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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20여 년 이상 다양한 기업인을 만나며 파악한 점 중 하나는 '비전(vision)을 정립하고 사업을 시작한 기업가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대부분 먹고 살기 위해 혹은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사업을 시작하는 편이다.국내 대기업 창업자 중 다수는 '사업을 통해 나라에 이바지한다'는 의미의 사업보국(事業報國)을 창업정신으로 내걸었다. 삼성그룹의 이병철 회장이나 한화그룹의 김종희 회장이 대표적이다.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해 성공한 기업도 비전 정립부터 시작했다. 세계 1위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 세계 1위 우주위성업체인 스페이스엑스(SpaceX), 세계 1위 검색업체인 구글 등이 대표적이다.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창안한 기업문화 혁신 도구인 SWEAT Model도 비전(Vision), 사업(Business), 성과(Performance), 조직(Organisation), 시스템(System)의 순으로 조직화했다.국정연은 20년 이상 우리나라 기업의 역사와 성장 이력을 연구해 기업문화 혁신을 지원하고 있다. 기업이 비전을 정립할 전략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세계 1위 자동차 부품업체인 일본 덴소(Denso)의 근로자 [출처=홈페이지]◇ 사업파트너와 상생하며 성장힌 포스코·델의 사례... 협력업체 착취하며 장기간 생존한 대기업 없어세계 최고의 철강기업인 포스코(Posco)는 2000년대 초반부터 프로세서 혁신을 통해 디지털 경영체계를 구축해 업무의 속도와 효율성을 개선했다. ‘없애고, 버리고, 바꾼다’는 슬로건으로 표준화, 통합화, 창의성을 추구했다.포스코는 생산자 입장이 아니라 소비자인 고객의 입장에서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가장 우선적인 명제로 삼았다.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원하는 곳에서 생산한다는 전략은 국내 기업이 아니라 글로벌 포스코의 사업전략이 자리매김했다.컴퓨터 제조공장 하나 없이 세계적 컴퓨터 제조기업으로 발돋움한 미국의 델(Dell)은 모든 정보를 파트너와 공유해 투명성을 확보하고 의사결정의 속도를 높여 효율성을 높이는 전략으로 성공햇다.델이 구축한 공급망 시스템은 전 세계 수만 개의 부품업체, 판매업체와 연결돼 실시간 정보를 제공해준다. 다른 제조기업은 우월적인 지위를 악용해 무리한 단가 인하압력이나 납기관리로 이윤을 창출한다/하지만 델은 적정 수준의 재고를 보유하고 미래 수요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내부효율로 성과를 낸다. 사업파트너에 대한 배려를 우선적으로 한 것이 델의 가장 큰 성공요인이라고 볼 수 있다.2007년 세계 1위 자동차 부품업체였던 독일의 보쉬(BOSCH)를 꺾고 1위에 오른 기업이 일본의 덴소다. 덴소(Denso)는 자회사에 30퍼센트(%) 이상 지분을 투자해 안정적으로 부품을 확보할 뿐만 아니라 품질 향상도 꾀했다.2차와 3차 협력업체에 일방적인 코스트다운(cost down)을 강요하지 않아 경영을 안정시키고 기술개발에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했다. 2차, 3차 협력업체 직원의 임금이 덴소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납품가도 관리한다.덴소는 고객인 완성차 업체가 주문하는 대로 부품을 생산하기보다는 필요한 부품을 먼저 개발해 제안하는 능력이 뛰어났기 때문에 성공했다.신기술로 자동차 업계를 리드하려면 대규모 투자를 기반으로 2차, 3차 부품업체와 긴밀한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사실을 간파한 것이다.덴소는 모기업인 도요타자동차(Toyota)의 매출이 절반 이하로 낮췄다. 혼다(Honda), 닛산(Nisan), GM(General Motor), 포드(Ford), 메르세데스 벤츠(Mercedes-Benz) 등 세계 최대 완성차 업체와 거래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한다.전문가들은 덴소의 성공이 사업파트너와 공생노력에 절대적으로 기인한다고 진단한다. 미국 대기업은 일본 기업에 비해 원가절감을 위해 협력사를 압박하거나 교체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한국 대기업도 1945년 해방 이후 미국식 경영을 받아들여 공생관계보다 착취구조에 관심을 갖고 있다. 대기업과 협력업체 간의 상호신뢰도, 거래의 투명성과 성실성, 원가절감 압박, 수익성 기여 여부 등을 조사하면 낙제점 수준이다.◇ e-삼성의 실패사례에서 교훈 얻어야... 경영진과 직원 모두 공감하는 비전 정립해야 상생 가능기업의 비전은 창업자의 경험과 지식, 가치관에 기반해 형성된다. 명확한 비전을 가지고 있지 않는 경영자는 나침반도 없이 거친 풍랑이 몰아치는 바다를 항해하려는 선장과 같다.비전이 없다면 기업은 구성원의 통합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미래의 발전도 기대하기 어렵다. 꿈(dream)이 없는 개인은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이듯 비전이 없는 기업도 장기간 살아남기 어렵다.비전은 경영진의 경영철학이 녹아 들어가야 하고 직원의 마음속에서도 살아 있으며 연구개발(R&D)부터 시작해 생산, 영업, 마케팅을 포함한 모든 기업 활동에 영향을 끼칠 수 있도록 경영시스템이 구비돼야 한다.우리나라 대표 대기업인 삼성그룹의 사례로 비전의 중요성을 분석해보자. 삼성이 경쟁력을 가진 기업문화 요소 중 하나가 직원의 높은 윤리의식이라고 주장했다.하지만 그룹의 회장이나 경영진이 높은 윤리의식을 가졌는지 평가해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파악하게 된다. 인터넷 거품이 불기 시작하던 2000년대 초 삼성그룹의 이건희 회장은 후계자 이재용의 경영신화를 만들어주기 위해 e–삼성을 설립했다.e–삼성은 실질적으로 이재용의 개인회사와 마찬가지였지만 계열사의 핵심 임직원을 차출해 운영했다. e–삼성이 성공하는 것과 삼성과 삼성맨이 성공하고 만족하는 것은 분명 차이가 있었지만 고려하지 않았다.삼성그룹의 전폭적인 지지에도 결국 e–삼성은 망했다. 그룹의 오너 일가가 사사로운 개인의 이익을 위해 그룹의 브랜드를 공짜로 사용하고 계열사의 인력과 돈을 아무런 제약 없이 전용한 것은 비난 받아 마땅하다. 기업의 성과와 자산은 기업의 비전을 달성하는 데 사용돼야 하고 사용처와 방법은 모든 직원이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 e-삼성의 사례에서 보듯이 비전 설정 과정에서 ‘공정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성공하기 어렵다.삼성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수준에 적합한 기업문화를 가져야 한다. 미국에서 오너가 기업의 자산을 사적으로 유용한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그런 생각을 하는 CEO조차 없다.미국의 가전업체인 월풀의 최고경영자(CEO)였던 데이브 위트완(Dave Whitwam)은 “글로벌화의 핵심은 모든 직원이 글로벌하게 사고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글로벌 기업은 사업을 영위하는 모든 국가에서 통용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해야 하고 전 직원이 글로벌 사고로 무장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글로벌 기업이라고 해도 하나의 기본 원칙은 가지되 개별 국가의 사업단위는 스스로 적합한 운영방안을 수립해 적용하도록 인정한다.국내 대기업도 국내 직원뿐만 아니라 해외 생산공장과 현지 법인에 근무하는 직원을 국내 직원과 동일하게 대우해야 한다. 급여과 복지를 같은 수준으로 제공해야 한다.개별 사업장의 비전을 수립할 때는 국내외 직원들의 적극적 동참을 이끌어내야 한다. 대기업 오너와 경영자가 비전을 독단적으로 설정하거나 변경하면 직원은 더이상 조직에 충성하지 않는다.대기업에 소속된 직원 스스로도 지시나 명령에 맹목적으로 따를 것이 아니라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판단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여 한다. 급여를 많이 받으니 기업윤리나 양심은 개의치 않겠다는 자세는 바람직하지 않다.창조적 인간이 되라고 요구하면서 창의적 갈등을 부추기지 않는 경영진의 이중적 사고는 더 이상 먹히기 어렵다. 찰스 다윈의 진화론은 ‘강한 자가 살아 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 남는 자가 강한 것이다’를 원리를 입증했다.국내 대기업의 오너와 경영진도 더 이상 환경변화를 외면하거나 저항하면 기업 전체가 망하지 않는다고 해도 자신들이 조직에서 퇴출될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한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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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출범한 이명박정부는 '낙수효과(trickle-down effect)'을 강조하며 대기업 우선의 성장정책을 펼쳤다. 표과가 없어 사장됐던 용어를 다시 꺼집어 낸 것은 2022년 권력을 쥔 윤석열정부였다.2022년 7월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규제·세금 완화, 기업 투자 제고, 경제 활성화, 세수 확충이라는 낙수효과로 경제정책의 초점을 맞춘다고 밝혔다.기업에 대한 규제완화·감세로 투자를 이끌어내고 고용을 창출하며 소비가 증가하는 경제 선순환을 기대하는 것이 낙수효과의 목표다.대기업은 윤석열정부의 정책에 쌍수를 들고 환영했지만 지난 3년 동안 우리나라 경제가 낙수효과로 좋아졌다는 징후는 찾아보기 어렵다.오히려 대기업의 편중이 심화되며 지속가능 성장의 기반이 붕괴됐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가 건전하게 발전하려면 대기업이 협력업체와 상생하는 기업문화를 정립해야 한다. ▲ 삼성문화 4.0 어떻게 진화할 것인가 표지 [출처=글로세움]◇ 창업주의 동업 실패가 협력업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제공한 요인... 2~3세 경영철학도 바뀌지 않아최근 삼성그룹의 간판 기업인 삼성전자가 반도체와 가전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삼성전자는 수 많은 협력업체와 공조속에서 경쟁력을 확보했지만 배려는 부족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삼성의 불공정한 거래에 대한 불만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삼성이 협력업체와 삐그덕거림은 이병철 회장의 초기 동업의 실패에서부터 비롯되었다고 보는 견해가 많다.창업주 이병철 회장의 동업에 대한 생각과 철학, 행동방식이 상생하지 못하는 기업문화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이병철 회장은 경상남도 의령군에서 대지주의 아들로 태어나 새로운 학문을 공부하기 위해 일본으로 유학을 갔다. 건강상의 문제로 학업을 중단한 채 귀국해 1938년 대구에서 삼성상회를 시작했다.물산의 중심지인 대구에서 쌀과 건어물 등을 사들여 만주나 일본으로 파는 무역업을 시작한 것이다. 당시 일본은 중일전쟁을 일으켜 전쟁물자가 부족했고, 만주도 일본군이 군수물자를 조달하면서 수요가 많았다.식민지 조선에서는 일본의 곡물수탈 정책에 따라 쌀의 매입이 상대적으로 쉬웠다고 볼 수 있다. 이런 과거의 전력 때문에 삼성은 일본의 조선식민지 정책의 수혜자라는 주장을 펴는 사람도 있지만 약간 억지로 보인다.일본이 중일전쟁에서 태평양전쟁으로 전선을 확대하고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삼성상회의 사업은 번창했다. 해방 이후인 1948년에는 서울로 활동무대를 옮겨 삼성물산공사를 설립했다.해방 이후 열악한 국내 산업시설과 만성적인 부족에 시달리던 소비재 수입을 위해 무역업에 주력했다. 다른 기업과 마찬가지로 6·25전쟁으로 많은 것을 잃었지만 전란으로 초래된 물자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수입대체 정책을 잘 활용했다.1950년대 초 설립한 삼성물산, 제일제당, 제일모직은 밀가루, 설탕 등 수입에 의존하던 생활필수품을 국산화함으로써 막대한 이익을 남겼다.1960년대 들어 삼성은 정부의 경제계획에 재빠르게 편승했다. 당시 정부는 후진적이고 소규모인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몇몇 업체에 독점적인 지위를 부여하고 신규 업체의 진입을 규제하는 방식을 취했다.정부 정책에 따라 재벌기업은 어떤 산업이라도 무조건 진출해보자는 식의 전략을 펼쳤다. 결과적으로 재벌의 문어발 기업경영의 출발점이 됐다.재벌은 1970년대 중화학공업, 1980년대 조선과 전자산업 등의 영역에 정부가 전폭적인 지원을 하게 됨으로써 관련 계열사를 계속해서 늘릴 수 있었다.1979년의 2차 오일 쇼크, 1980년대 초 3저 현상도 국내 기업이 국제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1986년 아시아게임, 1988년 올림픽을 계기로 국가이미지가 상승되면서 대기업도 해외시장에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이병철 회장의 초기 경영 특징 중 하나는 위험부담 회피를 위해 적극적으로 동업을 활용했다는 점이다. 1962년 LG그룹 구인회 회장과 동양를 같이 인수하면서 동업을 시작했다.하지만 양측에서 파견한 직원 간 의견충돌이 잦아지자 구인회 회장은 '돈'보다는 '인간관계'가 우선이라면서 지분을 정리하고 떠났다. LG는 인화경영을 중시한다.효성그룹의 조홍제 회장과의 동업은 더욱 복잡하고 길다. 공개적으로 알려진 바에 의하면 이병철 회장과 조홍제 회장 두 사람은 1949년 삼성물산공사, 1954년 ㈜제일모직공업을 같이 설립했다.1960년 3월 동업관계가 정리되었지만 지분에 대한 다툼은 오래 지속되었고 1965년이 되어서야 종결됐다. 조홍제 회장은 이병철 회장이 갖고 있던 한국타이어와 한일나일론의 지분을 받는 대가로 제일제당 등의 지분을 포기했다.2000년 발간된 조홍제 회장의 회고록 『나의 회고』에 이병철 회장과 동업에 관한 내용이 있었다. 이병철의 집필한 『호암자전』과는 다른 내용이 있어 진위 여부에 논란이 일기도 했다. 누구의 주장이 맞는지는 판단하지 않는다.이병철 회장은 1950년대 중반 제일제당의 설탕을 독점판매하던 동양그룹의 이양구 회장과도 동업을 진행했다. 이들의 관계는 1956년 이양구 회장이 삼척시멘트 인수를 주장하면서 무너졌다.이양구 회장은 정부의 경제재건 계획에 따라 시멘트의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고 예견하여 인수를 주장했지만 이병철 회장은 반대했다.결국 이양구 회장이 제일제당의 주식을 팔고 삼척시멘트를 독자적으로 인수해 동양세면트로 상호를 변경했다. 그러나 이후 동양세면트는 사업환경 악화에 따른 경영부실로 동양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했다. 결국 경영 측면에서 보면 이병철 회장의 인수결정 반대가 옳았다고 본다.기업문화에는 창업주의 경영철학이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이병철 회장이 어떤 이유에서든 동업자와 오래 관계를 유지하지 못했거나 불만족하게 동업을 청산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는다.삼성에 상생의 기업문화가 형성되지 못한 것은 사업 초창기 창업주의 경력과 고집이 반영됐다고 본다. 삼성 내부에 ‘내가 최고’, ‘나만이 옳다’는 제일주의가 팽배하면서 파트너와 협력을 어렵게 만들었다는 지적도 있다.상생 마인드가 부족한 기업문화는 삼성의 사업 전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병철 회장 이후 2대인 이건희 회장, 3대인 이재용 회장도 창업주의 경영철학을 답습해 개선되지 않았다.◇ '초과이익공유제'는 사회주의 용어라고 비판받아... '동물원 우리 안에 갇힌 동물' 신세가 된 중소기업한국 대기업은 사업 전망이 불확실하거나 사업 규모가 작을 때는 협력업체에 맡기다가 사업성이 확실하게 보이면 바로 합병하거나 회사를 설립한다.기술이 괜찮은 벤처기업이 있으면 어떻게든 독점 납품계약을 체결한다. 처음에는 매출을 보장해주다가 납품업체를 다변화하는 방법으로 매출을 줄여 나간다. 혹은 매출을 보장해주는 댓가로 터무니없는 원가절감을 요구한다.핵심 기술자를 스카우트해 위장 협력업체를 차려 기존 협력업체를 고사시키기도 한다. 이런 방식으로 사업을 하다 보니 국내 대기업은 대부분 협력업체와 분쟁이 빈발한다.특허권을 침해했다는 불평에서부터 부당한 납품단가 인하, 물량 줄이기, 거래단절 등이 대표적이다. 정부의 소위 말하는 ‘기업 프렌들리’ 정책이 대기업 우선주의 정책으로 변질되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관계가 더 열악해졌다.중소기업의 입장에서는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가 상승해 오히려 납품단가를 더 올려 받아야 하지만 대기업은 수출채산성을 들먹이며 납품단가를 강제로 깎기 일쑤다.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정부가 대기업의 수출경쟁력 제고를 위해 고환율정책을 유지했지만 그 혜택은 대기업에만 집중됐다.당시 이명박정부는 대기업이 수출을 많이 하고 이익을 내면 중소기업도 덩달아 돈을 벌고 국민소득도 자연스럽게 높아진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낙수효과’는 일어나지 않았고 오히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간극은 더 벌어졌다.대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협력업체와 동반성장해야 한다. 대기업은 제품 기획력과 마케팅으로 브랜드 가치를 높여 초과이윤을 창출한다고 주장하지만 설득력이 약하다.대기업의 불합리한 중소기업 처우가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주범이라는 사실은 많은 사례로 입증할 수 있다. 대기업은 덩치가 크고 위험을 회피하기 때문에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지 못한다.2011년 이명박정부의 국무총리를 지낸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초과이익공유제’라는 기상천외한 발상을 들고 나온 것도 대기업과 협력업체의 동반성장을 목표로 한 것이다.사회주의 용어라는 비판에서부터 협력업체가 너무 많고 비중을 측정하기 어려워 이익을 나누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논란이 가라앉지 않았다.당시 여당의 주요 정치인, 보수 언론, 보수 경제학자 등이 초과이익공유제에 대해 반대했다. 대기업들은 정부의 정책이라 겉으로 드러내지 못했지만 무조건 반대했다. 그러나 용어의 적절성 논란을 뒤로 한다면 시도 자체가 나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일부 경제전문가는 국내 대기업과 협력업체의 관계를 동물원의 ‘사육사’와 우리 안에 갇힌 ‘동물’에 비유한다.사육사는 갇힌 동물이 굶어 죽지 않을 정도의 먹이는 주지만 관리하기 힘들 정도로 충분히 주지는 않는다. 야성을 잃은 동물의 능력이 서서히 퇴화하듯이 제품개발과 경영혁신의 열정을 잃은 중소기업은 대기업의 핵심경쟁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없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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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은 협력업체와 상생경영을 통해 지속가능 성장기반 구축2011년 애플(Apple)의 CEO인 스티브 잡스(Steve Jobs)가 죽었지만 애플은 여전히 아이폰(i-phone), 아이패드(i-pad), 아이맥(i-Mac) 등 주력제품을 기반으로 IT시장을 선도한다.이 기업은 부품뿐만 아니라 완제품을 만드는 공장 하나 없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다.대규모 생산공장을 가지고 경쟁하는 국내 대기업인 삼성전자, LG전자 등과 대비된다. 왜 애플의 사업모델이 지속성장 가능한 것일까?애플은 다른 대기업이 부품업체를 압박해 납품가를 다운시킬 때 자금을 지원하고 상생을 위해 노력했다.자금력이 없는 협력업체는 현금을 지원하고 납품대금도 선지급하는 조치를 취했다. 미국 기업만이 아니라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동일한 정책을 시행했다.과거 국내 스마트폰 제조업체가 납품대금으로 90일 어음을 지급하고 매년 7~10% 씩 납품가격을 강제로 인하한 것과는 대조적이다.아이폰에 적용된 각종 특허도 국가를 불문하고 중소기업이 개발한 것을 적정한 대금을 지불하고 매입했다. 국내기업이 중소기업의 기술과 특허를 빼앗거나 침해했다고 분쟁이 일어나는 것과는 다르다.좋은 기술이나 아이디어를 돈을 주고 산다는 소문이 퍼지면 너도 나도 모여든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되면 창의력과 열정이 끓어 넘친다.세계 각국에서 수백, 수천의 벤처기업이 스마트폰에 관련된 기술과 아이디어를 팔기 위해 제안서를 낸다. 애플은 이 중에서 선택만 하면 된다.반면 국내기업에는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국내 벤처기업조차 접근을 꺼린다. 대가를 받기는커녕 빼앗길까 두려워서이다. ◈ 국내 업체조차도 애플과 구글의 어플리케이션 장터에 모이는 이유는?애플의 시장지배력을 높여 주는 또 다른 도구는 엄청난 숫자의 어플리케이션이다. 대규모 통신사들이 2G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악용해 폐쇄적인 방법으로 어플리케이션 이윤을 독점할 때 애플은 앱 스토아(app-store)를 개방하고 이윤을 공평하게 나눴다.구글(Google)도 애플의 전략을 모방해 구글 플레이(Google Play)라는 어플리케이션 장터를 만들어 승승장구하고 있다.삼성전자가 야심 차게 내 놓은 스마트폰 OS인 바다(bada)에는 자신들이 만든 어플리케이션이 대부분이었다. 이제는 자체 OS를 버리고 타이젠(Tizen)이라는 모바일 OS를 밀고 있지만 성과는 초라하다.왜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삼성전자가 주도하고 있는 타이젠용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지 않고 있는지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다. 왜 애플과 구글이 운영하는 어플리케이션 장터에는 국내 업체들이 몰려드는지 알아봐야 하지 않을까?애플과 구글은 이미 시장을 확보하고 있고 집적효과 때문이라고 직원들이 보고하겠지만 진실은 그게 아니라는 사실을 삼성전자의 최고 경영자가 알고 있을까?정말 알고 있다면 삼성전자의 경영진은 바다가 실패할 것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마찬가지 이유로 타이젠의 미래도 당연히 알고 있지 않을까?윤리경영을 하는 기업은 사회적 이미지가 높아져 인재도 몰리지만 사업적 협력을 하고자 하는 업체도 적극적으로 다가온다.국내 대기업들이 수탈적 불평등 계약을 일삼기 때문에 좋은 기술을 가진 국내 중소기업들이 매국노라는 욕을 먹더라도 공정하게 대우를 해 주는 외국기업에 갖고 간다.국내 대기업이 글로벌 경제가 침체하고 영국의 브렉시트(Brexit)로 인해 경영이 어렵다고 하소연하기 이전에 혁신의 원천인 중소기업과 상생하려는 노력부터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 계속 -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장>stmi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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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은 다른 대기업과 달리 장기적인 비전을 설정하지 않고 있다. 비전이 명확하지 않는 기업이 어떻게 대기업으로 성장했는지 이해하기 어렵지만, 각종 자료를 검토해 본 결과 비전이 명확하지 않다.단기적인 사업목표를 설정하고 있으며, 박근혜정부가 들어선 이후 사회적 책임에 대한 고민은 다양하게 하고 있다. 대림의 기업문화를 진단하기 위해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SWEAT Model의 1번째 DNA인 비전(Vision)을 목표(goal)와 책임(responsibility) 측면에서 평가해 보자.◇ 한숲정신과 5가지 중장기 전략으로 글로벌 기업 지향대림이 창업초기부터 이념으로 제시하고 있는 ‘한숲정신’은 풍요로운 삶의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대림의 자료에 따르면 한숲의 ‘한’은 ‘크다, 높다, 넓다, 밝다, 중심이다, 우두머리, 우주, 하나인 동신에 무한하다’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숲’은 온갖 풀과 나무들이 무성하게 어우러지고 새들과 짐승이 깃들어 사는 대자연으로 세상의 온갖 사물을 품고 받아들이는 너그러움, 무한히 변화하고 번성하는 풍요로움, 생명력 등을 상징한다. 한숲정신이 좋은 의미를 갖고 있지만 대림의 이미지와 직접 연결되지는 않는다. 대림의 주력사업이 건설업으로 새로움을 창조하기도 하지만 파괴도 하기 때문이다.건설업이라고 하면 창조보다는 파괴라는 이미지를 떠 올리는 사람이 많다. 대림의 오너와 경영진이 직원이나 이해관계자를 푸근하게 감싸거나 풍요로운 삶을 만들어 주기 위해 노력한다고 느끼는 사람도 많지 않다.기업의 정신과 이념은 구성원의 생각을 지배하고 행동으로 연결될 때만이 가치를 가진다. 대림이 오랫동안 한숲정신을 강조했지만, 실제 기업의 경영과는 거리가 멀다는 평가를 받는다.최근에 대림산업은 100년, 200년 기업을 목표로 5대 중장기 전략을 세웠다. 5대 전략은 마케팅 중심의 경쟁우위 창출, 한국형 해상 특수교량 기술력으로 해외시장 도전, 냉난방 에너지 소비량 제로(ZERO) 도전, 생산시설 분야 사업확대, 발전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 등이다.마케팅 중심과 생산시설 분야 사업확대, 발전사업 육성은 기업의 영업전략과 관련이 있다. 반면 특수교량 기술력과 냉난방 에너지 소비량 감소 등은 기술개발 전략이다. 국내 기업이 취약한 영역이 마케팅이다. 성실하게 열심히 노력하는 것만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 시장에서 원하는 제품과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시장조사에서부터 제품기획, 영업, 사후서비스까지 마케팅과 연관되지 않은 영역은 없다. 동일한 기술력이라도 어떻게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느냐에 따라 경쟁력이 달라진다.LG전자와 더불어 국내 가전업체에 불과하던 삼성전자가 글로벌 대기업으로 성장하게 된 것도 마케팅전략 덕분이다. 삼성전자는 전문가들에게 카피 캣(copy cat, 모방자라는 뜻)이라는 조롱을 받고 있지만, 적극적인 시장조사와 모방전략 덕분에 급성장할 수 있었다.5대 전략 중 눈에 띄는 것은 에너지 효율 냉난방기술개발이다. 에너지가격이 급등하면서 건물의 에너지 효율이 높이는 것이 중요해졌다. 건물도 단순하게 외형만 그럴듯하게 지어 팔던 시대는 지나갔다.아파트를 포함한 건설시장이 공급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국내에서 아파트 미분양이 쌓이고, 건설시장이 침체된 것도 건설회사들이 패러다임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대림산업이 에너지효율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하는 목표를 세운 것은 좋지만, 실제 구현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대림산업은 토목위주의 단순 건설회사로서 단열재나 건축자재에 대한 기술과 지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대림이 한숲정신을 내 세우고, 대림산업이 5대 전략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가시적인 효과는 나지 않고 있다. 발전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영역이기는 하지만, 플랜트위주의 사업을 하던 대리산업이 단기간에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대림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고자 한다면 한숲정신을 구체화하고 구성원 모두가 공유해야 한다. 지금까지 많은 대림의 임직원을 만났지만 한숲정신에 대한 설명을 하는 사람은 없었다. 오랫동안 기업문화를 연구하면서 대림의 정신이 한숲정신이라고 특정하는 사람도 만나지 못했다. 대림이 경영이념을 정립하는데 성공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대림이 100년 기업이 되고자 한다면 기업비전부터 고민해야 한다. 그 이후에 2011년에 수립한 3가지 경영목표인 변화요인에 대응하는 시장대응력 강화, 핵심역량을 강화하는 사업경쟁력 강화, 조직 및 인력체질 개선을 실천할 필요가 있다. 주력인 건설시장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시장이 요구하는 기술을 개발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 협력업체와 상생을 통해 성장한다는 기업 철학지난해부터 경제민주화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협력업체와의 상생에 대한 관심이 높다. 대림은 이미 2006년부터 대림의 경쟁력이 협력업체로부터 나온다는 믿음으로 협력업체를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2006년부터 하도급 대금을 현금과 현금성 자산으로 결제하고 있다. 현금성 결제 외에도 대금지급 모니터링 제도를 통해 2차 협력업체까지 공사대금이 제대로 지급되고 있는지 감독한다. 대기업들이 6개월 어음으로 결제해 하도급업체의 경영난을 가중시키는 것과 차이가 있다. 2010년에는 300억 원 규모의 상생펀드도 조성해 협력업체의 지원에 활용하고 있다. 상생펀드로 자금난에 봉착한 협력업체에 무보증, 무이자 지원을 한다. 계약이행보증보험을 들지 않아도 되도록 해 보증수수료를 절감하도록 한다.현금결제나 보증보험면제와 같은 제도는 여러 대기업이 도입하고 있지만, 대림이 시행하고 있는 최저가 낙찰 심의제도를 도입한 대기업은 많지 않다. 낙찰금액이 사업예산의 82%이하일 경우에는 최저가보다는 최적가로 계약해 적정 이윤을 보장해 준다. 대림의 상생프로그램 중 돋보이는 것 중 하나가 공생발전시스템이다. 협력업체의 경쟁력을 향상시켜 매출도 늘려준다.2002년에 도입한 D&P(Design & Procurement)제도는 설계와 디자인단계에서부터 협력업체와 공동으로 작업을 한다. 협력업체는 대림의 선진기술을 배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안정적으로 공사를 수주할 수 있다. 협력업체와 동반해 해외 건설시장도 진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정책과는 반대로 최근 대림의 계열사인 삼호가 하도급업체를 불공정하게 대우하다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되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삼호가 하도급업체에 설계변경에 따른 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않았고, 현금결제비율도 지키지 않았다고 시정하라고 명령했다. 삼호는 대림산업, 고려개발과 같이 대림의 주력 건설업체다. 최근 발생한 대림산업 여수공장에서 발생한 폭발사고는 대림의 공생발전시스템에 대해 불신을 초래했다. 산업현장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하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지만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고, 안전이 담보되지 않은 위험한 업무를 영세한 협력업체에 맡겼다는 것은 대림의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행위이다. 고용노동부는 사고발생 이후 여수공장에 대한 특별감독을 실시했고, 1,000 건이 넘는 위반사례를 적발했다. 주요 위반사례를 보면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밸브조차 설치하지 않았다. 위험한 작업을 감독해야 하는 안전관리 업무도 무자격자에게 맡겼다. 취급하는 화학물질의 위험성이나 비상조치요령도 작업자에게 알려주지 않았다.작업을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한 안전보건관리비도 원가절감을 이유로 계상하지 않았다. 영세한 업체는 작업이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살아남기 위해 수주를 했고, 안전교육조차 하지 않은 근로자들을 작업현장에 투입했다. 참사는 이미 예고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던 것이다.영세한 협력업체도 협력업체이고, 이들 협력업체에서 일하는 근로자도 대림의 경쟁력에 일조를 하는 사람들이다. 대림은 경쟁력이 협력업체에서 나온다는 신념으로 상생펀드도 조성하고, 공생발전시스템도 운영하고 있지만, 여수공장의 폭발사고로 이미지가 훼손되었다.근로자의 건강을 위협하고, 안전사고의 위험이 높은 작업은 잘 훈련된 직원들이 수행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노조의 반대로 외주를 주는 것이 관행화되어 있다. 자기 직원의 안전과 건강은 중요하고, 협력업체 직원의 안전과 건강은 중요하지 않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이다.대기업들은 정부의 눈치만 살피면서 협력업체와 상생을 말로만 외친다. 협력업체도 대기업의 진심을 믿지 않고, 홍보용으로 추진하는 상생프로젝트에 어쩔 수 없이 얼굴만 내밀고 있다. 전시용 행사조차 대기업의 강압에 의해 참석한다. 국내에서 존경 받는 대기업이 하나도 존재하지 않는 이유다.대기업이 국내산업발전에 기여한 공도 크지만, 건전한 산업생태계를 해쳐 국내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훼손한 과오도 작지 않다. 국내 대기업은 다른 대기업이 하는 사업을 모방하고, 다른 업체의 협력업체를 빼앗아 단기간에 사업기반을 구축한다. 대기업과 협력업체의 신뢰관계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대림도 왜 핵심사업에서 확고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했는지, 말로만 상생을 외치고 있지는 않았는지 곱씹어 봐야 한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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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은 1972년 설립 후 1983년 건조량 기준 세계 1위 조선소로 등극한 이후 세계 1위 자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2002년 현대그룹에서 분리된 이후 현대중공업㈜를 기반으로 금융, 정유, 신재생에너지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면서 그룹체제를 유지하고 있다.2015년까지 그룹의 매출을 100조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를 밝혔지만 달성가능성은 높지 않다. 현대중공업의 기업문화를 진단하기 위해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SWEAT Model의 1번째 DNA인 비전(Vision)을 목표(goal)와 책임(responsibility) 측면에서 평가해 보자.◇ 2015년 매출 100조원 목표로 사업추진 중현대중공업은 2002년 그룹에서 독립한 이후 지속적인 M&A로 덩치를 키웠다. 2002년 부도처리된 현대삼호중공업을 인수했고, 2008년 CJ그룹으로부터 증권관련 기업을 매입했다. 2009년에는 현대종합상사, 2010년에는 현대오일뱅크를 합병했다.과감한 M&A 결과 현대중공업은 조선, 해양, 플랜트 사업에 금융, 정유, 무역, 자원개발, 신재생에너지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종합그룹이 됐다. 2012년 현대중공은 창사 40주년 기념식에서 2015년까지 그룹 매출을 100조원으로 잡았다. 100조원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중점전략으로 사업다각화를 통한 성장동력 확보, 글로벌 경쟁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글로벌 경영체계 구축, 계열사 간 시너지 극대화 등을 수립했다.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태양광, 풍력 등 그린에너지사업부를 현대중공업㈜에 신설했다. 현대중공업의 자료에 따르면 지속적인 사업다각화 노력의 결과 그룹 전체매출에서 조선이 차지하는 비중이 과거 50%수준에서 35%정도로 낮아졌다. 글로벌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브릭스(BRICs,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의 머리글자로 경제성장률이 높은 신흥공업국의 통칭) 국가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해외진출을 추진하고 있다.브라질에 건설장비, 러시아에 고압차단기, 중국에 휠로더 공장을 준공했다. 브라질은 과감한 개혁과 정부주도의 경제정책으로 고성장을 구가하고 있는 국가로 향후 성장전망도 밝다. 현대중공업이 창사 40주년을 맞아 과감한 목표를 세웠지만 주력사업인 조선에서의 불황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2012년부터 매출 성장세가 꺾였으며, 무리하게 인수한 계열사의 실적도 정체되어 있다.주력 계열사인 현대중공업㈜도 2012년 수주실적이 목표치의 60%대에 그쳐 실적우려가 현실화된 것은 아닌지 불안감을 던져 주었다. 2012년에는 현대중공업㈜가 창사 이후 처음으로 대규모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조선경기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징후다. 기업의 목표는 달성 가능한 수준에서 의지치가 반영돼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에서 목표를 설정할 때 오너의 과다한 의욕에 따라 이상적인 목표가 설정되기도 한다.강력한 의지를 반영해 높은 목표를 설정하는 과감성은 좋지만 무리하게 목표를 설정하면 부정적인 효과가 나타난다. 달성 불가능한 기업의 목표에 대해 임직원이 냉소를 보인다. 목표가 임직원에게 심리적 압박을 가해 달성되려면 현실적인 목표에 의지에 의한 가중치가 10%를 넘어서는 안된다. 현재의 주변환경으로 판단했을 때 현대중공업의 목표는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주력사업에서의 목표도 달성이 어려운데, 비주력 사업에서 목표를 달성하기란 더욱 어렵다.소비시장을 이끌던 선진국 경제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금융위기로 초래된 세계경제가 회복되기 보다는 2015년 대공항으로 갈 것으로 전망하는 경제전문가도 있다. 경제회복의 지연은 현대중공업의 주력인 조선업의 불황을 지속시킬 것이다. 목표달성이 어렵다면 무조건 밀어 부칠 것이 아니라 새롭게 달성 가능한 목표를 다시 설정해 임직원의 결속력을 다질 필요가 있다. ◇ 협력업체와 동반성장을 목표로 상생 노력 중2012년부터 재계의 화두는 동반성장이다. 대통령선거기간 중에 경제민주화가 대두되면서 대기업 위주의 경제정책에 대한 정책적 전환이 불가피하고 국민여론도 대기업에 대해 부정적이기 때문이다.중소협력업체의 협력이 없다면 대기업도 성장이 불가능하다. 정부도 저성장의 늪에 빠진 국가경제를 살리고 고용창출효과가 높은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2012년 6월 현대미포조선은 지식경제부와 ‘대기업성과공유 자율추진 협약’을 체결했다. 현대미포조선뿐만 아니라 현대중공업㈜도 협력업체와 동반성장을 위한 ‘현대중공업그룹 동반성장확산 협의회’에 참여하고 있다.협의회에는 1, 2차 협력업체뿐만 아니라 3차 협력업체까지 그 범위를 확대해 참여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협력업체의 결제대금을 현금으로 지급하고, 동반성장 펀드를 조성해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협력업체와 공동으로 기술개발을 통해 생산성향상과 원가점감도 하고 있다.현대중공업이 동반성장을 강조하는 것은 그룹 CI의 의미와도 연관이 있다. 현대중공업의 CI는 초록과 금색의 삼각형 2개가 겹쳐 있는데 삼각형은 인류건축을 상징하는 피라미드를 형상화한 것이라고 한다. 피라미드는 안정과 번영의 의미를 나타낸다.초록은 새싹이 돋아나는 것을 표현했고, 금색은 영원한 번영을 상징한다. 현대중공업이라는 글씨는 파란색으로 신뢰와 안정감을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현대중공업이 지난해부터 그동안 고수하던 높은 가격을 포기하고 수주확대 위주의 정책을 펼치면서 군소 조선회사들이 수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조선산업이 거대한 장치산업으로 수 천개의 협력업체와 연계하지 않으면 성정하기 어려운 생태계를 갖고 있다는 점도 중장기전략의 수립이 필요한 이유다. 현대중공업이 그룹의 CI까지 설명하며 동반성장을 강조하지만 아직까지는 파급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현대중공업이 현재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한 가격경쟁을 벌이면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중소 조선회사들의 경영난이 가중될 수 있다. 조선산업이 과다하게 팽창하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잃어버렸지만 경착륙(hard landing)보다는 연착륙(soft landing)을 유도해야 생태계가 붕괴되지 않는다. 위기의 조선산업을 정상화시키기 위해서는 정책자금의 투입보다는 구조조정이 우선돼야 한다. ◇ 청년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도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수립해야대기업의 사회공헌활동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활동 자체를 폄하할 필요는 없다. 현대중공업을 포함해 현대그룹에서 분가한 그룹들이 5,000억 원을 출연해 2011년 아산나눔재단을 공동 설립했다. 재단은 사회양극화 해소와 청년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목적이다.현대중공업은 이와 별도로 1,000억 원 규모의 ‘정주영 엔젤투자기금’을 출범시켰다.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의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창업초기 기업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한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면서 일자리창출을 위한 창조경제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창조경제의 주무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는 창조경제를 과학기술과 ICT융∙복합으로 신산업과 신직업을 창출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그 일환으로 창업을 활성화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기존의 대기업 위주 경제정책으로 일자리를 늘리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정부 스스로도 인정한 셈이다. 정부의 고민은 청년 창업을 활성화시켜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구상은 좋지만 청년창업을 활성화시키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청년들이 실패의 위험을 무릅쓰고 창업을 해야 하는데, 정작 젊은이들은 비정규직 아르바이트를 전전하거나 안정적인 직업으로 불리는 공기업이나 공무원이 되기 위해 학원을 다니고 있다.사회경험이 일천한 대졸 실업자들이 사업화가 가능한 기발한 아이디어나 뛰어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실패를 두려워하고 안정을 추구하는 이들에게 기업가정신을 가지라고 다그치지만 효과도 없다.과거 DJ정부는 IT기술을 기반으로 창업을 독려해 부분적으로는 성공했다. 이제 아무리 한국의 과학기술과 ICT이 뛰어나다고 해도 청년들이 창업을 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ICT도 고용창출효과가 뛰어난 소프트웨어영역은 기술력이 없고, 하드웨어만 대기업 위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ICT도 모바일 인터넷이나 인터넷망 등 인프라는 훌륭하지만 이 인프라를 활용해 창업을 하고 사업화에 성공하는 것은 별개다.청년창업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아산나눔재단의 임무는 아니지만 청년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재단을 출범시켰다면 구체적인 실천방안도 고민하라는 의미에서 현재의 상황을 설명한 것이다. 재단을 설립한지 오래되었지만 구체적인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재단이 진정으로 청년일자리 창출을 위한 창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흉내 내기 식으로 자금을 출연해 재단을 만든 것은 아니라는 인식을 심어 줄 필요가 높다. 대기업이 출연한 재단이 벤처기업활성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 기대하고 있는 사람들을 실망시키지 않기를 바란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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