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문화] (60)삼성그룹의 기업문화-조직은 일과 사람(2) 이제 노조설립을 인정하고 인재정책도 글로벌 스탠다드에 기반해야
▲삼성의 인재상(출처 : 홈페이지)
◈ 노조필요성 놓고 소모적 논쟁이 조직통합에 애로로 작용
2012년 7월 23일 삼성 일반노조가 사상 처음으로 삼성전자 본관 앞에서 법원의 허가를 받아 시위를 했다. 이전에도 삼성퇴직자를 중심으로 비공식 노조가 있었지만 이날 공식적인 노조운동이 시작된 셈이다.
삼성의 창업주 이병철 회장은 ‘내 눈에 흙이 들어가지 전에는 노조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말을 했다. 이병철 회장이 사망한지 25년이 되었지만 삼성은 아직 공식적으로 노조가 없다. 삼성의 일반노조가 설립됐지만 정상적인 노조는 아니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의 경영진은 지금까지 직원협의회가 직원들의 의견을 경영진에게 전달하고 있으며 노조가 필요한 이유가 근로조건 개선이나 급여인상인데 삼성은 직원이 요구하지 않아도 잘 알아서 처우해주기 때문에 노조가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반면 노조설립을 주장하는 직원들은 직원협의회는 어용단체에 불과하고 직원들의 의사를 경영진에게 전달하는 대신 회사의 방침을 직원들에게 일방적으로 전파하는 일을 한다고 말한다.
근로조건도 다른 기업에 비해 열악하고 만약 노조가 있었다면 ‘백혈병 등 질병을 유발할 수 있는 작업환경이 삼성전자에서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겠는가?’라고 질문을 던진다.
삼성의 직원을 생산직과 관리직으로 나눌 수 있다. 생산직과 관리직 모두 유사한 업무를 하는 다른 기업의 직원들에 비해 높은 급여를 받는 것은 사실이다.
삼성전자의 관리직은 삼성의 다른 계열사와 비교해도 급여가 높다. 자기계발, 정년에 대한 고민만 없다면 최고의 직장이라고 볼 수 있다.
노동강도가 높기 때문에 급여가 높은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그 정도 노동강도를 갖지 않은 기업은 거의 없다. 생산직은 급여보다는 노동조건의 개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작업의 안전과 건강에 대한 배려가 우선이라고 본다.
우리 속담에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는 것이 있다. 노조가 필요 없다는 경영진의 주장과 노조가 필요하다는 직원의 주장이 어느 것이 옳은지 판단하기 쉽지 않다.
문제는 이런 소모적인 논쟁으로 조직통합이 어렵다는 것이다. 노조설립 문제를 일부 직원들의 철없는 어리광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목소리가 너무 크고 사회적 지지도 높다.
이제 이재용 부회장도 노조의 설립을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직원들에게 창의적인 사고를 하고 혁신을 하라고 요구하기 이전에 경영진과 오너도 생각과 행동도 바꿔야 하지 않을까?
◈ 한국적 사고 버리고 현지화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절실하게 요구돼
서초동 삼성타운 근처를 지나다니다 보면 삼성출입증을 목에 건 외국인들을 많이 만난다. 국내 다른 대기업에 비해 삼성이 외국인을 많이 채용했다는 것을 실감한다.
삼성이 글로벌 기업을 외치는 데는 외국인 직원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생각된다.
외국인 직원이 어떤 업무를 하고 있는지, 다른 직원과 원활한 의사소통이 되는지, 지급하는 급여에 비해 충분한 성과를 내고 있는지 등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된다.
이런 측면에서 현지화(Localization)와 글로벌 스탠다드(Global Standard)라는 용어를 떠올렸다. 현지화는 현지의 문화, 언어 등을 글로벌 스탠다드보다 중요시 하는 것을 말한다.
글로벌 스탠다드는 특정 국가나 문화에 적합한 것이 아니라 세계를 관통하는 공통된 감성과 문화를 창출하는 것을 말한다.
삼성이 다양한 국가에서 생산공장을 갖고 있고 더 많은 숫자의 국가에 제품을 판매하고 있어 직원의 구성도 이런 점을 반영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삼성 내부의 노력에 대해 정확하게 평가하기 어렵지만 다른 사례로 유추해 볼 수 있다.
현재 도요타자동차의 회장인 조 후지오(張富士夫)는 1999년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진정한 글로벌화를 위해서는 국별, 성별을 불문하고 우수한 인재를 모을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모든 직원에게 세계적으로 일원화된 평가제도와 고과요소를 적용해 인사에 반영한다. 과거 일본 직원이 아니면 본사의 경영진이 될 수 없었지만 이제는 능력에 따라 승진이 가능하다.
모든 간부의 어학실력, 전문지식, 관리능력 등을 본사에서 인재 DB를 만들어 관리하고 있다. 도요타자동차가 지난 10여년 동안 글로벌 1위 자동차제조기업으로 자리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다.
삼성의 경영진이 주창하는 글로벌화도 조 후지오 회장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그런데 삼성의 주요 직원 구성을 보면 아직도 현지화도 글로벌 스탠다드도 아닌 한국중심에서 벗어나지 못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삼성직원들은 자의식이 강하고 고집이 센 편이다. 뛰어난 실적에 대해서 자부심도 대단하다. 삼성직원들이 ‘Sales machine’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노력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제 한국형 사고에서 벗어나 글로벌 스탠다드로 가야 한다.
삼성전자가 일부 임원을 외국인으로 채우고 있지만 이들 중 대부분은 오래 근무하지 못하고 떠난다. 왜 이들이 떠나는지 이유를 파악해 개선하지 않으면 삼성전자의 글로벌 인재구상도 구호에 그치게 될 것이다.
외부의 전문가들은 삼성의 성과주의 인사제도가 우수한 외국인을 포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아쉽게도 다른 계열사는 국내사업위주로 글로벌 스탠다드가 뭔지도 모른다. 인재운용에 대해서도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멀다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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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장> stmi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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