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문화] (7)경영시스템은 직원의 능력을 한 차원 도약시켜…비싼 스포츠카를 타고 동네 시장에 콩나물 사러 가는 양상 전개돼 아쉬워
민진규 대기자
2016-05-19 오후 3:29:55
1990년대 후반부터 국내기업도 경영시스템 도입하기 시작

1990년대 후반부터 국내 기업은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 전사적 자원관리), SCM(Supplier Chain Management, 공급망 관리),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고객관계관리), BSC(Balanced Score Card, 균형성과관리) 등의 경영시스템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한국 경영자들은 이런 경영도구(Methodology)가 단순히 사무자동화나 전산화를 통해 인건비나 업무처리 시간을 절약하는 도구라고 인식했다.

기업은 시스템의 효율성과 효과성의 추구를 통해 성장한다. 효과성(effectiveness)은 기업에 필요한 옳은 일을 찾아서 하는 것이고 효율성(efficiency)은 기업에 주어진 일을 옳게 하는 것을 말한다.

경영도구가 기업의 효율성과 효과성을 높이는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기업문화 혁신의 중요한 DNA 중 하나로 인정했다.

전사의 모든 업무와 자원을 하나로 연결해 주는 ERP만 해도 서구 자본주의 300년 역사와 철학이 모두 녹아 있다.

ERP는 회계와 재무관리는 물론이고 인력관리, 원자재관리, 재고관리, 물류이동 등 복잡한 업무를 단순 명료하게 정리해 준다.

1997년 에이스침대, 삼익LMS는 국내 대기업보다 빨리 ERP를 도입해 소품종 대량생산에서 다품종 소량생산체제를 갖춰 경쟁력을 갖췄다.

대기업도 방만하고 비효율적으로 관리되던 경영방식을 IMF 외환위기로 인해 바꿨다. 미국식 경영기업의 도구로 인식되던 ERP, SCM, CRM 등을 도입했고 효과는 바로 나타나 2000년대 이후 동네 골목대장에 불과하던 국내 대기업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직원의 능력을 한 차원 도약시켜 효과성 입증

최근 기조를 보면 경영도구가 기업의 액세서리로 전락했지만 표면적인 효과 외에는 부수적인 효과가 크다. 경영도구의 도입은 검증된 경영이론과 체계를 도입하는 효과를 가져오고 직원의 능력을 한 차원 도약시킬 수 있다.

현장에서 각종 경영시스템 도입관련 컨설팅을 하면서 도입비용 대비 수치화할 수 있는 효과측정을 많이 고민했다.

대체적으로 유형적 효과도 투입비용을 상회하지만 무형적 효과는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크다. 기업의 경영도구는 효율성을 추구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효과성을 추구하는 것이다.

최근 10여 년 동안 각종 경영도구 컨설팅을 수행하면서 든 아쉬운 점은 경영진이나 직원 모두 눈에 보이는 효율성만 강조한다는 것이다.

경영진은 자신이 원하는 보고서가 시스템상에서 구현되는지 여부, 직원은 자신의 보고서 작성업무가 얼마나 줄어드는 지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비싼 스포츠카를 타고 동네 시장에 콩나물 사러 가는 양상 전개돼 아쉬워

그렇다 보니 엄청난 비용을 투입해 구축한 시스템을 100% 활용하는 경우는 많이 보지 못했다. 아무리 비싸고 좋은 시스템을 도입해도 직원이 제대로 사용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수억 원이 나가는 경주용 스포츠카를 구입해 동네 시장에 콩나물 사러 가는데 사용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시장에 콩나물을 사러 가는 일도 중요한 일이지만 시장 바구니만 들고 가도 충분해 비싼 차를 몰고 갈 필요는 없다.

기업의 외부환경은 치열하고 복잡한 21세기인데 한국 기업의 경영진은 20세기 산업화 시대에 머물고 있는 셈이다.

경영진의 의식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선진경영 기법을 도입해도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는 어렵다. 국내 기업의 문제점은 어디에 있는지 명확해 진 셈이다. 

– 계속 -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장> stmi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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