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1
" 지리산"으로 검색하여,
1 건의 기사가 검색 되었습니다.
-
인간은 짐승과 달리 문자를 발명해 경험과 지식을 전파할 방법을 찾아냈다. 역사를 기록하고 지혜를 터득해 시행착오(試行錯誤)를 줄인 결과 인류문명은 발전에 발전을 거듭할 수 있었다. 기록된 책은 학습을 위한 자료로 활용할 수 잇지만 지식을 전수할 사람의 존재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우리가 흔히 말하는 교사(敎師)는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을 말하며 스승은 단순히 '교사의 범주를 넘어 지식·덕망·인품이 풍부해 바람직한 인생을 인도해주는 존경할 만한 인물'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어느 때부터인가 사람들은 ‘우리 사회에 교사는 넘쳐나는데 제대로 된 스승은 없다’고 한탄하기 시작했다.뇌물 수수와 각종 일탈행위를 저지르는 교사가 많아지며 학교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지고 교사·학생·학부모·시민단체 등 이해관계자의 이전투구(泥田鬪狗)가 성행했다.교육 현장은 지식의 전당이 아니라 난장판으로 전락했다. 교권의 침해이니 교사의 권위가 땅에 떨어졌느니 하는 목소리가 높아졌지만 해결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 교육 현장의 혼란 초래한 원인 제공자도 수습할 자도 교사라는 점 명확해필자가 어린 시절을 보낸 지리산 두메산골의 초등학교는 현재 서울 도심의 학교와는 천양지차(天壤之差)의 환경에 처해 있었다.낡은 교실은 차치하고도 일제 식민지 시대에 초등학교 문턱에도 가보지 못한 학부모가 대다수였고 한글을 깨우친 주민도 많지 않았다.학생이나 학부모 모두 교사는 나름 선진학문을 배운 선각자라는 인식을 갖고 맹목적으로 따랐다. 초등학교에 입학해 자음과 모음을 배우고 숫자를 배워야 하는 학생에게 교사의 지식은 선망의 대상일 뿐이었다. 학부모 중에서도 교사의 권위에 도전하는 행위 자체를 꿈꾸는 사람도 없었다.그렇다고 학교 수업의 질이 높았다거나 교사가 학생들로부터 존경받을 정도로 품위 있게 행동한 것은 아니다. 학생에 대한 손찌검이나 매질은 훈육이라는 이름으로 일상화됐으며 수업보다 방과 후 일탈에 대한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수업의 질(quality)은 부실했다.하루에 버스 한 대도 제대로 다니지 않는 시골에 시민단체도 없었고 교육청과 같은 행정기관의 관리 감독 손길도 미치지 않았다.기억을 더듬어 보면 초등학교 6년을 다니는 동안 교육청 공무원이 방문한 것은 단 1회에 그쳤다. 산골의 초등학교는 교사들이 군림하고 휘두를 수 있는 왕국이었다.당시 학교에 부임해온 교사 중 교육자로서 우수한 제자를 양성하겠다는 의지나 포부보다는 시골 깡촌 초등학교를 하루빨리 벗어나겠다는 열정이 가득한 사람이 더 많았다.수십 년이 지난 현재, 버스조차 제대로 다니지 않는 시골 초등학교나 도서 벽지에 평생을 근무해야 하는 교사도 찾아보기 어렵다.서울이나 대도시에 근무하는 교사의 비중이 높고 학부모도 교사와 필적할 수준 혹은 그 이상의 지식과 경험을 갖춘 사람이 많다.교사도 교직원노조를 결성해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 노력 중이다. 교육철학으로 무장해 교육 현장의 혁신을 부르짖는 시민단체도 우후죽순(雨後竹筍)처럼 솟아나 활동하고 있다.학교 현장에서 교사의 권위가 추락하고 공교육의 경쟁력이 떨어진 것은 누구의 잘못인가? 100년을 내다보고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의미로 백년대계(百年大計)라고 불리는 교육정책을 하루아침에 바꾸는 교육부의 책임도 적지 않지만 교육 현장을 지키는 교사의 책임이 가볍다고 주장하기는 더욱 어렵다.교육 관계자를 만날 때마다 ‘교육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말을 듣는다. 그런데 정치가를 만나면 진심으로 교육을 살리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 사람조차 드물다. 선거철에 득표에 도움이 되는지에 따라 교육에 관심이 있는 것처럼 포장할 뿐이다.일선에서 근무하는 교사도 먹고살기 위한 직업으로 선택한 경우가 다수를 점유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가르치는 것이 재미있어서 우수한 제자를 육성해 사회의 동량(棟梁)으로 성장하는 것을 바라보는 즐거워서 교육 현장을 굳건히 지키는 것이 바람직하다.인류가 문자를 만들고 기록을 전파하기 위해 가르치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인식했을 때부터 교사라는 직업은 사회발전에 핵심이었다.그렇기 때문에 교사를 스승으로 존중하고 공동체의 지도자로 떠받들었다. 근대 국가가 의무교육이 도입하며 교육시장 커졌다고 이러한 사회적 인식이 변한 것은 아니다.작금의 우리나라 교육시장에서 초래된 혼란도 교사가 부담해야 할 책임이고 이를 원만하게 해결할 주체도 교사라는 점은 명확하다.학생·학부모·시민단체·정부는 주연이 아니라 교사의 인도와 통솔을 따라야 하는 양 떼에 불과하다. 순한 양 무리를 풀이 무성한 넓은 초원으로 인도하는 목동의 역할을 교사가 부담하는 것이 적절하다.▲ 정부와 교사의 역량개발 전력과 교사의 선택 노력 [출처=iNIS]◇ 사교육 시장의 1타 강사 수준으로 학교 교사 실력 키워야국제경영학자이자 교수인 앤 추이(Tsui, A.S.) 등은 급여에 따라 기업과 개인의 자기계발 투자에 대한 인식도를 연구했다.연구 결과에 따르면 시간에 대한 인식, 개인과 조직간 거래 등의 변수를 적용한 결과 스팟형 고용, 상호 투자형 고용, 과소 투자형 고용, 과다 투자형 고용 등으로 구분된다.우선 스팟형 고용은 구체적으로 정의된 과업에 대해 단기적으로 금전을 보상하는 것으로 계약직이나 임시직 형태로 고용한다.상호투자형 고용은 기업이 교육훈련과 경력관리 등 비금전적인 보상까지 제공하고 직원은 충성심으로 조직에 몰입하며 일한다.과소 투자형 고용은 기업이 직원에게 과도한 충성을 요구하지만 교육·훈련 등 직원의 발전에 관련된 장기적인 투자는 늘리지 않는다.과다 투자형 고용은 직원에게 장기 고용을 보장하고 교육훈련을 제공하지만 직원은 그에 상응하는 성과를 내지 못한다.우리나라 교사는 우수 인재가 유입되기 때문에 과소 투자형 고용이 일상화돼 있다. 한번 교사가 되면 새로운 지식을 배우거나 학습법 개선 관련 연구를 게을리한다.교사는 초임 교사 때 만든 학습 교안으로 30년을 먹고산다는 얘기한다. 50년 전에 들었는데 현재에도 그러한 원칙을 유지하는 교사의 비율이 높다.대학을 졸업한 교사가 초중고교생을 가르치기 위해 새로운 지식을 쌓을 필요도 없고 그렇게 노력할 이유도 없다, 수십 년이 흘러도 국정교과서나 검정교과서의 내용이 크게 변하지 않고 시대착오적인 표현조차 고칠 엄두도 내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미국이나 서유럽 기업은 스팟형 고용을 선호하는 편이다. 사람들도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비싸게 판매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조직에 얽매이는 것을 원하지 않아 자연스러운 고용 형태로 자리를 잡았다. 기업은 역량이 부족한 직원을 고용해 교육할 필요도 없고 투자한 직원이 떠날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우리나라 대기업이나 정부는 과다 투자형 고용을 선호했다. 교사도 예외는 아니며 교사로 근무하는 동안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교육 기회를 제공한다. 방학 동안 연수원에서 오프라인 교육을 받을 기회뿐만 아니라 온라인 교육 과정도 넘쳐난다.새로운 지식과 기술에 대한 교육을 끊임없이 제공하지만 학습 성과를 내는 교사는 많지 않은 편이다. 교사라는 직업 자체가 가르치는 행위에 익숙해져 학습자의 자세로 전환하려면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 어차피 요식적인 교육과정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해 훌륭한 학습자가 될 고민조차 하지 않는다.현재 우리나라 교육 현장을 바꾸려면 교사의 역량을 사교육 종사자를 능가할 정도로 키워야 하는데 말처럼 쉽지 않다. 현재 학교 행정의 여건을 고려하면 학원에서 이른바 1타 강사로써 부와 명예를 거머쥔 사람 수준의 실력을 갖춘 교사를 양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국가의 세금으로 월급을 받으며 공교육 현장에서 실력을 쌓아 EBS 교육방송에 출연한 후 유명세를 얻어 사교육 시장으로 진출하는 부작용도 생겼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학교를 떠나는 교사를 무조건 비난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문제는 교사라는 직분에 어울리는 철학조차 정립하지 못한 사람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 ‘왜 내가 교사가 되었는지, 교사로서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지, 어떤 삶을 펼칠 것인지’ 등에 대한 고민조차 없이 적당한 사회적 평판과 급여 수준을 보장받기 위해 교사라는 직업을 선택한 사람이 다수를 점유한다. 한심한 노릇이지만 현실이 그렇다는 얘기다. ◇ 시장 친화도가 낮은 직업이라 꾸준한 자기계발 노력 필수우리나라에서 유치원뿐만 아니라 초중고교에서 가르치는 일을 하려면 교육대학이나 사범대학을 졸업한 후 교사 자격증을 취득해야 한다.다른 학과를 졸업해도 특정 과목을 이수하면 자격증 시험에 응시할 기회를 제공한다. 대학에서 학생에게 가르칠 내용, 효과적으로 가르치는 방법, 학생과 교감하는 요령, 학사행정을 처리하는 노하우 등 직무능력을 배양하게 된다.일반적으로 조직에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배우는 지식은 조직 지향적 지식과 시장 지향적 지식으로 구분된다. 전자는 특정 조직에 적합한 업무지식인 반면에 후자는 조직의 유형이나 특성에 무관하게 광범위하게 적용이 가능한 지식을 말한다.교사는 직업의 지식은 학교 현장에서만 효용성을 갖추고 있어 조직 지향적 지식이라고 봐야 한다. 학교를 떠나 사설학원을 선택할 수도 있지만 가르치는 내용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교사라는 직업은 시장 친화도가 낮은 편이다.학교를 떠난 교사가 사회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어려움에 봉착하게 되는 것도 자연스러운 귀결이다. 정상적인 인생관이나 교사로서 직업적 소양을 갖추라면 지속적인 자기계발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그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려면 다른 직업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본다.
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