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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현대그룹에 속했다가 분리된 현대자동차그룹(이하 현대차), 현대중공업그룹(이하 현대중공업), 새로운 현대그룹(이하 현대그룹)을 범현대가 그룹으로 통칭한다.범현대가그룹은 한때 국내 최고 재벌그룹으로 명성이 자자했지만 창업자인 정주영 회장의 사망 이후 후계승계 문제가 발생해 그룹이 분할되면서 명성에 금이 가고 있다.삼성이 과감한 혁신과 IT산업열풍을 활용해 급격하게 성장할 때 현대차와 현대중공업은 약진했고 반면 현대는 침몰했다.실제로는 사업이 너무 다른 그룹을 과거 현대그룹이라는 한 뿌리에서 나왔다고 범현대가로 부르는 것 자체가 모순일지도 모르지만 기업문화가 유사하기 때문에 무리가 없다고 판단된다. ▲ 평가대상 기업의 성취도 비교 ◈ 가장 점수가 낮았던 현대상선은 구조조정 회오리 피해가지 못해2013년 1월 범현대가그룹 중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제철, 현대건설, 현대중공업, 현대상선 등 6개 기업을 평가했다.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자동차산업의 활성화로 높은 점수를 받았고 현대제철과 현대상선은 6개 기업 중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현대상선은 현대그룹의 적통을 이어 받았고 대북사업을 주도해 인지도는 높지만 해운업의 부진, 대북사업으로 인한 손실, 명확한 리더십의 부재 등으로 앞길이 험난해 과거의 명성을 회복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는데 2016년 4월 현재 난파선이 됐다.현대상선이 부실하게 된 것은 경영을 잘못한 것도 있지만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제철, 현대중공업 등의 물류를 잃은 것도 크게 작용했다. ◈ 현대자동차도 미래기술을 확보하지 못하면 미래는 불투명현대자동차는 현재 한국의 수출을 이끌고 있는 3대 산업, 즉 차화정(자동차, 화학, 정유)에 포함돼 있다. 증권사들이 차화정이라는 말을 만들었지만 실속은 전혀 없는 용어로 전락했다.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미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품질문제로 고전을 하다가 2000년대 들어 일본업체들이 엔고로 주춤하는 사이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도약하고 있다.수출 다변화를 위해 유럽, 러시아, 중국, 인도, 중남미 등의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하고 있다. 유럽과 러시아 등의 경제불황으로 매출이 변변치 못한 것도 풀어야 할 숙제다.하지만 국내에서 국내소비자 역차별, 품질문제, 전기자동차 등 미래기술 확보에 애로 등으로 미래전망은 밝지만은 않다. ◈ 현대건설과 현대중공업 모두 인지도는 높지만 사양산업에 속해현대건설도 현대그룹 위기 이후 주인 없이 유랑하다가 현대차에 인수됐지만 국내 대표적인 건설업체로 인지도가 높고 해외사업부문도 경쟁력을 갖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그러나 국내 건설산업이 사양길에 접어들었고 단순 토목위주의 사업구조로는 성장의 한계가 있어 장기적으로 좋은 직장이라고 보기는 어렵다.현대중공업도 다수의 관련 기업으로 구성됐지만 조선, 플랜트 등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다만 조선업이 불황으로 접어들었고 2013년 1월 기준 현대중공업이 창사 이해 처음으로 구조조정을 했을 정도로 미래전망이 밝지 않다는 점을 감안했다.2016년 4월 현재 조선업의 불황이 오래 지속되고 믿었던 해양플랜트가 애물단지로 전락하면서 현대중공업도 현대상선과 마찬가지 신세로 전락했다.전체적으로 보면 범현대가그룹도 관련 계열사의 숫자에 비해 구직자에게 우량기업이나 초우량기업으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기업은 많지 않았다. – 계속 -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장>stmi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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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의 창업자인 정상영 회장은 수십 년간 국내 최고의 재벌기업으로 군림했던 현대그룹의 창업주인 정주영 회장의 친동생이다.정상영 회장이 KCC를 창업하던 시기에도 현대그룹은 이미 국내 굴지의 그룹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KCC는 정상영 회장이 형의 도움 없이 맨손으로 성장했다고 하지만 현대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이 없었다면 오늘의 KCC는 없었다고 볼 수 있다. KCC의 기업문화를 진단하기 위해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SWEAT Model의 세 번째 DNA인 성과(Performance)을 이익(profit)와 위험(risk) 측면에서 평가해 보자.◇ 재무투자에 능하고 튼튼한 기업이라는 인식 KCC는 국내 건축자재 시장에서 확고한 지위를 바탕으로 재무구조가 튼튼한 알짜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2003년 현대그룹이 자금난에 빠져 정몽헌 회장이 지원을 요청했을 당시에도 자금지원을 아끼지 않았다.2008년 한라그룹의 정몽원 회장이 자동차 부품업체인 만도를 재인수할 때도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했다. KCC는 주요 고객사라는 이유로 현대중공업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 등의 주식도 상당량 보유하고 있었다.2011년 12월에는 삼성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에버랜드 주식을 재무적 투자목적으로 매입하기도 했다. KCC는 범 현대가 그룹과 주식이나 투자거래를 하면서 손해를 보기보다는 막대한 차익을 거뒀다. KCC가 주식투자에 대해서는 일가견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막대한 규모의 현금유보금과 주식보유 지분으로 인해 재무구조는 매우 튼튼하다.KCC의 재무구조가 긍정적으로 평가 받는 이유 중 하나는 이익을 내고 있는 주요 사업이 안정적인 매출처를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다.자동차용 도료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선박용 도료는 현대중공업과 삼호중공업, 가정용 도료나 건자재는 현대건설, 현대아이파크, 현대산업개발, 현대엠코를 포함한 범 현대가 건설회사 등이 주요 고객이다. 자동차용 안전유리도 국내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고객이다. 이들 범 현대가 기업들도 KCC 제품의 품질에 문제가 있었거나 가격이 터무니 없이 비쌌다면 고객이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본다. 안정적인 고객군도 확보하고 있지만 KCC는 이들 사업에 막대한 매출을 달성하고 있으며, 이익도 내고 있다.다만 그룹 매출의 60% 이상을 건자재 사업에서 내고 있는데 국내 자동차시장과 조선시장의 성장이 한계에 직면해 있고, 건설시장은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다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악화되고 있는 외부환경이 재무구조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그동안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던 범 현대가 기업들도 실적부진으로 인해 원가하락 압력을 받고 있어 KCC가 일정 수준 이상의 이익을 내도록 방치할 수 없다는 것도 고민거리다.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은 글로벌 가격경쟁력을 이유로 KCC에게 원가절감을 요구하고 있다. KCC입장에서 보면 수요는 정체되거나 줄어들고 있는데, 납품단가가 떨어지면서 외형매출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아직까지는 큰 문제가 되지 않고 있지만, 이 추세가 장기화될 경우 튼튼하다고 자부하고 있는 재정건전성도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 전방산업의 부진으로 공장가동률까지 하락 KCC의 핵심계열사인 ㈜KCC의 매출 50%는 도료사업이, 30%는 자재사업이 차지하고 있다. 도료사업은 자동차도료를 빼면 선박용 도료와 건축용 도료는 이미 포화상태다.자동차도료시장은 현대자동차그룹이 최근 몇 년 동안 중국, 미국 시장에서 판매대수를 급격하게 늘리면서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2013년부터 현대자동차그룹의 판매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어 실적이 예상치를 하회할 가능성이 높다. 현대자동차그룹은 국내소비자 역차별 논란을 겪으면서 국내시장의 점유율도 하락하고 있다.건축용 도료도 신축 건물이나 아파트시장이 큰데, 2010년 이후 국내 아파트시장이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리모델링이나 재건축 수요도 사라지면서 매출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오래된 아파트나 건물들도 경비절감을 이유로 외벽 단장을 소홀히 하면서 수요가 늘어나지 않고 있다.건축외벽을 유리로 하거나 대리석으로 치장하는 건물들이 늘어나는 것도 건축용 도료의 수요를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아파트건설시장이 활성화되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안정적이지만 범 현대가에 집중된 고객군을 다변화하기 위해 KCC는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2011년 삼성에버랜드의 지분을 매입했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KCC가 범 현대가에 치중된 사업구조를 탈피해 삼성그룹까지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2년이 지난 현재의 결과로 보면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은 빗나갔다. KCC가 삼성그룹 관련 계열사로부터 선박용 도료와 건축용 도료의 주문을 많이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과는 달리 실제 수주액은 거의 없었다.KCC가 주로 생산하는 선박용 도료는 일반 상선용인데, 삼성중공업은 특수선박이나 플랜트를 주로 건조하고 있기 때문에 특수용 페인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삼성물산 건설사업부로부터도 건축용 도료매출도 늘어나지 않았다.전방산업인 건설, 조선 등의 시장상황이 호전되지 않으면서 ㈜KCC의 공장가동률도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 외부자료에 따르면 한때 공장가동률이 80%가 넘었지만, 2008년 이후 60%대로 떨어졌다고 한다. 공장가동률이 떨어지면 생산원가가 상승해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고, 판매까지 감소하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문제는 현재까지는 막대한 현금보유금액으로 잘 버텨왔는데, 향후 몇 년 동안 상황이 호전될 여지가 낮다는 것이다. 건설시장은 박근혜정부의 부양의지에도 불구하고 가계, 기업, 정부 모두 막대한 부채를 지고 있어 회생시키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주택보급률이 높은 것도 문제이고, 가계부채가 많아 투자여력도 부족하다. 신규아파트 건설시장뿐만 아니라 재건축, 리모델링 시장도 호전되기 어렵다.조선산업도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의 국가들이 조선산업에 투자를 늘리고 있어 한국 조선업체들의 경쟁력이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 KCC의 도료를 주로 사용하고 있는 현대중공업도 플랜트, 특수선박에 비해 상선부문의 경쟁력은 약해 수주가 더 이상 확대되기가 어렵다. ◇ 저가수주, 담합 등 경제민주화 역행 논란 초래지난해부터 KCC는 전방산업의 부진으로 인한 매출감소를 타개하기 위해 영업활동을 강화했다. 한정된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저가수주를 하고, 매출감소로 인한 영업이익을 보전 받기 위해서는 가격담합을 할 수 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건축자자재업체들은 KCC가 범 현대가 건설회사로부터 좋은 가격조건으로 일감 몰아주기 혜택을 받고 있으며, 이를 통해 얻은 이익을 기반으로 다른 건설회사입찰 등에서 저가를 무기로 수주금액을 늘리고 있다고 주장한다. 범 현대가 건설회사들이 KCC로부터 건축용 도료나 건축자재를 구입하는 것은 내부 거래나 일감 몰아주기로 보기는 어렵다. 공정거래법 상으로도 이들 기업은 개별 그룹에 속하기 때문에 내부거래는 아니다.다만 이들 기업이 공정한 경쟁입찰을 통하지 않거나, 시장가격보다 현저하게 높은 가격으로 건자재를 KCC로부터 구입할 경우 배임행위에 해당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이 부문에 대해 조사를 하지 않고 있는 것은 명확한 물증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건축자재업체들은 KCC가 도료시장에서 번 이익금을 바탕으로 건축자재시장에서 매출을 늘리기 위해 저가 공세를 펼치고 있다고 말한다.통상적으로 대기업의 계열사들은 내부 거래로 안정적인 매출과 이익을 보장받고, 공공이나 외부 사업에서는 저가를 무기로 사업을 싹쓸이한다. KCC가 그룹의 미래가 유통에 달려 있다고 판단해 제조사업을 넘어 유통사업을 강화하자 관련 영세업체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보인다.특히 박근혜정부가 경제민주화 정책을 발표하자 대기업보다는 덩치가 작다는 이유로 사회적 약자로 보호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2013년 6월 공정거래위원회는 KCC와 한국유리가 건축용 판유리 제품가격을 담합해 인상했다는 이유로 384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주장에 따르면 KCC와 한국유리의 건축용 판유리 시장점유율은 60%에 달하고, 이들 업체가 담합으로 수 천억 원의 부당이익을 챙겼을 것이라고 예상된다.또한 공정거래위원회는 담합에 관여한 KCC와 한국유리의 임원을 검찰에 고발했다. 석고보드와 같은 다른 건축자재와 마찬가지로 건축용 판유리 시장도 건설업의 부진으로 매출이 급감하자 이익을 보전하기 위해 가격담합을 한 것으로 보인다. KCC는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시장다각화를 위해 해외사업과 유통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글로벌 스탠다드(global standard)에 적합한 기업윤리를 정립해야 한다.국내에 많은 대기업들의 평균 수명이 수 십 년에 불과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국내기업에 머무는 이유는 윤리경영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윤리경영은 대외 홍보용 액세서리가 아니라 글로벌 기업의 생존에 필수적인 핵심경쟁력(core competency)이다.사회나 국가가 기업에게 윤리경영을 강요하기 이전에, 기업 스스로 윤리경영에 매진해야 글로벌 기업이 될 수 있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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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역사에서 현대그룹의 창업주인 정주영 회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상을 초월한다. 일제가 버리고 간 식산재산을 불하 받거나, 공기업을 인수해 대기업으로 성장시킨 다른 대기업 오너들과는 달리 정주영 회장은 기초부터 직접 사업을 일궜다.KCC그룹(이하 KCC)의 창업자인 정상영 회장의 경우에도 형인 정주영 회장의 도움을 받기 보다는 자신이 직접 1958년 금강스레트공업을 창업해 KCC의 기반을 닦았다.2013년 말 기준 KCC는 도료, 건자재, 건설 등을 하는 기업집단으로 공기업을 제외하고 재계서열 32위이다. 정상영 명예회장은 2005년부터 경영을 자식들에게 물려주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고문역할만 하고 있다. ◇ 스레트로 시작해 도료, 유리 등 종합화학그룹으로 성장 중정상영 회장이 1958년 세운 금강스레트공업은 1960년대 새마을운동으로 급성장하게 된다. 박정희 정부가 새마을운동의 기치를 내 걸면서 주택개선사업이 국가주도로 이뤄졌다.전국적으로 초가지붕이 스레트지붕으로 바뀌게 되었고, 금강스레트공업의 스레트는 생산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스레트가 보급되기 이전에 초가지붕은 몇 년에 한 번씩 교체해 줘야 했고, 가난한 사람들은 돈이 없어 제때 지붕교체 작업을 하지 못해 비가 오면 지붕이 새는 등 생활에 어려움을 겪었다.스레트는 초가집을 덮는 짚보다도 더 가격도 저렴했고, 한번 교체하면 수십 년 동안 사용할 수 있어 혁명적인 건축자재로 불렸다. 정부가 지붕개량사업을 농촌근대화의 지표로 판단해 역점사업으로 추진한 것도 한 몫을 했다. 아주 단순한 건축자재를 만들던 KCC는 1974년 도료, 1987년 유리, 2003년 실리콘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던 선진국 기업들이 장악한 건축자재 시장에 저돌적으로 진출함으로써 KCC는 종합 건자재업체로 성장할 수 있었다.정상영 회장은 범 현대가의 트레이드 마크인 강력한 추진력을 갖고 있다. 전주의 실리콘 공장은 무리한 투자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13년이나 걸려 결국 완성했다. KCC는 건축자재 중 시멘트와 철골을 뺀 유리, 창호재, 바닥재, 벽면, 페인트 등을 생산하는 종합 건자재 기업이라고 볼 수 있다. KCC가 건자재사업에서 두각을 드러낼 수 있었던 것은 혁신적인 제품개발이나 원가절감노력보다는 현대그룹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이다. 건자재가 일반 유통대리점보다는 주거용 아파트와 상업용 건물을 짓는 건설업체가 주요 구매자이고, 현대그룹의 간판기업인 현대건설이 국내 최대 건설회사였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현재 KCC 사업의 80%을 차지하고 있는 도료업도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중공업그룹, 현대건설 등이 주요 고객이다. KCC가 자동차나 선박도료 부문에서 시장점유율이 높은 이유다. 2008년 KCC는 창립 50주년을 맞이해 ‘기술리더십에 기초해 종합 건축자재, 도료 전문기업에서 명실상부한 세계적 정밀화학 기업으로 변신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미래성장동력으로 폴리실리콘 사업을 선택해 현대중공업과 수천억 원의 투자를 단행했다.태양광발전산업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침체기에 접어 들면서 폴리실리콘 사업은 좌초됐고, 폴리실리콘 사업 대신 화장품 사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화장품 사업의 실적은 아직 나오지 않아 정밀화학기업으로 변신은 진행 중이다. KCC는 사업적 유대관계를 강화한다는 명분으로 범 현대가 관련 기업의 주식에 대한 투자를 늘려 막대한 시세차익을 얻었다.2012년부터 주식처분으로 막대한 현금을 보유해 미래성장 동력확보를 위한 M&A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구체적인 진전은 없다. 주력사업인 건자재와 도료사업은 전방산업인 건설, 조선, 자동차 산업의 업황에 지나치게 종속되기 때문에 새로운 먹거리를 확보해야 한다.정상영 회장이 2선으로 물러난 후 정몽진 회장과 정몽익 사장이 경영을 책임지고 있지만 돌파구 확보에 애로를 겪고 있다. 종합화학그룹으로 성장은 진행 중이라고 볼 수 있다. ◇ 정상영 회장, 현대그룹 인수논란으로 자존심에 상처 입어현대그룹은 정주영 회장이 차남인 정몽구 대신 4남인 정몽헌을 후계자로 내 세우며 경영권 분쟁을 초래한다. 2000년 발생한 형제간의 경영권분쟁은 ‘왕자의 난’으로 불리는데, 그룹의 위상을 위축시켰다.2003년 현대그룹의 정통성을 물려 받은 정몽헌 회장이 사망하면서 정몽헌 회장의 부인 현정은과 정상영 회장은 현대그룹 경영권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소위 말하는 ‘시숙의 난’이다. 2014년 2월 현재 현대그룹의 회장으로 재임하고 있는 현정은과 그녀의 모친인 김문희가 현대그룹의 경영권을 전횡한다고 판단한 정상영 회장은 형인 정주영 회장이 일군 현대그룹을 현정은 모녀에게 줄 수 없다며 경영권 확보차원에서 현대그룹의 지주회사역할을 하던 현대엘리베이터 주식을 매입하게 된다.시장에서는 정상영 회장이 현대그룹을 삼켰다며 호들갑을 떨었고, KCC는 2003년 11월 현대그룹인수를 선언하고, 현대그룹 경영정상화팀까지 꾸려 현대그룹을 접수할 준비까지 마쳤다. 2004년 2월 증권선물위원회가 KCC에게 현대엘리베이터지분을 매각하라고 결정하면서 양측의 공방은 종료됐다. 아직도 경영상의 어려움으로 인해 해체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한 현대그룹은 범 현대가의 상징적 존재라는 점에서 관련 그룹들이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것이다.당시 현대그룹을 적대적으로 인수하려는 정상영 회장에 대해 비극적으로 삶을 마감한 조카의 재산을 삼촌이 탐내는 것은 도덕적으로 용납하기 어렵다는 비난이 거세게 일었다.하지만 정상영 회장은 자신의 형이 평생을 거쳐 일군 회사를 정씨가 아닌 현씨가 좌지우지한다는 것은 용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또한 현대그룹의 경영이 개선되지 않으면 제 3의 세력이 현대그룹의 경영권을 가져갈 수 있다는 것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 자손들의 경영권분쟁이나 상속분쟁을 대하는 사람들은‘돈은 피보다 진하다’는 말로 설명한다. 정상영 회장이 현대그룹을 대상으로 적대적 M&A를 시도한 것이 경제적 이익이 우선이었는지, 자신의 주장대로 정씨 가문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인지는 알 수 없다.어찌되었건 정상영 회장은 이 사건으로 인해 범 현대가의 어른으로서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고, 관계사들의 경영권을 방어해 가문의 이익을 보호하려는 역할을 충분하게 수행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 건설, 조선, 자동차 등 3대 전방산업에 의존도 너무 높아대부분의 소비자들은 KCC라는 기업에 대해 건자재와 도료업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실제 매출측면에서 보면 KCC의 사업 대부분은 도료이고, 건자재사업이 일부를 점유하고 건설과 기타사업은 미미한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KCC의 사업구조로 보면 전방산업은 건설, 조선, 자동차이다. 건설은 건자재의 수요처이고, 조선과 자동차는 도료의 주요 구매처이다. 문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3대 전방산업이 경기위축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는 것이다. 먼저 건설의 경우, 국내 아파트건설 시장이 급격하게 위축되고 있어 건자재판매가 늘어나기 어렵다. 2010년경부터 분양시장이 침체되면서 건설시장은 빈사상태에 빠져 있는 상태다.지난해부터 무분별하게 펼친 PF(프로젝트 파이낸싱)사업들이 줄줄이 좌초하면서 건설업체들의 도산이 줄을 잇고 있다.지난해부터 KCC가 재건축, 리모델링 시장을 집중 공략해 신규 건설시장의 매출감소를 보전 받겠다고 주장했지만, 올해도 주택가격이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10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로 인해 재건축 시장이 살아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다음으로 조선도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기는 어렵다. KCC의 주요 고객인 현대중공업은 컨테이너선 등 상선을 위주로 건조하는데, 글로벌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물동량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선박의 발주량이 늘어나기 보다는 감소하고 있다.KCC가 삼성 에버랜드의 주식을 매입하면서 삼성중공업의 선박도료시장에도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KCC의 도료가 일반선박용이라 삼성중공업의 특수선박에도 적용할 수 없어 매출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기술개발이 아쉬운 대목이다. 마지막으로 자동차의 경우 현대차그룹이 성장이 정체되면서 덩달아 KCC의 자동차용 도료매출도 정체될 수 밖에 없다.현대차그룹이 미국, 중국, 인도 등에서 품질문제로 리콜이 빈번해지면서 판매량이 늘어나지 않고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오히려 매출이 줄어들고 있는 형편이다.철옹성처럼 여기던 국내시장도 외국 자동차회사의 공격적인 마케팅, 현대차그룹의 국내소비자 역차별논란이 불거지면서 흔들리고 있는 중이다. 현대차그룹의 성장이 한계에 도달하면서 KCC의 자동차도료매출도 증가하기는 어렵다.기업의 신성장 동력을 찾기란 매우 어렵다. KCC도 개발경제 환경에서 범 현대가 기업들을 고객으로 쉽게 확보해 안정적으로 사업을 영위했지만, 국내시장에 안주하면서 새로운 고객발굴에도 성공하지 못했다.해외 선박용 도료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시장점유율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 너무 오랫동안 편안하게 사업을 한 결과, 기술개발이나 조직혁신에는 소홀했다.정몽진 회장과 정몽익 사장 형제가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국내외 M&A시장동향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하지만, 아직 성과는 없다. 새로운 아이템과 시장을 찾지 못하고, 전방산업의 호전만 기다리면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본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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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의 창업자인 정인영 회장은 일제시대에 영어를 배웠고, 6∙25동란 때는 통역을 할 정도로 새로운 학문과 지식을 빨리 받아 들였다고 볼 수 있다.한국이 현대적 의미의 자본주의를 받아들이면서 이들 양국의 영향을 크게 받았기 때문에 정인영 회장이 영어로 된 책을 읽고, 대화를 할 수 있었다는 것은 큰 행운이었다고 볼 수 있다. 다른 대기업 오너들과는 달리 1960년대 초에 중공업이 경공업을 대체할 것이고, 1980년대 자동차가 미래산업이라고 파악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보인다.한라의 기업문화를 진단하기 위해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SWEAT Model의 두 번째 DNA인 사업(Business)을 제품(product)와 시장(market) 측면에서 평가해 보자.◇ 중공업에서 시작해 자동차 부품전문기업으로 사업전환정인영 회장이 현대양행을 설립하면서 경공업에 치중된 한국경제의 미래가 중공업에 있다고 확신한 것은 적절했다. 선진국의 사례를 보면서 국가의 산업발전단계가 저가의 노동력에 기반한 경공업이 발전하게 되면, 경공업으로 축적한 기술과 자본을 바탕으로 중공업이 발전한다는 논리를 파악한 것이다.그러나 중공업이 한국경제의 주력산업으로 부상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에 시장이 형성되기 이전에 너무 일찍 뛰어 들었다. 중공업은 단순히 원료를 수입해 가공해 수출하는 경공업과는 달리 기술력이 필요한 산업이다. 한라가 현대양행의 창원공장을 국가에 빼앗겼다고 억울해 하지만, 당시의 신군부는 대기업들이 빚으로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해 국가경제에 부담을 지우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신군부의 산업합리화 조치가 강압적인 형태로 띄어 문제가 있었지만 나름 합리적인 의사결정이라는 평가도 받았다.5공화국 정부가 산업의 강제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국가자원의 합리적인 배분을 유도했고, 결과적으로 1980년대 중∙후반 이후 한국경제는 고도성장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한국중공업이 담수화설비, 발전설비 등 플랜트 사업부문에서 호실적을 내면서 한라가 내내 아쉬워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현대양행을 국가에 빼앗기고 나서 1980년 만도기계와 한라건설을 세워 자동차부품과 건설을 그룹의 양대 산업으로 키우기 시작했다. 자동차부품사업을 시작한 것도 현대자동차와의 특수성을 기반으로 했기 때문에 아주 적절한 선택이었다.당시 수입에 의존하던 자동차부품의 국산화는 매력적인 사업이었다. 현대자동차가 1980년대, 1990년대 급성장하면서 만도기계의 실적도 덩달아 좋아졌다.한라가 자동차부품사업을 하지 않았다면 건설이나 시멘트 등 사업만으로 그룹을 유지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본다. 물론 건설사업이 한라가 IMF외환위기로 해체된 이후 재기의 발판을 마련해 줬다는 측면에서는 희망의 씨앗이 되기는 했다. 한라는 만도를 50대 글로벌 자동차 부품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그룹차원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자동차부품회사의 경쟁력은 품질이라는 점을 강조해 R&D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으며, 외국의 기술보유기업과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만도는 주요 고객인 현대∙기아자동차가 글로벌 시장에 주력함으로써 중국, 미국, 인도, 브라질 등에 동반 진출하는 방법으로 글로벌 기업을 지향하고 있다. 조향 및 제동장치 등 일부 부품의 경우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도 받고 있어 자동차 부품기업으로서 만도의 미래는 밝은 편이다. ◇ 조선과 플랜트 사업으로의 확장은 패착한라는 조선산업의 미래를 너무 밝게 본 나머지 한라중공업에 그룹의 전 역량을 쏟아 부었다. 자동차부품사업에서 자신감을 회복한 이후 중공업에 다시 뛰어 들었다.삼호공단 조성, 조선소건설, 플랜트공장 건설 등을 하면서 한라뿐만 아니라 현대그룹에도 손을 벌려 투자를 늘렸다. 조선과 플랜트사업이 국내에서 포화상태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추진했고, 공장입지도 기존의 업체들과 다른 선택을 하면서 어려움이 가중되었다. 조선과 플랜트공장의 대부분은 부품조달이나 노동력 확보가 유리한 포항, 울산, 부산, 진해, 창원, 거제 등에 동해안 남부와 남해안에 위치해 있는데 반해 한라중공업은 서해안의 전남 영암에 공장을 세웠다.서해안은 조수간만의 차이가 심하고, 갯벌이 많아 대형선박의 입∙출항에 불리해 조선소나 플랜트 공장의 입지로서는 불리하다. 한라가 입지가 불리한 영암에 공장을 세우면서 얼마나 남은 초과비용이 투입되었는지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지만, 좋은 입지보다 더 많은 돈이 투자되었다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이미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중공업 등의 대형 조선사들이 즐비한 시장에서 한라중공업이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상식적인 판단기준에 맞지 않는 사업을 벌이다가 망한 그룹은 한라 외에도 한보그룹, 웅진그룹도 있다.한보그룹도 철강, 웅진그룹은 태양광에 그룹의 규모나 역량을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투자하다가 무너졌다. 한라중공업처럼 삼성자동차의 경우 허가를 얻기 위해 입지조건이 나쁜 부산에 공장을 세우면서 망한 사례로 꼽힌다. 국내 최고의 그룹으로 꼽히는 삼성그룹도 이건희 회장의 개인적인 욕심을 바탕으로 자동차산업에 무리하게 진출했었다. 김영삼 정부는 섬유와 신발산업의 부진으로 어려워진 부산지역의 경제를 살리기 위해 부산에 공장을 세우는 조건으로 자동차사업을 허가했다.삼성자동차는 지반이 약한 모래밭인 녹산공단의 기초공사에 너무 많은 돈을 투자하면서 정상적인 가동조차 못하고 무너졌다. 자동차사업은 하는 사업마다 성공하던 삼성그룹이 철저하게 실패한 사업으로 기록되었다. 당시로서는 천문학적인 투자규모인 8000억 원 이상을 투자했지만 투자비를 회수하지 못하고, 이자도 제대로 갚지 못하던 와중에 IMF외환위기로 한라는 한라중공업을 포기해야 했다. 한라중공업은 현대중공업그룹에 인수된 후 현대삼호중공업으로 이름을 바꿨지만, 현대중공업에서 처리하지 못하는 수주물량의 일부를 담당하는 보조역할에 머물고 있다.2000년대 초∙중반 조선업과 플랜트제조가 활황세를 보이면서 잠깐 정상적인 가동이 이뤄졌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 조선산업이 기술적인 측면에서 확실한 경쟁력을 보유하지 못하면서 미래가 불투명하다. ◇ 건설업을 살리겠다는 의지는 좋지만 가능성은 낮아한라가 모기업인 ㈜한라를 살리기 위해 우량계열사인 만도를 동원하면서 투자자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 한라의 입장에서 모기업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지만, 과연 ㈜한라가 살아남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일고 있다.정몽원 회장은 2012년부터 그룹의 근간인 한라건설을 살리기 위해 전방위 지원을 시작했다. 2012년 12월 한라엠켐주식 510만주를 무상으로 한라건설에 증여했고, 2013년 4월 만도는 100%자회사인 마이스터를 통해 한라건설의 유상증자에 3435억 원 참여했다. 2013년 9월 한라건설은 사명을 ㈜한라로 변경했다. 전통적인 토건만으로 기업을 살리기 어렵다고 판단해 사업분야를 환경과 에너지, 발전, 산업플랜트, IT, 자원개발, 물류 등으로 확장했다.사업영역도 그동안 국내사업에 한정했던 것도 중동, 동남아시아, 중국,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유럽, 북남미 등으로 넓히기로 했다. 해외사업 추진하는 원칙을 need, solution, visualization, action plan 등 4가지로 정했다. 임직원이 해외진출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 새롭게 노력하며, 성과를 내고,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실천하겠다는 의미라고 한다. 올해도 미래사업본부를 신설해 환경, 에너지, 해외 플랜트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해외사업의 비중을 높이고, 국내사업도 주택사업보다는 상하수도 등 환경기초시설의 유지관리사업에 집중하기로 했다. 지난해부터 강원도 평창에서 지하수를 개발해 생수사업을 하기 위한 준비도 하고 있다.주택과 공공사업에 치중된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돈이 되는 사업이라면 무엇이든지 하겠다는 발상은 좋지만 ㈜한라의 정체성(identity)를 잃어버린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 아직도 매출의 대부분이 건설부문에서 나오고 있는데, 건설회사가 건설이라는 이름을 없애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고, 경험도 없이 무차별적으로 새로운 사업분야에 뛰어드는 것도 위험하다. 2014년은 경기불황, 자금난, 불확실성 등 건설업계 전체가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MB정부가 건설업계를 살리기 위해 4대강 사업을 무리하게 펼쳐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4대강 사업 자체가 가격담합, 부실공사, 뇌물 등으로 얼룩지면서 건설업계 전체가 부도덕한 집단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건설업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지난 몇 년 동안 해외에서 돌파구를 찾던 국내 건설업체들이 과잉경쟁으로 저가수주를 하면서 대규모 손실을 내고 있는 것도 건설업체들의 숨통이 조이는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사업만 하던 ㈜한라가 해외 건설시장을 돌파구로 삼겠다는 구상은 설득력이 약하다. 정몽원 회장이 지난해부터 ㈜한라의 대표를 맡아 살리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특별한 성과는 나지 않고 있다.해외사업 추진 4대 원칙이라는 것도 무슨 뜻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해외사업만이 ㈜한라의 유일한 희망이고, 해외사업에서 성공하지 못하면 ㈜한라의 미래가 어둡다는 인식을 임직원이 공유하겠다는 것은 좋은데, 그것이 해외사업이 성공할 수 있는 핵심경쟁력(core competency)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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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기업문화를 범현대가 중 가장 늦게 다뤘다. 현대에서 분리된 이후 좋은 실적을 내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을 현대보다 우선해 진단했다.현대자동차그룹은 정몽구 회장의 강력한 추진력 덕분에 급성장했다. 반면 현대중공업그룹은 조선업호황이라는 외부요인에 힘입어 막대한 이익을 창출했고, 계열사를 늘릴 수 있었다.반면 현대는 대북사업의 중단, 해운업의 불황, 경영권 분쟁으로 경영실적이 더욱 악화되었고, 현재도 이 기조는 이어지고 있다. 현대가 다시 전성기를 회복할 수 있을 가능성은 아주 희박하다. ◇ 다른 그룹에 비해 정략결혼은 적어범현대가의 가족관계를 정리하다 보니 다른 그룹에 비해 정략결혼은 많지 않았다. 한국의 정계, 관계, 경제계 등 주류층은 서로 혼인관계를 통해 끈끈한 인맥을 구축해 기득권을 유지한다.권불십년(權不十年)이라는 말이나, ‘부자 3대 없다’는 말처럼 권력과 재산은 오랫동안 유지하기 어렵다. 하지만 어떻게든 이를 대대로 유지하고 싶은 것이 인간의 욕망이다.이런 욕망을 충족시킬 수 있는 방법이 정략결혼이다. 혼돈의 한국사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가장 확실한 방법이었다.가난한 농사꾼의 자식으로 태어나 변변한 배경조차 없었던 정주영 회장은 권력자나 관료로부터 설움도 많이 당했을 것이다.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어떻게든 이들과 타협을 하고, 모든 사람이 선택하는 것처럼 정략결혼으로 위험을 최소화하는 결정을 했을 것이다.하지만 정주영 회장은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생각으로 정략결혼을 최소화했다. 자식들의 인생에 부모가 관여하는 것은 한계가 있고, 정략결혼이 인생을 조금 편하게는 해줄 수 있을지 모르지만, 행복한 것과는 연관성이 낮다고 본 것이고 생각된다.실제 다른 그룹에 비해 현대가의 자식들은 혼인생활이 조용한 편이다. 다른 그룹의 자식들이 이혼과 별거로 언론에 대서특필되는 것과는 대비된다.인생을 먼저 산 부모가 현명하게 판단해 결혼을 시켜도 의도대로 자식들이 행복하게 살기는 쉽지 않다. 부족한 것이 있을 때는 작은 불만이 드러나지 않지만, 모든 것이 풍족하면 사소한 것도 불평불만의 대상이 된다.자식들은 부모세대와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것도 부모 주도의 결혼이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려운 이유다. 부모가 대신 선택해준 배우자의 조건에는 만족하지만 행복한 인생을 사는 것은 별개다. 한국기업은 가부장적 유교의식이 강하게 배여 있기 때문에 대기업 경영자는 수십 만 명 그룹 구성원의 부모와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 수 십 개의 계열사와 수천, 수만 개의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을 경영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대기업 오너로서 돈은 많이 챙기겠지만 스트레스는 상상을 초월한다.오너가 정상적인 가정생활을 한다면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가 극심해도 견뎌낼 수 있지만, 가정이 화목하지 못하면 일탈행위를 할 수 밖에 없다. 재벌 2세나 3세가 경영보다는 연예인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마약과 같은 약물중독에 빠지는 것도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결혼을 하지 않았던, 혼인관계를 유지하던 마찬가지다. 정주영 회장은 어차피 한번 사는 인생인데, 행복하게 사는 것이 부자로 사는 것보다 더 좋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아니면 각자의 인생은 하늘이 정해준 것이기 때문에 부모가 억지로 꿰 맞춰 준다고 해도 바꾸기 어렵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혹은 배우자만이라도 자신의 뜻대로 결정해 가정에 충실 하는 것이 경영자의 길을 걷는데 유리하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정주영 회장이 어떤 생각을 했는지는 물어보지 않아 알 수가 없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말로 유추해 해석해 보면 그렇다는 것이다. ◇ 현정은 회장체제에 대한 내∙외부 반발이 거셌다정몽헌 회장이 정주영 회장의 후계자로 지목된 것도 의외의 결과이지만, 정몽헌 회장이 사망한 이후 그의 부인인 현정은 회장이 그룹회장에 오른 것은 더 예측하기 어려웠다. 특히 현정은 회장이 전업주부로서 경영과는 전혀 거리가 멀었고, 특별한 경영능력을 가지고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어찌되었건 현정은 회장은 주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현대의 회장에 취임해 남편의 유지를 이어가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역동적이고 남성적인 조직특성을 보이는 현대에 여성, 그것도 전업주부가 회장으로 취임해 조직을 이끌어 간다는 것은 매우 낯설다. 실제 현정은 회장의 취임으로 조직 내∙외부의 반발은 거셌다.내부의 반발은 정주영 회장과 같이 현대를 일군 가신들을 떠나게 만들었고, 외부의 반발은 시숙의 난, 시동생의 난 등 경영권분쟁으로 나타났다. 가신들이 떠나면서 다양한 성공체험과 위기극복경험도 사라졌다.결과적으로 내∙외부의 불협화음을 잘 정돈한 것으로 평가를 받지만 현대가 외톨이가 되는 것은 막지 못했다.범현대가로 불리는 그룹들이 현정은 회장을 흔든 것은 정통성에 대한 불만에서 출발한다. 현대의 정통성은 현대차그룹이나 현대중공업, 혹은 KCC그룹이 아니라 현대가 갖고 있는데 정씨가 아니라 현씨가 그룹을 지배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본 것이다.정씨 성을 가진 아들이 없는 것도 아닌데, 정씨가 아닌 현씨, 아들과 딸도 아닌 며느리가 범현대가의 맏형인 현대의 회장으로 군림하는 것은 용납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 이 기조는 아직도 해소되지 않고 있어 언제든지 기회만 되면 돌출될 것이다. 현대의 경영난이 심화되면서 정씨 일가들이 현대의 경영권을 되찾을 기회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현대가 보유하고 있는 현대상선, 현대아산 등의 계열사가 M&A를 대상으로 매력적인 기업은 아니지만 현대의 정통성을 잇는다는 입장에서 보면 현대자동차그룹이나 현대중공업그룹이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현대자동차그룹은 현대건설까지 인수했기 때문에 무리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현대상선은 인지도 측면에서 매력이 있다.계열사 일감몰아주기로 성장한계에 직면하고 있는 현대글로비스가 현대상선을 인수해 현대상선 브랜드로 통합할 경우 순식간에 대형 글로벌 해운사로 발돋움할 수 있다. 현정은의 현대호가 앞으로 순항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자동차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 등의 지원이 없는 상태에서 경영정상화는 요원하다. 현대아산도 개성공단이 정상화된다고 해도, 예상되는 매출이나 이익 규모가 작아 그룹정상화에 도움은 되지 않는다.어려움 속에서도 현대를 정상화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현정은 회장이 현대가 아니라 삼성그룹이나 LG그룹의 회장으로 취임했다면 오히려 더 좋은 결과를 내 놓았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여성 경영인으로서 좋은 자질을 갖췄지만 현대의 기업문화와 궁합이 맞지 않은 것이다. ◇ 위기를 돌파하려면 현정은 회장은 다른 리더십 보여야현대가 위기에 봉착해 있다는 것에 대해 부정하는 전문가는 아무도 없다. 현정은 회장이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전문가도 많지 않다. 현재의 상태로 가면 현대는 침몰할 가능성이 높다.대북사업, 글로벌 해운업, 건설업 등의 외부환경이 단기적으로 호전되기 어렵다. 그렇다고 위기를 돌파할 수 있을 정도로 내부역량이 뛰어난 것도 아니다. 위기상황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혁명에 가까운 충격요법이 필요하다고 본다. 혁명의 첫 번째 대상은 현정은 회장 본인이 되어야 한다. 현대 임직원의 평가에 의하면 현정은 회장은 과묵하고, 임직원들과 농담도 꺼려할 정도로 격식을 차린다. 초창기에는 가정주부로서 경영경험이 전무하고, 현대가 펼치고 있는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수동적인 경영스타일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고 판단된다.기업실적이 좋고, 외부환경이 우호적이면 현재의 스타일을 유지해도 무방하지만 회장이 침묵하고 수동적인 경영을 유지하는 동안 현대는 더욱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 현대가 위기를 타개하고자 한다면 현정은 회장의 경영스타일부터 바뀌어야 한다. 10 여 년 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원론적인 토론이나 방향제시로 현대를 살릴 수는 없다. 직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안을 지시할 수 있어야 한다.현정은 회장은 이미 완성된 기업을 물려 받아 관리만 하고 있지만, 현상유지는 퇴보를 의미한다. 회장이 폼만 잡는다고, 대기업이 자연스럽게 굴러가는 것도 아니다. 본인은 단순한 관리자가 아니라 그룹의 오너이자 중요한 의사결정을 주도해야 하는 경영자라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한다.직원들 앞에서 격식을 차리는 것도 권위주의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나이든 임원이나 직원들이 함부로 대하지 못하도록 거리를 유지하는 것도 좋지만, 더 가깝게 다가가 소통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대의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젊은 직원들과 대화를 하고, 이들의 열정을 이끌어 내야 한다.창업자나 남성 회장들이 권위주의적이고 독단적인 경영을 한다는 평가를 받지만, 여성인 현정은 회장은 이런 평가에서는 어느 정도 자유롭다. 직원들과 편안하게 소통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은 것이다.여성경영인이라는 이점도 있다. 여성이고, 관리자로 출발한 이력이 단점이지만, 장점으로 변환시킬 수 있는 여지도 많다. 세상의 모든 일은 자신의 마음에서 출발하고, 조직의 변화는 리더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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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는 현장을 중시하고, 목표를 정하면 무조건 돌진하는 조직특성을 보이고 있다. 인프라관련 사업을 하면서 세심함보다는 추진력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보인다.현대의 조직특성은 20세기 산업화 시대에는 적합했지만, 21세기 정보화 시대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의 기업문화를 진단하기 위해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SWEAT Model의 네 번째 DNA인 조직(Organization)을 일(job)과 사람(people) 측면에서 평가해 보자.◇ 현대정신과 4T는 기업정신으로 자리매김현대의 홈페이지를 보면 현대정신은 창조적 예지(creative thinking), 적극의지(Proactive Mind), 강인한 추진력(Tenacious Drive)이다.창조적 예지는 미래지향적 사고로 고객 및 사회가 원하는 바에 부응하기 위하여 항상 새롭고 신선함을 추구하는 지혜를 말한다. 현대가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집념으로 그룹을 발전시켜 온 것도 창조적 예지가 바탕이 된 것이다. 긍정적인 사고로 미래를 예측하고, 대비하는 창조적 자세와 지혜가 필요하기 때문에 중시하는 것이다. 적극의지는 투철한 주인의식과 매사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자 하는 자세를 말한다. 불굴의 의지와 적극적인 자세로 구성원이 합심해 21세기 미래를 개척하자는 동참을 이끌어 내기 위한 것이다.강인한 추진력이란 ‘하면 된다’는 정신을 갖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는 자세를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불가능하다고 포기한 일을 강인한 정신력과 추진력으로 성공한 경험을 갖고 있으며, 이를 계승 발전시키자는 것이다. 2008년 현정은 회장은 회장취임 5주년을 맞아 신조직문화로 ‘4T’를 발표했다. 4T는 신뢰(Trust), 인재(Talent), 혼연일체(Togetherness), 불굴의 의지(Tenacity)를 말한다.비전의 재정립, 경영이념의 극대화, 현대정신의 계승, 신핵심가치 구현 등을 위해 새로운 조직문화의 필요성이 대두되어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는 것이다. 지난 60여 년을 이어온 현대의 정신을 적극계승하고 신 핵심가치 구현을 통한 구성원 결속력 강화와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한 목적이다. 신뢰는 기업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이다. 기업이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신뢰를 지켜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국내 대기업이 계열사를 늘리고, 내부거래에 치중하는 것도 사회적으로 신뢰가 형성되어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현대가 이점을 잘 파악하고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인재는 기업경영에서 자본보다는 인재가 더 중요하다는 인식을 대내외적으로 표명하기 위한 목적에서 선택했고, 현대가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자원이다. 새로운 변화를 이끌 새로운 인재가 필요한데, 이런 인재를 확보하고 대우하겠다는 경영진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혼연일체는 조직 구성원끼리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해 결속력을 강화시키기 위해 필요하다. 현대가 왕자의 난, 시숙의 난, 시동생의 난 등 친족간의 다양한 분쟁을 경험했고, 그 분쟁에 가신들까지 가세하면서 조직은 사분오열(四分五裂)되었다.복잡한 토론이나 합의 없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돌진하던 현대의 문화가 경영권분쟁으로 파괴되었는데, 이를 복원하기 위해 혼연일체를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불굴의 의지는 조직이 도전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성취할 수 있도록 해 준다. 현대의 창업주 정주영 회장은 창발적 발상으로 난관을 돌파했다. 조선소도 없이 지폐 한 장으로 선박을 수주하고, 거대구조물을 한국에서 제작해 중동까지 바지선으로 끌고 가는 등의 의사결정은 파격에 가까웠다.정주영 회장은 다른 기업이 흉내내기 어려운 일도 마다하지 않고 도전했다. 정주영 회장의 도전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곳은 현대보다는 현대중공업그룹이다. ◇ 그룹 차원에서 새로운 시대에 적합한 인재상을 제시현대는 그룹차원에서 인재상을 제시하고, 개별 계열사도 그룹 인재상에 비춰 자사의 특성을 반영한 인재상을 수립해 실천하고 있다. 그룹의 인재상은 생각하고 행동하는 인재(Creative), 부지런하고 곧은 성품의 인재(Attitude), 따뜻한 마음을 지닌 인재(Citizenship)다.생각하고 행동하는 인재는 미래를 예측하고 변화는 주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실천,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며 책임을 지는 인재를 말한다. 부지런하고 곧은 성품의 인재는 부단한 자기계발로 항상 새로움을 유지, 부지런하고 검소함, 정직하고 예의 바른 안재를 말한다. 따뜻한 마음을 지닌 인재는 고객에서 헌신, 나라와 사회에 봉사, 서로 믿고 더불어 사는 인재를 말한다. 현대의 주력기업인 현대상선의 인재상은 창조적 변화인, 자율적인 조직인, 세계적 전문인이다. 창조적 변화인은 기업가 정신을 갖춘 창조적이고 도전적인 인재를 말한다.자율적인 조직인은 기본에 충실하며 자신의 행동결과에 책임지는 자율적이며 능동적인 인재다. 세계적 전문인은 세계무대에서 경쟁적 우위를 지킬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인재를 지칭한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유연한 사고를 가진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전문가를 선호하며 자부심(Pride), 전문성(Professional), 최고(Priority)의 인재상을 제시한다. 자부심은 현대엘리베이터의 조직구성원으로서 자긍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전문성은 관련 분야의 전문지식과 기술을 획득해야 하며, 전문가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최고는 어느 곳에서라도 최고로 우대받을 수 있는 인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대증권의 인재상은 도전(Challenge), 창조(Creation), 열정(Passion), 화합(Harmony)으로 가득한 인재다. 도전은 최고의 투자은행을 지향하는 기업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하다. 창조는 앞 발 앞선 생각으로 최상의 금융솔루션을 창안하는 것을 가능케 한다.열정은 뜨거운 마음으로 고객을 대해 새로운 부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한다. 화합은 구성원간의 역동적 화합으로 풍요로운 내일을 열어갈 수 있도록 만든다. 현대아산의 인재상은 전문성을 갖춘 창의적인 인재, 미래를 선도하는 진취적인 인재, 도덕성을 갖춘 성실한 인재이다. 전문성을 갖춘 창의적인 인재는 부단한 자기계발로 전문성 강화에 노력하며 유연하고 독창적인 사고로 변화를 주도한다.미래를 선도하는 진취적인 인재는 민족화합의 새로운 길을 여는 주역으로서의 강한 자부심과 열정, 어떠한 난관이 있어도 사명감을 갖고 이를 극복하려는 강한 도전의식을 갖춰야 한다. 도덕성을 갖춘 성실한 인재는 올바른 가치관과 윤리의식을 갖추고 사회와 고객, 이웃과 환경을 먼저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을 갖고 있다. 현대가 그룹차원에서 인재상을 제시하고, 계열사들도 업무특성에 맞는 인재상을 통해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의 위상이 추락한 이후 현대에 입사하려는 인재는 줄어들고 있다.인재를 초빙하는 것이 단순히 구호로 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 입증된 것이다. 대부분의 인재들은 현대가 여전히 과거의 연공서열과 현장중시형의 조직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인식한다.자유분방하고 창의적인 인재가 입사를 꺼리는 이유다. 유능한 인재를 유치하고자 한하면 실질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창의와 혁신의 기업가 정신을 가진 인재 육성 노력현정은 회장이 2013년 신년사에서 창의와 혁신의 기업가정신을 발휘해 다가올 미래에 최적화된 생존전략과 운영방식을 실천하자고 말했다. 그룹 차원에서 2013년을 새로운 미래를 향한 도약의 원년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도 밝히고 있다.인사관리시스템을 선진화하고, 임원 육성프로그램 강화, 창조적 리더십프로그램 등을 실천하고 있다. 사실 현대의 인재관이나 인재육성체계를 보면 다른 그룹과 차이점을 발견하기 어렵다. 그룹의 캐시카우(Cash Cow) 역할을 하고 있는 현대엘리베이터는 유연한 사고를 가진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전문가를 육성하기 위해 분야별 전문가 양성, 글로벌 역량강화, 리더십 강화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다.분야별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승강기 관련 전문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직무관련 자격증을 취득할 경우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글로벌 역량강화를 위한 프로그램은 글로벌 마케팅 사례교육, 어학교육, 해외주재원교육 등을 포함하고 있다.임직원의 어학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영어, 일본어, 중국어, 포르투갈어, 스페인어 등의 어학강좌를 매일 아침, 점심, 저녁에 열고 있다. 해외주재원으로 파견하지 전에 현지 시장상황과 업무를 미리 배우도록 배려한다.리더십역량을 키우기 위해 대리급은 업무혁신, 과장급은 팀원 역량혁신, 차장급은 팀 성과혁신, 부장급은 Leadership at the edge 등 직급별 맞춤형 교육을 한다.현정은 회장은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긍정적인 사고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한다. 현대의 광고에 자주 등장하는 ‘긍정의 힘’은 구성원에게 비전을 심어주기는 하지만 막연한 환상과 구분하기 힘들다.매사에 비관적인 사람도 환영을 받지 못하지만, 근거 없는 낙관론에 빠진 사람도 날아 남기 어렵다. 현대가 그룹차원에서 현재의 어려움을 돌파하기 위해 창의와 혁신을 요구하지만 조직 전반에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 현대가 인재에 대한 고민을 다시 하지 않으면 도전과 혁신을 가진 기업가정신은 살릴 수가 없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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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부진은 사업구조에서 출발한다. 왕자의 난으로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제철, 현대중공업 등의 계열사가 분가할 때도 현대아산, 현대상선, 현대엘리베이터 등의 알짜 사업을 쥐고 있다는 판단했지만 오판이었다.조선과 해운업의 호황도 제대로 살리지 못했고, 대북사업도 지지부진해지면서 사업의 추진동력을 잃어 버렸다. 현대의 기업문화를 진단하기 위해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SWEAT Model의 2번째 DNA인 사업(Business)을 제품(product)와 시장(market) 측면에서 평가해 보자.◇ 기존 사업 모두 정체되어 있어 돌파구 찾기가 어려워현대는 현정은 체제로 바뀐 이후 비전 2010, 비전 2020 등을 그룹의 목표를 2차례 정립했다. 현정은 회장은 정체되어 있는 사업구조를 타파하기 위해 신성장동력 확보, 사업확장 전략 등을 중점적으로 제시했다.하지만 경영자가 된 이후 10여 년이 지났지만 그룹경영은 개선되기는커녕 오히려 수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사업구조를 바꾸지도 못했고, 기존의 사업도 급격하게 경쟁력을 잃고 있다. 사업전략 수립이나 비전설정에 실패했다고 볼 수 있다.그룹의 간판기업인 현대상선도 세계 물동량의 감소와 화물선의 공급과잉으로 인해 실적을 개선하기 어렵다. 현대상선은 한진해운, STX팬오션, SK해운, 현대글로비스 등에 비해 장점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한진그룹은 한진해운을 비롯해 육상, 해상, 항공운수업을 하면서 종합물류업체로서 시너지를 내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도 현대자동차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그룹의 부실로 경영이 어려운 STX팬오션을 밀어내고 국내 3대 해운사로 성장하고 있다.현대상선은 화물을 밀어 줄 수 있는 계열사도 없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계열사도 제한적이라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애로가 있다.현대엘리베이터는 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유량기업이었지만 건설시장의 침체와 경영권 분쟁으로 앞날이 밝지 않다. 국내건설시장이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사업이 정체되어 있다. 국내 건설시장은 단기간에 회복될 가능성이 낮다.현대로지스틱스도 치열한 택배시장에서 현상유지만 해도 훌륭하다고 볼 수 있다. 물류업이 성장을 하고 있지만 국내 택배시장은 이미 레드오션에 진입해 있다. 한때 바이코리아 열풍을 주도하면서 국내 최고의 증권사로 군림하던 현대증권도 침체된 증권시장 때문에 과거의 화려한 시절로 돌아가기에는 불가능하다. 증권사들이 새로운 사업을 찾고 있지만 제대로 된 신사업을 찾은 기업은 없다. 대부분 증권시장에 봄날이 오기만 학수고대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룹의 IT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해 만든 현대유엔아이도 ICT시장에서 존재감이 없다.대기업들이 일감몰아주기로 부를 편법승계하기 위해 만들기 시작한 기업이 그룹의 IT서비스기업인데, 현대유엔아이도 이런 목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당연하게 외부경쟁력을 확보하기 보다는 계열사 내부거래로 현상유지만 하고 있다.현대도 현정은 회장의 딸을 현대유엔아이에 배치해 실적을 몰아주면서 성공스토리를 만들고 있는 중이다. 일련의 경영활동은 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과는 관계가 없다. ◇ 신성장동력 확보하지 못해 미래 어두워현정은 회장이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하지만 결과는 마땅찮다. 결과가 좋지 않은 이유로 비전에서 목표설정이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실제 비전 2020에서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제시한 5대 추진전략 중 신성장동력 확보와 사업확장전략이 너무 모호하다.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것도 어떤 신성장동력을 목표로 하고 있는지 나타나 있지 않다. 그룹 내부적으로 전략이 수립되어 있을 수도 있지만 외부적으로는 파악하기 어렵다. 현재 외부에 노출되어 있는 신성장동력은 북방비지니스다. 북방 비즈니스 적극 전개로 대북사업을 활성화시키겠다지만, 북방비지니스가 무엇인지 알기 어렵다.1980년대 말 노태우 대통령이 추진했던 북방외교와 유사한 개념이다. 북방이라는 용어는 이데올르기적 냄새가 나는 냉전의 산물에 불과하다.현대가 북방비니지스로 지목하고 있는 대북사업도 현대의 의지가 아니라 남북한의 관계개선에 따라 추진여부가 결정된다. 대북사업의 마지막 보루로 여겨졌던 개성공단마저 폐쇄 100일이 지나 현대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다음으로 사업확장전략은 새로운 기업을 전략적으로 M&A해 사업포트폴리오를 구성하겠다는 것이다. 사업확장전략도 구체적이지 못하고 일반론에 불과하다. 어떤 산업의 새로운 기업을 목표로 하는지, 실제 이 산업이 현재 현대의 사업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에 대한 고민도 없는 것이다.예를 들어 물류사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주력기업인 현대상선이 해상운송, 현대로지스틱스가 육상운송을 하므로 항공운송을 위해 전략적 협력관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금호아시아나항공이 아니더라고 미국의 항공운수회사에 협력할 수도 있다.신성장동력 확보도 좋고, 사업확장전략도 좋은데, 과연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지금도 부채가 너무 많아 정상적인 자금운용이 어려운데, 새로운 방안을 또한 M&A를 하기 위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2010년 그룹의 자존심을 회복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추진했던 현대건설 인수도 실패했다. 당시 현대는 2,700억 원의 돈을 마련해 계약이행보증금으로 지급했지만 인수자금이 불투명하다는 채권단의 반대를 넘지 못했다. 당시 현대는 현대건설을 인수할 경우 현대엘리베이터, 현대택배, 현대상선 등의 계열사와 시너지가 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현대건설이 짓는 건물이나 아파트에 현대엘리베이터의 엘리베이터를 납품할 수 있고, 현대로지스틱스는 건설자재를 운반하는 업무를 맡으면 된다.현대상선도 현대건설이 수주하는 해외건설에 필요한 자재를 운송하면 안정적으로 일감을 확보하게 된다. 현대건설 자체도 현대아산이 주도하는 대북사업의 각종 사회간접자본건설에 참여할 수 있다. 실제 현대가 현대건설을 인수했다면 단기간에 의도한 성과는 낼 수 있었다고 보인다. 현대의 계열사 중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기업은 현대아산이다. 현대아산은 금강산관광이 중단되면서 사업이 축소되자 건설, 면세점 운영 등 부가사업으로 기업의 유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남북경협사업을 하던 현대아산이 오피스텔까지 분양할 정도로 궁색한 처지에 몰린 것이다.최근 남북대치국면이 조성되면서 개성공단까지 폐쇄될 운명에 처해져 미래가 불투명하다. 별다른 대책이 없고, 기업이라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이런 저런 사업을 벌이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 해외사업을 강조하지만 정작 해외사업을 추진할 역량을 보유하지 못함현대는 현대건설, 현대상선 등을 필두로 5대양 6대 주를 거침없이 질주하던 글로벌 기업이었다. 1990년대 초 대우그룹의 김우중 회장이 세계경영을 내 세우기 이전에 이미 현대는 세계경영을 하고 있었다.하지만 1997년 IMF외환위기로 그룹경영이 위축된 후 경영권분쟁, 회장의 사망 등으로 사세가 위축되면서 글로벌경영은 차치하고 국내경영도 정상화되지 못하고 있다. 2013년 현대의 신년목표를 보면 주요 계열사별로 해외시장 공략을 적극적으로 나선다고 되어 있다.현대상선은 북미-남미 동안 항로 외에 아시아-남미, 북구주-남미 등의 항로로 취항해 경제활성화로 급성장하고 있는 남미지역을 공략할 예정이다. 유럽과 남미시장이 미래 시장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현대아산의 경우 마이스(MICE)를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국내용이지 해외사업은 아니다. 마이스는 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s), 컨벤션(Convention), 이벤트와 전시(Events & Exhibition)를 말한다. 현대아산의 마이스사업도 대규모 업체들에 틈바니에서 겨우 명맥만 유지하는 수준에 불과하고, 해외사업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로지스틱스도 해외사업을 벌이겠다는 구상이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없다. 현대엘리베이터도 중국시장을 끊임없이 노크하고 있지만 실적은 좋지 않다.현대로지스틱스도 홈쇼핑과 온라인쇼핑몰의 활성화로 국내택배시장의 규모가 커졌지만 수익성이 하락해 사업전망은 낙관적이지 않다. 국내택배시장을 수성하기에도 힘들기 때문에 해외시장을 진출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현대증권도 제 2 바이코리아 열풍을 일으켜 해외사업을 벌이겠다고 한다. 현대증권은 토종 금융상품을 만들어 세계적인 상품으로 만들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K-FI(Korea Financial Innovation)’ 브랜드를 만든 것도 해외사업을 벌이기 위한 목적이라고 한다.지난 6월 취임한 현대증권 대표이사도 국내증권시장이 침체되어 해외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밝히지 못하고 있다. 국내시장에서 돈을 벌지 금융기관이 해외사업에서 돈을 벌기란 매우 어렵다. 실제 국내금융기관이 해외사업에서 성공한 사례도 전무하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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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이하 현대) 사옥에서 전 회장인 정몽헌의 사망 10주기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정몽헌 회장은 아버지인 정주영 회장이 추진하던 대북사업을 이어 받았지만, 2003년 대북송금 문제로 검찰에서 조사를 받던 중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998년 형인 정몽구 회장과 공동으로 현대 회장으로 취임하고 2001년 형제의 난으로 그룹을 장악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 일어난 사건이었다.현대는 2000년 왕자의 난, 2003년 숙부의 난, 2006년 시동생의 난 등 다양한 분쟁을 겪었고 현재도 이 갈등은 지속 중으로 언제 중단될지 미지수다. ◇ 왕자의 난과 그룹의 분할정주영 회장은 다른 재벌그룹과 달리 학력이나 집안의 배경도 없이 맨 몸으로 그룹을 일구었고, 강력한 카리스마를 갖고 있었다. 라이벌 그룹인 삼성그룹의 이병철 회장이 관리자형 리더십을 발휘한 것과 달리 정주영 회장은 현장형 리더십을 바탕으로 조직을 장악했다.정주영 회장은 자식을 많이 두면서 그룹의 승계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 장남의 사망 이후 특별히 자신의 마음에 들었던 자식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자신이 사망하면 자식들이 재산싸움을 할 것이라는 것이 명확하게 보이는 상황에서 그가 선택할 수 있었던 것은 그룹의 분할이었다. 각종 자료를 보면 정주영 회장은 자식들에게 계열사를 골고루 나눠 줄 생각을 가졌었다. 차남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현대자동차관련 기업, 3남 정몽근은 금강개발, 5남 정몽헌은 현대상선와 현대전자 등, 6남 정몽준은 현대중공업, 7남 정몽윤은 현대해상, 8남 정몽일은 현대종합개발금융 등을 맡길 생각이었다고 한다.장남과 4남은 사망해 개별 계열사를 물려줄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룹을 분할해 상속하겠다는 정주영 회장의 생각은 오히려 형제간의 분란만 키웠다.정주영 회장은 1998년 그룹 회장으로 정몽구와 정몽헌을 지명하며 공동회장 체제를 구축했다. 가장 경영능력이 있다고 판단한 두 아들에게 그룹경영에 대한 경험을 체득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목적이 있었다고 보인다.2000년 불안정한 동거를 유지하던 정몽구 회장과 정몽헌 회장은 그룹의 인사권을 두고 대립을 한다. 정몽구 회장이 정몽헌 회장의 계열로 보이는 이익치 현대증권 회장을 인사조치하자, 정몽헌 회장이 반발을 한 것이다. 소위 말하는 왕자의 난이 일어난 것이다. 한치의 양보도 없던 싸움은 의외로 싱겁게 끝났다. 살아있던 정주영 회장이 차남인 정몽구가 아니라 5남인 정몽헌의 편을 든 것이다. 정몽헌 회장이 아버지의 뜻이라며 공동 회장인 정몽구 회장을 면직시켰다.정몽구 회장이 강력하게 반발했지만 정주영 회장은 오히려 자신과 정몽구, 정몽헌 3부자 동반퇴진이라는 카드를 제시했다. 정몽구 회장은 아버지의 제안을 거절하고 현대자동차 관련 기업들을 이끌고 그룹을 떠났다. 2001년 정주영 회장이 사망한 후 정몽준의 현대중공업도 현대에서 분리되었다. 정주영 회장이 평생을 일군 현대는 사분오열(四分五裂)되었다. 현대는 현정은 회장이 이끌고 있는 현대, 정몽구 회장의 현대기아자동차그룹, 정몽근 회장의 현대백화점그룹, 정몽준 의원의 현대중공업그룹, 정몽윤 회장의 현대해상화재보험그룹 등으로 분리되었다.개별 그룹들이 분리된 이후 각개약진으로 성장을 했지만 현대기아자동차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을 제외하면 존재감이 미약해 진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왜 정몽헌 회장에게 그룹을 넘겼을까정주영 회장은 왜 차남이지만 실질적인 장남역할을 하고 있던 정몽구 대신에 5남인 정몽헌에게 그룹을 넘길 결심을 했을까?정몽헌 회장을 평가하는 사람들은 그가 머리회전도 빨랐고, 지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어 정주영 회장이 총애했다고 말한다. 낮은 학력의 막 노동자로 그룹을 일군 정주영 회장의 입장에서는 학벌과 머리가 좋은 자식이 그룹을 잘 관리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을 수도 있다. 사람은 항상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을 부러워하게 마련이다. 삼성그룹이나 대우그룹 등의 창업자나 후계자들이 화려한 학력을 가진 것을 부러워했을 수도 있다. 정주영 회장이 대학을 나오고 공부를 많이 한 참모들과 토론을 하면서 학벌과 지식의 중요성도 느꼈다고 볼 수 있다.자신은 무작정 부딪히고 난관을 돌파하면서 현대를 키웠지만, 기업환경이 변화하면서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기업의 성장에 필요한 능력과 이미 성장해 대규모 기업집단이 된 기업을 관리하는 능력은 전혀 다르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정몽헌 회장이 다른 자식들과 비교하면 외관상 지적으로 보이는 것도 부인하기 어렵다. 그는 지적이다는 평가와 우유부단했다는 평가를 동시에 받고 있다. 아버지 정주영 회장과는 정반대의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정주영 회장의 입장에서 자신과 상반된 캐릭터를 가진 정몽헌 회장이 현대를 잘 관리하고 유지할 것이라는 믿음을 가졌겠지만 현대는 이미 무모하다는 평가를 받는 정주영 회장의 현장형 리더십에 익숙한 상황이었다. 정몽헌 회장이 야생마처럼 길들여진 현대를 이끌어 가기에는 적합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결국 본인이 회장이 된 이후 현대는 몰락의 길을 걸었다. 정주영 회장과 함께 현대를 일군 가신과 참모들도 하나 둘씩 현대를 떠났고, 자신이 목숨처럼 여겼다고 하던 계열사들도 부실화되면서 채권단에 넘어갔다.2000년 5월 현대건설이 자금난을 이기지 못하고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2001년 현대전자도 LG반도체를 인수하면서 안은 부채를 견디지 못하고 채권단의 손으로 넘어갔다.현대종합상사, 현대투자신탁, 현대정유 등도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현대의 품을 떠났다. 현대건설은 현대의 핵심계열사로 자존심이었고, 현대전자는 정몽헌 회장 본인이 1992년 주도적으로 설립한 회사로 단기간에 반도체 강자로 등극시켰던 기업이다.현대건설과 현대전자가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된 것은 현대를 압박하기 위한 정권차원의 압력이었다는 의혹이 일었지만 부채관리에 실패한 것이 결정적인 요인이다. 일련의 사태를 계기로 대마불사(大馬不死)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무모한 차입경영의 시대가 종언을 고했다. 형인 정몽구 회장을 제치고 그룹의 승계자가 되었지만 정작 정몽헌 회장 본인의 인생은 행복하지 않았다. 본인의 피와 땀이 배인 핵심 계열사가 줄줄이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아버지의 유업을 이어받아 추진하던 대북사업은 현대의 정상화에 걸림돌이 되었다.역사서 만약이라는 말은 없지만, 만약 정몽구 회장이 현대를 물려 받고, 정몽헌 회장은 일부 계열사를 맡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현대가 분할되지 않고, 형제들도 재산싸움을 하지 않고 사이 좋게 잘 지내고 있을까? 정주영 회장은 2남인 정몽구 회장보다는 5남인 정몽헌 회장이 공룡화된 현대를 이끌 적임자로 본 것은 리더십의 변화를 원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는 현장형 리더십으로 기업을 경영하는 산업화 시대가 끝났고, 21세기 정보화시대에는 세심한 관리와 직관이 중요해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직감적으로 알고 있었다.거침없이 성장하면서 한국경제를 지배하던 현대의 신화가 정보화시대가 도래하면서 퇴색된 것도 우연이 아니다. 현대가 새롭게 변신할 수 있었던 절호의 기회는 정몽헌 회장의 사망으로 사라졌다. ◇ 현정은 회장 체제는 잘 굴러가고 있는 것일까현대는 정몽헌 회장의 사후 그의 아내인 현정은을 회장으로 추대했다. 정몽헌 회장이 형제들과 승계분쟁을 거치면서 감정의 골이 깊어졌기 때문에 형제들이 전면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하지만 가정주부로 살던 사람이 갑자기 대기업의 회장으로 경영에 참여한다는 결정은 의외로 받아들여졌다. 특히 현대의 주력사업인 대북사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상황에서 과연 현정은 회장이 난관을 헤쳐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남편의 뒤를 이어 현대를 이끌게 된 현정은 회장에게 도전과 시련이 끊이지 않았다. 범 현대가 그룹의 적통을 이어받은 현대를 현씨에게 넘겨줄 수 없다는 절박감이 투영된 것이다.첫 번째 도전은 2003년 정주영 회장의 동생인 정상영 회장이 이끄는 KCC그룹이 현대의 지주회사역할을 하고 있는 현대엘리베이터의 경영권에 도전한 것이다.2006년에는 정몽준 의원이 이끌고 있는 현대중공업그룹이 현대의 핵심계열사인 현대상선의 경영권을 가져가기 위해 돌진했다. 이어 2008년에는 현대중공업그룹과 2010년에는 현대차그룹과 법정관리 중이던 현대건설을 인수하기 위해 전쟁을 벌였다. 현대가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상선은 어렵게 지켰지만, 현대건설은 현대차그룹에게 인수됐다. 현대엘리베이터는 부실계열사를 지원하기 위한 잘못된 의사결정 때문에 경영권 분쟁에 휘말렸고 아직도 분쟁은 진행 중이다.현대상선은 실적이 개선되지 않아 현대가 경영권을 유지할 지 의문이다. 핵심계열사인 현대아산은 대북사업이 좌초되면서 수렁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현정은 회장체제 10년을 평가한다면 부정적이다. 가정주부가 하루아침에 대기업의 회장이 되면서 나름 선방했다고 볼 수 있지만,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경영은 정상화시키지 못했다.현정은 회장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고군분투(孤軍奮鬪)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지만 결과를 좋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현정은 회장이 현대의 화려한 과거를 재현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한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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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은 현대그룹에서 분리된 이후 조선업의 호황에 힘입어 단기간에 급성장을 했지만 체질을 강화시키지는 못했다. 사업다각화 측면에서 정유, 무역, 자원개발, 태양광 등 사업영역을 확장했고, 조선업에 대한 매출비중을 줄여 사업의 안정성을 꾀하고 있다.현대중공업의 기업문화를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기업문화 측정과 혁신도구인‘SWEAT Model’에 적용해 5-DNA 10-Element의 성취도, 기업문화 위험관리, 혁신전략 등을 종합적으로 진단하고 평가해 보자. ◇ 5-DNA 10-Element의 성취도 분석▲ [그림 14-1. 5-DNA 10-Element 분석]현대중공업의 기업문화를 SWEAT Model의 5-DNA 10-Element를 점수로 평가해 보면 [그림 14-1]과 같다. 현대중공업은 조선업에서 세계 1위라는 사업목표를 설정하고 열심히 노력한 결과 10년도 되지 않아 세계 1위 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그룹의 역사가 오래되지 않고, 조선업에 편중된 사업구조로 인해 기업문화가 명확하게 구분되었지만, 사업다각화 이후 잘 보이지 않는다. 새로 인수한 기업들에 현대중공업의 DNA를 이식시키겠다고 노력하고 있지만 기존의 DNA가 사업특성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일부 낮은 점수를 받은 요소를 간략하게 평가해 보면 다음과 같다.DNA 1인 비전에서 목표를 보면 2015년까지 매출 100조원을 달성하겠다고 하지만 주력산업인 조선업과 매출상승률이 높은 정유부문의 현실을 감안하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협력업체와 동반성장을 꾀하고 있으며, 아산나눔재단을 설립해 다양한 사회양극화 해소와 청년층 창업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성과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DNA 3인 성과에서 매출과 이익은 감소하고 있지만 양호한 수준이다. 그러나 위험은 수주환경의 악화, 환율변동, 원자재가격상승, 주요핵심기술의 미확보, 중국 등 신흥국가 업체의 부상 등은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고 있다. 전반적으로 위험에 대한 대비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다. DNA 4인 조직에서 일은 다른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역사에 비해 정돈이 제대로 되어 있지 못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성공체험을 다른 기업으로 이전하려고 노력하지만 의도한 성과가 나지 않는 이유도 일에 대한 경험만 있을 뿐 체계화가 되어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아무리 현대중공업㈜가 조선업에서 성공체험을 많이 했다고 해도, 다른 기업에 이식하기에는 아직 준비가 덜 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기업문화 위험의 관리전략▲ [그림 14-2. 기업문화 위험의 관리]현대중공업이 기업문화 5-DNA를 인식하고 관리하는 수준을 평가해 정리한 것이 [그림 14-2]다. 5-DNA 10-Element를 평가한 결과를 반영하면 조직과 시스템은 관리 가능한 위험영역에 속하고 있지만 사업과 비전의 일부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위험요소를 내포하고 있다.사업은 주력인 조선업이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하고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어 큰 문제가 없지만, 제품의 경쟁력이나 핵심기술에 대한 고민은 시급하다.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핵심사업인 조선에 대한 R&D투자를 늘려야 하는데 정작 태양광사업과 같은 불확실한 영역에 투자했다가 철수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 한국경제가 샌드위치경제로 위험도가 높다고 하는데, 그동안 수출주력산업이던 자동차, 조선, 전자, 반도체, LCD, 정유 산업도 비슷한 처지에 놓여있다.현대중공업의 주력산업이 조선과 정유이기 때문에 이런 우려를 하는 것이다. 조직과 시스템은 관리 가능한 위험영역에 존재해 큰 문제는 없다. 특히 시스템의 경영도구와 운영은 국내기업 대부분이 일정 수준이상의 효율성을 발휘하고 있어 점진적인 개선노력만이 필요하다.무시할 수 있는 영역에 일부 포함된 성과의 경우 이익은 규모가 줄어들고 있지만 나쁜 수준은 아니다. 문제는 매출은 늘어도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으며, 해외사업의 실적은 국내보다 더 나쁘다는 점이다. ◇ 현대중공업이 채용하고 있는 혁신 전략▲ [그림 14-3. SWEAT Model로 분석한 현대중공업 기업문화]SWEAT Model로 현대중공업의 기업혁신방법을 분석해 보면 [그림 14-3]과 같다. 현대중공업의 기업혁신방법은 유럽기업이 주로 채용하는 ‘E-Type Model’을 채용하고 있어 같은 그룹에서 분가한 현대자동차그룹이 채용하고 있는 ‘T-Type Model’과는 차이가 있다.현대차그룹이 사업에서 기업문화를 출발한 것과는 달리, 현대중공업은 기업의 비전을 먼저 고민했다. 현대차그룹이 현재 그룹의 방향을 잃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비전의 목표에 대한 고민이 부족해서이다. 현대중공업은 정주영 회장이 영국에서 차관을 빌려오면서부터 조선사업에 대한 명확한 목표를 갖고 있었다. 현대그룹이 왕자의 난을 계기로 분할되면서 정몽준 의원이 현대중공업㈜를 물려받았지만 직접적으로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았다.그는 국회의원으로 정치활동에 주력했기 때문에 현대중공업의 경영은 전문경영인에게 맡겼다. 국내경영환경에서 전문경영인은 실질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다기 보다는 심부름꾼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중공업도 그룹에서 분리된 후 괄목할만한 성장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외부환경의 영향이 더 크다. 기업문화를 혁신하려는 주체가 없었다는 점도 현대중공업의 기업문화 혁신노력이 외형적으로는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엉성하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비전의 목표는 뚜렷하지만 사회적 책임에 대한 고려는 약하고, 사업의 시장에 대한 도전정신은 높지만 제품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은 크게 보이지 않는다. 성과의 위험도 기업이 통제하지 못하는 영역이기는 하지만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찾기도 어렵다. 현대그룹에서 분가한 그룹들이 조직에 대한 강점을 가졌다고 주장하지만 실질적으로 건설이나 조선산업에는 적합할지 모르지만 다른 산업에는 취약점을 보이고 있다. 현대중공업도 기업문화를 혁신하기 위해 구체적인 전략을 수립하지 않고, 사업방향에 따라 전술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보인다.사업다각화와 노력도 기업문화 혁신이 우선되지 않으면 의도한 성과를 내기 어렵다. 현대중공업이 외부환경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주력산업에서 강점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내부 구성원간에 기업문화에 대한 심도 깊은 논쟁을 이끌어 내야 한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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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의 기업문화를 현대차그룹 다음으로 다루었다. 현대상선을 주축으로 하고 있는 현대그룹이 범 현대가의 정통성을 이어받았지만 현재 사업이 신통치 않아 순서를 뒤로 미루었다. 그래서 가장 잘 나가고 있는 현대차그룹을 먼저 분석했고, 다음으로 현대중공업이 기업문화 분석 대상이 되었다.현대중공업이라고 하면 아직도 조선소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불과 10년도 되지 않아 다양한 사업영역을 확보하고 있었다. 상전벽해(桑田碧海)라고 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아쉬움도 많이 남는다.◇ 현대그룹에서 분가했지만 본가보다 더 잘 나가현대중공업은 현대그룹에서 분가한 그룹들 중에서 현대차그룹 다음으로 잘 나가고 있다. 현대상선을 중심으로 한 현대그룹은 그룹의 정통성을 이어 받았지만 사업적으로는 매우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현대상선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감소한 물동량으로 인해 적자를 내고 있고, 금강산관광을 주도하던 현대아산도 남북대치국면으로 인해 개점휴업상태다.반면 현대차그룹은 일본자동차업체를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보이지 않는 지원과 적극적인 마케팅 정책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현대중공업이 단기간에 급성장하게 된 배경은 조선업 호황이다. 2000년대 초 IT산업을 필두로 한 경제호황이 도래하면서 전세계적으로 소비가 늘었다.부동산 거품과 자산가치의 상승은 과소비를 유도했고 그에 따라 물동량도 늘어나게 되었다. 물동량의 증가는 자연스럽게 선박의 발주로 이어졌다. 원유, 가스 등의 자원가격이 급등하면서 심해자원개발에 대한 투자가 늘었고, 덩달아 해양플랜트의 수요도 늘어났다. 현대중공업이 주력하고 있는 조선업의 호황은 내부혁신보다는 외부효과에 기인한 것이다.수십 년에 한번 오기 어려운 호황으로 벌어들인 돈을 어떻게 사용하는지는 기업내부에 의해 결정된다. 현대중공업은 사업다각화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고, 정유, 금융, 자원개발, 무역 등의 영역에 진출했다.조선사업도 덩치를 키우기 위해 한라그룹의 망한 계열사들을 인수했고, 해외에도 진출했다. 다양한 선종과 크기의 배를 건조할 수 있는 종합 조선소의 면모를 갖추었지만 시너지는 나지 않았다. 정유사업은 조선업에 치중된 매출구조를 분산시키는 데는 도움이 되었지만 아직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평가하기는 이르다. 금융업도 현대중공업으로서는 필요한 영역이기는 했지만 투입한 자금에 비해 효과는 미미한 수준이다.자원개발과 무역은 외형적으로는 그럴듯해 보이지만 내실은 없다. 과거 수출을 주도하던 대기업 계열의 종합상사들이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자원개발에 뛰어 들었지만 성과는 미미하다. 자원개발은 선진국 기업들이 수백 년 동안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시장을 선점하고 있어 후진국의 기업들이 시장진입을 하기 어렵다.어찌되었건 현대중공업이 현대그룹에 분리된 후 10여 년 만에 외형을 크게 확장한 것은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특히 현대그룹의 앞날이 불투명해지면서 오히려 분가한 그룹들의 약진이 눈에 두드러진다.현대상선과 현대엘리베이터의 경영권을 두고 여러 차례 분쟁이 표면화되었던 사례도 있어 현대그룹의 부실이 심화될 경우 범 현대가 그룹들이 어떻게 처신할 것인지 주목된다. 이제는 그룹의 정통성이니 적자니 하면서 망한 기업들을 인수해 자신조차 위험에 빠뜨리는 무모한 의사결정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 느슨한 오너경영보다는 완전한 전문경영인체제가 유리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그린경제와 공동으로 개발한 위대한 직장찾기 평가모델인 ‘10-Dimension Model’에서 첫 번째 차원이 리더십(leadership)이다. 기업을 대표하는 경영자의 기업관, 직업관, 사회관, 경제관 등이 기업의 성장과 쇠퇴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현대중공업은 전문경영인을 통한 경영을 하면서 중요한 결단은 오너가 하는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매우 유연하고 합리적인 방안처럼 보이지만 누구도 경영책임을 지지 않는 어정쩡한 모습이다.이러한 시스템에서는 전문경영인이 중요한 결정은 오너에게 미루고, 오너는 전문경영인의 의견을 듣고 수용하는 형태를 취한다. 결정은 오너가 한 것처럼 비춰지지만 전문경영인의 의중이 99%는 반영된 것이다.전문경영인이 의사결정이 애매한 부문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해서 공을 오너에게 넘기는 경우가 많다. 양자의 사이에 신뢰가 형성되어야 하지만 권위주의에 물든 오너와 월급쟁이 경영인 사이에 진정한 신뢰가 형성되기는 어렵다. 국내에서 책임경영제도가 실패한 이유다.현대중공업도 비슷한 처지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너인 정몽준 의원이 정치인으로 변신한 이후 어정쩡한 전문경영인제도를 유지하고 있지만 급변하는 외부환경에 제대로 대처를 하지 못하고 있다.조선업의 호황으로 벌어들인 이익금으로 사업다각화를 한 의사결정도 결과적으로는 바람직하지 않다. 전문적인 운영능력도 보유하지 않은 채 비전문 계열사를 늘리기보다는 오히려 자신의 영역에서 본원적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R&D에 투자했어야 했다.단기간에 실적을 내야 자신의 밥그릇이 유지되는 전문경영인의 입장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고, 오랜 시간이 필요한 R&D에 대한 투자를 결정하기 어렵다. 조선산업이 어렵기는 하지만 기술력만 확보하고 있다면 인간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한 사라지지 않는다. 자원과 상품의 이동시키기 위해서는 선박이 필요하고, 자원을 개발하고 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플랜트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장기적으로 생존하려고 한다면 외형성장에 치중하기 보다는 취약점을 보완하는데 집중해야 한다.장기적 관점에서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오너경영이 필요하지만 현대중공업처럼 오너가 정치에 더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불가능하다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현재의 경영체제는 오너경영도 전문가경영도 아니다. 오너가 정치를 포기하고 경영에 복귀하지 않으려면 차라리 전문경영인에게 경영을 전적으로 맡기는 것도 필요하다.미국처럼 오너는 이사회에서 주요 안건에 대한 투표권만을 가지고 경영간섭은 최소화해야 한다. 공식적인 직책도 없으면서 오너라고 주요 안건에 대해 비공식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현재의 체제를 유지하는 것은 오너 자신에게도 기업에게도 불행한 일이다. 오너가 중요한 의사결정을 한다고 하면서 내린 결정이 좋다는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이러한 의사결정도 오너 자신은 전문경영인들의 조언에 따라 형식적으로 추인만 한 것이라고 보인다. 하지만 내용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내린 결정에 대해 자신이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 굉장히 억울한 상황인 셈이다. 최근 정몽준 의원의 아들이 현대중공업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는 뉴스가 보도되었지만 단기간에 경영자로 성장하기는 불가능하다. 아들이 현대중공업의 주력산업에 대한 경험이 일천한 것도 문제로 지적 받는다.유능한 참모들이 잘 이끌어 줄 것이라고 믿지만 아들의 역량이 하루아침에 쌓아질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렵다. 단기간에 무리한 방법으로 오너경영 체제를 만들기 보다는 오히려 진정한 전문경영인 체제를 정립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보인다. ◇ 위기대응체제를 위해 글로벌정보경영전략을 고민해야세상은 현재가 아무리 어렵더라도 미래에 대한 절망보다는 희망을 갖는 것이 살기에 편하다. 긍정적인 마인드로 열심히 노력하다 보면 무슨 일이든지 이룰 수 있다고 본다.흔히 “사람 사는 세상에 사람이 하지 못할 일이 뭐가 있느냐”라는 말을 하는데, 현대중공업도 위기를 기회로 삼자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현재의 경제위기가 지속될 수 있지만 오히려 잘 활용하면 경쟁자를 압도하고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2013년 현대중공업은 위기를 기회로 인식해 안정적인 성장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4대 경영방침을 정했다. 4대 경영방침은 내실경영, 위기대응체제 구축, 핵심역량강화, 안전과 화합이다.4가지 방침 중에서 위기대응체제 구축을 제외하고는 일반론에 불과하다. 내실경영은 외형적인 성장보다는 이익에 치중하겠다는 전략이다. 핵심역량을 강화하자는 것과 안전과 화합은 구체적인 실천전략보다는 구호에 불과하다고 보인다. 위기대응체제를 구축하는 것은 어떤 방법으로 할 것인지 명확하게 보이지 않지만 환율이나 원자재가격의 변환에 대응하는 수준 정도로 보인다.하지만 기업 내∙외부 글로벌 환경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글로벌정보경영전략(GIMS, Global Intelligence Management System)의 도입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미국과 같은 선진국이 글로벌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구축∙운영하고 있는 시스템이 글로벌정보경영전략체계이다. 글로벌 선도기업들은 이미 이에 대한 연구를 활발하게 했고, 다양한 경영도구(methodology)를 통해 위기대응을 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몇몇 전문가가 글로벌정보경영전략사상을 기업에 적용시키기 위한 방안을 연구하고 있어 기업차원에서 도입의 어려움은 많이 해소될 것이라고 판단된다. 현대중공업의 경영이 내부보다는 외부환경에 더 큰 영향을 받고 있다는 점도 글로벌정보경영전략의 도입이 시급한 이유다.-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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