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문화] (31)검증된 경영도구도 기업에 따라 다르게 적용해야 효과 발휘
민진규 대기자
2016-08-09 오후 4:02:22
 


▲기업문화 혁신을 위한 SWEAT Model(출처 : iNIS)

IMF 이후 국내기업은 경영도구를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

1990년대 후반부터 한국 기업은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 전사적 자원관리), SCM(Supply Chain Management, 공급망관리),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고객관계관리), DW(Data Warehousing, 데이터 웨어하우징), 전자결재, 그룹웨어(Groupware) 등의 경영시스템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한국 경영자들은 경영 노하우가 함축된 경영도구가 단순히 사무자동화나 전산화를 통해 인건비나 업무처리 시간을 절약하는 도구라고 인식했다.

기업은 시스템의 효율성과 효과성의 추구를 통해 성장한다. 효과성은 기업에 필요한 옳은 일을 찾아서 하는 것이고, 효율성은 기업에 주어진 일을 옳게 하는 것을 말한다. ‘Methodology’를 번역하면 ‘방법론’인데 국가정보전략연구소는 기업문화의 혁신모델을 개발하면서 단순한 방법론이라 보지 않고 경영철학과 노하우가 녹은 경영도구로 인식했다.

전사의 모든 업무와 자원을 하나로 연결해 주는 ERP만 해도 서구 자본주의 300년 역사와 철학이 모두 녹아 있다.

회계와 재무관리는 물론이고 인력관리, 원자재관리, 재고관리, 물류이동 등 복잡한 업무를 단순하고 명쾌하게 정리해 준다.

1997년 에이스침대, 삼익LMS는 국내 대기업보다 빨리 ERP를 도입해 소품종 대량생산에서 다품종 소량생산체제를 갖춰 경쟁력을 갖췄다.

대기업도 방만하고 비효율적으로 관리되던 경영방식을 IMF 외환위기로 인해 바꾸지 않을 수 없었다.

미국식 경영기법이 최상으로 인식해 ERP, SCM, CRM 등을 무차별적으로 도입했고 효과는 바로 나타나 2000년대 이후 동네 골목대장에 불과하던 대기업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 동일한 경영도구도 동양과 서양기업에 따라 다르게 적용해야 효과적

경영효율성을 높여 주는 도구가 경영 합리화, 원가절감, 성과관리 등 시급한 경영현안을 모두 해결해 주는 만능은 아니다.

경영도구는 도구일 뿐이고 이를 과대평가해도 과소평가해도 안 된다. 동일한 경영도구를 도입해도 사업의 속성과 기업문화에 따라 효과에서 차이가 난다.

예를 들면 최근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성과주의도 개인주의가 강한 미국 기업에는 효과가 크지만 일본과 한국 기업에서는 효과가 미미하다.

성과주의는 프로세스가 결과보다 중시되기 때문에 결과지향적인 한국식 성과주의와 맞지 않다. 성과주의는 직원의 사고방식과 행동을 장기지향에서 단기지향으로 바꾸므로 이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조직관리에 효과적인 MBO(Management by Objectives, 목표관리)도 권력격차가 작은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미국문화에서 탄생했다. 목표를 정할 때 상사와 부하가 자유롭게 토론해 협상해야 한다.

하지만 권력격차가 큰 동양권은 목표를 정할 때 자유로운 토론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일방적인 결정과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MBO도 국내 기업은 미국 기업에서 나오는 효과만큼 보기 어렵다. MBO와 성과관리도 연계되어 관리해야 한다.

상사가 부하의 목표 달성도에 따라 평가를 받게 되면 부하의 목표를 가급적이면 낮게 설정하려는 경향이 나타나므로 주의해야 한다. 

◈ 최고급 스포츠카를 구입해 동네 시장갈 때 사용하는 우는 범하지 않아야

한국 기업에서 경영도구가 기업의 액세서리로 전락했지만 표면적인 효과 외에는 부수적인 효과가 크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경영도구의 도입은 검증된 경영이론과 체계를 도입하는 효과를 가져오고 직원의 능력은 한 차원 도약하게 된다. 현장에서 각종 경영시스템 도입관련 컨설팅을 하면서 도입비용과 효과측정을 많이 고민했다.

기업이 얻게 되는 유형적 효과와 무형적 효과를 구분해 제시하는데 유형적 효과도 투입비용을 상회하지만 무형적 효과는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크다.

기업의 경영도구는 효율성(Efficiency)을 추구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효과성(Effectiveness)을 추구하는 것이다.

최근 10여년 동안 각종 경영도구 컨설팅을 수행하면서 아쉬운 점은 경영진이나 직원 모두 눈에 보이는 효율성만 강조한 것이다.

경영진은 자신이 원하는 보고서가 시스템상에서 구현되는지 여부, 직원은 자신의 보고서 작성업무가 얼마나 줄어드는 지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 보니 시스템을 100%활용하는 경우는 보지 못했다. 아무리 비싸고 좋은 시스템을 도입해도 직원이 사용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시속 200킬로미터를 질주할 수 있는 경주용 스포츠카를 구입해 동네 시장 보러 가는데 사용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지난 20여년 동안 한국기업 경영자가 경영도구를 대하는 태도가 많이 개선되기는 하였지만 아직 의사결정을 위한 핵심도구로 인식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 계속 -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장> stmi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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