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문화] (65)삼성그룹의 기업문화-진단후기(1) 조직에 대한 충성심은 강하나 외부와 소통노력은 약하다
작은 이슈에도 과민하게 반응하고 객관적인 자료조차 부정하려는 자세는 독선과 아집
민진규 대기자
2016-11-21 오후 5:12:23
 

 


▲2011년 출간된 삼성문화 4.0의 표지 

기업문화를 진단하면서 삼성을 다룬다고 하면 모두가 삼성이 사상 최고의 실적을 내고 있는데 칭찬 일색이지 않겠느냐고 기대한다.

대부분의 전문가는 삼성이 단군 이래 가장 뛰어난 기업이라고 입을 모으고 그 중심에는 이건희 회장이 있다고 칭송한다.

이건희 회장과 삼성이 부족한 점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조차도 건전한 비판을 하지 않는다면 미국의 자존심이던 포드자동차나 GM자동차처럼 몰락하는 줄도 모르고 회복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2011년에 ‘삼성문화 4.0 – 어떻게 진화할 것인가’라는 책을 출간하고 연이어 창의적 기업문화 혁신모델인 ‘SWEAT Model’을 국내 20대 대기업을 대상으로 적용해 진단했다.

5년이 지난 시점에서 다시 삼성의 기업문화를 진단하면서 느낀 점은 2011년에 책을 쓸 당시와 비교해 개선된 점을 찾기 어려웠다.

당시에도 삼성의 신수종사업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고 애플과의 관계가 악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제로 5년이 지난 시점에서 보면 삼성의 신수종사업은 성과가 없고 애플과의 관계를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삼성의 기업문화를 진단하면서 책에는 포함시키지 못한 몇 가지 사항을 정리해 보려고 한다. 

◈ 조직에 대한 충성심은 강하나 외부배려는 약하다

삼성의 직원들을 관찰하거나 직접, 간접적으로 접촉을 하면서 느끼는 점은 직원들 대부분이 조직에 대한 충성심은 강하지만 외부와의 소통에는 소홀했다.

대화를 하면서 객관적인 평가라고 해도 삼성에 부정적인 내용일 경우에 적극 해명하려는 노력한다. 자신의 업무와 관계도 없고, 자신이 속한 계열사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일단 삼성 전체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듯 했다.

한국에서 직원들이 이 정도로 조직에 충성심을 보이는 기업을 찾기는 쉽지 않다. 도대체 누가 이들을 이런 사고로 무장시켰을까 하는 궁금증도 들었다.

하지만 반면에 작은 이슈에도 과민하게 반응하고 객관적인 자료조차 부정하려는 자세를 보면서 이미 치유 불가능한 독선에 빠진 것은 아닌지 우려됐다.

일부 언론에서 삼성의 실적과 직원을 칭찬 일색으로 평가하면서 조직 전체가 평가의 대상이 되기를 거부하는 것처럼 보였다.

삼성직원들의 노력이 미약한 것은 아니지만 그들의 노력만으로 현재의 삼성을 일굴 것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지나친 엘리트 의식을 표출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된다. 이런 인식으로 우리 사회의 건전한 시민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도 들었다.

내부에 대한 충성심은 강한데 외부인과 정상적인 소통을 두려워하거나 소홀히 하면 자신에게도 손해지만 종국에는 조직도 무너뜨린다.

삼성직원들과 업무상 소통을 하는 사람들도 삼성 직원 못지 않게 지식과 자부심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당하게 대우를 받는다고 느낀다면 기분이 좋을 수 없다.

또한 삼성직원들은 조직을 보호하기 위해 말은 많이 하지만 자신의 말에 대해 책임을 지는 직원은 보이지 않는다. 상대에게 신뢰감을 심어주지 못한다는 말이다.

우리 속담에 ‘가랑비에 속옷 젖는다’는 말이 있다. 일정 시간 몸을 담고 있으면 자신도 모르게 익숙해지고 서서히 변해간다. 냄비 속의 개구리 얘기를 하지 않아도 너무 잘 알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업문화를 중시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자신들만의 성(城)을 구축하고 내부소통만 열심히 하다 보면 ‘외계인’이 되어 있는 줄도 모른다. 사회와 끊임없이 소통을 하지 않으면 아무리 기술이 뛰어난 기업도 살아남지 못한다.

조직의 보호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identity)를 혼돈하게 되면 인생이 불행해진다. 삼성직원들 중에서 삼성을 떠나고 나서야 세상의 이치와 자신의 진면목을 깨닫는 사람이 많다. 

– 계속 -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장> stmi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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