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문화] (41)삼성전자와 같은 글로벌 선도기업조차도 사업파트너와 상생해야 지속성장이 가능
민진규 대기자
2016-09-07 오후 12:00:07
 

 

▲세계 최고 자동차부품회사 일본 덴소(Denso) 홈페이지 

◈ 사업파트너와 상생의 길을 찾아 성공한 델과 덴소

컴퓨터 제조공장 하나 없이 세계적 컴퓨터 제조기업으로 발돋움한 미국 델(DELL)은 37개 국가에 현지 법인을 갖고 있으며 5만여명의 다국적 직원을 보유하고 있다.

델의 기업문화를 요약하면 SOFT로 부를 수 있다. ‘Speed(속도)’, ‘Openness(공개)’, ‘Fairness(공평성)’, ‘Transparency(투명성)’ 등이다.

델의 성공은 모든 정보를 파트너와 공유해 투명성을 확보하고 의사결정의 속도를 높여 효율성을 높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전세계 수만 개의 부품업체, 판매업체와 연결된 ERP(전사적자원관리)는 실시간 정보를 제공해 준다. 다른 제조기업이 우월적인 지위를 악용해 무리한 단가 인하압력이나 납기로 이윤을 창출하지만 델은 재고와 수요예측이라는 내부효율로 성과를 낸다.

사업파트너에 대한 배려를 우선적으로 한 것이 델의 가장 큰 성공요인이다. 컴퓨터산업의 정체로 인해 예전의 명성은 잃었지만 여전히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2007년 세계 1위 자동차 부품업체였던 독일의 보쉬(Bosch)를 꺾고 1위에 오른 기업이 일본의 덴소다. 일반인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이지만 전문가들에게는 유명한 기업이다.

덴소는 자회사에 30%이상 지분을 투자해 안정적으로 부품을 확보할 뿐만 아니라 품질향상도 꾀했다. 2, 3차 협력업체에 일방적인 코스트다운(cost down)을 강요하지 않아 경영을 안정시키고 기술력 개발에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했다.

2, 3차 협력업체 직원의 임금이 덴소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다. 덴소는 완성차 업체가 주문하는 대로 생산하기 보다는 필요한 부품을 먼저 개발해 제안하는 능력이 뛰어났기 때문에 성공했다.

신기술로 자동차 업계를 리드하려면 대규모 R&D 투자를 기반으로 2, 3차 부품업체와의 긴밀한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사실을 간파한 것이다.

덴소는 모기업인 도요타 매출이 49%에 불과하고 혼다, 닛산, GM, 포드(Ford), 다임러 크라이슬러(DCX) 등 세계 최대 완성차 업체와의 거래가 51%에 달해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가졌다.

경영전문가들은 덴소의 성공은 사업파트너와의 공생노력이 절대적으로 기인했다고 주장한다. 대부분의 일본 기업들은 협력업체와 운명공동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 삼성전자도 모든 부품을 생산하거나 품질관리를 완벽하게 할 수 없어 협력업체와 상생노력이 불가피해

미국의 컴퓨터기업 델과 일본의 자동차부품기업 덴소처럼 성공한 한국기업은 찾기 어렵다. 한국에서 대기업과 협력업체는 ‘갑’과 ‘을’의 수직관계가 형성돼 있다.

대기업은 협력업체에게 제품원가를 깎기 위해 혈안이 돼 있고 공동으로 개발한 기술을 가로채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납품대금도 장기 어음으로 받아 대기업 관련 금융업체에서 할인 받아 자금을 융통하면서 이중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대기업은 납품대금을 깎아서 돈을 벌고 어음을 할인해 주면서 돈을 버는 등 이중으로 이익을 남긴다.

대기업과 협력업체의 대립과 갈등은 자동차, 전자, 조선 등 한국 전 산업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대기업이 일관생산체제를 구축한 반도체, 철강, 화학 등도 장비제조업체나 유지보수업체 등과 수직적인 수탈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동일하다.

아무리 큰 대기업이라고 해도 모든 부품을 직접 생산하고 관리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완성된 제품은 대기업의 브랜드로 판매되지만 부품의 대부분은 협력업체에서 개발하고 생산한 것이기 때문에 제품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상생의 협력관계가 필수적이다.

최근 IT산업에서 글로벌 선도기업이라고 자부하던 삼성전자도 갤럭시노트7의 전면적인 리콜 사태로 체면을 구겼다.

배터리에 결함이 있다는 것은 밝혀졌지만 누가 그 원인을 제공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삼성그룹의 계열사인 삼성SDI가 배터리를 납품했지만 중국 협력업체가 생산한 것인지 삼성SDI가 직접 생산한 것이지도 명확하지 않다.

이번 리콜 사태로 삼성전자는 막대한 비용손실도 발생했지만 품질관리에 대한 신뢰도 하락했다. 최종 생산자인 삼성전자가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도 모든 부품의 품질을 100% 완벽하게 관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한국 대기업의 생명이 짧고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데 한계가 있는 것도 협력업체와의 갈등과 대립 때문이다. 상생이 아니라 서로 이용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인 것도 양자가 공동으로 풀어야 할 숙제다.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주장하고 있는 ‘초과이익공유제’도 대기업과 협력업체의 상생을 위한 목적으로 기안됐지만 기업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좋은 개념인데 정착되지 않은 이유를 찾고 해결해야 대기업과 협력업체의 공생관계가 정립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 계속 -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장> stmi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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