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1
" 존중"으로 검색하여,
6 건의 기사가 검색 되었습니다.
-
이재명 대통령은 2025년 11월7일 대전광역시 국립중앙과학관에서 열린 '다시 과학기술인을 꿈꾸는 대한민국'이라는 제목의 과학기술 정책 국민보고회에 참석했다.이재명정부는 윤석열정부가 과학기술 연구개발(R&D)비를 삭감한 사실을 지적하며 원상 복구할 뿐 아니라 오히려 더 늘리겠다는 의지도 밝혔다.또한 대한민국에서는 R&D 성공률이 90%를 넘는다고 하는데 황당한 얘기라고 지적하며 실패를 용인하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개발한 특허가 활용되지 못하고 사장되거나 현실에 적용하기 어려운 기술이 적지 않다.실적이 연봉에 직접 반영되는 대기업에서조차도 활용 가치가 전혀 없는 이른바 '장롱특허'가 절대 다수를 점유해 오히려 유지비용을 지출해 손해라는 지적을 받을 정도다.21세기 디지털 시대에서 생존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우리나라 기업이 글로벌 기업의 실패를 존종하는 문화를 도입할 수 있는 전략을 살펴보자.▲ 핀란드 모바일 게임회사 슈퍼셀(Supercell) 홍보자료 [출처=홈페이지]◇ 실패를 존중하는 기업문화... 노키아는 스마트폰시장에서 몰락했지만 닌텐도는 게임시장에서 급성장1990년대 중반 이후 10여 년 동안 글로벌 휴대폰 시장을 장악했던 노키아는 스마트폰 시장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급격히 추락했다.스마트폰 운영체제(OS)인 심비안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모바일 OS에 의존하지 않기 위해 노키아, 소니에릭슨, 지멘스 등 유럽의 이동통신 장비업체들이 1998년부터 개발했다.심비안은 2007년 기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점유율이 50퍼센트(%)에 달할 정도로 전성기를 구가했다. 그러나 시대적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애플의 , 구글의 안드로이드에 밀렸다.2010년 삼성전자와 소니에릭슨 등 주요 휴대폰 제조업체가 심비안 진영에서 이탈했다. 노키아는 자사의 심비안을 포기하고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을 강화했지만 뚜렷한 성과가 내지 못했다.휴대폰 시장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이동하고 기능도 기본적인 통화보다는 다양한 부가 기능이 중요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재빠르게 변신하지 못했다.기업문화(corporate culture)가 모험을 장려하지 않고 안정된 변화만을 추구할 경우 새로운 제품개발은 요원하다. 한국의 대기업 대부분이 모험을 인정하지 않고 실패에 대한 관대함이 없기 때문에 창의적인 제품을 개발하지 못한다.일본도 1970년대까지 외국의 제품을 모방해 효율성을 높이는 데 주력해 호황기를 누렸다. 하지만 1980년대를 거치면서 모방보다는 창의적인 사고를 장려하는 제도를 도입하는 기업이 늘어났다.소니(Sony)의 워크맨, 닌텐도(Nintendo)의 게임기, 도요타자동차(Toyota)의 렉서스 등 세계적인 성공제품이 이런 배경 속에서 탄생했다.일본이 거품경제의 붕괴로 ‘잃어버린 10년’을 보냈고 ‘또 다시 잃어버린 30년’으로 장기불황에 빠져 있지만 산업경쟁력을 잃지 않고 있는 것은 사업혁신(business innovation), 특히 제품(product) 혁신에 성공했기 때문이다.2025년 11월 현재 삼성전자의 문제점은 미래를 선도할 기술이 없는 것이 아니라 실패를 두려워해 제품혁신을 하지 못하는 점이라고 지적하는 전문가도 있다.삼성전자의 기업문화가 완벽주의, 제일주의, 1등주의를 지향하면서 세상을 놀래킬 제품개발이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사업 혁신을 주도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과거 우리나라 경영자는 ‘회사는 도박이 아니기 때문에 올인해서는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회사의 역량을 100% 올인하라는 것이 아니라 적정한 수준의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면 새로운 도전은 불가능하다.세계적 품질의 자동차와 모터사이클 제조회사인 일본 혼다기연(本田技術研究所)은 1년 동안 가장 많은 실패를 한 직원을 선정해 연말 파티에서 축하를 해준다.실패를 장려하지 않으면 누구도 새로운 도전을 하지 않을 것이고 창의적인 도전을 하지 않으면 제품혁신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 것이다.◇ 실패를 용인하는 기업문화... 3M·BMW·슈퍼셀이 실패를 용인하는 대표적인 글로벌 기업국내 일부 학자는 삼성그룹의 창업자인 이병철 회장을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한 번도 실패를 하지 않은 ‘경영의 신’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는 실패 가능성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대비해 결코 실패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볼 수 있다.삼성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위험을 장려하는 문화가 있었다는 주장도제기되지만 실제로는 시장에서 검증된 안정적인 사업만을 고수했다는 것이 정확하다.삼성이 처음으로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나 국내 다른 기업에 앞서 글로벌 시장으로 진입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1등만 기억하고 한번 실패하면 조직에서 낙인이 찍히는 것이 삼성의 기업문화이기 때문에 창의적 도전이 없었기 때문이다.삼성이 성공했다고 자부하는 제품의 대부분은 다른 기업이 제품의 시장성이나 사업 모델을 검증한 후에 출시된 것이다.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 액정디스플레이(LCD)도 마찬가지이고 금융상품도 이를 벗어나는 경우는 드물다.삼성의 장점은 다른 기업을 벤치마킹해 더 나은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선발업체를 뛰어넘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에서 집적도를 높이며 괄목할만한 성과를 낸 것이 대표적이다.삼성이 ‘일등주의’와 ‘완벽주의’를 강조하면서 오히려 부작용이 커지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완벽주의는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기업문화를 만든다.미국 종합소비재 제조업체인 3M의 핵심 상품인 포스트잇, 투명 테이프 등은 ‘정직한 실수에 대한 용인’의 산출물이다. 3M은 직원이 자신의 근무시간 중 15%를 자신의 관심 업무에 투입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창의적인 업무를 추진하다가 실패해도 최선을 다한 결과라면 책임을 추궁하기보다 실패의 원인을 찾아 재도전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독일의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인 BMW는 '이달의 창의적인 실수'를 선정해 상을 준다. 핀란드 모바일 게임업체인 슈퍼셀(Supercell)은 수시로 '실패 파티'를 개최한다.실패에 대한 문책은 직원의 창의성을 죽이고, 검증된 상품이나 비즈니스 모델만을 선택하게 만든다. 소위 말하는 ‘따라하기’가 조직 내에 유행하는 풍토하에서 혁신적인 제품이 나오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대기업의 경영진은 시대적 변화가 연속적이고 가정하고 혁신이 아니라 개선을 시도한다. 제품의 콘셉트나 경영이론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방식을 일부 보완하는 차원으로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다 보니 문제가 많다.경영진이 원하는 인재는 창의적이고 유능하기보다는 똑똑하지는 않지만 자신의 지시를 그대로 받아들여 열심히 그리고 성실하게 일하는 유형이다.천재경영, 창조경영 등의 구호를 외치는 유명한 경영인들은 자신의 결정이 항상 옳은 ‘신(God)’의 영역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신의 경영방침에 대해 제기하는 어떠한 비판이나 토론도 터부시한다.우리나라 대기업과 중소벤처기업도 21세기 디지털 경제의 위험을 즐기고 새로운 위기(crisis)를 만들어 돌파하려는 적극적인 자세를 가지지 않는다면 오히려 사소한 위험조차 대응하기 어려울 것이다.하지만 21세기에 접어든지 25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산업화 시대의 경영방식을 고집하는 경영자가 적지 않다. 직원에게는 급변하는 세상에 보조를 맞춰라고 조언하며 자신은 전근대적인 '꼰대 기질'을 버리지 않는다.- 계속 -
-
2025-10-22▲ ㈜오뚜기, ‘2025 식품산업 ESG 공동실천 선언식’ 참가(황성만 오뚜기 대표이사, 송승혁 바라 대표이사) [출처=오뚜기]㈜오뚜기(대표이사 회장 함영준, 대표이사 사장 황성만)에 따르면 2025년 10월20일(월)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 KBIZ 홀에서 열린 '2025 식품산업 ESG 공동실천 선언식’에 참석했다.‘2025 식품산업 ESG 공동실천 선언식'은 식품업계가 공동으로 마련한 첫 행사로 앞서 유통업계에서 진행된 ESG 공동사업을 바탕으로 한국식품산업협회가 주최했다.이날 행사에는 국내 주요 식품기업 대표들이 참석했다. ㈜오뚜기 황성만 대표이사가 9 개 식품사를 대표해 선언문을 낭독하며 공급망 전반의 ESG 실천 의지를 공식적으로 선포하고 공동 목표와 향후 추진 방향을 공유했다.▲ ㈜오뚜기, ‘2025 식품산업 ESG 공동실천 선언식’(황성만 오뚜기 대표이사 , 박진선 한국식품산업협회장 , 송승혁 바라 대표이사가 ESG 공동실천 선언문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오뚜기]선언식에서 발표된 식품산업 ESG 공동실천 선언문에는 업계가 함께 실천해야 할 네 가지 과제가 담겼다. 모든 사업 활동에서 환경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삼아 자원 절약과 온실가스 감축에 나서고 임직원과 구성원의 인권을 존중해 공정하고 안전한 근로환경을 조성한다.또한 윤리경영을 기반으로 공급망 구성원 간 신뢰를 쌓고 법규를 철저히 준수해 투명한 경영을 실천한다. 마지막으로 지속가능한 동반성장 체계를 마련해 진정성 있는 ESG 경영을 이어갈 계획이다.▲ ㈜오뚜기, ‘2025 식품산업 ESG 공동실천 선언식’ [출처=오뚜기]한편 오뚜기는 2025년 6 월 말 다섯번째 ‘지속가능보고서’를 발간하며 최초로 넷제로 전략을 기반으로 한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을 공개했다.이를 통해 자발적인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에 참여하고 전사적 감축 활동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더불어 관계사·협력사와의 동반 성장을 위해 공급망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경영 컨설팅 및 교육 지원을 제공하며 명절에는 하도급 대금을 조기 지급하여 협력사의 안정적인 자금 운용 또한 지원하고 있다.오뚜기 관계자는 “이번 선언은 식품산업이 함께 책임지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가겠다는 공동의 의지를 보여준 의미 있는 자리다”며 “오뚜기는 앞으로도 친환경·상생 경영을 바탕으로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충실히 이행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
지난 10여일 간 한국 국민 모두가 극심한 심리적 공황상태에 빠져 있다. ‘세월호’의 참사로 수백 명의 생사가 불분명한데,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정부의 무능력이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기 때문이다.외국인들은 한국이 OECD가입국이고, 세계 10대 무역대국으로 성장했지만 덩친 큰 아이에 불과하다고 혹평했다. 한국이 지난 30간 급속한 경제성장을 경험했지만, 정부 관료의 의식수준이나 국가시스템은 후진국을 벗어나지 못한 결과다. 기업들도 국가경제 성장과 궤를 같이해 덩치를 키웠지만 그에 걸 맞는 소양이나 사회적 책임의식은 갖지 못하고 있다.◇ 사회가치를 존중하지 않는 기업은 생존 불가능한국에서 가장 혁신적인 경영인이라고 불리는 사람 중 한 사람이 삼성그룹의 이건희 회장이다. 만년 2등에 불과했던 삼성그룹을 국내 1위 기업으로 도약시켰고, 메모리 반도체와 휴대폰을 이끌고 삼성전자를 글로벌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이런 이건희 회장은 과거 ‘기업은 1류인데, 정부는 3류’라고 큰소리쳤지만 삼성그룹의 떡값검사,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발행, 삼성전자 백혈병논란 등 어두운 행적이 드러나면서 체면을 구겼다. 삼성그룹이 한국을 이끌어 나가고, 삼성이 망하면 한국이 망한다는 논리로 호언장담(豪言壯談)을 일삼았지만, 국민적 지지를 얻는 데는 성공하지 못했다. 삼성그룹도 휴대폰을 잘 만들고 큰 돈을 버는 기업이상의 이미지를 얻는 데는 실패했다. LS도 LG그룹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10년 동안 덩치를 키우는 데는 성공했지만 그에 걸 맞는 시스템 정비나 직원 소양교육은 소홀해 작금의 경영위기를 자초했다. 과거에도 독과점 기업들이 뇌물로 공무원을 포섭해 납품가격을 담합하고 시장질서를 교란하는 행위는 다반사로 일어나 전혀 새롭지 않다.하지만 주요 국가인프라자산인 원자력발전소에 기준에 적합하지 않은 전선을 납품해 가동중단사태를 초래한 것은 용납을 받기 어렵다. 수조 원에 이르는 피해를 야기했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계열사를 없애는 방식으로 해결방안을 내 놓은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이웃 일본에서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로 피해가 상상을 초월해, 전국민이 원자력발전소 건설에 대해 불안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버젓하게 납품비리를 저질렀다. 원전사고가 발생하면 그 지역은 영원히 인간이 살수 없을 정도로 회복불능 상황에 처해지고, 좁은 반도국가인 한국의 경우 국가 전체를 파멸로 이끌어갈 수 있어 원전의 안전성 확보는 국가의 운명을 결정짓는 중대한 과제다.때문에 안전에 대한 불감증이 도를 지나쳐도 한참 지나쳤다는 비난을 받는 것도 당연하다. 기업이 이윤을 남기는 것은 존립을 위해서 당연한 것이지만, 사회가치를 파괴하면서까지 이익을 극대화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 문제는 한국사회에서 누구도 사회가치를 파괴한 기업을 단죄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비리 기업인들이 버젓하게 사회활동을 하고 비리 기업이 법의 허점을 이용해 다시 부활하는 일이 비일비재(非一非再)하게 발생한다. 이번에 300여 명의 희생자를 낸 세월호 사건도 비리기업이 다시 살아나 일으킨 사건이다.망한 기업주가 재산을 빼돌렸다가, 법정관리의 허점을 잘 활용해 헐값으로 기업을 인수해 버젓하게 다시 사업을 시작하기도 한다. 돈만 많이 벌면 그만이라는 인식도 기업인에게 팽배해 있다. 기업이 자사의 이윤만을 위해 사회가치를 파괴하면 그 피해는 1차 적으로 다른 사회구성원이 입게 되겠지만, 언젠가 기업과 기업경영진 모두도 2차, 3차 피해자가 된다. LS의 경영진이 각종 비리백화점을 연출한 계열사 중 하나를 없애는 결정은 옳았지만, 소위 말하는 ‘꼬리 자르기’식으로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면 어리석은 결정이다.법적으로는 책임이 제한적이겠지만 원전비리로 초래된 모든 국가적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무한책임을 지겠다는 의지를 밝혀야 한다. 그리고 LS가 지속가능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윤리경영이 겉치레용이 아니라 기업의 주요 경영정책 중 하나로 자리잡아야 한다.경영진을 포함해 임직원의 소양교육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소나기만 피하면 된다는 임기응변(臨機應變)식으로 이 위기를 넘어간다면 LS의 미래는 밝지 않다. ◇ 활발한 토론으로 관행을 깨는 기업문화 구축이 우선과거 LG그룹 관계사 직원들과 일을 한 경험에 비춰보면 LG그룹 직원들은 토론을 즐겨 하지 않는다. 지나치게 인화를 중요시하다 보니 연공서열에 따라 윗사람이 내린 결정에 순종하는 경향이 크다. LS의 임직원도 LG그룹에서 근무하다가 분사했기 때문에 유사한 성향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반면 삼성그룹 직원들은 하위직급에서는 LG그룹에 비해 토론이 활발한 편이었다. 회의 중에 질문도 많이 하고, 자신들의 의견을 개진하고 반영하기 위해 노력한다. 삼성그룹이 영원한 맞수이며 라이벌 기업인 LG그룹을 완전하게 추월한 것도 이런 차이점 때문이라고 본다. 조직 내부에 잘못된 관행이 바뀌지 않고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것은 토론문화가 정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윗사람이 관행이라고 얘기하면서 잘못된 행위를 반복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직원들이 잘못을 지적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정치인들이 정치자금을 받고 국가 사업권을 기업에 넘겨 주는 것도 관행이다. 퇴직한 관료들이 자신의 능력에 관계없이 관변단체를 설립해 정부에 로비를 하고 이권에 개입하는 것도 관행이다.사고가 나면 잘못을 반성하고, 소수의 희생양 몇 명 만들어 죄를 뒤집어 씌우는 것도 관행이다. 정작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은 책임을 지지 않는 것도 관행이다. 이런 관행 속에서 기업이 성장하고, 각종 비리행위가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문제는 이러한 관행이 옳은 일은 아니라는 것이고, 앞으로 이런 관행이 자연스럽게 유지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국내에서 성장한 기업들이 해외에 나가 제대 사업을 펼치지 못하는 것도 한국에서는 관행이라는 이유로 용인됐던 일이 다른 나라에서는 심각한 범죄행위로 처벌받기 때문이다.기업들이 잘못된 정책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사례 중 하나는 매출의 80%는 해외에서 내고, 이익의 80%는 매출의 20%를 감당하는 국내시장에서 내는 것이다. 국내고객이 봉이라는 얘기이고, 이를 관리 감독할 정부시스템이 부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당연시했던 잘못된 업무방식을 버려야 한다. LS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그동안 견실한 성장을 하던 LS가 몇 건의 위기사태로 휘청거리고 있어 대안을 제시하기 위한 목적에서 사회관행을 짚어 본 것이다.기업문화를 연구하는 전문가로서 LG그룹의 기업문화가 삼성그룹이나 현대자동차그룹 등과 비교해 열등하지 않고 오히려 나은 점이 많다고 본다.LS의 기업문화도 LG그룹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에 나쁜 기업문화 토대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LS가 LG그룹과 차별화하기 위해 추진한 각종 기업문화 혁신전략이 긍정적인 효과보다는 부정적인 효과가 많이 드러나고 있어 우려가 된다. 기업문화를 새롭게 정립하는 업무는 오너나 경영진 몇 명이 구호로 추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LS가 인재상으로 ‘포용’을 얘기하고 ‘도전’을 강조하며 임직원들이 서로 단점보다는 장점을 보기 위해 노력하라고 말하지만 원론에 불과하다.그룹을 이끄는 경영자는 자신의 영혼을 바쳐 경영철학을 정립해야 하고,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를 파악하려는 노력부터 해야 한다. 창업자가 아닌 2세, 3세가 기업을 물려 받아 유지하기 어려운 이유도 세상과 사람에 대한 고민을 치열하게 하지 않기 때문이다.무조건 기업의 덩치를 키우기 위해, 부모의 성공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해 벌이는 신사업과 M&A가 당연한 실패로 귀결되는 이유도 뚜렷한 경영철학이 없기 때문이다.- 끝 -
-
두산이나 일부 기업전문가들은 두산을 국내 최고(最古)의 기업이라고 추켜 세운다. 한자를 정확하게 보지 않으면 두산이 삼성그룹보다 더 뛰어난 기업이라고 착각을 할 수 있지만 뛰어난 기업이라기보다는 가장 오래된 기업이라는 의미다.두산의 창업자인 박두병 회장의 아버지인 박승직이 시작한 박승직 상점까지 포함하면 틀린 말은 아니지만, 실질적으로 박승직 상점과 두산은 전혀 다른 별개라고 봐야 한다.두산이 사업중심을 소비재에서 인프라로 옮기면서도 중후장대(重厚長大)형으로 바뀌었다는 찬사를 받는다. 두산이 사업구조 재편이나 급격한 성장 측면에서 나름대로 선전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 내용보다 홍보가 잘 되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두산의 기업문화를 마감하면서 든 느낌이 그렇다는 말이다. ◇ 소비재사업에서 얻은 마케팅 감각은 우수하나 본질을 고민해야 한다두산은 박두병 초대회장이 일본이 패망한 후 동양맥주의 경영권을 쥐게 되면서 사업적 기반을 구축했다. 동양맥주는 설립 당시 규모로는 동양최대 맥주회사였다.일본이 침략전쟁을 가속화하고 물자배급을 하면서 맥주도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했다. 내수용으로 배급을 받아도 바로 동이 날 정도로 쥐꼬리만한 맥주공급이 수요를 충족시켜주지 못한 것이다. 6∙25전쟁 와중에 동양맥주를 정부로부터 불하 받았지만 맥주는 여전히 고급 사치재였고, 공급은 늘 부족했다. 박두병 회장이 동양맥주를 기반으로 병 제조, 맥아재배 등 맥주관련 분야에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연관분야인 식∙음료까지 손을 댔다. 주로 소비재를 위주로 사업을 확장했으며 소비재산업은 1980년대 이후 공급이 초과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공급자 위주의 시장이 소비자 위주의 시장으로 바뀐 것이다. 대규모 제조설비와 허가권을 확보해 땅 짚고 헤엄치는 식의 사업을 벌이던 기업들이 새로운 시장변화를 맞추지 못해 많이 사라진 시기이기도 하다.두산이 비록 1990년대 중반 사업침체로 선제적 구조조정을 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지만 소비재시장에서 축적한 노하우가 있었다. 시장의 흐름이나 소비자의 니즈를 읽는 능력을 갖추게 된 것이다. 중화학공업이나 건설업을 하던 기업들이 갖추지 못한 재능이다.구미에 있던 두산전자의 낙동강 페놀유출사태도 회장의 2선 후퇴, 사회출연금, 대규모 사과광고 등으로 쉽게 덮을 수 있었다. 이 방식은 이후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대기업들이 사태를 해결하는 교과서로 활용했다. IMF외환위기로 기업의 강제구조조정이 불가피할 때는 선제적 구조조정의 경험을 십분 활용했다. 사업확장경험만 있던 대기업과 정부관료들에게 훈수를 두면서 매물로 나온 알짜 기업을 인수했다.이미 구조조정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부실하거나 망한 기업을 살릴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 준 것이다. 오너의 형제가 여러 명이라 서로 역할을 분담한 것도 좋은 결과를 낳았다. 예를 들어 당시 박용오 회장은 경영을 책임지고, 동생인 박용성 회장은 외부에서 정부에 쓴 소리를 하면서 대립각을 세워 존재감을 키웠다.박용성 회장은 정권을 향해 특별한 내용은 없었지만 목소리를 높이면서 나라를 걱정하고 시대흐름을 예견하는 유능한 경영자라는 이미지를 얻었다. 두산이 그룹의 규모에 비해 지난 10여 년 동안 대규모 M&A를 주도하고 시장에서 굳건한 이미지를 쌓는 기반이 됐다. 형제의 난 이후 부도덕한 기업이라는 여론 때문에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몰렸지만 경영경험이 일천한 박용현 회장을 선임해 부정적인 여론을 무마하는 기지를 발휘했다. 한국에서는 시간이 약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나쁜 일을 한 정치인이나 경영자는 소위 말하는 ‘잠수타기’로 난관을 헤쳐나간다. 두산도 언론 노출이 전혀 없었던 박용현 회장을 새로운 간판으로 내세워 신선한 이미지를 부각시켰다.사람들이 형제의 난을 잊을만하자 막내인 박용만이 회장으로 취임했다. 박용만 회장은 미리 트위터와 같은 SNS를 사용하면서 좋은 이미지를 쌓고 있었다.두산의 사업연혁을 보면서 문제를 본질적으로 해결하기보다는 시류에 잘 편승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소비재사업을 하면서 광고를 하고, 여론몰이를 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는 것이다. 국민 전체를 마케팅의 대상으로 보고 있지 않나 생각된다.적당하게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문제를 덮을 수도 있고, 국민들도 특정 이슈에 대해 오래 관심을 유지하지 않는 다는 것도 너무 잘 알고 있다. 정권도 5년에 불과해 정치인들도 정책사업에 대하 관심을 크게 가지지 않고, 관료가 정책에 대한 책임감이 없는 점도 간파하고 있다. 기업경영이 너무 약삭빠르고 시류에 민감하면 오래 살아남기 어렵다. 초대 회장은 인재를 중시하고, 기업이 국가경제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었지만 2세로 넘어 오면서 퇴색된 것으로 보인다.기업정보를 일부 언론이나 사회 오피니언 리더가 독점하던 시대는 이미 끝났다. 몇 사람을 만족시키고 정보를 통제하면서 여론을 움직일 수 있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눈에 보이는 가식적인 행동으로 사회구성원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 두산이 진정으로 글로벌 기업이 되고자 한다면 기업경영에 대한 본질을 다시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사회가치를 존중해야 오래 존속할 수 있다최근 몇 년 사이에 두산의 역동성이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거침없이 하던 M&A도 멈췄고, 무리하게 인수한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승자의 저주라는 말을 한다.미국식 경영에서 M&A가 기업확장과 사업구조전환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는 하지만 기업경영의 본질이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얻어야 하는 것이라는 동양식 경영에는 맞지 않는다. 망한 기업을 인수해 살리는 것은 해당 기업의 이해관계자나 사회에도 좋은 일이다. 문제는 망한 기업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모든 이해관계자가 행복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망한 기업의 주주가 가장 큰 피해자이고, 종업원, 협력업체의 순으로 넘어 간다.주주는 경영부실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피해를 감수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종업원이나 협력업체는 전혀 다른 얘기다. 속된 말로 경영진이 시키는 대로 죽도록 열심히 일만 했는데, 어느 날 회사가 망했다면 황당한 것이다. 협력업체도 부당하고 불공정한 거래라도 참고 견뎌왔는데, 망하지 않을 정도로 받는 납품대금마저도 받지 못하면 자신의 집이라도 팔아야 한다.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부를 유지한 가문 중 하나인 경주 최부자집의 가훈 중 흉년에 재산을 늘리지 말라는 것이 있다. 흉년이 들면 가난한 사람들은 굶어 죽지 않기 위해서 자신의 목숨과 같은 토지와 집을 헐값에 팔아 넘겨야 한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이때 대부분의 부자들은 마구잡이로 재산을 불린다. 갑부는 평화로운 시기나 풍년이 들 때보다 세상이 어지럽거나 흉년이 들 때 탄생한다. 이렇게 막대한 부를 축적하면 세상사람들로부터 시기와 질투를 받고, 피해를 입은 사람들로부터는 원한을 산다. 대부분의 부자들이 3대를 넘기지 못하는 것과는 달리 최부자집이 격동의 근세사에서도 굳건하게 오랫동안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이다. 두산이 주변의 유리한 환경을 잘 활용해 사업구조전환이나 규모확대에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많은 M&A를 했지만 두산의 체질을 확실하게 바꾸고, 기반을 튼튼하게 만들어 준 것은 한국중공업의 인수다.한국중공업은 담수화설비와 발전장비 부문에서 세계적이 경쟁력을 확보한 초우량 공기업이었다. 정부가 팔 필요가 없었던 공기업이었는데, 무리하게 민영화했다. 한국중공업의 민영화는 정부의 실패한 정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두산은 한국중공업을 인수해 기존의 부실계열사를 지원하는데 사업분할이나 자금을 총동원했다. 특히 두산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두산건설을 지원하는 데는 시장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이며 반복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두산중공업의 알짜 사업을 떼어 주고, 유상증자 등 계열사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다 활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산건설이 살아남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두산건설의 재무구조에 결정적인 타격을 입힌 일산의 위브더제니스는 부동산시장의 막차를 탄 프로젝트다. 분양가를 조금 깎아 준다고 분양율이 급격하게 올라갈 가능성도 높지 않다.부실계열사를 무리하게 지원하면서 우량 계열사마저 동반부실화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초우량기업이었던 두산중공업이 지난해 연결제무제표로 보면 적자를 냈다. 두산중공업이 본업에 충실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토목이나 골프장 사업과 같은 건설사업까지 진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부실계열사들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에서 우량기업인 두산중공업을 끌어 들인 것으로 보인다.두산중공업의 주주들이 반발함에도 불구하고 두산의 경영진들은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말만 반복하면서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린다.대기업들이 오너의 주식이 얼마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계열사 순환출자를 통해 과도한 경영전횡을 일삼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 계열사의 부실경영은 월급쟁이 임원들에게 떠 넘기고 정작 오너와 오너일가는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는다.법적으로 보면 문제가 없지만 이런 약삭빠른 경영행태로는 기업을 오래 유지할 수 없다. 사회가치를 존중하지 않는 기업이나 부자가 오래 살아남은 사례는 전무하다. 잠깐 편하자고 편법에 길들여져 있으면 무엇이 옳은지조차 판단할 수 없다. 두산의 오너와 경영진이 사회본질의 문제에 대해 다시 한번 더 심사숙고하기를 바란다.- 끝 -
-
현대차의 비전(vision)인 ‘더 나은 미래를 향한 동행(Together for a better future)’는 외형적 성장을 넘어 최상의 만족을 고객에게 전달하자는 의미다.현대차는 철강, 자동차, 건설, 부품, 물류∙서비스 등 5개 사업군을 잇는 자원 순환형 사업을 하고 있다. 핵심가치(core value)는 고객최우선, 도전적 실행, 소통과 협력, 인재 존중, 글로벌 지향이다. 현대그룹이 현대아산과 현대상선으로 주력으로 한 그룹, 현대중공업그룹, 현대차로 크게 3등분 되어 있으나 현대차가 과거 현대의 현장경영관행을 가장 잘 이식 받았다는 평가를 받는다.현대차의 기업문화를 진단하기 위해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SWEAT Model의 1번째 DNA인 비전(Vision)을 목표(goal)와 책임(responsibility) 측면에서 평가해 보자.◇ 모호하고 장기적인 기업목표를 조직에 부정적인 영향끼쳐현대차의 비전인 ‘더 나은 미래를 향한 동행’은 세부 사업영역에 따라 구체적으로 정리돼 있다. 자동차사업은 자동차에서 삶의 동반자, 철강사업은 새로운 철강시대의 리더, 건설 등은 함께 내일을 창조하는 기업이다.현대차는 이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끊임없는 도전과 끝없는 혁신을 하라고 요구한다. 글로벌 선두 기업으로 되기 위해서 품질경영, 글로벌화를 기업 목표달성을 위한 화두로 제시하고 있는데 이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적절하다고 본다.현대자동차의 2012년 목표는 판매량을 기준으로 글로벌 Top 5 자동차 메이커로 발돋움하는 것인데, 작년 실적은 top 4위다. 현대모비스, 현대하이스코, 현대위아 등 현대/기아차 관련 기업들도 내부 의존도가 너무 높아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 목표를 세웠지만 달성가능성은 높지 않다.현대모비스도 약 70%에 육박하는 의존도를 점차로 줄여 2020년 글로벌 Top 5 부품업체가 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현대제철의 사업목표와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와 연동되어 있다.건설기업인 현대엠코도 신성장동력 사업 발굴, 대외수주 극대화, 업무 수행능력 향상, 유연한 조직문화 구축, 투명경영 강화 등 5대 핵심과제로 선정하고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현대차 계열사 중 전방산업에 속한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실적에 따라 그룹 전체의 성과가 연동된다. 최근 몇 년 동안 그룹 전체의 실적이 좋았던 것도 두 기업의 글로벌 판매실적이 호전되었기 때문이다.2013년 미국, 유럽 등 국가재정 위기가 심화되고, 중국의 내수침체가 현실화되면서 현대차의 목표도 달성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도 품질과 가격을 무기로 한 수입자동차 메이커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현대차의 시장점유율이 위협받고 있다. 현대차가 판매량 기준으로 글로벌 선도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브랜드 인지도나 장기적인 경쟁력을 기업의 목표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대차가 판매실적에 비해 이익규모가 낮고, 계열사들의 내부의존도가 더욱 심화되고 있어 자칫 동반 부실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관련 계열사들이 자체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장기목표를 세웠지만 달성가능성이 높아 보이지 않는다. 계열사 경영진들이 정몽구 회장이 일방적으로 지시하니까 자리를 보전하기 위해 만든 목표로 보인다. 구체적인 실행계획이 보이지 않는다.내부의존도를 낮추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세계 최대 자동차 메이커인 일본 도요타 자동차의 자회사인 덴소는 좋은 사례다. 초기 덴소도 매출의 대부분을 모기업은 도요타에 의존했지만, 현재는 의존도가 50%이하다.수십 년간 시장을 선도할 기술을 개발하고, 도요타 경쟁사와도 거래를 시도한 결과다. 철치부심(切齒腐心) 끝에 2009년 세계 1위 자동차 부품업체인 보쉬를 넘어 1위에 등극했다. 현대모비스, 현대하이스코, 현대위아, 글로비스, 현대엠, 현대제철 등 대부분의 계열사는 매출을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거래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계열사들의 경영진이 기업목표를 세울 때 임직원과 합의를 거쳤는지 궁금하다. 정몽구 회장의 경영스타일이 독불장군이고 단기실적에 연연하기 때문에 경영진의 임기가 보장되지 않는다.일단 자신의 임기 중에 달성하기 어렵더라도 회장의 구미에 맞는 원대한 장기목표를 설정해 달성하려는 시늉만 하면 몇 년은 보장된다고 판단한 듯하다. 모호하고 달성가능성이 낮은 경영목표는 장기적뿐만 아니라 단기적으로도 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직원들이 기업의 목표가 자신과는 관계가 없다고 판단해 달성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 기업의 목표설정에 임직원의 합의(consensus)가 중요한 이유다.◇ 사업보국은 못하더라도 사회가치는 존중해야 살아 남는다지난 수십 년 동안 재벌기업이 정경유착과 부정부패로 욕을 먹었지만, 그나마 체면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창업자들의 ‘사업보국(事業報國)’정신 때문이었다. 삼성의 이병철 회장뿐만 아니라 현대의 정주영 회장, 한진의 조중훈 회장, 한화의 김종희 회장, LG의 구인회 회장 등이 대표적이다.개인적인 치부가 우선이기는 했지만, 최소한 국가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와 애국심은 갖고 있었다. 이들 창업주들과는 달리 2세나 3세로 넘어 오면서 대부분의 기업 회장이 탐욕만 앞세우고 있어 여론의 지탄을 받고 있다.현대는 소비재를 생산하거나 수입 판매해 쉽게 돈을 벌려는 다른 국내 대기업에 비해 건설, 조선, 중공업 등 국가 인프라관련 사업을 하면서 좀 더 애국적인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 정주영 회장은 삼성, LG, 롯데 등 다른 그룹이 외국업체와 합작해 사업을 시작하거나 외국제품을 수입해 국내에서 쉽게 부를 축적하는 사업방식을 채용하지 않았다. 본인의 성향도 영향을 미쳤겠지만 국내 일자리와 국부창출에 도움이 되는 국가기반산업을 일으켜 세웠다. 전통적 라이벌인 삼성맨이나 LG맨과는 달리 현대맨들은 이런 점에서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고, 왕 회장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진심을 알았기에 존경심을 갖고 있었다. 정주영 회장이 정치에 입문하기 전까지는 이병철회장이나 구인회 회장보다 더 존경을 받은 이유가 된다. 어떻게 보면 정주영 회장의 마지막 사업이자 현대를 파산의 궁지로 몰아 넣은 대북사업도 민족에 대한 책임감에서 출발한 통일에 대한 순진한 열망이 단초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일각에서는 현대건설의 부실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북건설사업을 하려는 욕심이 화를 자초했다고 평가한다. 창업주 정주영 회장의 정신이 2세로 내려오지 않았다. 3세도 아닌 장남인 정몽구 회장이 경영하고 있는 현대차가 사회적 책임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정몽구 회장은 경영을 맡은 지 10년도 채 되지 않아 사회적 물의를 야기했다.그는 신뢰경영, 투명경영을 경영방침으로 내세웠음에도 불구하고 2008년 현대차 내부고발로 구호에 불과하였음이 밝혀졌다. 본인은 천문학적인 규모의 회사 돈 횡령, 계열사에 손실 등의 혐의로 유죄를 받았다. 사회 출연금을 내고 면죄부를 받았지만, 경영원칙에는 변함이 없다.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계열사로 일감 몰아주기로 지주회사와 3세 경영체제를 갖췄다. 단순한 완성차 운송사업을 하는 현대글로비스에 일감을 몰아주고, 그 이익금으로 정몽구 회장의 아들인 정의선 기아차 부회장의 후계승계를 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는다.기술력이 있지도 않는 단순한 육상운송기업이 순환출자의 고리역할을 하고 있으며, 계열사 일감몰아주기로 성장했다는 것은 지배구조의 공고화에 관계없이 경영철학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최소한 부품업체의 기술개발에 역량을 투입하고 경영능력을 검증 받아야 해야 한다. 자동차가 수 만개의 부품을 조립해 만들기 때문에 현대차가 강조하는 품질경영을 하기 위해서도 부품기업과의 협력관계는 매우 중요하다. 현대자동차는 2013년 1월 파견근로자 일부를 정규직으로 채용하겠다는 내용을 발표했다.현대자동차의 협력사 불법파견 문제가 여전히 뜨거운 감자로 유지되고 있고, 부품기업과의 협력관계도 높은 점수를 받지는 못하고 있다. 현대차의 2차, 3차 협력업체의 임금이나 근로조건은 열악한 수준이다.정몽구 회장이 2013년 경영화두로 ‘동반성장’과 ‘고용확대’를 제시했고 이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기 위한 방편이다. 이런 구호와는 달리 현재 울산에서는 현대차의 비정규직 노조가 100일 이상 철탑농성을 진행 중이다. 2013년 2월 출범하는 박근혜 정부도 비정규직의 해소에 역점을 두고 있다. 자동차업계뿐만 아니라 국내 대기업의 고질적인 고용관행이 해소될 지는 미지수다. 현대자동차가 품질을 외치지만 정작 품질에서는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한때 품질문제로 고전을 하였던 도요타자동차는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협력업체의 기술개발에 관심을 가졌다. 도요타자동차는 덴소뿐만 아니라 2차, 3차 협력업체가 기술개발을 위한 고급인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납품가를 일정수준 이상 보장한다. 그리고 기술개발로 절감한 원가에 대해 기술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도록 이윤을 보장해 준다. 현대차가 자동차업의 호황과 적극적인 M&A로 단기간에 재계서열 2위로가 됐지만 사회적 책임이나 모범은 망각하고 있다는 평가를 겸허하게 수용하지 못하면 존경 받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현대차의 급격한 성장의 이면에는 국산차라면 품질이 나빠도, 비싸도 묵묵히 구매한 한국 국민이 있다. 국민을, 소비자를 ‘봉’으로 여기고 있다면 큰 착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사업보국의 의미도 모르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고 하지 않는 기업을 위해 희생을 할 국민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계속 -
-
CJ의 비전은 ‘건강, 즐거움, 편리를 창조하는 제일 좋은 생활문화기업’이다. 그리고 미션(mission)은 ‘Only One 정신으로 제일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여 고객과 주주, 임직원을 위한 최고의 가치를 창출한다’이다. CJ의 비전을 사업의 목표, 사회적 책임의 측면에서 분석해 보자.◇ ‘제일좋은 생활 문화기업’을 만드는 것이 목표 1996년부터 ‘내일을 여는 우리의 다짐’이라는 슬로건을 내 걸고 ‘꿈과 미래를 여는 새로운 생활문화를 창조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2000년부터 경영환경의 변화에 따라 ‘가치경영’을 내 세우고 있다. 이러한 발전과정을 통해 현재의 비전인 ‘생활문화기업’은 잘 설정된 것으로 보인다.건강, 즐거움, 편리가 사람이 세상을 사는 궁극적인 목표인데, 생활을 문화의 수준으로 승화시키겠다는 의지도 좋다.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미션도 기업의 이해관계자 전부를 열거하고 이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수단도 제시했다. 막연하거나 기업의 업종과 연관성이 없는 비전과 미션을 설정하는 기업에 비하면 매우 훌륭한 수준이다. CJ가 추구하는 가치는 창의, 도전, 정직, 팀웍, 존중, 고객 등 6가지이다. 창의는 최고의 것, 남다른 것을 위해 늘 새로운 방법을 추구한다. 도전은 각자의 직책에서 요구하는 수준의 리스크(risk)를 기꺼이 수용하여 그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진다. 정직은 장기적 사회의 자산이므로 비록 눈 앞의 손실이 있더라도 약속과 원칙을 지키는 의연함이 필요하다.팀웍은 자신과 부서의 이익을 넘어 기업 전체 공동의 이익을 위해 모두가 합심한다. 존중은 자신과 다른 다양성을 인정하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자세를 말한다. 항상 고객의 니즈를 이해하고 대응하는데 최선을 다한다.6가지 가치를 기반가치, 과정가치, 목적가치로 구분하고 있다. 창의, 도전, 정직을 CJ 구성원이 반드시 갖춰야 할 역량인 기반가치로, 존중과 팀웍을 사람과 사람의 관계 속에서 필요한 자세나 태도로서 과정가치로 본다. 그리고 고객을 궁극적인 지향점으로서 모든 가치들이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하는 목적가치로 본다. 가치를 달성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비전도 이뤄진다고 본다. ◇ 일관성 있는 목표와 경영전략의 수립이 필요기업의 비전과 경영전략, 각 구성원의 미션이 일관성 있게 정렬(alignment)이 돼야 한다. 비전과 목표는 원대한데, 이를 달성하기 위한 미션과 경영전략이 구체적이지 못하거나 반사회적이라면 문제가 있다.기업이 생산하는 제품이 사회의 가치를 높이는지, 제품을 판매하기 위한 마케팅 정책이 반사회적인지, 기업이 창출하는 가치가 이해관계자에게 공정하게 배분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지, 경영위기를 사전에 잘 예측하고 대비하는지, 직원의 역량개발과 창의성을 존중해 주는지 등을 평가해야 한다.현재 CJ의 제품구성전략이나 마케팅 전략만 보더라도 CJ가 추구하는 가치와 일치한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다. 수 천년 동안 식생활의 근간을 이뤄온 식품가공, 식품첨가물생산, 식자재 유통에서 창의와 도전을 한다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단순한 쌀을 가공해 완전식품의 레벨까지 끌어 올렸다는 평가를 받는 ‘햇반’과 같은 히트상품을 만들기는 하지만 더 이상의 놀라움을 주지는 못했다. 설탕, 조미료 등 식품 첨가물 사업도 국민건강 증진이라는 국가가치로 본다면 창의적인 도전이 필요하다. 그동안 CJ가 국가, 사회, 고객의 가치창출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 앞으로는 어떻게 할 것인지가 경영전략에 포함돼야 한다. 그리고 경영전략이 모든 구성원의 개별 미션에 포함돼 실천되도록 업무를 정의하고, 이를 관리 및 평가할 수 있도록 성과관리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개별 가치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을 것이지만 전체적으로 화합되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사회적 책임활동의 강화노력을 하고 있지만 요식적이다CJ가 하고 있는 사회적 책임활동은 노인무료급식소 배식, 결식노인 도시락 배달, 김치 & 연탄배달 등이다. CJ 제일제당이 지난 10여 년 동안 ‘푸드뱅크’를 통한 먹거리 나눔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고, CJ 오쇼핑이 도시와 농촌을 연계하는 ‘1촌 1명품 만들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기업 구성원의 사회적 만족감과 주인의식을 높일 수 있는 것이 사회적 책임영역이다. 그러나 기업들 대부분은 불우이웃돕기를 사회적 책임의 전부인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사회적 책임은 기업의 이해관계자 모두, 즉 임직원, 협력업체, 고객, 사회, 국가 등가 해당된다. 현재 CJ가 하고 있는 사회적 책임활동은 사회의 취약계층에 대한 것이다.돈 벌기에 바쁜 기업들에게 이런 영역구분까지 연구하라고 하는 것은 가혹하기 때문에 전문가들이 많은 공부를 해서 사회적 책임활동의 범위와 방향을 고민을 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전문가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고 책임도 무겁다.CJ의 사회적 책임활동도 삼성 등 다른 대기업과 마찬가지 수준이고 SK보다는 미약하다. 그나마 다른 기업에 비해 협력업체나 직원에 대한 책임의식이 미약해 나쁜 평가를 받는 것과는 달리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상태라는 점에서 위안을 삼을 수 있다.특별히 두드러져 보이지는 않지만 정부의 감시 소홀과 대기업 우대정책에 편승해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가 영위하던 식품, 요식업의 프랜차이즈사업까지 진출하면서 기업가치가 훼손되고 있다.대기업 대부분이‘고객은 왕’이라는 구호와는 달리 ‘고객은 봉이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도 이들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인식을 엿볼 수 있다.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구호나 요식행위가 아니라 사업적 방향과 일치해야 하고, 이를 경영자가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그러나 CJ의 경우 오너는 커튼 뒤에 숨고, 직원들이 임기응변으로 대응한다는 이미지를 시장에 주고 있다. ◇ 무엇이 사회적 책임인지 다시 생각하라2012년 4월 CJ E&M가 서울시립 청소년 미디어 센터와 ‘게임문화교실 프로젝트’ 협약식을 맺었다. 올바른 게임문화 조성을 위한 사회공헌사업의 일종이라고 한다. 학부모가 게임을 이해하도록 하고 아이들 스스로 올바른 게임문화를 만들어 가도록 하는 것이 목표이다.게임을 통해 가족이 소통을 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한다고 한다. 게임을 개발 및 서비스하는 회사로서 사업에 적합한 사회공헌활동을 찾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2000년대 초반부터 불기 시작한 온라인 게임열풍은 학생들의 왕따, 폭력, 자살, 학습부진 등의 결과에 대해 중대한 책임이 있다. 게임은 게임일 뿐이고, 모든 게임은 문광부 산하 게임물등급위원회에서 사전심의를 받기 때문에 기업의 책임은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교육전문가, 양식 있는 어른들은 한국의 비이상적인 게임열풍이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들을 양산하고 있다고 진단한다.이런 문제를 내포하고 있는 사업이 비단 게임만의 문제일까? 물론 CJ E&M보다 더 크고, 더 폭력적인 게임을 개발 및 서비스하고 있는 게임회사들도 많기 때문에 CJ만 비난하기 어렵다.엔씨소프트, 넥슨, 네이버, 네오위즈 같은 기업들은 정부의 IT산업 진흥정책의 일환으로 설립된 벤처기업이지만 CJ는 삼성에서 분가한 대기업이다. 게임이 돈이 된다고 게임산업에 직접 진출한 대기업은 CJ가 유일하다. 국가의 경쟁력은 단순히 유명한 기업 몇 개, 높은 GNP(혹은 GDP), 국방력 등만으로 평가되는 것은 아니다. 현재 중∙장년의 능력보다 젊은이들의 건건한 사고능력, 바른 생활태도가 국가의 미래경쟁력을 결정짓는 중요 요소에 해당된다.우리 학생들이 백해무익한 게임에 중독되어 학습을 등한시 하고, 현실과 가상세계를 구분하지 못해 폭력적 사고와 일탈행동을 지속한다면 사회는 병들고 국가는 망해가게 될 것이다.현재 게임산업이 외화벌이와 국내 고용창출에 도움이 된다고 하고 ‘one-source multi-use’의 활용도가 높은 미래산업이라고 치켜세우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CJ가 거대자본을 무기로 시장을 장악하고 시장의 순기능을 왜곡한다면 영화산업처럼 역기능이 양산될 것이다. 정부의 적절한 대책도 요구되지만, 기업도 사회적 책임관점에서 어떤 사업을 해야 하는지, 어떤 콘텐츠를 만들고 만들지 말아야 하는지 자문해야 한다.글로벌 기업들이 왜 ‘주주가치의 극대화’라는 경영전략을 포기하고 ‘상생의 기업문화’를 채택하고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 왜 유독 한국에는 존경 받는 기업이 없고, 100년 가는 기업이 드문지 이유를 알면 기업의 어떤 기업문화를 창안하고 유지해야 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돈이 된다고, 한때 유행한다고, 남들도 다 하는 사업이라고 기업의 수준과 사회적 책임에 맞지 않는 사업을 해서는 안된다. 현재의 사업다각화와 사회적 책임활동만으로 장기적으로 생존, 발전할 수 없을 것이다.CJ도 이재현 회장을 필두로 해 사회적 책임을 다시 한번 더 고민해 삼성도 이루지 못한 존경 받는 기업의 기반을 구축하기를 기대한다.- 계속 -
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