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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시장조사기관인 옴디아(Omdia)에 따르면 2025년 1분기 세계 1위 D램 업체는 SK하이닉스로 드러났다. 삼성전자는 1992년 D램 시장 1위에 등극한 이후 33년만에 2위로 주저 앉았다.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반도체의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성장세를 예측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세계 1위 반도체기업으로 성장한 엔비디아(NVIDIA)는 삼성전자가 아닌 SK하이닉스로부터 HBM을 공급받는다.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메모리보다 비메모리 재편된지 오래지만 삼성전자는 비메모리 분야에조차도 기술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했다.휴대폰과 스마트폰 시장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던 삼성전자는 미국 애플(Apple)과 중국 기업에 너트크랙커(nut-cracker) 신세로 전락했다. 국가든 기업이든 개인이든 영원한 1등 자리를 유지할 수 없다.세상의 변화에 끊임없이 적응하지 못하면 사라진다는 진리를 잊지 않아야 한다. 우리나라 기업이 마켓 트렌드를 읽어야 하닌 이유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대우그룹 김우중 회장의 저서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의 표지 [출처=김영사]◇ 외부 시장 변화로 급성장했지만 문어발 사업 확장으로 좌초... 신시장은 엘도라도가 아니라 신기루삼성그룹의 성장은 내부의 노력도 중요했지만, 외부적인 시장환경도 우호적이었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1960~80년대 정부 주도의 공업화 정책, 1990년대 3저 호황과 아시아의 동반성장, 2000년대 정보기술(IT) 열풍과 전 세계적인 호황 등이 삼성그룹의 발전을 이끌었다.하지만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Subprime Mortgage Crisis) 이후 전 세계적인 금융 불안, 유럽국가의 재정난, 부동산 거품 붕괴, 중국의 고속성장, 일본의 침몰, 중동 지역의 정세불안 등이 이어지고 있다. 기업이 시장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기업문화 DNA 2 요소인 사업(Business) 중 시장(Market)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5~10년 주기로 변하던 과거와 달리 1~2년 아니 6개월 단위로 변하는 시장을 따라 잡기 위해서는 나만이 아니라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상생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병철 회장이 삼성그룹의 기반과 골조를 다 만들었다면 이건희 회장은 이 기반 위에서 꽃을 피운 경영자로 평가할 수 있다. 단순히 가만히 앉아서 꽃이 피기를 기다렸다기보다는 어느 날 그룹의 회장이 되고 보니 추운 겨울이 지난 화사한 봄이었다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이건희 회장이 취임한 1980년대 말은 전 세계 제조공장이 원가절감을 이유로 아시아로 이동하는 시기였다. 유럽과 미국의 제조기업이 인건비 상승 때문에 제조를 아웃소싱하는 정책을 도입하기 시작했다.1980년대 말 동구권의 몰락과 1990년대 초 소련연방의 붕괴는 이념전쟁에 투입하던 자원을 경제에 투입할 수 있게 만들어 세계 경제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1980년대 초반부터 우리나라 정부는 전자, 조선, 자동차 등의 분야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정부 차원에서 미국, 일본 등 선진국으로부터 기술도입을 추진했고 기업에는 생산과 수출에 대한 유·무형의 지원책을 제공했다.당시 한국 기업의 경쟁력은 저가의 고학력 노동자에 있었기 때문에 정부는 열악한 노동조건을 눈감아 주었을 뿐만 아니라 노동운동을 조직적으로 탄압했다.외국제품의 국내시장 진출은 높은 관세장벽으로 보호해줬고 산업설비나 원자재의 도입에는 무관세 혜택을 제공했다. 국내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우방국과 무역 마찰도 기꺼이 감수했다.전두환 5공화국 정권이 독재, 민주화 탄압, 부정부패 등으로 부정적인 평가를 받지만 경제부문에서는 나름대로 칭찬을 받고 있는 이유다. 정치적으로 암울한 시기였지만 재벌기업이 폭발적으로 계열사를 늘리고 외형을 키운 시기이기도 하다.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도 시장환경에 잘 적응한 경우다. 일본 기업이 미국 기업과 정부로부터 강한 견제를 받아 주춤하는 사이 1987년부터 일어난 붐으로 단기간에 세계적인 반도체 생산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이병철 회장의 무모한 투자 덕분이기는 하지만 적자에 허덕이던 반도체가 극적인 반전을 할 수 있었던 것도 내부역량 강화보다는 외부 시장의 요인으로 보는 것이 더 적절하다.길지는 않았지만 1990년대 초반의 신 3저( 저금리, 저유가, 저원화가치)로 인한 경제호황도 삼성을 포함한 국내 기업이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로 작용했다.그러나 1990년대 중반 이후 대기업은 문어발식 사업확장을 위한 무차별 차입과 동구권,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 등 검증되지 않은 시장에 무분별하게 진출하면서 초래한 부채를 감당하지 못해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의 주범이 되었다.대우그룹은 부도로 침몰했고 다른 대기업도 큰 혼란을 겪었다. 동유럽과 중앙아시아는 30년이 지난 현재에도 시장은 살아나지 않았다.일확천금을 얻을 수 있는 신시장이 엘도라도(El Dorado)가 아니라 신기루(蜃氣樓)였다는 사실을 파악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오판에 대가는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너무 컸다.◇ 미래 시장은 선택과 집중이다... 스마트폰도 중국 업체에 덜미 잡히며 시장 주도권 잃어삼성그룹은 2000년대 초중반부터 2020년까지 거침없이 질주하며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지난 5년 동안 상황은 내부의 낙관적인 전망과는 전혀 다른 결과로 나타났다.삼성그룹이 경험할 글로벌 시장은 내부 직원이 예측하는 방향대로 흘러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대부분의 전문가가 예측하는 미래시장은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 폐쇄적보다는 개방적, 제조업체보다는 서비스업체가 주도할 것이라고 한다.글로벌 선두업체인 애플은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에 집중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 산업도 인텔이나 델(DELL)과 같은 하드웨어 업체가 아니라 엑스(X), 메타(Meta) 등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업체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애플만 보더라도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에 주력하고 정보통신사 주도의 시장은 서비스회사 주도의 시장으로 바뀌었다. 폐쇄적인 애플보다 개방적인 구글이 플랫폼 시장을 선도한다.애플도 아이폰의 판매보다는 아이폰에서 서비스되는 어플리케이션, 즉 소프트웨어의 판매에서 수익을 창출한다. 애플의 앱 스토어는 전 세계 개발자에게 오픈되어 있어 누구나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올릴 수 있다.통신회사나 휴대폰 단말기 제조사에서 일부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해 폐쇄적으로 제공하던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국내 통신사가 단말기 제조사와 담합해 폐쇄적으로 어플리케이션을 운용한 반면 애플은 장터를 공개했다.수익배분도 기존의 업체와 달리 개발자에게 유리해 많은 독립사업자를 끌어들일 수 있었다. 앞으로의 ICT 시장은 제조사가 아니라 서비스사가 시장을 주도할 것이다. 스마트폰 시장만 보더라도 삼성전자는 하드웨어에 집착하다 시장을 놓쳤다.삼성전자가 지금처럼 단말기 제조업체도 아니고 어플리케이션 개발업체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로는 핵심 경쟁력을 가지기 어렵다. 경쟁적인 특허출원과 특허의 교차활용으로 단말기 제조 관련 기술은 평준화됐다.스마트폰의 경쟁력은 운영체제(OS)의 우위성과 제공되는 서비스 어플리케이션 숫자, 기술보다는 가격이 될 가능성이 높다. 2020년 이후 OS는 애플과 구글이 완전하게 장악했다.삼성전자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모든 것을 다 장악하려고 시도하다가 어느 것도 명확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했다.다른 경쟁자가 따라올 수 없는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제조업체도 아니고 그렇다고 우수한 킬러 콘텐츠를 개발하는 소프트웨어 업체는 더더욱 아니다.시장의 변화를 예측하고 도전하는 것은 숙명이고 예측의 정확성을 높이는 것이 생존확률을 높이는 유일한 방책이다. 스마트폰은 대등한 기술 수준으로 추격한 중국업체를 따돌리기 쉽지 않다.삼성전자의 고민은 스마트폰 뿐 아니라 가전제품, 메모리 반도체, 비메모리 반도체 등의 시장 변화도 예측해야 하는데 있다. 복잡한 제품 라인업은 타겟 시장의 변화를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렵고 만든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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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해양에 특화된 신생 그룹인 STX는 강덕수 회장의 개인적인 이미지에 덮여 있다. 강덕수 회장은 단기간에 샐러리맨에서 재벌회장으로 등극하면서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STX가 고속성장을 하고 있던 와중에도 한국경제는 여전히 저성장의 덫에 걸려 있었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성과가 없었다. 급성장한 STX가 한국경제의 돌파구를 보여줄 희망이 되었거나, 강덕수 회장이 청장년층의 창업열기를 북돋을 수 있는 표본이 되기에는 한계가 있다. ◇ 불필요한 외부활동은 기업경영에 도움이 되지 않아2000년대 초반 벤처기업 열풍이 불 때 현장에서 다양한 경험을 했다. 아이디어 하나로 수십억을 투자 받아 사업화하고, IPO까지 성공해 엄청난 부를 일궜다가 망한 기업가도 많았다.새로운 사업의 성공확률이 낮기는 하지만 상장까지 했다가 망한 기업들은 대부분 공통점이 있었다. 제품의 품질이 낮거나 시장의 부진보다는 경영진의 횡령이나 경영태만이 주된 이유다. 횡령은 범죄행위로 사법처벌까지 받지만 경영태만은 처벌할 수는 없지만 기업을 망하게 한다. 사농공상(士農工商)의 직업관이 남아 있는 한국 기업가들은 돈을 벌면 명예를 얻으려고 노력한다.인간의 기본적인 욕망이라 어쩔 수 없지만 사업과 명예추구에 대한 열정을 잘 조절하지 않으면 경영부실로 이어진다. 한때 시가총액이 수천억 원을 넘던 코스닥 기업의 CEO도 대외활동에 재미를 붙이다가 경영권을 잃었다.어떤 유명 벤처기업 CEO는 대외활동을 하다가 기업은 망했지만 여전히 관련 단체의 직함을 유지하면서 부업이 본업이 되기도 했다. 경영자가 본업에 대한 관심을 덜 기울이면 직원들도 열심히 일을 하지 않는다.강덕수 회장도 그룹이 어느 정도 정상궤도에 올랐다고 판단한 2009년부터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 부회장, 한국무역협회(이하 무역협회) 부회장 등의 외부 활동을 활발하게 하기 시작했다. 2009년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후 기업들이 비상경영을 추진하던 때이다.STX의 그룹규모에 비춰보면 강덕수 회장이 전경련이나 무역협회의 부회장을 맡는 것은 정상적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다른 그룹의 회장들이 그룹경영에 전념하기 위해 외부활동을 자제하던 것과 비교된다. 전경련이나 무역협회와 같은 단체들도 이제 수명이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재벌그룹의 이익을 옹호하고 대변하는 전경련은 재벌기업들이 다양한 사회적 문제로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으면서 필요성에 의문이 제기됐었다.급기야 2003년 유력 대기업 회장들이 회장직을 고사하자 제약회사에 불과한 동아제약 강신호 회장이 그룹의 규모나 서열과 관계없이 전경련 회장이 됐다. 이때부터 국내경제를 좌지우지하던 전경련의 위상이 급격하게 추락했다고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무역협회도 정부가 무역입국을 강조하면서 기업들을 다그치던 시대에는 적합했지만, 자유무역이 보편화됐고, 국내 대기업도 다국적 기업을 넘어서 글로벌 기업이 됐기 때문에 관변단체의 성격이 강한 무역협회의 필요성은 낮다.이런 단체들이 생명을 지속하는 이유는 ‘감투’를 좋아하는 기업가들이 많고 이를 활용하고자 하는 정부의 의지때문이다. 죽도록 노력해 기업을 키운 후 한숨을 돌릴 여유가 생기면 관변단체나 협회에 기웃거리는 경영자가 의외로 많다. 도박이나 골프에 정신이 팔려 경영을 등한시하는 것보다는 낫지만 외도는 바람직하지 않다.기업가는 기업의 경영실적으로 능력을 인정받고 사회적인 존경을 받아야 정상이다. 기업이 사회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방식으로 사업을 해 많은 돈을 벌고 정상적으로 세금을 내면 존경을 받을 수 있다.대부분의 기업들이 이 원칙을 준수하지 않기 때문에 기업가가 존경을 받지 못하는 것이고, 경영자들은 대외적으로 폼이 나는 감투에 연연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경영자는 대외활동보다는 기업경영에 열정을 쏟아야 한다. 경영자의 화려한 대외활동은 신기루에 불과하고 기업의 본원적 경쟁력을 훼손한다.강덕수 회장도 현재의 위기를 돌파하려면 대외활동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 관변단체의 업무가 STX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거나 위기해소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산업은행이 2대 주주라 눈치를 봐야 하지만, 산업은행이나 정부가 빚은 대신 갚아주지는 않는다.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돈 되지 않는 사업은 정리하고, 열심히 돈을 벌어 빚을 갚는 수 밖에 없다.경영자는 기업경영으로 승부를 해야 하고, 기업을 잘 키워서 명예를 얻어야 한다. 진정한 경영자라면 기업의 부실에 대해 어떤 변명을 해서도 안된다. ◇ 수치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산업 트렌드를 예측하는데 집중해야국내 대기업 중 정상적인 사업으로 성장해 온 곳은 많지 않다. 대부분 정부의 특혜나 정부자산을 헐값으로 불하 받아 사업기반을 구축했다. 정부의 산업합리화 정책에 따라 부실기업을 금융혜택을 받고 M&A해 덩치를 키운 대기업도 있다.대기업이 정치적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정상적인 이익으로 기업을 M&A하는 것보다 쉽고 저렴하기 때문에 특혜를 얻기 위한 로비가 치열하다. 정부와 정치권의 비정상적인 의사결정도 이런 경향을 부채질한다.강덕수 회장도 자신이 몸담고 있던 기업을 인수한 이후 시장에 나온 부실기업을 적극적으로 M&A했다. 본인이 재무직무에서 잔뼈가 굵어 재무제표를 보는 능력이 있어 기업의 자산가치나 부실을 정확하게 짚어낼 수 있었던 것도 M&A에 대한 자신감을 키워줬을 수도 있다.한때 자산이 저평가된 부실기업들에 대한 M&A가 선풍적인 인기를 끈 적이 있다. 인수한 기업의 저평가된 자산을 매각해 돈을 버는 얌체 M&A꾼을 ‘마이다스의 손’으로 추앙하기도 했다. 저평가된 자산은 대부분 부동산이라 고성장시대나 부동산 호황기에는 이런 방식이 통용됐다. 그러나 기업경영에서 지속적으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도 존재하지 않고, 손만 대면 황금으로 변하는 마이다스의 손을 가진 경영자도 없다. 다른 사람이나 전문가가 보지 못한 가치를 찾아내기도 하지만 오랫동안 지속하기는 쉽지 않다.수치에 기반한 기업평가나 M&A도 마찬가지다. 사업이 잘되거나 이익을 내는 기업이 망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제품의 경쟁력이 약하거나 부채가 너무 많아 이익으로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워 망하는 것이다. M&A능력이 탁월하다고 평가 받았던 STX의 M&A도 이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기업을 보는 눈이 정확했거나 본원적 가치를 발굴하기 보다는 단순히 조선/해양 수직계열화에 적합한 매물을 찾아 인수한 것에 불과하다.우량계열사를 담보로 차입을 해 부실기업을 인수하고, 인수기업의 경영을 정상화시켜 차입금을 갚는 과정이 선순환돼야 M&A가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STX가 위기에 봉착한 것도 이 순선환과정이 어느 순간에 끊어졌기 때문이다. 2000년대 초반 거품경제가 선진국의 재정정책에 힘입어 유지되면서 경제의 펀트멘탈에 대한 착시현상이 발생했다. 정부가 과다한 재정정책과 복지로 경기호황을 부추겼지만 경제의 체질이 개선되지는 않았다. 조선/해양산업이 경기의 선행지표 역할을 해야 하는데 거품에 덮여 실체를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계약금만으로 배를 발주할 수 있어 경쟁적인 발주가 촉발되면서 미래를 낙관하게 만들었다. 몇 년치의 일감을 확보했다는 뉴스가 연일 언론을 도배했고, 모두가 장미빛 희망에 부풀어 있었다. STX의 M&A가 성공적으로 보였던 것도 외부환경인 산업의 호황이 단기간 지속됐기 때문이지 시너지를 내는 M&A를 해서 실적이 호전된 것은 아니다. STX의 M&A가 본원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는 목적에서 추진됐다면 금융위기로 그룹 전체가 휘청거리지 않았을 것이다.글로벌경기침체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영업이익으로 막대한 규모의 부채를 해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돼 인수한 기업의 매각을 추진할 수밖에 없다. 어떤 기업을 매각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깊을 것으로 추측된다. 회계/재무 전문가는 너무 계산에 밝기 때문에 작은 장사에는 절대 실패하지 않지만 큰 사업을 성공하기는 어렵다. 대기업의 전문경영인도 회계/재무 전문가가 많지 않다. 사업이나 기업의 성장이 정체돼 있어 원가나 품질 등 관리가 주요 이슈로 등장하는 기업이 아니면 공격보다는 수성에 강점을 가진 회계/재무 전문가의 필요성이 낮다.최신 기술개발을 핵심경쟁력으로 삼는 기업은 연구직무, 시장개척이 절실한 기업은 마케팅/영업직무,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고자 하는 기업은 사업기획직무 출신자를 선호한다. STX가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회계/재무전문가에서 연구, 마케팅/영업, 사업기획 전문가로 핵심인력 변화를 꾀해야 한다.임직원뿐만 아니라 강덕수 회장도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수치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산업의 트렌드를 읽는데 더 치중해야 한다. 미시적인 장부상 숫자의 분석은 실무직원들에게 맡기고 자신은 거시적인 지표를 파악하기 위한 노력해야 한다.현재까지의 경영방식을 바꿀 필요가 있고, 만나는 사람, 의사결정을 위해 필요한 정보도 달라져야 한다. 내부 데이타에 기반한 경영실무는 임원들에게 맡기고, 자신은 글로벌 시장동향 변화를 주시해야 한다.자신이 중시하는 해외사업은 국내사업과 달리 막강한 경쟁자도 많고, 기업의 생존을 위협하는 요소는 더 많다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한다. 국내경험을 바탕으로 해외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는 발상으로는 글로벌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한다.-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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