙오프라인 광고매체를 총동원해 광고를 집행한다.

통신회사들은 고가의 휴대폰에 보조금을 과다 지급하는 방법으로 소위 말하는 ‘메뚜기’고객을 확보한다. 결국 이런 비용은 기본요금 상승으로 이어지고 장기간 계약을 유지하고 있는 고정고객의 이익을 침해한다.

제과 및 음료회사와 건설회사도 광고비를 과다하게 집행해 원가를 올리는 대표적인 업종이다. 유명연예인에게 높은 광고모델료를 지급하고 이를 홍보에 활용하는 사례도 종종 나타난다. 

블랙컨슈머 문제도 비윤리경영을 하는 기업이 많기 때문에 발생

‘고객이 왕’이라는 신념을 갖고 있는 기업에게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 ‘블랙컨슈머(black consumer)’이다. 악의적인 목적으로 기업을 비방하거나 기업의 약점을 잡아 돈을 뜯어내려는 나쁜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하지만 기업이 윤리경영을 철저하게 준수하고 있다면 약점이 있을 수 없고 문제가 있다면 공개해 해결하려는 자세를 견지한다면 나쁜 소비자가 악의를 갖고 접근하지 않는다.

블랙컨슈머에게 걸린 기업은 자신들은 억울하다고 주장하지만 결국 자신들의 경영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한국에서 블랙컨슈머가 사라지지 않는 것은 윤리경영을 하지 않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기업의 불법행위를 약점으로 삼아 개인적인 이익을 얻기 쉽다. 

공무원의 임무태만이 해외기업이 국내 소비자를 봉으로 여기는 이유

한국기업뿐만 아니라 외국기업에게도 한국의 소비자는 봉이다. 해외 유명 브랜드 회사가 한국에서만 유독 높은 가격을 받아도 아무런 불평을 하지 못하고 있다.

구찌, 샤넬, 프라다 등의 명품 가방이 주변국가보다 많이 비싸도 사는 고객이 있으니까 이들 업체가 한국 소비자를 홀대하는 것이다.

한국 정부가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소홀히 하는 것도 해외 기업이 한국 소비자를 무시하는 이유 중 하나다.

최근에 발생한 외국 자동차업체의 연비조작문제도 유독 한국에서만 조용하다. 다른 나라에서는 관련 기업에게 천문학적인 벌금을 부과하고 소비자에게 보상을 하도록 종용하지만 한국 정부는 제대로 된 대응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공무원들에게 윤리경영이란 뇌물을 받지 않는 소극적인 기준뿐만 아니라 자신의 임무를 태만하지 않는 적극적인 기준까지 충족해야 한다. 

– 계속 -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장> stmi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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