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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부터 제16대 한국법학원을 책임지고 있는 이기수 원장은 66년 만에 첫 법학 교수 출신으로 ‘순혈주의’를 깼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법관 등 고위 판사 출신이 독점해온 관행에 도전해 법조계의 지각 변동을 이끌고 있다.2008년부터 2011년까지 제17대 고려대 총장을 지낸 후 제3기 대법원 양형위원회 위원장(2011~2013)을 지냈다. 양형 기준의 설정에 외부의 객관적 시각과 국민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법관이 갖고 있는 폐쇄적 시각을 탈피해야 한다고 역설했다.2013~2017년 동안 서울고등검찰청 검찰시민위원회 위원장으로 검사와 검찰 고위 간부의 형사책임을 관리했다. 2024년부터 국가원로회의 공동의장으로 활동하며 ‘2026 세계법률가대회’를 준비 중이다.1987년 창간돼 38년의 역사를 가진 학생신문(회장 엄영자)은 학계와 실무 현장을 누비며 ‘통섭의 리더’라고 불리는 이기수 원장을 인터뷰했다. 학계·법조계·기업계·문화계를 연결하는 허브(Hub)로 자임하는 이 원장의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고 평가했기 때문이다.▲ 한국법학원 이기수 원장(전 고대총장) 인터뷰(한국법학원 이기수 원장과 국가정보전략연구소 민진규 소장) [출처=iNIS]◇ 독일에서 법학자의 자세를 배우고 평생 현역으로 살며 통섭 축적통섭의 달인으로 알려진 이 원장은 고려대 총장으로 재임할 때부터 ‘법고창신(法古創新)’을 강조했다. ‘고려대의 전통(古)을 계승하고 시대에 맞는 혁신(新)을 추구하자’는 의미다. 고려대의 비전(vision)으로 ‘세계 100위권 대학 진입’을 제시하며 변화를 강조했다.총장 시절 약학대 신설, 그린스쿨 전문대학원, 융합소프트웨어 전문대학원 등을 추진하며 학제 간 장벽을 철폐하는 학문적 혁신을 주도했다.사회봉사단을 창설하며 국내외 봉사 현장을 직접 방문해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y)을 실천했다. 이 원장에게 학자·교수의 길과 살아온 인생에 관해 질문했다.- 경남 하동이 고향인데 부산에서 고등학교를 다닌 계기는.“본관은 전주이고 양녕대군 17세손으로 경상남도 하동에서 태어나 초등학교를 다니다 6학년 때 진주로 유학을 갔다. 진주중학교를 졸업한 후에 사촌형이 살고 있는 부산 보수동으로 가서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하동에서 진주, 부산까지 유학한 셈이다.”- 부산 보수동에 얽힌 에피소드를 소개하면.“보수동에 헌책방 골목이 있었다. 헌책방에 가서 철학 서적을 읽으며 대학에 가서 철학을 공부해 교수가 되겠다고 결심했다. 그런데 고3 담임선생님이 서울대 철학과 출신이었는데 철학과 졸업하면 고등학교 선생이 되는 것이 가장 잘되는 것이다라고 말하며 다른 전공을 권했다.”- 고3 담임이 인생의 경로를 바꿨는데.“고등학교에서 수학, 물리학, 화학 등을 잘했는데 이과보다는 문과를 선택했다. 서울대 철학과를 가려다가 고대 법학과로 진학했다.”- 당시 법대를 다니면 대부분 사법고시에 합격해 법조인이 되기를 희망했는데.“고3부터 대학교수가 되는 것이 꿈이었기 때문에 사법고시를 공부하겠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헌법을 배우니까 헌법 교수가 되고 싶었고 3학년 때는 형법·행정법을 좋아했다. 4학년이 되어 상법·보험법·해상법을 공부하며 상법을 전공하겠다고 결심했다.”- 당시 미국이나 일본으로 유학 가는 경향이 있었는데 독일을 선택한 이유는.“고대에서 학부를 졸업하고 대학원은 서울대에서 마쳤다. 고대로 돌아가 박사과정을 공부하려고 마음을 먹고 있는데 고대 법대 김형배 교수와 심재호 교수가 독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교수로 부임했다. 학교 분위기가 일본보다 독일 유학을 선호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독일에서 법을 공부하며 느낀 점은.“우리나라가 영미법이 아니라 대륙법을 도입했는데 일본을 거치지 않고 독일의 이론을 배운다는 것이 좋았다. 독일 튀빙겐 대학에서 단순 지식 습득을 넘어 법학자가 지녀야 할 사회적 태도를 배웠다.”- 살면서 자존감을 느끼는 3가지 있다고 말했는데.“자부심을 느끼는 3가지는 △대한민국 국민 △고대인 △전주 이가(李家) 양녕대군 17세손이다. 대한민국의 국민은 조선 왕의 신민에서 주권자로 바뀌어서 좋다. 1965년 고대를 입학해서 교수로 학생을 가르쳤고 총장까지 지냈다. 양녕대군은 세종대왕의 할아버지이고 후손이라서 자랑스럽다.”- 최근 80세를 넘었는데도 현역으로 활동하는데.“평생 현역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살고 있다. 지금도 새벽 3시에 일어나 독서하며 집필하고 있다. 좌우명이 안중근 의사가 말씀한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는다면 입에 가시가 돋는다’로 정해 실천하는 중이다.”◇ IMF 외환위기 이후 글로벌 투자자 신뢰 확보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우리나라는 6·25전쟁의 폐허 위에서 단기간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하며 선진국 대열에 동참했다. 하지만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로 경제적 혼란이 가중됐다. 2002년부터 2년 동안 한국상사법학회 회장으로 기업 지배구조 개혁에 대한 학계의 목소리를 정부에 전달했다.실제 이 원장은 6년 동안 CJ제일제당의 사외이사·감사위원으로 활동했다. 기업 거버넌스 전문가로 단순 거수기가 아니라 경영을 실질적으로 견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그룹의 지배구조 투명성을 감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난 50년 동안 우리나라 상법의 가장 큰 변화는.“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대주주와 경영진 중심의 폐쇄적 구조에서 탈피해 사외이사 도입, 감사위원회 설치, 소수주주권(장부열람권, 주주제안권 등) 강화 등이 이뤄졌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신뢰를 얻는데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최근 정부에서 배임죄에 대한 처벌을 없앤다고 하면서 △형법상 일반 배임 △형법상 업무상 배임 △상법상 특별 배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특경가법)상 배임 등도 수정하는데.“경영 판단의 위축을 방지하기 위해 ‘배임죄의 비범죄화(또는 제한적인 적용)는 공감하지만 보완책을 마련하지 않고 폐지하는 것은 반대한다. 형사처벌을 완화하는 대신에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 확대‘나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의 실효성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고 본다.”- 대륙법을 적용하는 독일에서는 상법상 배임죄가 없고 영미법계 국가인 미국은 개인 간 손해배상 처리로 배임을 다루는데.“미국과 독일의 접근 방식은 기업 지배구조와 책임 규율에 대한 법 문화적 차이를 반영한 결과다. 미국은 배임죄가 없는 대신에 강력한 징벌적 손해배상과 집단소송제도가 경영진을 견제한다. 반면에 독일은 형법상 배임죄는 있으나 상법에서 경영 판단의 원칙을 명문화해 보호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배임죄 폐지를 보완해야 한다는 주장인지.“제도적 기반이 충분히 성숙되지 않은 상황에서 형사적 통제를 전면적으로 제거하면 공백이 초래될 위험이 있다. 배임죄 문제는 폐지 여부의 이분법이 아니라 형사책임과 회사법상 책임의 역할 분담 문제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리나라 기업에서 이사회의 운영이 형식적이거나 대주주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은데.“소유와 경영이 분리되지 않았고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기업 대다수에서 창업주 가문의 지배력이 강하며 사외이사를 포함한 이사회 구성원의 선임권이 사실상 대주주에 있다. 이런 지배구조에서 이사회가 경영진을 감시하는 독립적 기관으로 기능하기 어렵다.”- 이사회가 투명하고 공정하게 운영되려면.“형식적 제도 도입을 넘어 실질적으로 작동하는 메커니즘을 구축해야 한다. 세부적으로 보면 △이사회 구성의 독립성 강화 △이사회 내 위원회의 실질화 △이사의 책임 강화와 경영 판단 원칙(Business Judgement Rule)의 명확화 △이사회 활동에 대한 공시와 기록의 충실화 등이 대표적인 요소다.”- 우리나라 상법에서 수정할 조항이 있다면.“먼저 재검토가 필요한 영역은 이사의 책임 규정, 배임죄와 중첩 영역 등이다. 현행 상법은 △이사의 충실의무·선관주의의무를 규정하면서도 위반에 대한 책임 체계가 형사법과 과도하게 중첩돼 있다.”- 중첩된 부문을 해소하려면.“상법에서 민사책임과 회사법적 제재를 중심으로 정교화하면 된다. 형사책임은 고의적이고 중대한 기업 범죄로 한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수정이 필요한 다른 부문은.“주주대표소송 제도의 실효성을 제고하고 다중대표소송 요건의 합리화, 전자적 주주총회·이사회 규정의 정비도 필요하다. 특히 온라인으로 회의를 개최하고 기록을 보관하는 등 디지털 환경의 변화에 맞게 보완할 영역도 있다.”- 대학의 법학 교육에서 가장 개선해야 할 점은.“법전원과 변호사시험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로스쿨 졸업자가 아니더라고 변호사가 되는 길을 열어주는 데 찬성한다.”▲ 한국법학원 이기수 원장(전 고대총장) 인터뷰(왼쪽부터 국가정보전략연구소 민진규 소장, 학생신문 탁윤희 대표, 한국법학원 이기수 원장) [출처=iNIS]◇ 자유·정의·진리와 신의성실을 준수해야 바람직한 법조인으로 성장 가능이 원장의 박사 학위 논문은 ‘유한회사의 자본 과소 시 채권자 보호’인데 당시 한국 기업 환경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 주제였다. 훗날 한국 상법을 개정할 때에 ‘법인격 부인론’의 핵심 이론적 레퍼런스로 활용됐다.고려대 교수로 부임한 이후 ‘상법은 기업법인가?’라는 논문을 발표해 상법의 관점을 ‘상행위중심’에서 ‘기업(조직)’ 중심으로 전환 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 대학에서 후학을 양성하며 상사법 4권, 국제거래법, 경제법, 지식재산권법 등의 교과서를 집필했다.- 법학과를 졸업한 제자 중 가장 기업에 남는 사람은.“80학번 CJ그룹 이재현 회장과 특별한 인연이 있다. 박사학위 받고 1983년 귀국해 강의를 시작할 때 처음 수업을 들었든 학생이다.4학년 2학기에 1학점이 부족했는데 2학점짜리 영어원서 수업을 수강했다. 삼성그룹의 창업자인 이병철 회장의 장손인 이 회장에게 법을 공부하라고 추천한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도 연락하고 식사도 하면서 교류하고 있다.”- 석박사 과정의 제자 중 교수가 많은데.“4년제 대학·법전원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제자가 45명이다. 현재 46번째 교수 임용을 기다리고 있는 제자도 있다. 총학생회 회장을 하면 공부보다 정치에 관심을 가지는 편인데 수원대 손창일 교수는 고대에서 석사하고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학에서 제자를 가르치며 강조한 점은.“법의 지배나 자유민주주의 가치에 대해 많이 설명했다. 우리 헌법의 기본 정신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점도 강조했다. 또한 자유·정의·진리라는 가치에 대해서도 중요하게 여겨야 하며 삶에 있어서 ’신의와 성실‘이 중요하다고 가르쳤다.”- 법조인 중에서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는 사람이 많아졌는데.“법조인을 만나면 그런 내용이 화제로 자주 오르는 편이다. 사회적 지위가 올라가고 권력이 생기면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데 이러한 점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헌법 조문에도 자유, 권리와 그에 상응하는 책임과 의무를 갖고 자유권을 행사하라고 명시돼 있다. 방종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정치인이나 사회지도층의 인식을 전환하려면.“당연한 얘기지만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국민이 주권자이므로 국민이 나설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지방선거나 국회의원 선거에서 국민 스스로 자신의 뜻을 정확하게 표출하는 방식으로 투표해야 정치권뿐만 아니라 국가도 바꿀 수 있다고 본다.”- 대학생에게 어떤 교육을 시켜야 하는지.“옛날에 교육의 기본이 지덕체(智德體)라고 했는데 이제는 체덕지(體德智)로 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선 신체를 튼튼히 하고 덕을 쌓고 지식을 축적해야 한다고 본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들기 때문이다.”◇ 100세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서도 평생교육에 대한 인식 바꿔야과거 초중고교에서 ’조회‘라는 제도가 있었다. 교장이 전교생을 운동장에 모아 놓고 애국심을 고취하거나 사회 현안 이슈에 대한 바람직한 인식을 심기 위해 노력했다. 현재 조회라는 제도도 사라지고 가정에서 부모가 자녀를 훈육하기도 쉽지 않다.직장에서 퇴직한 은퇴자도 컴퓨터에 익숙하지 않거나 사회 변화를 수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가정교육과 더불어 평생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만족도는 낮다. 평생을 교육자로 살아온 이 원장에게 바람직한 평생교육에 대해 질문했다.- 학생신문은 학생을 ‘단순히 초중고교나 대학에 다니는 사람만이 아니라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모두가 학생이다’는 모토로 평생교육을 강조하는데.“좋은 착상이다. 사실 학교에서만 배운다고 생각하는데 항상 새로운 지식을 배우려는 자세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는 초중고생이나 대학생, 직장인, 실버세대 등에게 적합한 교육과정을 개발해야 한다고 본다.”- 학생신문은 평생교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누구나 가르치고 모두가 배운다’는 컨셉을 실천해야 한다고 믿는데.“전적으로 찬성한다. 기술이 급변하고 사회가 복잡해지고 있어 학위를 받는다고 모두 전문가라고 보기 어렵다. 의료와 같은 특수한 영역을 제외한다면 누구나 자신이 배운 지식과 경험을 다른 사람에게 전수할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직장에서 퇴직한 실버세대에게 가장 필요한 교육은.“상호 배려와 상호존중의 자세를 가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줘야 한다. 실버세대도 청년층이나 장년층과 적극적으로 교류해야 사회적 고립을 해소할 수 있다. 누구나 나이가 들면 고집이 세지고 자기주장이 강해져 다른 사람과 조화가 어려워지는데 이를 해결해줘야 한다.”- 우리 사회가 실버세대의 경험이나 지식을 활용하는 방안은.“우선 실버세대 스스로 ‘하면 된다’ 혹은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 전쟁터에서 부상을 당한 주인을 집까지 옮긴 ‘늙은 말의 지혜’처럼 활용할 방법은 많다고 본다. 공동체 구성원이 합심해 다양한 활용방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 평생 법학자로 살았는데 법률가가 되려는 청년에게 한마디 조언하면.“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는 말처럼 최선을 다해 공부하면 좋은 인생을 살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 법률가는 전문가로 사회지도자이므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해야 존경받을 수 있다.”- 평생 학자로서 살았는데 학자의 길을 걷고자 하는 청년에게 한마디 조언하면.“먼저 ‘초심을 잊지 말라’고 추천하고 싶다. 학문을 깊게 공부해 집대성하는 과정이 힘들고 오랜 시간이 필요하므로 포기하지 말고 한 우물을 파야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자가 되겠다고 결심했을 때를 잊지 않으면 된다.”- 퇴직 이후에도 활발하게 사회생활을 영위하는데 퇴직 이후 인생을 준비해야 하는 중장년층에게 한마디 조언하면.“퇴직하기 이전부터 미래를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누구나 나이가 들면 조직에서 물러나야 하므로 퇴직 이후 어떤 삶을 살 것인지 고민하고 준비해야 당황하지 않는다. 실버세대에세 필요한 상호 배려와 상호존중도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는다.”▲ 민진규 대기자(국가정보전략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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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6년 이란 국영석유회사(NIOC)와 쌍용C&E가 합작해 설립한 한이석유는 1980년 이란 자본이 철수하면서 쌍용정유로 사명이 변경됐다. 이란 대신에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ARAMCO)가 합작사업체 참여했다.쌍용그룹이 IMF 외환위기로 구조조정하면서 2000년 에쓰오일(S-OIL)로 이름을 바꾼 후 한진그룹이 쌍용그룹으로부터 지분을 인수해 경영에 참여했다. 2015년 한진그룹마저 경영위기로 지분 전량을 아람코에 매각했다.에쓰오일(S-OIL)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현황을 진단하기 위해 홈페이지, 국가정보전략연구소(국정연) 데이터베이스(DB), 국정감사·감사원·사법기관 자료, 각종 제보 등을 참조했다.글로벌 스탠다드를 지향하며 개발된 ‘팔기(八旗)생태계(8-Flag Ecosystem)’ 모델을 적용해 에쓰오일의 ESG 경영 현황을 진단해 봤다. ▲ 에쓰오일(S-OIL)의 ‘팔기(八旗)생태계(8-Flag Ecosystem)’ 모델 평가 결과 [출처=iNIS]◇ ESG 경영 의지 표명에도 경영 헌장 부재... 2023년 부채 12조5385억원 집계에쓰오일은 ESG 경영은 이해관계자의 기대 사항에서 출발한다고 명시했다. 이해관계자의 가치를 극대화해 비전 2030인 ‘최고의 경쟁력과 창의성을 갖춘 친환경 에너지 화학 기업’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정했다.홈페이지에 ESG 경영 헌장은 부재했다. 모회사인 아람코가 세계 최대 석유회사인 점을 감안하면 ESG 경영이 시급한 사안임에도 ESG 헌장을 제정하지 않았다. ESG 경영에 대한 전사 차원의 목표는 △안전 강화 △석유화학 비중 확대 △최고의 수익성 △친환경 성장 △최고의 운영 효율성으로 정했다. 핵심가치(S-OIL EPICS)는 △최고 △열정 △정도 △협력 △나눔이라고 밝혔다.2024년 이사회 구성원은 총 11명으로 사내이사 1명, 비상무이사 4명, 사외이사 6명으로 구성됐다. 2024년 여성 임원 수는 2명으로 2021년 2명에서 변동되지 않았다.에쓰오일은 2021년 생산, 마케팅, 재무, 기획, 인사, 법무 등 주요 조직별 임원들로 구성된 ESG 추진위원회를 설치했다. 체계적이고 통합된 기후변화 대응 및 ESG 경영을 목적으로 한다.2022년부터 이사회 산하에 ESG 위원회를 구성해 2023년 주주총회에서 정식으로 승인을 받았다. ESG 위원회는 ESG 관련 사안에 대한 회사의 전략, 정책, 성과 등의 총체적 점검과 정례회의 개최를 담당하고 있다.2023년 자본 총계는 9조375억 원으로 2021년 6조9880억 원과 비교해 29.33% 증가했다. 2023년 부채 총계는 12조5385억 원으로 2021년 11조7051억 원 대비 7.12% 상승했다. 2023년 부채율은 133.333%로 2021년 183.333%와 비교해 감소했다.2023년 매출액은 35조7266억 원으로 2021년 27조4639억 원과 대비해 30.09% 증가했다. 2023년 영업이익은 1조3545억 원으로 2021년 2조1409억 원과 비교해 36.73% 하락했다. 2023년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부채 상환에 약 9년이 소요된다.◇ 2022년 울산 석유화학공장 화재로 검찰 기소... 2007년부터 지속가능보고서 공개2024년 7월 에쓰오일의 울산 온산공단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5시간 만에 진화됐다. 2024년 2월 화재 이후 5개월 만에 대형 화재가 발생한 것이다. 현장 작업자가 거의 없어 인명피해는 없었다.화재 발생 원인은 합성섬유 원료인 ‘자일렌’을 만드는 공정에서 사용되는 가열장치(히터)로 추정된다. 에쓰오일은 2017년과 2018년, 2022년에도 석유화학 시설에 화재 사고가 발생해 인명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온산공단 에쓰오일 공장은 2022년 5월 발생한 폭발 화재사고로 협력사 직원 1명이 사망하고 9명이 중상을 입었다. 해당 사고로 최고안전책임자(CSO)인 홍승표 부사장은 화학물질관리법 위반 등으로 검찰에 기소돼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또한 고용노동부로부터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의 사항이 검찰에 추가 기소돼 사건이 병합됐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이후 안전경영에 대한 의지가 강함에도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2022년 안전보건 공생협력프로그램에 협력업체 45개가 참여했다. 프로그램을 통해 정기 협의체 안전회의, 원하청 안전보건 합동점검 등을 진행했다.협력업체와 합동 안전보건점검을 통한 보건 지도를 실시해 작업환경측정, 건강 상담, 건강진단 적정 실시 여부 모니터링 등을 제공하고 있다.최근 4년간 육아휴직자 수는 △2020년 22명 △2021년 23명 △2022년 39명 △2023년 27명으로 근소한 상승세를 보였다. 남성 육아휴직자 수는 △2020년 8명 △2021년 4명 △2022년 9명 △2023년 6명으로 10명 이하를 기록했다.회사의 핵심가치인 나눔(Sharing) 실천을 위해 전략 목표를 기반으로 사회공헌활동을 운영하고 있다. 주요 사업은 △지역사회지킴이 △환경지킴이 △소외이웃지킴이 △영웅지킴이 △햇살나눔 사회봉사단 등이 있다.최근 4년간 기부금은 △2020년 177억 원 △2021년 177억 원 △2022년 70억 원 △2023년 95억 원으로 2022년 급감한 이후 상승했다.홈페이지에 2007년부터 2021년까지 발간한 연간 지속가능보고서를 공개했다. 2022년부터 ESG 보고서로 홈페이지에 올렸다. ESG 보고서 외에도 홈페이지에 ESG 주요 성과가 나열돼 있다.에쓰오일은 임직원 역량 개발과 사회적 책임을 목적으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및 커리어 개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2023년 각 직무 및 직급에서 요구되는 소프트 스킬*Soft Skill) 21개와 하드 스킬(Hard Skill) 779개를 도출해 교육 프로그램에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ESG 평가를 목적으로 2022년부터 협력사 ESG 행동규범을 수립해 협력사가 준수하도록 권고한다. 2022년부터 실시된 협력업체 ESG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ESG 온라인 교육을 실시했다.최근 4년간 구매담당부서의 ESG 교육 이수율은 2020년부터 2023년까지 100%를 유지했다. ESG 교육 이수율은 공개됐으나 관련 교육 내용 및 교재는 공개되지 않았다.ESG 헌장이 없는 기업도 ESG 관련 교육 교재를 준비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ESG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부족한 것으로 판단된다. 당연하게 ESG 교육 실적도 없다.◇ 샤힌 프로젝트 통해 화학 사업 비중 25% 확대 계획... 2023년 녹색구매 금액 702억 원ESG 환경 경영은 환경관리에 책임지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연구 개발 강화를 통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운영 효율성을 개선해 탄소 및 오염물질 배출을 감축하고자 한다. 또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신규사업에의 투자 및 진출에 노력할 방침이다.중장기 전략 수립 시 기후변화 관련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 2030년까지 BAU 대비 탄소 배출 35% 저감을 목표로 탈탄소 로드맵을 수립했다.2022년 11월 석유화학 확장 프로젝트인 샤힌 프로젝트(Shaheen Project)의 최종 투자를 결정했다. 프로젝트 투자 규모는 총 9조2580억 원으로 2026년 완공할 예정이다. 석유화학 제품 생산 능력을 연간 약 315만 톤(t)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울산 공장에서 진행 중인 샤힌 프로젝트를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정유제품 중심에서 화학 사업 비중을 기존 12%에서 25%까지 확대할 방침이다.온실가스 감축과 에너지 효율 극대화를 목표로 정했다. 프로젝트 추진 과정의 온실가스 배출 관련 정보가 충분히 공유되지 않아 정보 공개와 투명성이 지적됐다.최근 4년간 온실가스 배출량은 △2020년 957만tCO2eq △2021년 1003만tCO2eq △2022년 971만tCO2eq △2023년 969만tCO2eq으로 2021년 상승 후 근소하게 감소했다.최근 4년간 에너지 사용량은 △2020년 12만5788TJ △2021년 13만32TJ △2022년 12만6118TJ △2023년 12만5067TJ로 2021년 상승 후 감소했다.최근 4년간 녹색구매 금액은 △2020년 144억 원 △2021년 189억 원 △2022년 333억 원 △2023년 702억 원으로 상승세를 보이며 2023년 급증했다.녹색구매 품목은 △2020년 252건 △2021년 103건 △2022년 101건 △2023년 144건으로 감소 이후 2023년 증가했다.최근 4년간 환경 투자비는 △2020년 201억 원 △2021년 189억 원 △2022년 333억 원 △2023년 701억 원으로 감소 후 2022년부터 증가세를 보였다.환경 투자의 주요 내역으로는 △대기오염물질 저감을 위한 시설 개선 △폐수처리장 시설 개선 △에너지 저감 설치 추가 설치 △유해화학물질 누액감지기 추가 설치 등이었다. ◇ ESG 헌장 제정하고 안전경영 강화해야 ESG 정착 가능... 석유업체로 환경파괴에 대한 우려 불식해야 △거버넌스(Governance·지배구조)=거버넌스는 ESG 경영의지를 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ESG 경영헌장이 부재한 점이 아쉽다. 홈페이지에 ESG 경영 실적을 포함해 ESG 경영 보고서를 공개한 것은 긍정적이다.모회사가 세계 최대 석유기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ESG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피력하는 것이 유리하다. 국내 기업에 비해 여성임원의 비중이 높은 점은 긍정적이다.△사회(Social)=사회는 석유화학 산업상 화재 및 사고 발생률이 높기에 안전 문제에 신중을 가해야만 한다. 안전경영에 대한 조치를 강화하고 있지만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는 이유를 파악해 해결해야 한다.직원의 구성을 분석해야 하지만 육아휴직자와 남성 육아휴직자의 숫자도 많지 않은 편이다. 기부금액은 2022년 급감한 이후 상승했지만 여전히 과거의 실적과 비교하면 적다.△환경(Environment)=환경은 녹색구매와 에너지 효율을 위한 환경 투자를 진행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석유 정제 산업으로 인한 환경 오염은 불가피하나 온실가스 배출량이 근소하게 감소해 더욱 적극적으로 환경 오염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판단된다. ⋇팔기(八旗)생태계(8-Flag Ecosystem)=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정부·기업·기관·단체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평가하기 위해 국내외 전문가들과 협력해 개발한 모델이다. 팔기는 주역의 기본 8괘를 상징하는 깃발, 생태계는 기업이 살아 숨 쉬는 환경을 의미한다. 주역은 자연의 이치로 화합된 우주의 삼라만상을 해석하므로 기업이 직면한 다양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찾는데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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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경영은 법보다는 양심이 우선(출처 : iNIS) ◈ 독과점이 보장된 영역에서 다양한 담합행위가 일상적으로 발생기업에서 내∙외부적으로 내부고발이 발생하면 영업비밀을 유출했는지 여부를 먼저 따지는 경우가 많다. 내부고발자에 대한 심리적 압박을 가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다.기업에 영업비밀이라는 미명하에 윤리적이나 법률적으로 용인되지 않는 업무규정을 가지고 있다. 업무규정에 명시되어 있지는 않지만 관행적으로 처리하는 방식도 있다.관련 직원에게 누설했을 경우 각종 민형사상 처벌이 규정된 ‘비밀유지각서’에 서명하게 함으로써 심리적인 제약을 가해 강제하고 보호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담당자가 바뀌거나 기업이 새로운 윤리강령을 정해 교육을 할 때 새로운 담당자는 혼란에 빠질 수 있다.기업 내부에서 관행적으로 해 오던 업무라고 해도 더 이상 지속할 경우 오히려 기업이익에 치명적인 위해(危害)를 가할 수 있다고 판단하게 된다.모두가 옳다고 판단해 관행적으로 해 왔고 기업이익과 밀접하게 관련된 비윤리적인 업무가 영업비밀로 보호되고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앞에서도 지적했듯이 국내기업의 경우 독과점이 보장된 업종에서 가격담합, 입찰담합, 품질담합, 제품기능일체 담합 등이 일상화 되어있다.해외시장에서는 외국기업과 무한경쟁을 벌여야 하기 때문에 손해를 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 손실을 국내에서 벌충하는 것이다.해외 사업에서 막대한 손실을 내고 있는 건설업체가 대표적이고 소비재 제조업체도 예외는 아니다. 국내 소비자가 봉이라고 생각하고 국가기관을 무시하는 처사다.아무리 기업의 경쟁력이나 이익에 도움이 되는 업무나 기술이라고 할지라도 비윤리적인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면 보호해서는 안 된다.반드시 외부에 공개할 필요는 없지만 내부적으로 빨리 개선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핵심직원들이 윤리적 딜레마로 고통 받지 않고 창의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 공정위 전〮현직 직원이 기업의 부정행위를 옹호하는 결사체 역할기업의 잘못된 제도나 관행은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감시한다. 최근 공정위가 담합사실을 자진 신고한 기업에 대해 과징금을 삭감해주고 있는데 영리한 기업들은 공정위의 조사가 진실을 밝히는 단계에 진입했다고 판단하면 서로 돌아가면서 자진 신고한다.담합을 한 사례가 너무 많고 순번제로 손실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공정위의 조사가 집요해 밝혀질 가능성이 높은 경우에만 신고하고 있으며 신고의 시기, 주체도 담합을 하고 있다는 정황이 많다.또한 공정위에서 퇴직한 직원들을 고용해 조사 자체를 무산시키기도 한다. 퇴직 직원들이 일반 민간기업이나 법무법인에 취직해 기업의 방패막이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자신이 현직에 근무하면서 조사했거나 벌금을 부과한 기업의 사건을 수임해 무혐의 처분을 받거나 벌금이 대폭 삭감되도록 로비를 하는 것은 관행이다.아마도 공정위에 근무하고 있는 현직 공무원도 퇴직한 선배들의 생활고(?)를 염려해 불합리한 요구도 반영해주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판단된다.퇴직 직원의 직업선택의 자유까지 제한할 수는 없지만 자신이 맡았던 업무까지 무차별적으로 수임해 기업의 불법행위를 옹호하는 것은 비윤리적인 행동이라고 볼 수 있다.법조계에서 잘못된 관행으로 자리잡은 전관예우의 폐해가 공정위까지 확산된 것이다. 공정위가 공정성을 확보하려면 전〮현직 직원의 유착관계와 부정행위부터 척결해야 한다. ◈ 검사와 판사의 불법행위도 내부의 건전한 다수가 있었다면 불가능해최근 입사하고 있는 신입직원들은 기성세대와는 다른 수준의 윤리적 소양과 시민의식(citizenship)을 갖고 있어 기성세대의 조직적 담합을 용인하지 않는다.이들은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조직적으로 비리에 가담하고 비윤리적인 행위에 눈을 감았다고 주장하는 기성세대의 변명을 용납하지 않는다.일부 신세대도 황금만능주의 세태에 물들어 조직의 부정행위에 적극적으로 가담하고 있지만 그 비율은 기성세대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낮다.검찰이나 법원의 전관예우와 권력을 남용한 치부가 관행처럼 굳어져 내려오고 있지만 최근에 발생한 일련의 사건을 보면 조금씩 정화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위직으로 퇴직한 검사와 판사가 수백억 원대의 부당한 수임료를 받고 현지 고위직 검사가 기업인으로부터 뇌물을 받아 수백억 원 대의 재산을 늘린 사건이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처음에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며 조직적으로 저항했지만 성난 민심으로 인해 결국 수사해 부정한 거래가 밝혀진 것이다.법원과 검찰은 일부 개인의 일탈행위로 치부하고 있지만 잘못된 제도와 관행이 만든 합작품이라는 것을 모르는 국민은 없다. 내부에 건전한 소양을 갖춘 조직원이 많지 않아 발생한 일이다.국가를 위해 헌신하고 조직을 위해 양심에 거리낌 없이 충성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다수는 억울하다고 항변할 수 있지만 조직 내부에서 자정작용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우선이다.지금과 같이 어쩔 수 없이 떠밀려서 제도를 개선하기 보다는 자발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조직에 역동성을 불어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 계속 -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장>stmi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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