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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15일 방탄소년단(BTS)은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기원하기 위한 ‘BTS 옛 투 컴인 부산(BTS 'Yet To Come' in BUSAN)’ 콘서트를 개최할 예정이다. BTS 팬 10만명이 방문할 것으로 추정되는데 정작 부산광역시는 후원만 하고 비용과 행사준비는 나몰라 해 비난을 받고 있다.BTS를 홍보대사로 위촉해 행사 출연료를 지급하지 않는 것은 자유지만 행사 비용을 소속사에 떠맡기는 것은 ‘2030부산세계박람회유치위원회’와 부산시의 전형적인 ‘갑’질이다.지역 숙박업체는 1박에 평소보다 수십 배 많은 숙박료를 청구하고 있다. 부산의 이미지에 먹칠을 가하고 BTS의 국가행사 무료협찬 의미를 퇴색시키는 행위다.윤석열정부가 주요 국정과제로 선정한 사업조차도 예산지원이 부족해 기업·연예인의 ‘열정페이’를 강요하는 현실이 안타깝다.6·1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 후보자들이 제시한 선거공약을 국가정보전략연구소(국정연)가 개발한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선거공약’ 모델을 적용해 평가해 봤다. ◇ 보수가 장악했지만 발전은 정체·후퇴역대 민선 부산광역시장은 문정수·안상영·허남식·서병수·오거돈·박형준이다. 민선 1기 문정수는 제12·13·14대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신민당·신한민주당·민주자유당·한나라당 등에서 요직을 거친 지역의 대표 정치인이다. 문 시장은 부산국제영화제 초대 조직위원장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민선 2·3기 안상영은 제25대 관선 부산시장·해운항만청장 등을 지냈으며 서울시 도로국장·도시계획국장·종합건설본부장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다.민선 3기 재·보궐선거, 민선 4·5기 시장인 허남식은 부산시청 공무원으로 출발해 시장직까지 올랐다. 민선 6기 서병수는 2002년 해운대·기장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이후 제16·17·18·19대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현 제21대 국회의원이다.민선 7기 오거돈은 관선 부산 동구청장·부산시 정무부시장·행정부시장·제13대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내고 부산시장에 당선됐다. 오 시장은 성추행 혐의로 시장직에서 물러났다.민선 7기 보궐선거·8기 부산시장에 당선된 박형준은 제17대 국회의원·제29대 국회사무총장·한나라당 대변인·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냈다.6·1 지방선거에서 시장에 당선된 국민의힘 박형준은 더불어민주당 변성완·정의당 김영진과 경쟁해 승리했다. 후보자들의 대표 공약을 간략하게 살펴보자.첫째, 박형준은 5대 공약으로 15분 생활권, 라이프스타일·공동체 등 시민행복 15분 도시, 디지털금융·첨단 수소항만·문화관광 도시 등 글로벌 허브도시 조성, 부산창업청·부산투자금융공사·아시아 창업 허브 조성 등을 통한 아시아 창업도시 조성, 기업·인재·지자체가 함께 지산학 인재도시 육성, 스포츠 시설 확충·산업 육성·생활 체육 활성화 지원을 통한 생활체육 천국도시 등을 제시했다.둘째, 변성완은 가덕도신공항 2029년 개항·2030부산월드엑스포 개최·부울경 메가시티 실현·2차 공공기관 이전 등 글로벌 메가시티 중심도시, 4차 산업 선도 미래도시, 다이나믹 문화 관광도시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변성완의 공약은 대규모 투자비가 소요되는 토목건설이 대부분이다.셋째 김영진은 ‘같이 살자, 부산’이라는 구호아래 아파도 걱정 없는 부산 및 돌봄 걱정 없는 부산·사람에게 투자하는 부산·노동이 당당한 부산·기후위기 극복하는 부산·다시 살아나는 부산 등 5대 공약을 제시했다.김영진의 공약은 다른 지역의 진보당 출신과 마찬가지로 ‘퍼주기 식’ 복지 관련 공약으로 지역발전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 글로벌 허브·창업 도시 건설로 도약 추진민선 8기로 당선된 박 시장의 공약은 아직 세부 공약이 시청 홈페이지에 명확하게 공개돼 있지 않아 선거 공보물을 확인했다. 6·1 지방선거가 끝난 지 100일, 취임한지 80일이 지났음에도 세부 공약·이행방안을 구체적으로 정리하지 않아 아쉽다.박 시장은 3대 핵심 정책·10대 중점 정책·지역별 생활 정책을 제시했다. 3대 핵심 정책은 시민행복 15분 도시(3개)·글로벌 허브도시(5개)·아시아 창업도시(3개) 등 11개다. 10대 중점 정책은 인프라 혁신도시(4개)·생활체육 천국도시(2개)·디지털 전환도시(5개)·깨끗한 환경도시(4개)·지산학 인재도시(2개)·고품격 문화관광도시(4개)·촘촘한 복지도시(3개)·스마트 교통도시(4개)·안전한 안심도시(2개)·따뜻한 신뢰도시(3개) 등 총 33개다.지역별 생활 정책은 구별로 구분했으며 총 62개다. 국정연은 박 시장의 공약을 정치(4)·경제(9)·사회(14)·문화(14)·과학기술(3) 요소별로 구분했다.첫째, 정치 관련 공약은 메타버스 기반 지역 브랜드 마케팅 지원·서부산 제조업 디지털 팩토리 전환지원센터 설립·글로벌 메타 경제권 협력 네트워크 구축·해운대 53사단 부지 이전 등이다. 대부분의 공약이 실질적이기보다는 ‘정치적 구호’에 가깝다.둘째, 경제 관련 공약은 글로벌 디지털 금융도시 조성·친환경 수소 및 암모니아 첨단항만 조성·아시아 창업허브 조성·도심 내 저활용 시설 창업혁신공간으로 활용·블록체인 기반 글로벌 메타시티 부산 조성 등이 있다. 대부분이 공약이 침체된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에는 부족하다.셋째, 사회 관련 공약은 가덕도 신공항 조기 착공·낙동강 본류 의존도 줄이고 경상남도의 깨끗한 원수 공급 추진·어반루프 등 신교통수단 추진 등이다. 부산시는 1991년 낙동강 페놀 오염사건 이후 안전하고 깨끗한 수돗물을 공급받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넷째, 문화와 관련된 공약은 15분 생활행복 공공디자인 사업 추진·영어 상용 도시·세계 최고 영화제 도시 부산 조성·세계적 미술관 유치 등이 있다.다섯째, 과학기술 관련 공약 탄소 포집·활용·저장기술(CCUS) 선도,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인프라구축· 운영, 블록체인 기반 자원봉사 은행(V-Bank) 설립 등이다.▲ 부산광역시의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선거공약’ 모델의 평가 결과[출처 = iNIS]◇ 창업허브·어반루프 등 성공 가능성 낮음박 시장의 공약을 국정연이 개발한 갑옷(ARMOR) 즉 달성 가능성(Achievable)·적절성(Relevant)·측정 가능성(Measurable)·운영성(Operational)·합리성(Rational)의 지표를 적용해 평가했다. 간략한 내역과 개선방안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첫째, 달성 가능성은 50점 만점에 14점에 불과했으며 대부분의 공약이 성공 가능성이 낮다. 글로벌 디지털 금융도시 조성은 싱가포르·홍콩도 완성하지 못한 비전이며 금융기관 몇 개 옮긴다고 구현되는 것이 아니다. 친환경 수소·암모니아 첨단항만 조성 공약도 임기 내에 관련 기술이 개발될 가능성이 낮다.둘째, 적절성은 공약이 부산시의 다양한 여건에 적합한지 평가하는 지표이며 22점을 획득했다. 세계 최고 영화제 도시 조성·세계적 미술관 유치 건립·글로벌 메타시티 조성·어반루프 등 신교통수단 추진 등이 침체된 부산경제를 회생시킬 묘안이라 보기는 어렵다.부산국제영화제는 올해 27회째를 맞이하지만 세계 최고 영화제로 발돋움하지 못했고 세계 3대 영화제인 프랑스 칸영화제·독일 베를린영화제·이탈리아 베니스영화제 수준으로 성장할 가능성도 낮다. 대규모 문화행사는 전시행정의 표본이고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한지 오래다. 세계적 미술관 유치도 적절한지 의문이다.셋째, 측정 가능성은 공약의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지 여부를 평가하며 23점을 받았다. 경제 관련 공약 중 디지털 금융도시·첨단항만·아시아 창업허브·글로벌 메가시티 등은 공약 이행이 완료됐는지 평가하기란 불가능하다.아시아 창업허브가 어떤 수준인지 측정하기도 어렵고 실패에 관대하지 않은 우리나라 사회 분위기로 창업을 하려는 청년층이 감소하고 있어 성공 가능성도 매우 낮다.넷째, 운영성은 행정조직·공무원이 공약을 실천할 역량·조직체계를 구축·운영했는지 평가하는 지표로 19점을 획득했다. 경남의 깨끗한 원수 공급도 오랫동안 우려먹은 선거 공약이며 경남의 지지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다섯째, 합리성은 공약이 주민자치를 실현하고 주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데 도움이 되는지 파악하기 위한 목적이며 15점으로 낙제점을 받았다.대표적으로 메타버스·블록체인·어반루프 등은 기술 개발이 미흡해 임기인 4년 내 실현 가능성도 낮고 지역주민의 삶을 개선하는데 큰 도움이 되지도 않는다. 비합리적인 공약이라는 의미다.종합적으로 박 도지사의 선거공약은 4년 동안 32개를 충실하게 이행해도 250점 만점에 93점으로 달성률은 37%에 불과하다. 적절성·측정 가능성은 평균 점수를 획득했지만 달성 가능성·운영성·합리성은 낙제점을 벗어나지 못했다.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선거공약=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선거공약을 평가하기 위해 국내외 전문가들과 협력해 개발한 모델이다. 5G는 오곡(五穀·다섯 가지 곡식), 밸리(Valley)는 계곡을 의미한다. 문명은 ‘오곡백과’가 풍성한 계곡에서 탄생해 발전했기 때문에 국가·지자체가 번성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았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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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17■글로벌 금융시장 혼란 대처에 혼연일체 단결 필요, 여의도에 금융기관 집중시켜야 시너지 창출 가능레고랜드발 금융시장 혼란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연말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사한 규모의 충격이 우리나라 경제를 타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있는데 정책을 전환할 가능성도 낮다.글로벌 공급망 붕괴와 함께 경제를 떠받치던 반도체 시장이 급랭하면서 내우외환에 직면한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전문가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중요한 정책금융을 담당하는 금융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국가정보전략연구소는 금융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에 대한 찬반양론을 듣고 서울을 아시아 금융허브로 육성하겠다는 정부와 서울특별시의 정책이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 혹은 문제점·개선책은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 관계자 인터뷰를 진행했다.박홍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에 이어 두 번째로 만난 사람은 조윤승 KDB산업은행노동조합 위원장이다. 최근 서울 영등포구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조 위원장이 보는 KDB산업은행 본점 이전에 관한 논란을 정리해 보자.▲ 조윤승 KDB산업은행 노조위원장 [출처 = iNIS]◇ 구조조정 전문가로 다양한 현장 경험 축적조 위원장은 KDB산업은행에서 20년을 근무했으며 구조조정 전문가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부실기업 문제를 해결하는 업무는 국책은행의 몫으로 전락했다. 3면이 바다이며 동북아 거점 국가인 우리나라가 해양산업을 발전시키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역설했다. 당시 한진해운을 살릴 수도 있었는데 너무 쉽게 포기한 것은 아닌지 아쉬움을 토로했다. 다음으로 조 위원장과 나눈 1문 1답이다.- 간단하게 자신의 이력을 소개하면.“2003년 8월 산업은행에 입사해 올해 20년째 근무하고 있다. 주로 담당했던 업무는 회원사의 구조조정이며 구조조정 전문가라고 보면 된다. 2010~2013년까지 노동조합 부위원장을 맡았다가 현업에 복귀했다. 2020년부터 노동조합 위원장을 맡았는데 올해 연말 임기가 끝난다.- 구조조정은 전문 영역인데 경험해 본 소감은.“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구조조정 과정에 직접 참여했다. 한진해운은 회사가 사라져 평가하기 좀 그렇지만 현대상선은 구조조정 후 오히려 실적이 좋아져 뿌듯하다.해운업은 대규모 자본이 투입돼야 하며 세계적인 해운회사는 덴마크·그리스·프랑스·중국·일본·독일 등 소수 국가에 소속돼 있다. 우리나라도 상당히 축적된 자본과 세계적인 무역 물동량을 갖고 있어 도전해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산업은행이 추진한 대우해양조선의 구조조정은 대표적 실패 사례인데.“대우조선은 10조 원 이상 손실을 봤다. 구조조정 전문가 입장에서 봐도 잘못된 결과이고 국가에도 엄청난 손해를 끼친 것이다. 대우조선은 부채를 줄여주고 유동성만 지원하면 단기간에 정상화시킬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인데 부실을 숨기면서 시간을 끌어 책임질 사람을 없앤 것이 실패를 부른 가장 큰 원인이다.예를 들어 한꺼번에 5조 원을 투자해야 하는데 누구도 책임지기 싫으니까 매년 2~3000억 원씩 찔끔찔끔 투자하다가 실패했다.”- 구조조정 과정에 참여하면서 느낀 아쉬운 점은.“사실 한진해운 같은 기업을 그때 너무 쉽게 포지하지 않았나, 아까운 짓을 했지 않았나하는 생각을 한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 1·2·3위 조선소를 갖고 있기 때문에 해운업은 반드시 키워야 되는 산업이기 때문이다. 특히 청년인구가 줄어들고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시점에서 전략적으로 육성해야 하는 산업이라고 본다.”- 우리나라 구조조정의 가장 큰 문제점은.“현대상선과 현대증권의 구조조정과 매각과정에 참여해 보면서 비중요 자산을 너무 쉽게 매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자산매각으로 1~1조5000억 원 정도 확보해 2년 정도 버틸 것으로 예상했는데 실제 6개월 만에 모든 돈이 사라지는 것을 목격했다. 회사가 망할 때는 순식간에 주저 않는데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하지 않으면 국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금융공공기관 개편도 비슷한 관점에서 볼 수 있는데.“지금 부도가 나는 남미 국가를 보면 구조조정 후 망한 기업처럼 순식간에 무너진다. 정치인이 장기적인 경제안정보다는 단기적으로 인기를 얻기 위한 포퓰리즘 정책에 매몰되면 국가는 혼란해진다. KDB산업은행의 부산 이전도 동일한 관점에서 봐야 한다.”◇ 글로벌 금융허브는 해외사업 확대부터 시작산업은행은 수출입은행과 함께 시중은행과 달리 자금을 조달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외자 조달 분야에서 서로 1등과 2등을 다투는 공기업으로 외국 금융기관과 협력해 해외자금을 국내로 유치한다. 조 위원장은 산업은행을 부산으로 이전하면 대외 창구가 우리나라 금융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소외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한다.▲ 조윤승 KDB산업은행 노조위원장(왼쪽)과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소장(가운데) [출처 = iNIS]- 우리나라 자본 시장을 키워야 된다고 주장하는데 좋은 방안은.“채권 시장을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폭이 넓어야 하고 깊이도 굉장히 깊어야 된다.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트리플A(AAA), 더블A(AA)뿐 아니라 더블B(BB), 싱글B(B), 심지어 트리플C(CCC) 채권, 정크본드까지 자유롭게 거래돼야 한다.내가 사고·팔고 싶을 때 언제든지 시장에서 사고·팔 수 있도록 깊이가 깊어야 충분한 유동성이 생겨 채권 시장이 안정된다. 우리나라처럼 위기가 왔다고 시장이 경색돼 더블A(AA) 채권도 안 팔리고 금리가 요동을 치면 시장이 발전하기 어렵다.”-금융산업이 발전하려면 은행이나 채권 등에 대한 객관적인 신용과 리스크 평가가 가능해야 하는데.“실제 이런한 기능을 갖춘 나라는 미국밖에 없다. 일본하고 독일도 안 되는 게 현실이다. 일본과 독일이 돈이 없어서 하지 못하는 게 아니라는 의미다. 하물며 우리나라가 그것을 무턱대고 하겠다고 덤비면 안 된다. 차근차근히 내실을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 기획재정부가 기대하는 산업은행의 중요한 기능은.“기재부는 산업은행의 정책금융 기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예를 들어 산업은행이 1년에 연간 정책금융을 50~60조 원 정도를 지원하다가 산업은행의 실적이 나빠 정책금융을 30조 원밖에 못 지원하면 기재부는 30조 원을 다른 곳에서 조달해야 한다.과거 산업은행에서 정책금융공사를 분리했다. 정작 산업은행은 1년에 3조원의 이익이 나는데 정책금융공사는 2조 원씩 적자가 나자 기재부가 난처해져 결국 다시 합쳤다.”- 산업은행이 지원하는 정책자금 규모는.“연간 5~6조 원을 벌어서 정책금융으로 3~4조 원을 지원하고 나면 1~2조 원의 이익이 발생한다. 이 중 3분의 1인 35~40% 정도는 100% 지분을 소유한 정부에 배당을 하고 나머지는 내부유보금으로 남겨 둬 자본금을 키우고 채권 발행을 늘린다.이를 통해 산업은행은 1년에 50~60조 원 규모의 정책자금을 지원한다. 일반적인 정책금융기관처럼 매년 국회에서 세금으로 예산을 배정받아 그 돈으로 정책금융을 지원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현재 기획재정부는 산업은행의 이전을 추진하는데.“기재부는 산업은행이 부산으로 이전해 실적이 악화돼 정책금융에서 공백이 발생하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은 정권 초기라 대통령의 명령을 거부할 수 없겠지만 2~3년 지나면 결국 현실적인 이유를 들어 반대하지 않을까 예상한다.- 산업은행이 우리나라 자본시장에서 담당하는 역할은.“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자산 규모 측면에서 시중은행에 비해 작지만 우리나라 자본 시장에 해외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외자조달에서 1위와 2위를 차지하고 있다.결국 서울이 글로벌 금융허브가 되려면 외국 금융기관과 같이 사업하고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해 와야 한다. 그러한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할 금융기관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밖에 없다.”- 그런 주장이라면 정부가 산업은행의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해 글로벌 금융허브전략을 포기한다는 것인데.“정부가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결국 글로벌 금융허브는 안 하겠다고 선언하는 꼴이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외국 금융기관에는 면허를 내주지 않고 우리끼리 은행면허사업만 하겠다는 의미다.시중은행은 자금을 해외에서 조달하고 대규모 정책사업보다는 안전한 예대마진을 챙기고 아파트 담보대출만으로도 연간 몇 천조 사업을 만끽하고 있다.”- 서울 산업은행 본점에 외국 투자자가 얼마나 방문하는지.“연간 수백 회가 넘는다. 외국계 투자은행·증권회사 등 투자자가 항상 방문해 협의한다. 만약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하면 이들이 인천공항에 도착해 서울역으로 이동하고 KTX를 타고 부산까지 올 가능성은 낮다. 이들 투자자와 접촉이 줄어들면 해외사업은 활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글로벌 금융허브 전략 수립해 실천해야 달성 가능조 위원장은 서울이 글로벌 금융허브가 되려면 국민연금공단 등 전국에 뿔뿔이 흩어놓은 금융공기업을 한곳에 모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금융기관·금융공기업·핀테크기업·대기업 재무팀 등을 한곳에 모아야 시너지가 난다고 판단한다.박홍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이 지금의 서울 여의도 국회를 세종시로 이전하고 그 자리를 금융특구로 지정해 디지털 금융산업을 육성하자고 주장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우리나라는 고령화·저출산으로 제조업보다 금융업을 발전시켜야 한다는데.“고지식·고자본·자본집적도가 높은 것이 금융업이다. 금융업을 단순히 제조업을 지원하는 산업으로 볼 것이 아니라 국가의 중요 산업으로 인정해야 한다. 영국이 급성장하는 인도, 일본이 라오스에 각각 진출하는 금융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것처럼 정부도 정책금융기업의 해외투자를 적극 후원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글로벌 금융허브가 되려면.“우선 국민연금 등 금융공기업 모두 다시 서울로 돌아와야 한다. 부산에 가 있는 금융공기업뿐 아니라 대구·전주·진주 등 엉뚱한데 가 있는 기업을 모두 데려고 와서 시너지를 창출해야 한다. 그리고 지금 당장 산업은행·산업은행 별관·중소기업중앙회·수출입은행까지 싹 밀어버리고 그곳에 100층 넘는 빌딩을 5개 정도 지어 금융기업으로 포함해 기재부·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을 입주시켜야 한다.또한 핀테크라도 싹 그러모으고 대기업 재무팀도 모두 입주시켜야 한다. 외국계 투자자가 여의도에만 오면 원스톱으로 모든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이러면 서울이 진짜 글로벌 금융허브가 된다.”- 우리나라 금융기관에 영어 구사자가 적다는 지적도 있는데.“은행원이 영어를 못해서 글로벌 금융허브가 되지 않는다고 하는데 틀린 말이다. 요즘 신입사원은 해외 유학파도 많고 생활영어를 잘 구사하는 사람이 많다. 홍콩도 방문해 봤는데 금융센터를 벗어나면 영어가 잘 통용되지 않는다. 현재 영어로 의사소통이 되는 직원만 잘 활용해도 외국계 투자자와 협력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본점을 이전하면 이익 줄어 정책금융 기능 상실해져 산업은행·지방은행 모두 불행해져윤석열 대통령이 후보자 시절 꺼내든 KDB산업은행의 부산 이전 공약은 결국 정부의 110대 국정 과제에 포함됐다. 또한 8월 제7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산업은행장에게 직접 이전을 조속하게 실천하라고 주문했다.본점을 이전하기 위해서는 산업은행법을 개정하고 이해관계자를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정부와 이해관계자의 입장 차이에 관해서 알아보자.▲ 조윤승 KDB산업은행 노조위원장 [출처 = iNIS]- 강석훈 행장은 부산 이전 미션을 완수하겠다고 밝혔는데.“본인 입으로 명령을 받고 왔다고 직접 이야기한다. 사실 산업은행은 정부가 지분을 100%를 갖고 있고 행정부의 수장인 대통령이 산업은행장을 임명하므로 대통령의 명령을 따르지 않을 수 없다.다만 노조는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하면 은행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존립 자체까지 위태로워진다고 판단해 반대하는 것이다. 강석훈 행장도 경제학자이기 때문에 이러한 사실을 알 것이라고 생각한다.”- 본점이 있는 여의도를 지역구로 하는 국회의원이나 서울시는 우량 공기업을 빼앗기는 것이나 마찬가지인데.“영등포 갑·을이 지역구인 김민석 의원과 김영주 의원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부울경(부산·울산·경남)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국회의원은 여야 구분 없이 산업은행을 데려 가겠다고 아우성이다.반면 의외로 국민의힘 국회의원·당직자·보좌관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 보면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에 대해 반대한다. 이분들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국민의힘이라는 정당이 가지는 정체성·철학과 상치된다고 믿는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보수 정당은 자유주의와 시장 중심주의를 강조하는데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은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개념에서 출발했고 정부가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이라 반대한다. 기관이나 국가 경쟁력을 고려하지 않고 부산에 모든 금융기관을 모으는 것도 아니고 전국에 그냥 나눠주기 식으로 흩뿌리는 것은 정치적인 포퓰리즘이지 정책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국민의힘 안에 많다.정권 초기이기 때문에 드러내 놓고 대통령의 정책을 반대할 수는 없으니까 말은 안 하는 것일 뿐 실제 개인적으로 만나서 이야기해 보면 문제가 많은 정책이라고 이야기 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내부적으로 이전 추진단을 구성하고 연말까지 해양 관련 부서를 부산으로 이전할 계획인데.“9월28일 10명 정도 규모로 이전 추진단을 구성했다. 현재 실제 수행하는 일은 없고 이전을 대비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구상하는 정도다. 아직 토지를 매입하거나 몇 층짜리 건물을 지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다.”- 국회에서 산업은행법을 개정해 주지 않아 이전 계획 자체가 무산되면.“노조는 그런 상황을 가장 우려한다. 예를 들어 토지를 구입해 몇 천억 원을 들여 건물을 신축했는데 이전이 무산되면 큰일이다. 산업은행은 은행법상 임대업을 할 수 없다. 건물 자체를 비워둬야 하면 손실이 막대해진다.그렇게 되면 이전을 결정한 사람은 배임죄로 처벌을 받을 것이다. 산업은행도 자체적으로 공공기관이기 때문에 경영자의 배임행위를 파악하면 100% 고발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추진 관계자 모두 불행해질 수 있다”- 이전 추진단이나 회장이 실제 행동에 나서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이전 준비단이 법이 바뀌면 어디에 땅을 사서 몇 층짜리 건물을 짓겠다는 계획을 세울 수 있을지 몰라도 실제 땅을 산다거나 건물을 올리는 행동을 하기는 어렵다. 회장도 정부에 법을 바꿔주지 않으면 실제 추진은 불가능하고 자신도 법적 책임을 지기는 부담스럽다고 말하지 않을까 예상한다.”- 국회 차원에서 법 개정 움직임은.“발의만 해 놓은 상태다. 야당에서는 김두관 의원이, 여당에서는 김희곤 의원이 발의했다. 김두관 의원은 지역구가 양산이라 발의한 것으로 보이지만 원내 다수당인 민주당은 찬성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여야가 치열하게 대립하는 현 상태가 지속된다면 2024년 4월 차기 총선까지 법 개정은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총선 결과에 따라 여당이 절대 다수를 점유해야만 추진이 가능해질 것이다.”-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하기 전에 국토교통부가 이전 대상기관으로 선정하는 등 공식적인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아직 국토부로부터 공식 통보를 받지는 않았다. 국토부나 균형발전위원회에서도 명확하게 입장은 밝히지 않고 있다. 공기업 2차 지방 이전이라는 큰 틀에서 진행하며 산업은행만 따로 보지는 않는다고 한다. 금융위원회만 연내에 계획서 만들겠다고 밝힌 상태고 국토부는 내년 초에나 관련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이 해운금융에 전념하려면 전문성이 필요한데.“실무자 입장에서 보면 우리나라 금융정책이 너무 답답하다고 생각한다. 배도 많고 물동량도 많은데 실질적으로 돈을 버는 사람은 해외 선주다. 해외 선주는 선박을 소유하고 있지만 리스 금융을 하는 선박 리스 회사로 실질적으로 보면 금융회사다. 이들은이익이 별로 남지 않는 제조는 한국 조선소에 맡기고 자기들은 앉아서 큰돈을 벌고 있다. 우리도 제조뿐 아니라 금융 자체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금융위는 부산을 해양·파생상품 특화 금융 중심지로 육성한다는데.“산업은행은 해양·파생상품에 특화된 인력은 많지 않다. 목표가 그렇다면 직원 모두에게 관련 지식을 가르쳐야 한다는 것인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또한 해양·파생상품 시장은 연간 10~15조 원 규모일 정도로 작다.산업은행은 자산이 200조 원이 넘고 연간 100조 원 이상을 운용하는 거대 은행이다. 직원을 자르든지 해양파생상품은 일부가 담당하고 대부분은 현재 수행하는 정책금융을 담당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금융기관은 로펌·컨설팅기업·회계법인 등과 협업할 일이 많은데.“그렇다. 우리나라 금융이 서울에도 있고, 부산에도 있고, 전주에도 있고 이렇게 분산되면 사실상 금융 중심지는 없어진다. 이번 레고랜드 사태만 보더라도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시장이 완전히 박살나면서 악화된 것이다.최근 롯데캐피탈도 15%의 금리를 제시했음에도 1년짜리 단기 자금 조달에 실패했다. 직접 금융시장을 키우지 않으면 우리가 세계에 자랑하는 제조업체도 망하게 된다.”-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하면 고객이 이탈한다고 생각하는지.“산업은행은 기존 은행처럼 예수금을 받아 자금을 조달하거나 아파트 담보대출을 통해 돈을 버는 회사가 아니다. 여의도에 있는 다른 증권회사나 금융회사와 거래를 통해 돈을 버는 사업 구조를 갖고 있다.일부에서 인터넷 세상에 비대면 화상회의를 통해 대출 또는 비대면 대출을 하면 되지 않느냐고 말한다. 1~2000만 원 대출해 주는 카카오뱅크는 현재 그런 식으로 영업하지만 산업은행은 기본 거래 단위가 천억 원대다.1~2000억 원을 대출하면서 고객의 얼굴 한 번 안 보고 거래를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프로젝트 파이낸싱이나 신디케이션·합작투자는 사업 규모가 1조 원을 넘고 관련 기관과 회의만 50회를 넘게 한다. 부산으로 이전하면 결국 고객사가 산업은행과 거래하기 힘들다며 거래를 중단하게 될 것이다.”- 부산으로 이전하면 산업은행이 망한다는 주장은 심한데.“산업은행은 정책금융공기업으로 1년에 최소 5~6조 원의 수익을 발생시켜 정책금융을 지원해야 되지만 부산으로 내려가면 영업이 저조해 그러한 역할을 담당하지 못하게 된다. 그러면 결국 망하는 것이다. 바이오산업에 정책금융을 지원하면 이익을 내기 어렵고 연간 3~4조 원씩 손해가 난다고 생각해 보자.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것이 정책금융인데 산업은행 전체 이익이 3조 원에 그치면 적자가 되기 때문에 바이오산업에 대한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 적자폭을 줄이기 위해 직원도 자르고 사업을 줄이면 산업은행의 존재 이유가 사라진다. 일본 산업은행은 비슷한 경로를 밟다가 민간은행과 합병됐다.”◇ 다양한 문제점부터 해결하려는 노력 필요산업은행의 본점으로 부산으로 이전하면 직원은 이사를 가는 대신에 나서이부(나흘은 서울, 이틀은 부산)로 대응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국가 금융산업의 경쟁력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정책임에도 타당성 검토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다.하지만 강석훈 회장은 윤 대통령의 직접 지시에 따라 강력한 추진 의사를 밝힌 상태다. 제기되는 다양한 문제점을 살펴보자.▲ 조윤승 KDB산업은행 노조위원장(가운데)과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소장(오른쪽) [출처 = iNIS]-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하면 모든 직원이 내려가야 하는지.“노조는 최악의 경우에 총무·인사와 같은 행정부서는 내려갈 수 있지만 사업부는 서울에 남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제 고객과 협력기관이 대부분 서울에 있기 때문에 업무 효율성 차원에서 그렇게 결정하는 것이 좋다.지방에 내려간 공기업이 국회보고나 정부 회의를 위해 서울로 출장을 오가며 길에서 낭비하는 시간이 막대하다는 불만이 많다. 이미 비효율적이라는 것이 결론이 난 만큼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서울에 근무하고자 하는 직원이 절대 다수인데.‘실제 현재 지방 이전 공기업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직원은 부산에서 3년 근무하고 다시 서울에서 3년 근무하고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생활 리듬이 깨어진다. 자녀가 있는 여직원이 가정을 핑계로 서울에서만 근무하겠다고 주장하면 남직원이 부산 근무를 도맡아야 한다. 남직원의 불평불만이 높아지고 사기가 떨어져 조직 화합 차원에서도 불리하다.- 특정 대학 출신의 비중이 높아진다는 주장은.“지방에 공기업을 유치하는 또 다른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공기업이 지역 대학 출신을 채용해 주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1년에 100여 명 채용하는데 지방 출신을 30% 뽑으면 30명 정도 된다.부산에 내려간 공공기관은 부산대만 거의 뽑는다. 그렇게 되면 부산대 출신이 전체 신입사원의 30%로 너무 많아진다. 이들도 몇 년 근무하면 서울로 오고 싶어 하기 때문에 지방 인재의 유지라는 본연의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 부산으로 이전하면 대출자는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현재 산업은행 고객의 60% 이상은 서울에 있고 부산에 있는 고객은 아주 소수다. 돈 빌릴 사람은 서울에 있는데 부산으로 간다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부산에는 산업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릴만한 신용과 사업성을 갖춘 기업도 많지 않다. 그렇다고 대출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기업에게 무차별적으로 돈을 빌려줄 수는 없지 않은가.”- 경기도 하남에 있는 전산센터도 이전하는 것인지.“원래 전산센터는 별관이 있다가 하남으로 이전한 것이다. 전산센터가 하남에 있는 것만으로도 업무처리에 큰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 요즘 은행은 제조업과 마찬가지로 장치산업이다. 수시로 시스템을 개발 혹은 업그레이드해야 하는데 업무협조·인력확보 등으로 죽을 지경이다.ICT 인력은 연봉을 많이 줘도 구하기 어렵고 오래 근무하지 않는다. 아마 부산으로 전산센터를 이전한다고 하면 따라갈 직원도 많지 않고 현지에서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기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에 있는 부산은행·경남은행이 반대하고 있는데.“산업은행이 부산으로 이전하면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모두 경영이 어려워진다. 지역에 있는 기업이 산업은행과 거래하지 못하면 부실기업처럼 비춰질 것으로 두려워해 산업은행과 거래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지역 은행 입장에서는 이익이 많이 남는 기업과 같은 우량 고객의 이탈을 걱정해 반대하는 것이다.”- 다양한 부작용이 예상됨에도 회장이 적극 추진하는 이유는.“지난 8월 말 윤 대통령이 부산에 가서 제7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개최하면서 현장에서 산업은행 회장에게 구두로 몇 번 지시를 했다고 들었다. 빨리 부산으로 이전하라는 말에 본인이 심리적 압박을 느꼈다고 말했다.”◇ 본점 이전보다 개발금융공사 설립이 유리조 위원장은 부산 지역 발전을 위한 최상의 방법은 산업은행과 부울경이 자본금을 공동출자해 지역개발금융공사를 설립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법적으로 자기 자본의 30배까지 투자가 가능하며 적자가 발생해도 해결방안을 찾는 것이 쉽기 때문이다. 한국해양진흥공사를 사례로 제시했다.- 부산시는 산업은행을 유치해 동남권 지역의 정책금융을 활성화한다는데.“그 목적이라면 산업은행의 부산지사가 부족하지 않게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정부와 지역 정치인은 정책금융을 활성화하는 것보다는 외형적으로 폼이 나는 실적을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 고층 건물을 짓고 수백 혹은 수천 명의 직원이 내려오는 이벤트를 만들려는 것이다. 이전 부지로 지목된 구역을 소유한 건설업체도 토지 매각으로 차익을 얻을 수 있다.”- 부산 해양산업을 육성하려면 본점 유치보다 지역개발금융공사를 설립하는 것이 유리한 것은 아닌지.“산업은행 내부도 산업은행과 지방자치단체가 공동으로 출자해 지역개발금융공사를 대전·대구·광주 부산에 하나씩 설립하자고 제안했다. 지역 균형 발전이 목표라면 부산만 아니고 차라리 전국을 고르게 발전시키는 것이 옳다고 생각해 내놓은 대안이다. 지방에 있는 산업은행 지점을 통합해 주고 자산과 업무를 이관하면 개발금융공사가 자립할 수 있다.”- 국내에 유사한 사례가 있는지.“제가 해운을 담당했을 때 한국해양진흥공사를 직접 설립한 경험을 갖고 있다. 설립해서 운영해 보니까 공사가 은행보다 지역 발전을 위해 다양한 점에서 유리했다.신규 정책을 추진하면 부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공사는 은행보다 파산이나 증자가 쉽다. 개발금융공사는 자기 자본의 30배까지 지원이 가능하다. 산업은행과 부울경이 4:3:2:1 비율로 출자해 지역개발금융공사를 설립해 공동으로 경영하면 된다.”- 본점 이전 논란을 해소하기 위한 노조의 역할은.“노조는 경영진의 잘못된 의사결정에 대해 쓴 소리를 해야 할 의무가 있다. 또한 국민에게 산업은행의 이전이 초래할 문제점을 널리 알려서 나쁜 정책이 집행되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노조가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이전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 전문가의 의견이나 글로벌 금융시장 현황이 그렇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제가 구조조정에 전문 지식과 경험을 갖고 있는 것처럼 노조원 모두 금융업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로 예상되는 문제점을 파악할 능력은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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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15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는 1996년 예금자보호법에 의해 신설된 조직이다. 금융회사가 파산 등으로 예금자에게 예금을 지급할 수 없을 경우 예금을 대신 지급함으로써 예금자를 보호하고 금융제도의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일반인에게 생소한 이 조직은 1997년 IMF외환위기로 금융기관이 망하면서 관심을 끌었고, 2011년 수십 개의 부실 저축은행이 망하면서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2012년 윤리경영대상을 수상하고 예금자를 보호하겠다는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예보가 윤리경영을 어떻게 실천하고 있는지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8-Flag Model’을 적용해 진단해 보자. ◇ 전문적인 영역이지만 관료출신이 독점하며 경영혁신은 외면Leadership전문적 지식이 중요한 금융관련 공기업도 낙하산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2008년 MB정부가 출범하면서 금융관련 공기업의 경영진으로부터 일괄사표를 받고 업무성과, 전문성,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선별적으로 재임명했지만 기준이 모호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내 금융관련 공기업은 모피아(재무부와 마피아의 조합어) 출신이 장악하고 있고 예보의 임직원도 상당수가 그렇다.2012년 5월에 임명된 현 김주현 사장은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을 역임한 재무부 정통 관료 즉 모피아의 일원이다. 예보사장을 공모했지만 2차까지 지원자가 없어 관료출신인 김주현 사장이 임명되었다. 정치적 자리고 정권 말이라 임기가 보장되기 어렵기 때문에 지원자가 없었다. 연봉이 3억이 넘어 서로 가려고 안달하는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정권 말이라 지원자가 없었던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관료의 전형적인 복지부동, 무사안일의 전형을 보여준 사건이라고 지적한다.금융기관을 감독하는 업무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금융감독위원회, 재무부, 감사원 등의 감독기관에 예보까지 가세하고 있어 업무의 중복, 책임소재의 불분명 등의 이슈가 있다. 예보는 다른 기관에 비해 조직 위상이 낮고, 감독권한이 미약하지만 엄청난 돈을 주무는 기관으로 인기가 높은 편이다. 예보는 은행, 금융투자, 생명보험, 손해보험, 종합금융, 저축은행 등 6개 금융권에 대한 보험회사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영업정지된 부실금융기관을 관리하고, 매각을 책임지는 것도 예보의 업무 중 하나다. 투입된 공적 자금을 빠르게 회수해 부실금융기관의 예금자를 보호할 수 있는 안정적인 재원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저축은행의 PF(Project Financing)대출과 같은 부실의 주범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금융감독기관의 부실감독 때문이고 이로 인해 저축은행의 부실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졌다.투입된 공적자금을 정상적으로 회수할 가능성이 매우 낮고 막대한 규모의 적자로 허덕여 정상적인 기업이라면 벌써 망해야 할 수준으로 추락했지만 난국을 타개할 묘안을 고민할 경영진의 의지는 보이지 않는다. ◇ 제도적 기반마련을 위한 노력은 높은 수준Code예보는 윤리경영의 4대 전략과제로 청렴/투명한 업무문화 정착, 윤리경영문화 확산, 윤리/투명경영 시스템 선진화, 상생경영을 통한 지속가능성장 등과 18개 세부 추진과제를 선정해 실천하고 있다. 2002년 총 7개 항의 윤리강령도 제정했다. 조직의 목표, 공정하고 합리적인 업무수행, 금품이나 향응수수 거부, 사회구성원과 공동의 번영추구, 구성원 상호존중과 자기계발 노력, 고객에 대한 봉사정신, 건전한 민주시민의 자세 등이다.윤리강령에 기반해 임직원 행동강령을 정했다. 행동강령은 세부행동 요령으로 임직원이 준수해야 할 윤리적 가치판단 및 행동기준을 정함으로써 부패방지 및 공정한 업무수행을 도모하기 위하여 제정한 것이다. 2006년부터 윤리경영강화를 위해 내부 임직원과 경영진이 직무청렴계약을 하고 6개 항의 실천서약도 했다. 임원은 취임 시 직무청렴계약을 체결해 재직 중 청렴의무 준수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도록 하고 있다.2009년 전면 개정된 윤리강령은 임직원의 기본자세, 고객에 대한 책임과 의무, 공정한 직무수행, 부당 이득의 수수금지, 청렴계약제의 준수, 정보 및 재무관리의 투명성, 건전한 조직문화 조성, 국가와 사회에 대한 책임과 의무, 위반행위의 상담 및 처리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공정한 직무수행을 강조해 이를 지시할 경우 소명하게 하고, 지시를 받았을 경우 상담을 받을 수 있는 방안도 마련했다. 상명하복의 위계질서가 강조되는 공기업 조직의 특성을 잘 반영한 제도로 보인다. Compliance윤리경영의 주요사안에 대해 심의 및 점검을 하기 위해 부사장을 위원장으로 한 윤리경영위원회를 두고 있다. 윤리경영위원회에는 반부패/청렴 추진기획단과 반부패/청렴 실무기획단으로 구성돼 있다. 부서별로 청렴/윤리 실천리더가 있어 윤리교육을 진행하고 실천활동을 주관한다. 예보는 공기업 최초로 2급 이상의 직원을 대상으로 재산을 등록하도록 해 부정부패감시 의지를 높이고 있다. 외형적으로 조직체계가 잘 잡혀있다.감사업무를 주로 하는 기관의 속성상 감사인 행동강령을 만들었고, 내용은 성실한 책임감(integrity), 객관성(objectivity), 보안의식(confidentiality), 역량보유(competency) 등으로 구성돼 있다. 책임감은 조직의 일원으로서 불명예스러운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하고, 객관성은 공정한 판단을 위해 필요한 자질이다. 보안의식은 법을 위반하거나 조직의 목표에 반하는 목적에 알게 된 정보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강제한다. 역량보유는 감사서비스의 효과성과 질적 향상을 위한 목적에서 요구한다. 예보는 금융기관의 불법∙부당행위를 사전 예방하고 건전한 경영풍토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저축은행 부실이 사회문제로 확대되자 저축은행 감사가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감사는 부실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임직원의 직무집행을 감시하고, 재산상태를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2006년에는 CEO 핫라인을 설치해 직원들이 상사의 윤리규정 위반 등을 사장에게 사내 통신망을 통해 곧바로 신고할 수 있도록 했다. 2011년에는 법률전문가와 회계전문가와 계약을 해 청렴옴부즈만 제도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주요 업무 및 부패에 취약한 분야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제도개선을 권고하게 된다. 외부의 전문가가 부패척결에 도움이 되는 것은 틀림없지만 실질적인 내부고발제도 도입과 같은 제도적 뒷받침이 없다면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을 받는다. ◇ 교육에 대한 접근방법은 우수하나 의사소통은 제한적Education윤리경영을 위한 교육은 직접교육과 간접교육으로 나눌 수 있는데, 예보는 윤리적 갈등상황에서 올바른 의사결정과 행동을 하기 위해 스스로 자가진단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주요 내용은 나의 행동에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가? 나의 행동이 공개되어도 부끄럽지 않은가? 가족들에게 나의 행동을 자랑할 수 있는가? 오늘밤 편안하게 잘 수 있을까? 등이다. 글로벌 기업의 윤리진단 기준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잘 정리되어 있다.허용범위를 넘어선 주식매매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해야 하고, 직무관련자와 골프내역도 신고해야 한다. 외부강의나 회의가 뇌물을 제공하는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어 이를 통제하기 위해 상세한 내역을 파악하고 있다. 2006년부터 연간 8시간 윤리경영교육을 목표제를 도입해 운영하고 사이버교육까지 한다. 윤리경영교육이 중요한 것은 예보직원의 권한이 강화되고 부패의 여지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검사원복무규칙 등의 교육내용도 윤리교육에 포함시키고 있다.창립기념일을 청렴윤리실천의 날로 선포해 청렴윤리경영 실천서약서를 전임직원이 선서하게 한다. 신입직원은 실천서약서를 작성토록 해 부패를 사전예방하고 있다. 부패취약업무에 대한 모티터링도 강화하고 있다. 예보는 지난 16년 동안 부패에 연루된 직원이 1명도 없었다는 점을 대외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업무의 속성상 부패의 여지가 있지만 다양한 노력을 통해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볼 수 있다. Communication예보가 운영하고 있는 ‘금융부실 관련자 은닉재산 신고센터’는 외부와 소통노력의 일환이기도 하지만 효과도 크다. 부실금융기관의 대주주나 경영진이 부정하게 얻은 재산을 숨긴 것을 찾기 위한 목적에서 설치했다. 내부자료에 따르면 2006년에 단일 건으로 최대 5억 원의 포상금을 지급한 사례도 있다. 하지만 여전히 부실저축은행을 관리하고 있는 예보가 이들을 부실관리하고 있다는 논란이 일었다. 감독을 받고 있는 저축은행이 경영부실에도 불구하고 인력을 늘리고 있는데 정작 예보는 권한 밖이라는 논리로 손을 놓고 있다.내부 감사자료를 보면 리스크 상시감시자료 등 중요한 현안 이슈를 비상임 이사에게 보고를 하지 않아 지적을 받았다. 기업의 주요 업무보고는 특정 부서에 지나치게 집중되어 있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경영진의 전횡이나 경영부실을 감시할 비상임 이사가 중요한 정보를 보고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고려하고 있어 다행이다. 500여명의 작은 조직이지만 내부 의사소통채널은 부족한 것으로 보이고, 부서간 의사소통도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 공적자금 회수노력이 미진해 정상적인 경영은 불가능 Stakeholders예금자를 보호하기 위해 ‘스마트 생활금융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해 금융위험에 노출된 취약계층을 교육하고 있다. 실제 저축은행 사태에서도 금융지식에 부족한 고령자, 영세상인 등이 주요 피해자였다. 2012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저축은행 피해자를 구제하기 위해 5,000만원이 넘는 예금도 보호해줘야 한다는 주장을 펼쳐 논란이 일었다. 피해자를 구제하기 위해서는 금융기관의 예금으로부터 기금을 추가로 조성해야 하는데 선량한 예금자의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것이다. 예보는 예금자도 보호해야 하지만 은행을 망하게 한 대주주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 손해배상청구소송, 부실은행 대주주 은닉재산 조사 등 부실 경영진을 문책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저축은행의 모럴해저드 논란을 일으킨 영업정지 전 대주주 등의 부당 예금인출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도 논란이 되고 있다. 금감원이 예보를 통해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겠다는 구상을 밝혔지만 납득할만한 결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예금자를 보호하고, 부실경영 책임자를 추궁하겠다는 의지는 좋으나 성과는 미진하다.다른 공기업과 마찬가지로 예보도 해외사업에 열성적이다. 경제발전경험 공유사업(KSP)의 일환으로 중국, 몽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네팔, 탄자니아, 나이지리아 등의 국가에 예금보험제도 정책과 운영 경험을 전수했다.운영경험과 더불어 예금제도 구축을 위한 IT시스템도 수출할 수 있어 기업에도 도움이 된다는 주장을 한다. MB정부의 공기업 경영평가체계가 잘못되었다는 주장을 하는 전문가도 많다. 성과지상주의를 도입해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의도는 좋았지만 성과관리지표(KPI)를 잘못 선정했다는 것이다. Transparency부실금융기관을 지원하고 자산을 매각하는 업무를 주관하는 예보의 의사결정 과정도 투명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감사원, 금융감독원, 금융위원회 등 금융감독기관들이 부실 저축은행을 감독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조사상황을 통보해 주는 등 적극적으로 공모한 사실이 검찰수사에서 밝혀졌다. 일부 관련자가 처벌을 받았지만 이들의 부실감독으로 인해 발생한 피해는 복구되지 않았다. 이사와 사외이사들이 경영진의 의사결정과정에 참여가 보장되는지 여부는 감독기관의 주요 관심사항이다.2011년 우리금융지주 산하 은행들이 무리한 PF대출로 1조원 이상의 손실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경영감독을 해야 하는 예보는 은행이 보고한 경영실적을 그대로 믿었고 실적확인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다. 우리금융지주의 정상화를 위해 공적자금 12조원 이상이 투입됐다.경영감시능력의 의지가 의심받는 이유 중 하나는 1998년 외환위기 이후 부실금융기관에 110조원 이상을 투입했지만 정작 회수된 액수는 49조원에 불과하다. 부실을 회수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고 봐야 한다.저축은행에 투입된 공적자금의 회수율은 20%도 되지 않는데 명확한 이유를 제시 못하고 있다. 투자결정이 잘못되었는지, 회수능력이 없는지, 회수노력을 하지 않는지 등 원인분석부터 해야 하는지 이에 대한 논의는 전혀 없다.부실저축은행을 정리하기 위해 무리한 자금을 투입한 예보는 2011년에만 10조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경영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외부감사를 강화하고, 감시의 눈길을 거두지 않아야 한다. 이대로 두면 지금까지 투입된 공적자금을 회수하기는커녕 향후 수십 년 간 정상적인 경영은 불가능하다. ◇ 신중하지 못한 행동으로 신뢰도 하락만 재촉해Reputation공개자료를 검토해 보면 예보의 윤리경영은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저축은행의 부실에도 예보의 전직 임직원이 다수 연루되어 있었다. 이들은 감사나 사외이사로 활동하면서 부실을 예방하거나 감독하지 못했다. 예보에 재직할 때는 윤리경영을 준수했는지 모르지만, 저축은행으로 비리의 공모하거나 방조한 셈이다. 실제로 권력기관 출신들은 업무의 필요보다는 사고를 대비한 보험용이라는 인식이 높다.예보의 퇴직 직원들도 부실로 공적자금이 투입된 금융기관의 경영진으로 낙하산을 타고 가는 사례가 끊이지 않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관련 금융기관들은 예보가 대주주라 어쩔 수 없다는 논리를 펼치고, 예보도 감독경험이 풍부한 직원들의 능력을 사장시키지 않는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부실저축은행들을 통폐합화면서 끼워팔기 형식으로 부실을 떠넘긴 감독기관들이 모든 책임을 저축은행 경영진에게 묻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금감원이나 예보가 감사를 해 문제가 없다고 결정된 저축은행이 파산한 사례도 있어 감사능력에 의문점을 낳고 있다.예금자보호 정책도 수정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경영부실의 위험성이 높은 저축은행도 그보다 안전한 은행과 마찬가지로 5,000만원까지 보호하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라는 주장이다. 2001년도부터 예금보호제도에 편입된 저축은행은 은행보다 높은 금리로 예금을 끌어 들였고, 결국 파산하면서 예보에 그 책임을 떠안긴 것이다.예보는 2014년을 목표로 차등보험료제도를 도입준비 중이다. 금융기관마다 위험도에 따라 보험율을 다르게 적용한다고 하지만 위험을 측정하고 관리할 능력을 보유하지 못하면 탁상공론(卓上空論)에 불과한 것이다.예보사장과 금융감독원장이 직접 방문해 안전하다고 예금까지 한 저축은행까지 퇴출위기로 몰리면서 감독기관의 신뢰성에 의구심을 갖는 예금자가 늘어나고 있다. 금융감독기구의 최고 수장 2명이 이벤트를 벌였지만 침몰하고 있는 난파선을 구하지 못하고 오히려 혼란만 초래했다.본인들이 직원들의 보고를 믿고 정말 안전하다고 판단했다면 감독기관이 무능한 것이고, 아니면 내부적으로 망할 것이라고 판단했지만 뱅크런(예금인출사태)을 방지하기 위해 선의(善意)의 거짓말을 했다면 어리석은 사람들이다.감독기관의 생명은 이해관계자로부터 신뢰를 확보하는 것인데 이를 간과한 셈이다. 예보도 존재감이 없는 이유가 명확한 비전과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할 뿐만 아니라 투명하고 공정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사회적 평가를 얻지 못하기 때문이다. 예보는 사회적 약자인 파산금융기관의 예금자를 보호한다는 사회적 가치를 내세우고 있지만 그에 걸 맞는 행동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 8-Flag Model로 측정한 예보의 윤리경영 성취도▲ 그림 4-1. 8-Flag Model로 측정한 예금보험공사의 윤리경영 성취도지금까지 진단한 내용을 바탕으로 ‘8-Flag Model’로 측정한 예보의 윤리경영 성취도를 종합하면 [그림 4-1]과 같다. 예보는 한전, 수자원공사, 코레일과는 달리 관련 전문지식을 보유한 사장이 취임하기는 했지만 인선과정의 논란, 윤리경영에 대한 태도가 불분명한 점 때문에 좋은 평가를 하기 어렵다. 윤리헌장은 다른 공기업과 비슷한 내용으로 구성돼 있으나 제도적 기반은 오히려 잘 되어 있다. 특히 자가진단 질문을 개발하고 적용하고 있는 점은 다른 공기업에서 보기 어려운 내용이다.창립기념일을 청렴윤리 실천의 날로 선포하고 윤리경영 교육을 강화하고 있지만 특이한 점을 발견하기 어려웠다. 의사소통은 업무효율이 낮은 것으로 봐 직원간 소통도 낮을 것으로 추정했고, 사외이사조차도 경영감시활동에 필요한 보고를 받지 못하고 있었다. 기관 존립목적인 예금자보호에 대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에 그치고, 제도개선이나 정책수립에 대한 의지는 약했다. 경영투명성도 막대한 자금은 동원해 투입하고 있지만 회수노력이 미약하다.홈페이지에 IMF 외환위기를 예측하고 만든 것은 아니지만 금융기관 부실을 정리하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고 적혀 있다. 예보라는 조직은 필요악(必要惡)이라고 본다. 감독기관들이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면 금융기관 부실은 발생하지 않는다. 예보의 윤리경영수준은 기존 다른 기관의 지표를 적용해 평가하면 표면적으로 아주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8-Flag Model’ 지표로 실질적으로 평가하면 개선과제가 많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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