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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공무원은 '영혼이 없다'는 말을 자주 되새긴다. 자신의 소신이 없으며 정권이나 상사의 지시에 기계적으로 따르거나 책임을 회피하는 행태를 가장 잘 표현한다.공무원과 비슷한 성향을 가진 직장인은 의외로 많다. 공기업 직원, 대기업 직원, 중소벤처기업 등에서 근무하는 월급쟁이는 모두 비슷한 성향을 갖고 있다. 조직에서 책임감을 가진다는 것은 동료의 왕따. 조직에서 퇴출, 사회적 냉대 등을 각오해야 하기 때문이다.이재명정부가 출범한지 겨우 100일이 지난 상황에서 공무원 조직 뿐 아니라 공기업, 대기업, 시민단체 등 곳곳에서 반개혁적인 저항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특히 기득권을 가진 주류 집단은 청년, 노인, 저소득자 등과 같은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길 꺼리며 개혁에 반발하는 이유를 찾기에 여념이 없다.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 기업은 선진국에서 검증된 경영도구(Methodology)를 도입하고자 노력했다. 창업자나 오너의 개인적 능력과 감각에 의존한 인치(人治)로 글로벌 기업 경영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27년이 흐른 지금 우리나라 기업이 이른바 인치를 벗어나 EIS(Executive Information System), ERP(Enterprise Resoure Management),SCM(Supply Chain Management),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KMS(Knowledge Management System) 등 다양한 경영도구를 통합한 시스템경영(System management)의 정착에 성공했는지는 의문이다.◇ 기업문화에 따른 TQM 도입 전략... 도입 기업의 문화에 최적화된 경영도구 선택해야 성공2000년대 들어 외국의 검증된 경영 솔루션을 도입한 대기업 중에서 도입 효과는 너무 달랐다. 동일한 경영도구라고 개별 기업문화에 따라 다르게 접근하지 않으면 효과를 볼 수 없다는 것이 다양한 사례를 통해 입증됐다.미국의 캐머런(Kim S. Cameron)과 퀸(Robert Quinn)은 기업문화를 관료문화, 시장문화, 가족문화, 혁신문화로 분류했고 각 문화에 따른 추진 전략을 아래 표와 같이 제시했다.▲ 미국 캐머런과 퀸이 분류한 기업문화의 종류 [출처=iNIS]1980년대 시장이 공급과잉 되어 공급자 위주에서 수요자 위주로 전환되면서 부상한 TQM(Total Quality Managemetn)은 품질 향상을 위한 총합적 품질관리 도구다. 제품의 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도구로써 뿐 아니라 경영의 본질로도 철학적 논의가 다양하다.경영학자들의 지적에 따르면 전략이 실패하는 것은 총체적이 아니라 부분적으로 실시하거나 TQM을 기업문화 변혁과 통합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기업이 TQM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기업문화별로 다른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가족문화는 직원의 조직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시키고 팀워크의 육성, 직원의 적극적인 참가, 인재의 육성개발, 개방형 커뮤니케이션 도구를 통해 품질을 향상시켜야 한다.혁신문화는 고객의 요구를 예상하여 새로운 기준을 확립하고 계속적인 개선노력을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창조적 해결책을 발견하고 직원들 스스로 자신의 능력에 대해 놀라면서 기쁜 마음을 가질 수 있다.관료문화는 실태를 측정해 에러를 발견하고, 체계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프로세스를 컨트롤한다. 품질향상 도구로 특성요인도 팔레트 차트, 분산묘화법 등을 활용한다.시장문화는 고객의 선호를 측정하고 고객과 공급자를 끌어들이는 등 외부와 우호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생산성을 개선시키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향상시킨다.연구조사에 의하면 기업이 도입한 TQM전략은 대부분 실패했다. 개념이 명확하고 방법론이 알려진 전략이 실패한 이유는 기업문화를 개별적으로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본다.또는 기업이 TQM을 도입하면서 의욕이 앞서 동시에 여러 개의 전략을 실행했기 때문이다. 리엔지니어링(reengineering) 등의 경영도구 도입과 마찬가지로 경영도구의 선택도 중요하지만 개별 기업문화에 적합하게 커스트마이징(customizing)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외국계 컨설팅 회사가 추진하는 경영도구 도입 컨설팅은 미국식 관점에서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 글로벌 선도기업에서 검증된‘’를 국내 기업에 무리하게 대입하는데 이 접근법은 문제가 많다.기업의 업무방식, 직원의 태도와 가치관, 사회환경 등의 차이를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한다. 컨설팅 회사가 현지 사정에 따라 경영도구를 커스터마이징한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좋은 경영도구를 도입했지만 자사의 실정에 맞지 않아 컨설팅회사가 제시한 효과를 보지 못한다. 중요한 것은 경영도구를 도입하는 기업의 문화에 최적화된 경영도구여야 한다는 것이다.◇ 선진화된 경영도구가 만능은 아니다... 미국식 성과주의 도입에 성공한 국내 대기업 전무한 이유에서 배워야경영효율성을 높여 주는 도구가 경영 합리화, 원가절감, 성과관리 등 시급한 경영 현안을 모두 해결해주는 만능은 아니다.경영학자들은 경영도구는 도구일 뿐이고 이를 과대평가해도, 과소평가해서도 안 된다고 조언한다. 위의 전략에서도 보았듯이 동일한 경영도구를 도입해도 사업의 속성과 기업문화에 따라 효과에서 차이가 난다.예를 들면 조직발전에 큰 도움이 되는 성과주의도 개인주의가 강한 미국 기업에는 효과가 크지만 개인보다는 집단을 중시하는 일본과 한국 기업에서는 효과가 미미하다.본래 성과주의는 과정이 결과보다 중시되기 때문에 결과지향적인 한국식 성과주의 제도와 맞지 않다. 성과주의가 직원의 사고방식과 행동을 장기지향에서 단기지향으로 바꾸는 문제점도 있으므로 성과주의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조직관리에 효과적인 MBO(Management by Objective)도 권력격차가 작은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미국문화에서 탄생했다. 미국에서는 목표를 정할 때 상사와 부하가 자유롭게 토론해 협상한다.하지만 권력격차가 큰 동양권은 목표를 정할 때 자유로운 토론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일방적인 결정과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MBO를 도입한 국내 기업이 미국 기업이 기대하는 수준의 효과를 보기 어려운 이유다.설정한 목표가 너무 낮거나 너무 높아도 기대한 효과를 얻기 어려우므로 목표설정에 상사와 부하의 의지가 조화롭게 반영돼야 한다.이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 와 성과관리를 연계하여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도 있다. 그러나 상사가 부하의 목표 달성도에 따라 평가를 받게 되면 부하의 목표를 가급적이면 낮게 설정하려는 경향이 나타나므로 주의해야 한다.경영도구를 도입할 때 종합적인 접근법이 필요한 이유다. 그럼에도 무늬만 번지르한 경영도구에 현혹돼 외형만 베끼고 본질에 대한 고민이 부족해 실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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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의 시스템은 오랜 기간 동안 국내 재계 서열 선두권을 유지했던 LG그룹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봐야 한다. 일반적으로 경영도구를 단순히 ICT시스템으로 보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다. 경영도구는 장기간 축적된 기업의 경영전략이나 경영노하우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시스템은 단순히 체계적으로 표현된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LS는 LG그룹으로부터 분리 독립한 이후 LS만의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했다. LS의 기업문화를 진단하기 위해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SWEAT Model의 다섯 번째 DNA인 시스템(System)을 경영도구(methodology)와 운영(operation) 측면에서 평가해 보자.◇ 핵심가치를 구현하는 도구로서 시스템구축을 접근2003년 LG그룹으로부터 분리된 이후 LS전선은 원칙과 기본준수, 호기심과 유연성, 합리적 도전, 지속적인 혁신, 성과에 따른 보상 등 5가지 핵심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ERP구축을 시작으로 다양한 경영도구를 도입했다. 2004년 4월부터 SAP의 ERP솔루션인 mySAP ERP시스템을 구축하기 시작해 2005년 7월부터 가동했다.LS전선은 ERP를 도입하면서 SCM(Supply-Chain Management), BW(Business Information Warehouse), HR(Human Resource) 등의 시스템도 동시에 정비했다. 소위 말하는 빅뱅방식인데, 당시에는 유행하던 방식이다.별도로 운영되던 모든 ICT시스템을 일시에 정비해 시스템의 일관성을 확보하고 도입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빅뱅방식은 업무의 표준화 작업을 통해 비지니스 프로세스를 혁신할 수 있도록 만든다. SAP ERP는 국내 대기업뿐만 아니라 글로벌 선도기업 대부분이 도입했을 정도로 잘 개발된 솔루션이다. 많은 선진기업이 사용하고 있다는 것은 업무 프로세스가 잘 정비돼 있고, 데이터의 정합성도 확보하고 한 솔루션이라는 의미다.SAP는 ERP뿐만 아니라 ERP를 기반으로 SCM, BW 등의 솔루션을 확보하고 있다. BW는 기존의 DW(Data Warehouse)와 같은 개념인데, SAP의 ERP 등으로부터 추출해 EIS(Executive Information System), DSS(Decision Support System), OLAP(On-line Application Processing) 등과 같은 BI(Business Intelligence) 솔루션의 기반이 되는 데이터 뱅크(Data Bank)다.2000년대 초반부터 SAP가 BW를 적극적으로 홍보했음에도 불구하고 크게 성공하지 못한 이유는 BI솔루션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BW라는 개념 자체는 매우 훌륭했지만 SAP가 자체 BI의 꽃을 피우는 데는 실패했다고 볼 수 있다. SAP 솔루션을 기반으로 ERP, SCM 등을 구축한 LS전선은 2008년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시스템을 구축했다. 고객을 세분화하고, 고객정보를 통합 관리해 영업업무의 효율성을 높였다.B2B사업을 주로 하고 있는 LS전선은 고객 수가 많지 않지만 고객중심의 영업환경변화에 대응하고 영업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CRM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미 1990년대 중반부터 대부분의 산업에서 공급과잉현상이 초래되면서 시장은 공급자 위주에서 소비자 위주로 변경됐지만 한국기업은 협소한 국내시장에 안주하면서 공급자 위주의 영업관행을 포기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시장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1997년 외환위기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LS전선도 2008년이 되어서야 시장이 소비자 위주로 재편됐다고 판단한 것이다.국내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는 몇몇 기업들은 아직도 공급자 위주의 영업을 지속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생존가능성은 낮아지고 있다. 전선시장도 LS전선과 대한전선의 독과점 상태가 지속되면서 가격담합과 같은 다양한 부작용이 초래되고 있어 과연 LS전선이 시장변화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의심받고 있다. 만약 소비자 위주의 시장에 최적화된 CRM시스템을 활용하지 않고, 기존의 영업관행을 고집하고 있다면 시스템 도입효과는 거의 제로에 가까운 것이다. 국내 기업들 대부분은 경영선진화 명목의 ICT시스템에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하고도 단순한 업무자동화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경영시스템의 구축은 업무전산화, 데이터 통합뿐만 아니라 선진화된 경영철학을 직원들에게 이식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직원들이 기존의 영업관행을 바꾸지 않고 고집한다면 경영시스템은 단순 업무처리 도구에 불과한 것이다. 최근에도 LS의 각종 부정행위가 끊이지 않고 발생하는 것을 보면 LS가 핵심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경영시스템에 대한 투자를 늘렸지만, 직원들의 업무태도를 바꾸는 데는 아직까지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이 물론 LS에만 나타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삼성그룹, LG그룹, SK그룹, 현대자동차그룹 등 국내 상위권 대기업들도 경영시스템 따로, 직원들 업무관행 따로는 일상화되어 있다.경영시스템을 도입하는 기업도 잘못이지만, 시스템구축을 리딩하는 컨설팅회사의 잘못도 크다. 솔루션을 판매하는 것은 솔루션의 기조에 깔린 경영철학을 전수해 주는 것인데, 이런 노력은 하지 않는다. 국내 ICT산업에서 솔루션개발이 활성화되지 못한 것은 정부의 지원보다는 관련 업계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기업들의 잘못이 더 크다. ◇ 소통을 기반으로 협업활성화 해 기업경쟁력 향상 LS 경영진은 조직 내부의 소통을 강조해 업무혁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1년 기존의 전자문서관리시스템(Electronic Document Management System, EDMS)의 고도화를 위해 콘텐츠관리시스템(Enterprise Content Management, ECM)을 도입했다.EDMS가 쌓아둔 내부문서를 관리하는 것에 그쳤다면 ECM은 문서의 관리뿐만 아니라 각종 협업기록까지 관리하고, 재활용까지 가능케 한다. 최근에는 ECM에 모바일 기기로도 접근이 가능하고, 동료들과 협업까지 할 수 있다. 현장에서 생산한 문서를 빠르게 접근하고, 협업이 중요한 건설업체나 제조업체에서 ECM에 대한 수요가 높은 편이다.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등과 같은 SNS솔루션이 인기를 끌자, 기업용 SNS솔루션을 활용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데, LS_Nikko동제련도 그 중 하나다.LS_Nikko동제련은 본사와 현장 근로자간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다우기술의 ‘오피스톡’을 도입했다. 그룹웨어와 연동해 지식 및 문서를 공유하기 위한 목적이다. SNS가 그동안 기업 업무포털이나 그룹웨어에서 사장됐던 메신저, 게시판기능 등이 활성화되고 있다.기업들이 자체 그룹웨어나 SNS솔루션을 구축하고 있지만, 직원들은 기업솔루션보다는 편리한 개인용 SNS를 많이 활용하고 있다. 카카오톡이나 라인과 같은 솔루션이 대표적이다. 소통도 경영진이 아무리 말로 강조해도 활성화되지 않는다. 직원들이 스스로 소통을 하는 것이 업무효율에 도움이 되고, 기업의 성과를 향상시킬 수 있다고 믿어야 한다.그룹의 경우 계열사, 기업 내부의 경우 부서, 본부, 팀별, 팀 내부에서는 개인간 거대한 장벽이 버티고 있어 정보나 지식이 소통되지 않는 사일로(silo)현상이 일반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현재 박근혜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정부 3.0’도 정부부처간 소통이 되지 않는 칸막이 현상을 타파하기 위한 목적에서 추진되고 있다. 보수적인 관료주의가 팽배한 대기업 조직도 칸막이 현상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LS의 경영진들은 소위 말하는 ‘대기업병’을 치유하기 위해서 소통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소통을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마련에 고심하고 있다.ECM이나 기업용 SNS솔루션을 도입한다고 곧바로 소통이 원활해지는 것은 아니다. 삼성그룹에서 도입해 효과를 본 성과급제도가 소통을 막는 장애물로 작용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도 소통이 단기간의 제도나 구호보다는 직원들의 태도변화로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직원들의 성과를 향상시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직원의 자아성취를 돕는 차원에서 소통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직원들이 스스로 만족하고 일터가 즐거워야 기업의 경쟁력이 향상되기 때문이다. 경영진이 LS를 진정한 일과 삶의 균형(Work and Life Balance) 일터로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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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는 꼼꼼한 관리와 계획을 중시한 삼성그룹과는 달리 현장을 중시했기 때문에 경영시스템의 도입에 대한 고민이 크지 않았다.실제 경영선진화와 경영합리화를 위해 다양한 경영시스템을 도입한 삼성그룹, LG그룹 등과 달리 현대는 특별히 눈에 드러난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았다. 경영진의 감에 의한 경영이 현대가 위기상황에 처해지게 된 이유가 아닌가 생각된다.현대의 기업문화를 진단하기 위해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SWEAT Model의 다섯 번째 DNA인 시스템(System)을 경영도구(methodology)와 운영(operation) 측면에서 평가해 보자.◇ 비전 2020달성을 위해 다양한 경영도구 도입 시도현대는 다른 그룹에 비해 경영도구의 도입에 대한 관심도 낮고 이해도도 낮은 편이다.현대는 현대상선,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아산, 현대증권, 현대로지스틱스 등 계열사가 서비스업과 연관되어 있어 제조/유통 기업에서 업무용으로 사용하는 ERP(전사적자원관리), CRM(고객관계관리), SCM(공급망관리), EIS(임원정보시스템) 등의 시스템의 도입도 늦은 편이다. 업무관리효율성보다는 영업력 강화로 외형성장을 중시한 결과로 보인다. 2011년부터 경영관리시스템의 선진화를 위해 PMS(Performance Management System, 성과관리시스템), RMS(Risk Management System, 위험관리시스템), SMS(Sales Management System, 판매관리시스템) 등의 시스템을 도입하기 시작했다.PMS는 조직에서 개인의 업적이나 역량을 평가하기 위해 구축하는 시스템이다. 업적을 중시할 것인지, 역량에 초점을 맞출 것인지 등을 결정해야 하고, 개인과 조직간의 성과배분에 대한 기준도 정해야 한다. PMS가 제대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개인별 업무정의(Job Description), 이에 따른 직무평가(Job Evaluation) 기준을 정립해야 한다. 현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 현대증권, 현대로지스틱스 등의 실적이 악화되고, 금강산관광의 중단으로 현대아산의 사업이 정지되면서 위기관리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처음으로 도입한 것이 RMS다. RMS는 기업이 대내∙외 환경에서 초래되는 다양한 위험을 사전에 대비할 수 있도록 구축하는 시스템이다.RMS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위험의 종류, 위험의 심도, 발생가능성, 긴급도 등에 대한 정의와 분류가 필요하다.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면서 기업경영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위험을 주로 관리한다. RMS는 위기관리시스템인 CMS(Crisis Management System)의 초기단계로 조기경보시스템(Early Warning System)의 역할을 수행한다. RMS가 제대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위기대응시나리오, 즉 컨틴전시플랜(contingency plan)도 개발해야 한다. 컨틴전시 플랜이란 경영자가 미래에 발생할 것이라 예측하는 데 어려움이 있거나 혹은 예측했다 하더라도 짧은 기간 동안 회복하는 것이 어려운 우발적인 상황이 닥쳤을 때, 이를 대비하기 위한 방안을 준비하는 위기관리 경영기법을 말한다.현대아산의 경우 북한군에 의한 금강산 관광객 피살이라는 초유의 사태에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해 금강산관광이 파국으로 치닫게 만들었다.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공격적인 영업이 우선되어야 하므로 영업을 관리하기 위한 시스템으로 SMS도 구축하고 있다. 또한 임직원이 자신의 실적을 공정하게 평가 받을 수 있도록 SSI(Super Sales Initiative, 영업력향상)와 TCR(Total Cost Reduction, 전사적비용절감) 개념도 도입한다.SSI는 영업최우선주의를 모토로 영업력 강화에 필요한 조치를 실행하는 것을 말한다. 영업실적이 좋은 사람에게 합리적인 성과보상을 하고, 영업전문가를 육성하고 영업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을 운용한다.TCR은 개발, 제조, 물류, 서비스 등 기업의 가치사슬(value chain)상에서 발생하는 모든 비용을 최대한 절감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말한다. 종합적으로 보면 현대는 글로벌경영환경이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울 정도로 복잡하고 혼란스럽기 때문에 상시적으로 위기를 관리하기 위해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효율적으로 인력을 운용해 성과를 창출하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현장을 중시하고, 설정된 목표를 향해 돌진하는 조직의 특성을 잘 반영한 경영도구라고 평가할 수 있다. 문제는 이 도구들의 운영성과가 그다지 좋지 않다는 점이다. 시스템을 구축했지만 본질을 놓치지 않았나 생각된다. 예를 들어 RMS도 시스템 자체의 프로세스를 정의하고 구축하는 것은 쉽지만, 위험을 정의하고, 그에 대비하는 컨틴전시 플랜을 수립하기는 매우 어렵다. 기업내부의 임직원들이 예측하는 위험은 과거의 경험을 기반으로 하지만, 현재와 미래의 위험은 과거의 위험과 전혀 다르다.즉 과거의 경험에 의존한 비상계획이 실제 위험을 예방하거나 해결하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따라서 창의적 사고를 하는 외부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 현대상선도 다양한 경영도구를 도입하지만 운영은 부실현대상선은 경영관리 혁신을 위해 2012년 EIS(Executive Intelligence System, 임원정보시스템)과 MI(Marketing Intelligence, 마케팅분석시스템)을 구축했다. EIS는 최고경영자, 임원, 관리자가 기업의 각종 데이터를 기반으로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이다.이에 반해 MI는 상품, 서비스의 생산, 소비 등 마케팅 관련 정보를 분석하는 시스템이다. MI가 시장의 정보를 체계적으로 분석해 주는 역할을 하므로 BI(Business Intelligence)가 가능해진 것이다. BI는 기업의 ERP, SCM, CRM 등 각종 업무용시스템에서 통합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능적인 의사결정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분석한 시스템의 총칭을 말한다. 현대 U&I는 현대상선의 물류관리를 최적화할 수 있는 스마트워크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컨테이너 관제, 차량관제, 설비관리, 조선소∙항만 야드 관리 등의 기능을 개발해 현장과 자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목적이다.컨테이너 관제는 화물이 컨테이너에 승선한 이후 하선까지 모든 과정을 모니터링하는 것이다. 컨테이너의 위치를 추적하기 위해서는 GPS(Global Positioning System)나 LBS(Location based Service) 등의 기능이 필요하다.GPS는 인공위성을 이용해 비행기, 선박, 자동차 등의 위치를 정확히 알 수 있는 시스템이다. LBS는 휴대폰이나 PDA와 같은 이동통신망과 IT기술을 종합적으로 활용한 위치정보 기반의 시스템 및 서비스를 말한다.LBS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이동통신회사의 기지국과 통신망을 이용해야 한다. 현대 U&I가 국내에서 현대상선의 컨테이너관제를 위해 SK텔레콤과 협력하는 것도 SK텔레콤의 기지국과 통신망을 활용하기 위한 목적이다.현대 U&I가 현대상선의 글로벌 서비스를 지원하려면 해외국가의 이동통신회사의 통신망을 활용하거나 해외 로밍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 국가간 화물이동의 대부분이 컨테이너에 실려 배로 운송되는데 정확한 이동경로, 위치, 보관상태 등을 파악하는 것은 아직까지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현대상선은 2013년부터 화물운송경로와 목적지 도착예정일을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일명 GIS(Geographic Information System)로 지도 위에서 자신의 화물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현대상선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다양한 경영도구를 도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이런 노력이 수렁에 빠진 기업을 구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실제 현대상선이 도입한 시스템이 경영혁신에 필요한 시스템이기는 하지만 이 시스템만으로 경영혁신이 되지는 않는다.EIS나 MI와 같은 시스템도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20여 년 전에, 국내 대기업도 대부분 10 여 년 전에 도입했던 것이다. 현대가 선진 경영도구의 도입에 관심을 갖지 않고 있다가 변화의 바람을 놓친 것이다. 기업문화의 진단도구인 SWEAT Model에서 다섯 번째 DNA가 시스템이고, 시스템에 운영(operation)이라는 요소(element)를 포함시킨 이유가 있다. 기업들이 외형적인 경영도구의 도입에는 관심이 높지만, 운영에는 관심이 낮기 때문이다.시스템이 하드웨어라고 보면 운영은 소프트웨어에 해당된다. 아무리 좋은 시스템을 도입해도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기업들이 많은 예산을 들여 다양한 BI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 가보면 활용도가 매우 낮다. 대부분의 시스템이 구축되자마자 사장된다. 왜냐하면 운영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기보다는 외형적으로 어떻게 보일 것 인지만 고민하기 때문이다.시스템의 UI(User Interface)와 같은 디자인만 화려하게 꾸민다. 데이터를 어떻게 분석하고, 의사결정에 활용하기 위해 어떤 분석도구를 선택할 것인지는 관심도 없다. 기존에 하던 단순한 분석프로세스를 시스템에 적용하는 수준에 그친다.당연하게 시스템의 활용도가 낮아져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시스템이 된다. 외국의 글로벌기업들과는 운영실적에서 차이가 크다. 국내 기업들이 경영도구를 도입하면서 어떤 점을 고민해야 하는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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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은 삼성이 일본식 경영을 도입해 성공한 것과는 달리, 미국식 경영방식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00년대 이후 적극적 M&A를 추진하면서 보여준 두산의 경영방식은 조화를 중시하는 일본식보다는 성과와 효율을 중시하는 미국식 경영에 가깝다.단기간에 사업구조를 완전하게 뜯어 고치고 성과를 내면서 축배를 들었지만 ‘밥캡의 저주’가 맴돌고 있다는 말이 떠나지 않고 있다. 두산의 기업문화를 진단하기 위해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SWEAT Model의 5번째 DNA인 시스템(System)을 경영도구(methodology)와 운영(operation) 측면에서 평가해 보자.◇ ERP, CRM, KMS 등 시스템 도입으로 경영선진화 노력 중두산이 경영도구 관점에서 도입하고 있는 시스템은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KMS (Knowledge Management System) 등으로 다양하다.최근 두산건설은 사업수지관리시스템에 ERP, EPM/BI 솔루션을 도입했다. 기능단위로 구동되던 시스템을 프로세스를 통합해 데이터가 자연스럽게 흘러갈 수 있도록 했다.ERP는 기업의 업무전반에 걸쳐 데이터통합에 초점을 맞춘다. 회계나 재무부문에서 효과가 크고, 결산업무도 빨라진다. EPM/BI(Enterprise Performance Management and Business Intelligence) 솔루션은 퍼포먼스 스코어카드(Performance Scorecard)를 활용해 성과와 비즈니스인텔리전스를 관리한다. 기업은 EPM/BI를 통해 객관적 성과관리 역량을 강화하고 가치지향적 조직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다.두산의 박용만 회장이 따뜻한 성과주의를 강조한 것도 성과관리시스템의 도입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BI솔루션은 기업의 정보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경영진의 중요한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는 DSS(Decision Support System), EIS(Executive Information System), SIS(Strategic Information System)의 핵심솔루션이다.두산건설은 오라클의 BI솔루션을 통해 손익을 분석한다. 사업수지에 영향을 미치는 수 백 개의 항목을 정해진 비즈니스 규칙(rule)을 적용해 시뮬레이션(simulation)하고 그 결과를 전자결제시스템과 연동해 사업결정에 활용한다. 두산건설이 건설회사의 애로점을 해결하기 위해 도입한 KMS도 다른 기업과는 달리 건설업에 최적화돼 운영하고 있다. 일반 기업이 도입하고 있는 KMS는 회사가 관리하는 모든 지식을 총망라해 등록하게 되어 있지만 두산의 KMS는 꼭 필요한 지식만 등록하도록 한다.건설회사의 업무처리에 필요한 법률정보나 인물정보가 별도로 관리된다. 일반적으로 KMS가 중요시하고 있는 CoP(Community of Practice)라고 부르는 지식동아리활동을 위한 공간은 아예 없다. 두산인프라코어는 CRM솔루션으로 국내 업체의 디딤(DIDIM, Doosan Infracore Dealer Information Management)을 구축해 운용한다. 이 솔루션은 기존 ERP시스템과 연계돼 고객의 프로필, 실적, 활동보고서, 출장보고서 등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해 준다.기존의 C/S방식이 아닌 웹(web)방식으로 구동해 이동 중이나 외부에서도 접근이 가능하다. 딜러정보가 담당자의 개인 PC에 저장되면서 통합관리가 불가능했는데, CRM솔루션을 구축함으로써 통합관리가 가능해졌다. 2013년 두산은 해외 법인을 통합하는 해외사업장 대상 GSI(글로벌싱글인스턴스) ERP시스템구축을 완료했다. 모두 독일의 ERP 패키지인 SAP기반이다.GSI ERP란 해외법인의 ERP 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한 것을 말한다. 경영진에게 실시간으로 다양한 관점의 의사결정 데이터를 제공해 글로벌 전략을 수립할 수 있도록 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급변하는 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두산은 GSI ERP로 정보시스템을 통합해 글로벌 경영관리가 가능해졌다.두산의 GSI ERP가 기업업무 프로세스 과정에서 발생하는 내부데이터를 통합해 주는 것에 한정되기 때문에 미래를 예측하는데 한계가 있다.글로벌 기업들이 내부의 업무데이터보다는 외부환경변화에 주목해 글로벌정보경영전략(GIMS)체제를 갖추고 있는 것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정보경영전략은 글로벌기업이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다양한 국가의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과학기술 등의 변화도 모니터링한다. 두산이 해외사업장이 많아 정보통합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 것으로 보이지만, ERP의 통합은 글로벌정보경영전략의 초기단계에 하는 일이다. 이제 통합된 데이터의 분석과 활용인 BI단계로 접근해야 한다. 두산건설이 오라클의 BI솔루션을 도입해 수지분석을 위한 시뮬레시션을 하는 것은 합리적인 의사결정에 유리하다. 두산도 정보경영에 대한 성공체험을 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글로벌정보경영전략 수립의 니즈가 내부에서 나올 것이라고 본다.◇ 시스템경영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으면 위기가 반복된다2005년 두산이 형제의 난을 겪으면서 우왕좌왕하면서 시스템경영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여실하게 드러났다. 기업의 의사결정과정은 프로세스로 잘 정의돼야 하고,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할 수 있어야 하지만 그 당시는 모든 업무가 정지된 것처럼 보였다.결국 두산은 시스템에 의해서가 아니라 회장과 오너 일가의 직관과 경험에 의해 경영되고 있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다른 국내 기업과 마찬가지로 ‘경영자 리스크’에 노출되어 있다.최근 그룹 회장이 구속되어 있는 한화그룹과 SK그룹을 비교하면 시스템경영에 대한 준비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이 배임과 횡령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 받아 법정구속됐다. 불구속 기소로 경영활동이 자유로웠고, 검찰의 기소가 불합리하다고 판단해 무죄까지 기대했다고 한다. 1심으로 급작스럽게 회장이 구속되자 그룹의 모든 활동이 정지됐다. 2012년 한화창립 60주년 행사의 세세한 부문까지 옥중에서 지시하면서 회장이 그룹의 모든 의사결정에 절대적인 권한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오히려 재판에 불리하게 작용했다.2심 재판을 받던 김승연 회장은 건강악화를 이유로 형집행정지를 받아 병원에 입원 중이며, 병세가 호전되지 않아 형집행정지가 1차례 연장됐다. 한화그룹은 비상경영체제를 유지 중이나 주요한 사업은 모두 중단된 상태라며 그룹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선처를 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이에 반해 SK그룹은 검찰의 기소내용과 달리 재판부가 판단하면서 구속됐던 최재원 부회장은 보석으로 석방되었고, 불구속 기소됐던 최태원 회장이 1심 판결로 법정구속됐다.최재원 부회장이 모든 죄를 자백했지만 법원은 허위자백으로 판단했다. 최태원 회장도 불구속 기소되었기 때문에 자신이 구속될 것이라고 추호의 의심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이미 전문경영인체제가 구축돼 있어 시스템경영을 하고 있는 SK그룹의 계열사들은 정상적인 사업활동을 영위하고 있다. 불행 중 다행이라고 볼 수 있다.SK그룹은 최종현 회장의 사망 이후 손길승 회장체제로 운영되면서 시스템경영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SKMS라는 경영원칙을 개발했고, 모든 계열사의 임직원이 지키도록 요구했다.2003년 SK글로벌 사태로 최태원 회장이 처음 구속됐지만 그룹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았다. 한국에서는 경영자와 정치인은 ‘교도소 담장 위를 걷는다’고 말할 정도로 다양한 위험(risk)에 노출돼 있다. SK와 같이 시스템경영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 기업도 많지 않을 것이다.두산도 전∙현직 회장들이 조사를 받고 유죄가 확정되는 과정을 지켜보던 전문가들은 두산의 경영시스템에 우려를 드러냈다. 두산이 위기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경영과 전혀 관계없는 박용현 회장을 선임해 신뢰성 위기는 극복하려고 노력했지만 시장의 신뢰는 회복되지 않았다.과도경영인에 불과했던 박용현 회장이 물러나고, 동생인 박용만 회장이 취임했지만 두산에 대한 평가가 크게 변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박용만 회장이 주도한 인수합병 기업들의 실적이 나빠지면서 리더십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룹 오너의 리더십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대기업의 경영환경에서 단기필마로 적진을 누벼야 하는 오너는 위험하고 외롭다. 원래 지주회사는 순환출자고리를 끊고, 적대적 M&A에 대한 취약성을 해소하고자 도입했지만 오너의 경영리스크(management risk)를 완화시켜주는 역할도 한다.문제는 지주회사가 과거 그룹 회장 비서실이나 외환위기 당시의 구조조정본부와 유사한 수준의 역할밖에 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지주회사는 계열사 전반에 대한 관리뿐만 아니라 사업방향설정, 위험모니터링도 함께 해 줘야 한다. 지배구조나 경영시스템에 대한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기업이 삼성그룹이다. 삼성그룹은 글로벌 선도기업에서 검증된 경영도구를 도입하기 위해 매년 수천억 원을 투자한다. 선진화된 경영도구가 단순히 업무효율화를 높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직원의 역량강화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임직원들 개개인의 능력보다는 시스템에 의한 경영이 정착될수록 오너의 경영위험은 최소화된다. 두산도 삼성이 도입하고 있는 시스템에서 많은 노하우를 배울 수 있다고 본다.-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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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가 창업 10년 만에 최대의 위기에 봉착했다. STX의 성과는 대규모 M&A에 의한 덩치 키우기와 이에 따른 조선업을 호황으로 눈부신 편이다. 부실기업을 인수해 실적을 향상시켜 상장시켜 투자금을 회수한 후 다시 그 자금으로 연관기업을 인수하는 전략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전까지 ‘마이다스의 손’이라는 말에 어울릴 정도로 성공을 거듭했다.하지만 글로벌 경기침체는 조선업에 영향을 미치고 차입이 많은 STX의 경영실적은 곤두박질치고 있다. STX의 기업문화를 진단하기 위해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SWEAT Model의 3번째 DNA인 성과(Performance)를 이익(profit)과 위험(risk) 측면에서 평가해 보자.◇ 차입을 통한 M&A로 단기간에 규모 키웠지만 부실도 키워STX가 지난 10여 년 동안 사업상에서 보여준 성과는 눈부시다고 볼 수 있다. 강덕수 회장 자신이 재무통이다 보니 M&A나 기타 사업평가에서 재무적 성과를 우선적으로 챙기고, 이에 따라 건전한 재무구조를 가진 것으로 판단된다.그러나 STX가 그동안 보여준 충분한 여유자금 없이, 시장가격보다 조금 높은 금액에 M&A를 하는 것은 위험하다. 조선업에 특화된 사업을 해외건설과 국내 주택건설과 같은 건설업으로 확장해 2011년 4월에 유동성 위기에 몰렸다. 강덕수 회장 본인이 사재를 털고 관련 계열사를 동원해 급한 불은 진화했지만 재무구조가 개선되지는 않았다. 현재까지는 적절한 성과를 바탕으로 야심 차게 추진한 M&A도 대부분 성공했지만 막대한 규모의 부채는 남아 있다. 4조원 규모의 채권을 가진 산업은행이 바로 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낮아 유동성 위기로 몰리지는 않겠지만 10조원이 넘는 부채를 영업이익을 갚기는 어렵다.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세계 경제도 침체되기 때문에 무역에 따른 물동량에 크게 의존하는 주력사업인 조선 관련업이 침체기로 들어갔다고 봐야 한다. 당분간 사업호전은 어렵다.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조달조차 어려워지면서 빚을 갚기 위해 빚을 내야 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해외법인에 대한 무리한 투자도 재무부담을 키웠다. STX유럽도 알짜 자회사인 STX OSV를 매각했기 때문에 다시 적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유람선 건조도 급격하게 늘어나기 어렵다.STX다롄에도 2조원이 넘는 돈을 투자했지만 실적은 좋지 않다. STX다롄의 지분매각을 추진 중이지만 실적이 좋지 않은 기업의 지분이 제대로 된 평가를 받기는 어렵다. STX에너지가 벌인 해외사업을 매각해 자금을 확보하려고 시도하지만 규모가 너무 작아 재무구조 개선에는 한계가 있다. 대규모 장치산업인 조선사업은 경기변동에 유동적으로 대처하기 어렵다. 2000년대 초반 세계 각국의 재정정책으로 인해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조선발주가 급격하게 늘었지만 2008년 이후 급감하고 있다.이미 수요에 비해 많은 선박이 공급되었고, 배의 평균수명이 30년이나 되기 때문에 단기간에 새로운 발주를 기대하기 어렵다. 자산인 생산설비가 남아 있어 채무상환이 문제가 없다고 볼 수 있지만 활용도가 떨어지면 고가의 생산설비는 고철에 불과하다.◇ 진퇴양난의 위기를 돌파할 묘책은 글로벌정보경영전략에서 찾아야산업의 불황에 막대한 채무를 짊어지고 있는 STX는 ‘진퇴양난(進退兩難)’의 상황에 직면해 있다. 동양적 의미의‘위기(危機)’상황으로 위험하지만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하지만 전문가의 입장에서 보면 묘책(妙策)이 보이지 않는다.시장에서는 강덕수 회장이 지금까지 보여준 리더십과 돌파 능력으로 새로운 모멘텀(momentum)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만 하더라도 기업들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경제가 바로 회복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2009년, 2010년 연이어 성장이 둔화되면서 2011년부터 위기감에 직면했다. 강덕수 회장도 2011년부터 그룹 경영목표를 ‘내실과 안정’을 모토로 삼았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다른 기업들이 투자를 축소할 때 STX는 역량강화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경영자에게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자질이 ‘미래 패러다임변화를 읽을 수 있는 직관력’이다.과거에는 산업의 변화가 적었고, 사회변화도 느렸기 때문에 경영자가 자신의 과거 경험으로 사업의 방향을 결정했지만 큰 오류는 없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산업의 융∙복합화가 급격하게 진전되고, 눈에 보이지 않는 경쟁자가 끊임없이 나오기 때문에 개인의 제한된 경험으로는 대처가 불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고집을 부리는 경영자가 많다.글로벌시장 환경변화에 대응하는 경영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글로벌기업들이 도입하는 시스템이 글로벌정보경영전략(GIMS, Global Intelligence Management Strategy)시스템이다.EIS(Executive Information System),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 SCM(Supply Channel Management),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등 현재 기업경영에 활용되는 시스템은 기업 내부의 과거 데이터(data)의 조합과 나열에 지나지 않아 미래경영전략을 수립하는데 한계가 있다. 역사를 배우는 것이 과거의 알아 미래를 대처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하지만 이 격언(maxim)도 현재는 매우 제한적으로 받아들여진다. 글로벌정보경영전략은 현 기업경영시스템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외부정보(external intelligence)를 수집한다.시장을 선도할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도 단순히 R&D비용을 늘리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경쟁자의 기술개발현황이나 장∙단점에 관련된 정보를 수집해 단기간에 경쟁우위를 점할 수 있는 기술개발전략을 수립해 실천해야 한다.STX가 이라크 등지에서 자원개발과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고군분투(孤軍奮鬪)를 하고 있지만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것만으로 미흡하다. 체계적인 정보전략을 수립해 대응하지 않으면 임기응변(臨機應變)식의 대응에 그치게 될 것이다. 재무업무를 하다가 그룹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강덕수 회장이 경영전략을 수립하는데 글로벌 시장에 대한 정보가 충분하게 제공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대차대조표 분석에 의존한 M&A는 성공가능성이 높지 않다.기업의 가치란 외형적으로 보이는 수치만으로 평가하기 어렵고, 핵심경쟁력을 가지지 않은 기업이 장기간 생존하기도 어렵다. STX의 M&A가 장기적 관점에서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것도 기업평가가 부실하게 이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내실경영전략은 적절하지만 세부 실행계획을 수립하기 위해서 사업을 영위하는 모든 영역과 시장에 관한 글로벌 정보가 필요하다. 글로벌정보경영전략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STX도 ‘끓는 냄비 속의 개구리’처럼 회장의 성공 신화에 도취해 변화에 둔감하게 대응했다는 지적도 겸허하게 수용해야 한다.◇ 본원적인 경쟁력을 확보해야 생존할 수 있다국내 대기업의 경영자들은 계열사 수를 늘리고, 매출규모를 키우는 것이 사업을 잘 하는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다. 매년 자산이나 매출규모로 기업의 서열을 매기는 방식은 아직도 변하지 않고 있다.자본주의체제 도입이 오래되지 않았다는 것도 핑계거리가 되지만 3대를 제대로 넘기는 대기업이 없다. 후계자들의 탐욕과 무능한 경영으로 기업이 망하기도 하지만 핵심경쟁력이 없기 때문에 망한다고 봐야 한다. 정치적 밀약으로 사업권을 획득하고, 내부거래로 규모로 키우는 방식으로 핵심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STX의 부실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이 조선업 불황이 결정적이었다고 주장하지만 본원적인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결과라고 봐야 한다.국내 건설업체 전체가 단순 토목이나 아파트건설과 같은 묻지마 부동산 개발로 휘청거리는 것도 본원적 경쟁력의 바탕이 되는 특화된 기술이나 사업영역이 없기 때문이다. 국내 조선업도 기술개발보다는 묻지마 수주경쟁과 덩치 키우기로 일관하면서 불황의 직격탄을 맞아 휘청거리는 것이다.강덕수 회장은 생산이나 기술직무 출신이 아니라 재무직무 출신이라 기술력보다는 자금에 의한 경영을 우선했다. 재무제표와 숫자에 기반한 경영은 쉬워 보이지만 기업의 본원적 경쟁력확보와는 무관하다.우량계열사의 실적을 내부거래로 나눠먹고, 일감을 몰아주는 방식이 횡행하는 것도 기업의 부실을 심화시킨다. STX도 내부거래비율이 매우 높은 대기업에 속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지적을 받기도 했다. 수직계열화로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고 하지만 내부거래가 계열사의 동반부실을 심화시킨 주범이라고 봐야 한다. 최근 내실경영을 위해 생산/품질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계열사별 독자자립 경영체제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STX는 글로벌 생산기지를 확충하기 이전에 국내에서 빅 3에 버금가는 생산력과 기술력을 확충하는데 주력했어야 했다. 계열사별 독자자립 경영체제도 현재의 사업구조에서 구축하기 쉽지 않다.그렇다고 비관만 할 수 없으니 조직을 재정비하고, 기술력을 개발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기술기업이 살아 남기 위해서는 첫째 목표도 기술개발, 둘째 목표도 기술개발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한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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