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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과 같이 한국 섬유산업의 발전에 획기적인 공헌을 한 코오롱그룹(이하 코오롱)은 창업주 이원만 회장과 아들 이동찬 회장이 공동 창업한 그룹이라고 볼 수 있다.공기업을 제외하고 2012년 말 기준으로 재계서열 32위인 코오롱은 1996년부터 이동찬 회장의 장남인 이웅열 회장이 그룹을 이끌고 있다. 그룹규모에 비해 인지도가 매우 높은 편이지만 3세 경영자인 이웅열 회장이 맡은 이후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1998년 IMF경제위기,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주력 사업은 부진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추진하고 있는 태양열발전, LED조명, 수처리 사업 등은 진척이 더디다. ◇ 국내 최초로 나일론을 수입하고 생산해 의복혁명 주도1953년 한국에 최초로 나일론을 공급한 이원만 회장은 한국 동포들에게 값싸고 질긴 의복을 제공하자는 일념으로 회사를 세웠다고 한다. 그는 일본에서 사업의 기반을 구축한 후 한국 동포들에게도 혜택을 제공하고자 한국에 나일론 공장을 설립했다.나일론은 1939년 미국 뉴욕 세계박람회에서 처음 소개된 합성섬유이다. 천연섬유에만 의존하면서 만성적인 부족현상에 시달리던 의복소재 문제를 해결해 준 ‘기적의 섬유’로 불린다. 2차 대전으로 패망한 일본에서 1950년대 초 나일론이 유행하는 것을 보고 이원만 회장은1951년 삼경물산㈜를 설립해 국내에 독점공급하기 시작했다. 한국도 6∙25전쟁으로 물자가 부족했기 때문에 나일론에 대한 수요는 가히 폭발적이었다.나일론을 수입판매만 할 경우 일본 업체들의 배만 불린다고 판단한 이원만 회장은 국내에 생산공장 건립을 추진했다. 1964년 한국나이론 공장의 원사공장이 정상적으로 가동되면서 한국의 섬유역사가 다시 쓰여지게 되었다. 시대흐름을 잘 파악했던 이원만 회장은 정작 기업경영보다는 정치에 더 관심을 가졌다. 1950년대 나일론 수입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했지만, 1960년 4∙19학생의거 이후 혼란한 정국의 소용돌이에 휘말리지 않고 잘 넘겼다.이후 박정희 대통령에게 농업과 산업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서울 구로와 경북 구미에 산업단지를 조성하도록 조언했다. 이후 정치인의 길을 걸었다. 이원만 회장은 정치인으로 나름 성공적인 인생을 살았지만 기업인으로 합성섬유산업에 끼친 영향보다는 남긴 흔적은 적다. 이런 점에서 정치인보다는 기업인으로 외길을 걸었다면 코오롱이 섬유업으로 출발한 SK그룹과 마찬가지로 대기업 반열에 오를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된다.어찌되었건 그는 창업 1세대 경영자가 대부분 그렇듯이 ‘사업보국’을 자세를 견지하면서 기업이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가와 사회에 기여를 해야 한다는 초심은 잃지 않았다. 코오롱이 원사와 패션 등 섬유산업의 외길을 걷게 된 것도 창업자의 의지가 많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 1.5세인 이동찬 명예회장은 국내 마라톤진흥을 위해 노력창업자 이원만 회장이 한국 섬유공업의 기초를 세운 인물이라면 아들인 이동찬 회장은 이를 계승 발전시킨 사람이다. 이원만 회장이 기업경영보다는 정치에 더 관심을 뒀기 때문에, 국내사업은 초기부터 이원만 회장의 동생 이원천 회장과 이동찬 회장이 주도했다.효성그룹의 창업주 조홍제 회장과 아들 조석래 회장의 관계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조홍제 회장이 청춘을 다 바친 삼성그룹과의 동업관계를 청산하고 효성그룹을 창업할 때 아들 조석래 회장의 조력이 컸다. 이동찬 회장과 조석래 회장을 2세 경영인이라기보다는 1.5세 경영인이라고 부르는 이유다.코오롱은 1964년부터 한국나이론 공장에서 원사생산을 시작했지만, 그룹으로서 면모를 갖춘 것은 1977년이다. 이 때 한국나일론과 한국포리에스텔을 합병해 ㈜코오롱을 설립했으며, 이동찬 회장이 경영전면에 나섰다.이전까지는 1957년 코오롱에 입사했던 이원만 회장의 동생인 이원천 코오롱TNS회장이 코오롱의 대표역할을 수행했었다. 당시 이원천 회장은 형인 이원만 회장의 결정에 반발해 원진레이온이라는 회사를 차려 독립했다.원진레이온은 비스코스인견을 생산하던 공장이었는데, 1980년대 노동자들이 안전 장비 없이 작업을 함으로써 인체에 치명적인 물질인 이황화탄소에 노출되어 다수가 사망한 기업이다. 이동찬 회장은 코오롱의 대표가 된 이후 섬유와 무역에 치우쳐 있던 사업구조를 건설, 화학, 전자소재, 이동통신 등으로 확대했다.이동찬 회장이 확장한 사업들은 현재 뚜렷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했다. 건설사업은 코오롱건설에서 코오롱글로벌로 이관되었지만 무리한 PF투자로 그룹 부실의 뇌관이 되고 있다.1994년 포크코와 공동 대주주로 이동통신산업으로 시작했지만, 신세기통신의 경영에 대한 이견으로 1999년 SK텔레콤에게 대주주를 넘겼다. 당시 머리가 두 개라서 기업경영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동찬 회장은 ‘이상은 높게, 눈은 아래로’라는 말을 좋아해 마라톤을 좋아한다고 한다. 승리를 위해 일정한 페이스로 힘차게 달려가는 마라톤이 단숨에 빨리가 아니라 정돌 쉼 없이 멀리 달리는 자신의 철학과 일치하기 때문이라는 이유다.1977년 코오롱의 경영권을 넘겨받기 이전까지 35년 동안 삼촌인 이원천 회장 밑에서 묵묵히 참고 견디었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경영철학을 현실에 접목시키기 위해 마라톤 진흥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1981년 이동찬 회장은 마라톤의 발전을 위해 2시간 10분내 1억 원, 15분 이내 5천 만원이라는 거금의 포상금을 지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1987년에는 코오롱 마라톤팀이 발족시켰다.그의 꾸준한 지원덕분에 1992년 코오롱마라톤 팀의 황영조 선수가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다. 1936년 일제 강점기 베를린 올림픽에서 일장기를 가슴에 단 손기정 선수가 금메달을 딴 이후 처음으로 전국민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고 갔다. 코오롱이라는 그룹이 마라톤과 연상되는 이유가 이동찬 회장의 인생철학 때문이었다. 코오롱이 이동찬 회장의 경영기간 동안 사업다각화에 성공하고, 마라톤 중흥에 절대적인 기여를 했지만 사업적으로 두드러진 업적은 남기지 못했다. 1996년 이동찬 회장은 20 여년 간 경영하던 코오롱의 경영권을 건강과 관계없이 아들인 이웅열 회장에게 넘겼다. 다른 그룹의 회장들이 죽을 때까지 경영권을 고집하다가 사후에야 경영을 넘기던 관행과는 차이가 많다.이동찬 회장이 퇴임한 이후 코오롱의 마라톤에 대한 열정은 줄어들어 한국 마라톤도 침체기에 접어든 것은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 3세 경영인인 이웅열 회장은 취임 이후 내우외환에 시달려1996년 아버지로부터 경영권을 물려 받은 이웅열 회장은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회장으로 취임하던 당시 나이가 만 40세로 대기업을 경영하기에는 어린 나이였다.다른 그룹의 회장들보다 나이가 어렸기 때문에 대외적인 활동보다는 기업경영에 전념했지만 실적은 그렇게 좋지 못했다. 1997년 IMF외환위기가 터졌고, 2000년을 전후해 중국기업들이 부상하면서 실적악화로 국내 섬유업체들이 도산이 이어졌다. 당시 많은 섬유업체들이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사라졌다. 2002년 한일월드컵을 계기로 추진했던 휘장사업권에 코오롱TNS가 연루되었다. 2001년 코오롱TNS가 휘장사업권을 넘겨 받기 위해 정∙관계에 불법 로비를 했다는 혐의를 받았고, 코오롱TNS는 사업부진으로 부도 처리되었다.당시 코오롱TNS는 104개 하청업체로부터 174억 원 상당의 휘장상품을 납품 받은 후 대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관련 혐의로 이동보 코오롱TNS회장과 경영진이 유죄판결을 받았다. 이동보는 이동찬 회장의 동생이지만 코오롱TNS는 코오롱에서 계열분리된 기업이다. 2004년에는 코오롱캐피탈의 473억 원 규모의 횡령사건이 터졌다. 최근에도 전직 대통령의 형의 정치자금사건에 연루되어 있고, 글로벌 기업인 듀폰과 특허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1심에서 패소했고, 항소심이 진행 중이지만 재판결과를 낙관하기 어렵다.MB정권이 추진했던 4대강 사업의 수 처리 설비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로비를 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으며, MB정부가 추진하다가 전국민의 반대로 접었던 상하수도 민자사업도 코오롱이 연루되었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는다. MB정부의 최고 실세였던 이상득 의원이 코오롱사장 출신이기 때문에 MB정권과 밀착해 이권을 챙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근혜정부가 MB정부의 4대강 사업에 대해 조사를 강화하고 있으며, 건설공사뿐만 아니라 수질개선사업에 관련된 수 처리 회사들도 담합혐의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코오롱글로벌, 코오롱워터텍 등 관계사들도 담합, 불법로비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이웅열 회장은 본인 스스로 21세기 비전크리에이터로 지칭하고 직함도 CVC(Chief Vision Creator)로 부른다. CVC는 궁극적으로 함께 나아가고자 하는 비전을 만들어 내는 사람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그는 코오롱을 라이프스타일을 혁신시키는 LifeStyle Innovator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고 한다.코오롱은 주력기업의 실적악화, 신성장동력의 부재, 정치사건의 연루 등으로 내우외환에 빠졌다. 취임 당시 불혹(不惑)에 불과했지만 지천명(知天命)을 넘어서 이제 이순(耳順)을 목전에 두고 있는 이웅열 회장이 하늘의 뜻을 알고, 세상의 흐름에 귀를 기울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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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의 성과(performance)는 내부혁신에 의해서기보다는 외부변수에 의해 영향을 받았다. 사업이 정부의 통제를 받는 인프라와 연관성이 높아 이익률은 낮지만 위험도 낮은 특징을 가졌다.수출을 하는 삼성, LG, 대우 등이 1997년 IMF 외환위기로 어려움을 겪을 때 내수 위주의 안정적인 기반 덕분에 흔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주력사업만 인프라와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주력 이외의 계열사는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된 취약한 사업구조를 가졌다.SK의 성과를 주요 계열사의 이익(profit)과 위험(risk)관점에서 어떤 이슈가 있는지 분석해 보자.◇ 전반적인 이익율은 낮지만 나쁘게만 볼 수 없다SK의 매출액은 2009년 77조, 2010년 90조, 2011년 110조원 규모로 증가하였고, 이에 따라 영업이익은 3.6조, 5.6조, 8.3조 원으로 각각 늘어났다. SK의 영업이익률 평균 5%~7%수준으로 중소기업보다는 높으나 삼성전자와 같은 지배적 제조 대기업보다는 낮은 편이다.SK의 경우 외형성장에 비해 영업이익이 늘어나지 않았다. 시장경쟁의 심화, 인프라사업의 속성상 물가상승율을 고민하는 정부의 규제와 간섭으로 가격인상이 어렵기 때문이다. 낮은 이익율이 무조건 나쁘다고 보기는 어렵다. 소위 말하는 ‘작은 정부’를 지향하던 시장자본주의에서는 ‘주주이익의 극대화’가 기업의 지상과제였지만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따뜻한 자본주의에 대한 요구가 거세다.매 분기마다 사상 최고의 실적과 이익을 갱신하면서 주가가 높은 삼성전자가 근로자 백혈병논란, 협력업체의 특허권 침해와 불공정 거래 등으로 비난을 받고 있다는 점도 참고해야 한다. 최근 SK가 발행하는 문서들을 보면 막연한 ‘이윤극대화’라는 용어보다는 기업을 유지∙발전시킬 수 있는 ‘충분한 이익’을 지속적으로 창출하겠다는 표현이 늘어나고 있다. 가격을 올려 매출을 늘리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비용을 적절하게 통제하겠다는 것도 기업의 중요한 정책이라는 점도 구성원에게 강조한다.소비자의 부담은 아랑곳하지 않고 매출만 독려하고, 무조건 가격만 올리고 있는 일부 대기업의 행태와는 분명 비교된다. 기업의 이해관계자와 공생하겠다는 의지를 내포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폭리의혹을 받는 에너지, 이동통신 요금체계자유시장경제 하에서 가격은 ‘공급과 수요의 법칙’에 의해 자연스럽게 결정된다. 그러나 공급이 독과점되면 이 원칙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국내 대기업은 자동차, 가전, 에너지, 통신, 제과, 음료, 산업부품 등 대부분의 영역에서 독과점을 구조를 악용해 가격담합을 한다. SK가 시장지배력을 가진 에너지와 통신도 대표적인 영역이다. 정부나 업체가 이들 요금이 OECD국가평균보다 낮다거나, 세금 때문에 비싸다는 핑계를 대고 있지만 국민소득에 비해 과도한 수준이라는 점은 부인하지 못한다.먼저 휘발유, 석유, LPG 등 에너지 가격 중 대표적인 휘발유만 보도록 하자. 휘발유가격은 정부가 통제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중동산 두바이유 현물 시세에 정제비용, 일정 수준의 기업 마진을 합산해 정한다.기업이 유전을 직접 개발할 수도 있고, 10년, 20년 장기계약을 통해 오일을 수입할 수 있는데, 왜 현물시장 가격이 기준이 돼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최근 언론보도를 보면 도시가스용 LNG가격이 이를 독점수입하고 있는 가스공사의 무능에 의해 높아졌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2012년 1분기 가스공사는 ㎥당 평균 783원에 구입한 반면 SK E&S는 259원에 구입했다. 또한 가스공사는 작년보다 올해 구입단가가 상승한 반면 SK E&S는 오히려 떨어졌다. 국제 가스가격은 현재 떨어지고 있는데, 도입단가가 오르기 때문에 국내 판매가격을 올린다는 것이다.가스공사는 SK E&S는 장기도입계약을 했고, 자신들은 많은 물량을 도입하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도 어쩔 수 없이 계약을 해야 하기 때문에 비싸다는 논리를 내 세우고 있다. 국내 수요도 예측이 가능하고 대규모로 계약하면 낮은 가격에 계약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정말 모를까? 국내 휘발유가격을 두바이 현물시장가격에 연동하는 것은 불합리하다. SK에너지는 해외에서 유전을 개발하고, 생산을 직접 하고 있다. 한국이 중동산 원유를 주로 도입하기는 하지만 두바이유 현물가격을 기준으로 하기 보다는 오히려 기업이 도입하는 원가와 비용을 기준으로 휘발유 가격을 정해야 한다.기업이 혁신적 도전과 고위험을 감수한 대가를 보상받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나 지나친 폭리는 자제해야 한다. 그리고 가격이 오를 때는 다음날 바로 전부 반영하고, 내릴 때는 굼벵이처럼 더딜 뿐만 아니라 찔끔 인하한다는 비난도 받는다. 다음으로 통신요금도 시설투자, 서비스개발, 기술개발비 등의 요인이 있다고 주장하나 비싼 편이다. 가계의 통신비 부담이 식료품구입비, 즉 엥겔계수보다 높은 웃지 못할 일이 일어나는 곳이 한국이다.기지국이 깔리지 않은 산골에서 농사짓는 할머니들조차 비싼 초고속 인터넷이 되는 4G LTE서비스를 가입시키는 나라, 1,000만이 넘는 2G사용자가 있는데 돈이 되지 않는다고 단말기를 출시하지 않고 비싼 3G 요금제로 바꾸라고 서비스를 중단하는 나라, 요금지불과 판단능력이 되지도 않는 학생들에게 비싼 인터넷을 사용하게 하고 요금폭탄을 안기는 나라 등의 현상은 이동통신사업의 슬픈 자화상이다. SK텔레콤도 이런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최근 이익이 줄어들고 있기는 하나 인프라투자마저 소비자에게 전가시키면서 연간 수 조원의 이익을 남기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가입자를 늘린다고 마케팅비용을 쏟아 붓고, 비우량가입자의 미납요금을 선량한 가입자에게 전가시키고, 중복∙과잉 시설투자를 요금에 포함시키는 등 기업의 잘못 결정된 정책책임을 모두 소비자에게 떠 안으려고 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이동통신사의 불합리한 가격, 요금체계에 대해서 더 언급을 자제하지만 기업이 소비자에게 신뢰를 받고 장기적으로 생존하기 위해서는 대폭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SK의 위험은 사업구조, 보이지 않는 리더십에서 출발SK의 위험은 사업구조에서 나온다. SK는 유공과 한국이동통신이라는 대규모 M&A이후 이렇다 할 신규사업을 만들어 본 경험이 없다. 건설, 금융, 무역, 유통 등에도 진출했지만 두드러진 성과를 내지 못했다.주력 기업이 정책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에서 위험이 존재한다. 높은 통신요금과 기름가격에 대한 소비자불만이 여론에 목을 매는 정치권을 긴장시켜 정치적 압력이 수시로 들어와 수익성을 악화시킨다. 정보통신과 에너지가 미래사업임에는 틀림이 없으나 정치변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했는지 유무라는 위험이 있다.글로벌 경쟁력 측면에서 보면 한국 대기업 대부분은 해외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SK텔레콤만 하더라도 국내 브랜드에 불과하다. 에너지, 화학부문도 글로벌 기업에 비해 기술경쟁력보다는 저가 노동력과 운영혁신에 따른 가격경쟁력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정부가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양자간,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이 국내 기업에 유리한 측면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측면도 더 많이 있다는 점은 명백하다.SK의 또 다른 위험은 리더십의 부재에서 나온다. 창업자들은 자신이 업종을 선택했고, 자신의 판단에 따라 사업영역을 다각화했다. 그러나 2세들은 물려 받은 기업을 어떻게 정돈해야 할지,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 가야 할지 막막하게 느끼게 된다.기업 리더의 가장 큰 역할은 사업의 방향(direction)을 정하고, 비전(vision)을 제시해 구성원들로부터 합의(consensus)를 이끌어 내는 것이다. 최태원 회장도 SK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기업문화나 조직의 역량과 전혀 관계없는 하이닉스를 억지로 떠 맡은 것이 반증한다. 리더가 권위적으로 군림하는 시대가 저물고 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강압이나 자신의 권한에 연관된 권력을 행사하면서 기업을 경영하는 오너가 많은데 최태원 회장도 예외가 아니다.직원으로부터 업무적으로 권위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전문지식이나 기술을 갖춰야 하고, 인간적인 존중을 얻기 위해서는 카리스마가 있어야 한다. 객관적으로 보면 최태원 회장은 이 두 가지 권력의 원천은 가지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 오너가 큰소리 치면서 적당히 폼만 잡으면 회사가 자동적으로 굴러 가던 시대는 끝났다. 최태원 회장도 21세기 글로벌 시대에 SK가 어디로 가야 살아 남을 수 있는지 방향을 정하고 모든 구성원이 열정을 가지고 도전할 수 있도록 설득해야 하는 일이 1순위가 돼야 한다.앞으로 최태원 회장의 혁신열정이 조직에 반영되어 SK가 글로벌 경쟁에서 절대 우위를 점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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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문화 진단의 2번째 DNA는 사업(business)으로서 제품(product)과 시장(market)으로 구성된다. 국내 대기업이 전문성 없는 종합백화점 사업을 하기 때문에 모든 제품을 평가하기 어렵다. 그룹의 간판기업 제품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계열사는 구색 맞추기용에 불과하다.SK텔레콤, SK에너지, Sk커뮤니케이션즈(이하 SK컴즈)를 대상으로 제품/서비스의 시장경쟁력, 마케팅 전략에 대해서 살펴보자. ◇ 에너지, 정보통신은 부동의 1위 고수SK에너지는 대한석유공사가 유공을 거쳐 SK㈜로 바뀌었다가 2007년 SK㈜가 지주회사로 되면서 제조사업부문으로 만들어진 회사이다. SK에너지는 유전을 직접 개발하거나 원유를 수입해 정제 후 소비자에게 판매한다. 전문적인 용어로 보면 에너지 부문의 수직계열화를 이뤘다고 볼 수 있다.생산량의 45%이상을 수출을 하고, 국내 에너지 시장 점유율은 40% 수준으로 절대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회사는 페루, 브라질,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지에서는 직접 유전을 개발하고 있다. 주요 수입국은 중동, 동남아시아, 아프리카이다. 오일과 LNG/LPG를 수입, 정제해 판매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SK는 한국이동통신의 대주주가 되면서 정보통신업에 진출하였다. 1990년대 중반부터 불기 시작한 IT혁명과 더불어 모바일 인터넷시장이 열렸고, SK텔레콤은 한때 시장 점유율 60%를 넘나들 정도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유했다. 상대적으로 효율성이 높은 800 Mhz 대의 주파수를 확보한 이점도 있지만 마케팅도 잘했다.그러나 2G시장에서 확보한 우위를 유지하지 못하고 3G, 4G로 가면서 점차 점유율이 낮아지고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사업전망에 대해 우려를 낳고 있다.SK의 제품을 분석해 보면 에너지, 이동통신 분야 국내 1위를 달성하였지만 다른 사업은 국내 시장에서조차 경쟁우위를 확보하지 못했다. 에너지∙화학이 50%를 넘어서고 정보통신이 약 20%로 전체의 70%가 이 두 분야에 집중되어 사업취약성이 존재한다.SK텔레콤을 제외하면 소비재 제품이 없어 일반인에게 기업 인지도는 낮다는 단점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국가인프라사업을 주축으로 안정적인 제품군을 확보해 경기변동에 둔감하지만 정부정책에는 민감한 사업구조를 갖췄다.◇ 획기적인 서비스도 살리지 못해소위 말하는 ‘땅 짚고 헤엄치는 식’의 인프라 사업을 많이 한 SK의 경우 마케팅 능력이 소비재 제조유통을 한 삼성, LG, 현대차 등과 비교하면 매우 뒤떨어진다. SK의 마케팅 능력을 평가할 잣대로 삼은 것은 SK컴즈의 ‘싸이월드’라는 미니홈피 서비스와 ‘네이트온’메신저이다. 먼저 2001년도 서비스를 시작한 싸이월드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전국민을 ‘싸이페인’으로 만들었다. 2009년 가상의 대용화폐에 불과한 도토리 판매액만 연간 천 억 원을 돌파했다.그러나 이후 출현한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Social Network Service)의 거센 돌풍을 견디지 못하고 무너지고 있다. 최근에는 ‘미니홈피가 썩고 있다’는 카피 광고로 방문자를 유도하려는 ‘고육지책’까지 하는 처지까지 몰렸다. 다음으로 SK컴즈 입장에서 보면 ‘네이트온’을 이야기 하면 더욱 울화통이 터질 것이다. 2005년 세계 시장을 지배하던 마이크로소프트의 메신저인 MSN을 누르고 최고 자리에 등극했지만, 모바일 세상에는 대응하지 못했다.컴퓨터 기반의 메신저인 네이트온은 우수한 기술력과 다양한 부가서비스로 국내 시장을 석권하고 있었지만, 정작 모바일 메신저는 ‘카카오톡’에게 자리를 내 줬다. 기술적으로 보면 네이트온이 카카오톡보다 뒤떨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1위 자리에 안주하면서 세상의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 결과는 참담하다. 무료 모바일 메신저에 불과한 카카오톡이 무료음성통화 서비스라는 카드로 SK텔레콤, KT, LGT 등 메이저 이동통신사를 위협하는 상황을 생각하면 아쉬움이 많이 남을 것이다.한국 대기업의 조직 구조상 혁신이 어렵지만 서비스산업은 창의적인 서비스개발과 마케팅이 핵심 경쟁력이라는 사실마저 잊었다고 본다. 조직 내부혁신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외부혁신을 게을리하면 어떤 기업도 살아남지 못한다.◇ 어설픈 조삼모사 마케팅으로 국가경쟁력을 훼손하다이동통신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도 아픔이 있기는 마찬가지이다. 시장점유율이 50%을 넘어 독과점을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경쟁력이 지속적으로 저하되고 있다.지난 10여 년 동안 언론에 가장 많은 광고를 한 업종이 이동통신, 금융, 건설이었다. 이들 업종 기업들이 과소비를 부추겼고, 국가자원의 불합리한 배분을 강제해 국가경쟁력을 훼손했다. SK텔레콤의 광고전략은 다른 계열사보다는 더 공격적이었고, 결과적으로 대성공을 거뒀지만 그림자도 크다.먼저 연예인 등 유명인사를 수십 억 원의 모델료를 지급하고 방송, 신문, 가로변 광고판 등에 천문학적인 돈을 퍼 부었다. 불필요한 이미지 광고에 투자한 돈은 모두 가입자의 부담으로 전가되었다. 지금도 본원적 경쟁은 뒤로 한 채 모든 이동통신사들이 홍보성 매스마케팅에 올인하고 있다.이동통신사의 연예인 모델만 보고 메뚜기처럼 옮겨 다니는 소비자도 왜곡된 시장구조형성에 큰 몫을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이동통신사가 무슨 이미지 광고가 필요하다는 말인가.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의 이동통신사는 통화품질 경쟁을 하지 연예인을 동원한 이미지 광고는 자제한다.다음으로 짚어야 할 것은 단말기 가격과 요금제를 교묘하게 조합한 마케팅 정책이다. 제조업체와 담합하여 단말기의 출고가를 높게 책정하고, 요금을 깎아준다는 빌미로 높은 요금제를 선택하는 마케팅전략을 구사한다.국내 단말기제조사들이 해외보다 국내에서 동일한 단말기를 수십 만원이나 비싸게 판매한다는 사실은 각종 시민단체,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결과로 밝혀졌다. 자사 소비자를 보호해야 할 이동통신사가 오히려 단말기 제조업체와 짜고 소비자를 착취하는데 앞장섰다는 것은 용납되지 않는다.마지막으로 IMT2000, 와이브로(WiBro: Wireless Broadband)의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수출하겠다 호언장담했지만 공염불에 그쳤다. 국가가 향후 몇 십 년 간 먹고 살 ‘먹거리’를 만들겠다고 광고하면서 소비자가 높은 통신비를 부담하라고 설득했다. 이들 서비스는 미래성장동력이 아니라 국민에게 천문학적인 비용부담만 안겼다.결과적으로 정부를 필두로 해 삼성전자, LG전자 등 단말기업체, 이동통신업체가 담합해 국민을 우롱하고 조용히 덮은 대표적 통신정책이다. ◇ 전략 없는 글로벌화, 참담한 실패로 이어진다SK뿐만 아니라 국내 대기업 대부분이 IMF외환 위기 극복의 방안으로 선택한 전략이 글로벌화(Globalization)이다. 시장 측면에서 보면 국내 시장의 정체로 인해 세계시장이라는 새로운 성장엔진을 찾은 것이다.국내시장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2000년대 들어 글로벌화를 추진해 중국, 미국 등의 국가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다른 대기업보다 합작사업, 독자투자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했지만 두드러진 실적은 없다. 해외 사업의 비중을 늘리고, 2015년 이후에는 해외사업의 비중이 국내를 추월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SK계열사 중에서 글로벌화에 성공한 기업은 에너지를 주력으로 하고 있는 SK에너지 정도에 불과하다.SK에너지는 전세계 16개국 30여 개 이상의 광구를 보유하고, 탐사∙개발∙생산을 하고 있다. 이동통신 강자인 SK텔레콤도 막대한 이익을 바탕으로 중국, 미국 시장에 엄청난 자금을 투입했지만 최근에는 조용히 정리하고 있다고 한다. 글로벌화는 새로운 게임의 법칙에 적응하고 글로벌 생존조건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가 돼야한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비전이나 체계적인 계획이 선행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않았다는 정황이 곳곳에서 포착된다.SK의 글로벌화는 국내사업에서 특별한 역할을 찾기 어렵던 최태원 회장이 자신의 존재가치를 부각시키고, 보수적인 계열사 임원을 쇄신하기 위한 카드로 활용했다는 주장도 있다.지난 10 여 년의 성과를 분석하면 잠재적 이익을 포함한다고 해도 손해를 본 사업이라는 점, 그리고 미래전망도 불투명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그렇다고 해외사업을 모두 접을 수는 없으므로 현재 진행한 사업을 전면적 검토를 통해 자체 역량으로 성공가능성이 높은 사업만 남기고 나머지는 정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에너지, 화학은 전망도 밝고 SK가 글로벌 경쟁력도 가졌다고 본다. 그러나 국내에서 서비스보다는 마케팅으로 1위를 한 이동통신, 주력 계열사의 사업에 의존하면서 먹고 사는 해운, 물류, 건설, 유통 등의 사업은 축소해 나가야 한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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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비전은 목표와 책임으로 나눌 수 있다. 최태원 회장이 SK글로벌 사태로 감옥에 갔다 온 후 내건 키워드가 ‘행복’이다.재벌인 아버지를 둔 덕분에 귀공자로 자라 부족함이 없었던 사람이 모든 것이 부족하고 불편한 감옥에서 많은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행복이라는 키워드를 잡은 이면에는 자신의 복잡한 심경과 바뀐 인생철학이 있다고 본다.세계 몇 위의 기업이 되겠다거나 세계 최고의 기업이 되겠다 보다는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들겠다는 목표는 좋다. ◇ 행복을 키워드를 내 세우는 SKSK가 내세우는 행복이라는 키워드와 CI(corporate Identity)는 참 독특하다. 현재의 나비모양의 CI가 2005년에 발표되었다. ▲ [그림] SK의 로고붉은 색은 ‘열정’을 표현하고, 나비는 ‘행복’을 나타낸다고 한다. 대부분의 대기업이 영문명칭을 기본으로 로고를 만드는 것과 달리, 나비라는 기상천외한 곤충을 포함시켰다. 나비가 행복을 나타내는지 명확하지 않지만, 자유로운 영혼을 의미하기는 한다.이 CI가 발표될 당시에 전문가들 사이에서 찬반논란이 거셌다. ‘유치하다’는 평가에서부터 ‘창의적이다’까지 다양했다. 개인적으로는 발상은 좋으나 기업의 로고로서는 파격적이어서 오래 유지하기 힘들다고 평가한 기억이 있다. SK는 ‘행복’이라는 키워드를 내 세우며 SK의 고유의 가치(value)로서 사랑(love), 열정(passion), 도전(challenge), 혁신(innovation), 정직/윤리성(integrity), 책임(accountability) 등 6가지를 내 세운다.로고와 키워드가 파격적인 것처럼 가치도 다른 기업과는 다르다. 열정, 도전, 혁신, 책임 등은 다른 기업도 모두 채용하지만, 사랑이나 정직/윤리성은 쉽게 정하기 어렵다.특히 사랑이라는 가치에 대해 많은 생각이 든다. SK가 주장하는 사랑의 의미는 무엇인지, 어떻게 실천하겠다는 것인지 명확하게 설명한 자료를 찾을 수 없다.기업이 가진 모든 서비스와 기술개발 노력은 행복한 미래를 건설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히고 있다. 사회를 행복하게 하기 위해 끊임없는 혁신과 변화를 추구하고 도전과 열정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한다. 인프라 사업을 하고 있는 SK가 무슨 기술을 개발했는지, 특화된 서비스가 있는지 모르지만, 기술기업과 같은 주장을 하고 있어 이해하기 어렵다.◇ SK의 비전인 철학공유와 글로벌화SK의 비전은 ‘SKMS 철학 공유 및 글로벌 버전화, 글로벌 문화에 대한 이해와 수용성 제고’라고 한다.비전을 이해하기 위해 먼저 SKMS(SK Management System)을 알아야 한다. SKMS는 SK 고유의 경영관리 체계로, SK의 경영철학 및 일 처리 방식에 대한 구성원의 이해와 실천이 용이하도록 핵심 내용을 책자로 명문화하여 정리한 것을 말한다. 최초 정립 이후 환경변화에 따라 지속적으로 진화되어 왔으며, SK구성원이 모두가 합의한 결과라고 한다. SK의 정신은 위에서 설명한 SK의 가치이다. 경영에 대한 공통된 이해, 경영철학 & 경영방법론에 대한 합의로 이질적인 구성원을 단기간에 SK인으로 통합하고, 글로벌 시민이 공유할 수 있는 버전(version)으로 만드는 것이다.2000년대 이후 SK가 글로벌화를 지향하면서 글로벌 스태프(Global Staff)을 많이 채용했고, 이들에게 SK의 가치를 주입하게 위해 상당한 노력을 했다.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글로벌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다른 기업에 비해 일찍 ‘기업문화’의 중요성에 눈을 떴다. 국내에서 M&A로 인수한 직원의 화합과 통일보다 더 복잡하고 어려운 과정을 경험했다는 점은 기업차원에서 잘 관리한다면 값비싼 무형의 자산이 된다. 해외 에너지자원의 확보와 개발에 관심이 높은 SK로서는 글로벌화는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 특색 없는 문어발 목표는 달성하기 어렵다SK의 목표는 ‘종합 에너지∙화학∙정보통신∙물류 기업’이다. 종합백화점인 국내 재벌과 동일하다. 국경 없는 무한경쟁을 하는 시장에서 SK정도 규모의 기업이 백화점으로 살아 남을 수 있는지 의문이다.국내 대기업과 경쟁하는 시대는 이미 끝났다. 글로벌 전문기업을 상대로 싸움을 벌여 경쟁 우위를 확보하지 못하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없다. 국내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는 에너지만 하더라도 유럽과 미국 메이저 기업이 즐비하기 때문에 생존을 장담하기 어렵다.화학, 정보통신, 물류기업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특히 이동통신 시장에서 국내 부동의 1위 자리를 차지하고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개발한 경험이 있는 SK텔레콤도 미국, 중국, 동남아시아 등 많은 시장에 진출했지만 성공한 사례는 없다.물류사업은 국내만 하더라도 CJ, 한진, STX 등 여러 경쟁기업에 비해 비교우위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 최근에는 해외사업에서 실패하였거나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로 성장에 한계를 절감한 일부 계열사들이 골몰상권, 학원사업까지 무차별적으로 진출하는 잘못된 선택을 하고 있다. SK가 제대로 된 비전을 설정하기 위해서는 목표부터 재정비해야 한다. 내부거래 효율화를 위해 무작정 늘린 계열사를 정리하고, 달성 가능한 목표부터 세워야 한다.비전은 글로벌화로 맞추고, 사업목표는 정책적 보호하의 국내 독과점시장에 맞추면 안된다. 기업의 목표는 서로 충돌(conflict)되지 않고 시너지(synergy)가 날 수 있도록 전략적인 관점에서 수립되고 관리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SK는 이런 노력조차 하지 않는다. ◇ 사회적 책임을 일찍 인식했다기업경영에 밀접하게 이해관계가 있는 주주, 고객, 구성원, 사회, 정부 등과 어떤 관계를형성할 것인지에 대한 고려가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y)이다. 최종현 회장은 다른 국내 대기업에 비해 사회적 책임에 대한 고민을 먼저 했다.1973년부터 장학퀴즈프로그램을 시작해 2000년부터는 중국판 장학퀴즈를 지원하고 있다. 나무를 키우듯 인재를 키운다는 전략이다. 1974년에는 우수인재양성을 통한 국가학문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한국고등교육재단(KFAS)을 설립하였다. 최태원 회장도 2003년 SK글로벌 사태 이후 나빠진 여론을 환기시키기 위해 ‘사랑의 집 짓기운동’이나 기타 사회공헌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전직원도 독려하고 있다. SK에 다니는 직원은 대부분 의무적으로 사회봉사활동을 하고 있다.다른 그룹의 회장들이 전시성이나 체면치레용 행사를 하는 것에 비한다면 최태원 회장의 직접 참여도는 높은 편이다. 개인적인 견해로 볼 때 어찌되었건 간에 다른 대기업에 비해 사회적 책임이행에 대한 관심은 높고 직원들의 자세도 다르다. 그러나 사회공헌활동도 이제 시혜적 차원이 아니라 기업의 경쟁력 확보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기업 설립 목적에 적합한 사회공헌활동을 해야 오래 지속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업의 경쟁력 확보에도 도움이 된다.미국의 시리얼 업체 켈로그(Kellogg)가 1930년대 대공황 당시 빈민들에게 무료로 시리얼을 제공해 이후 시리얼이 미국 국민의 대표적 아침식사가 되었고, 켈로그는 세계적 기업이 될 수 있었다. 이제 SK의 사업목적에 적합하고 직원의 지식과 경험을 활용할 수 있는 한 차원 높은 사회공헌활동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 소액주주에 대한 책임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국내 대기업이 욕을 먹는 것은 쥐꼬리만큼의 주식을 가진 그룹 회장이 대다수의 주주이익을 무시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경영권을 전횡하기 때문이다.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중점적으로 지도하고 있는 일감몰아주기는 과거 계열사 지급보증이나 채권의 고가인수보다 더 교묘하게 진행 중이다. 삼성, LG 등의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견기업들도 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이다.2012년 7월 8일 공정거래위원회는 SK텔레콤 등 SK 계열사들이 그룹의 IT계열사인 SK C&C에 일감몰아주기, 높은 단가로 계약하기 등으로 부당지원을 했다고 발표했다.이들 7개 회사에 총 346억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계열사 소액 주주들이 손해는 보는 사이 SK C&C 주주들은 부당이익을 얻은 셈이다. 최태원 회장 가족이 SK C&C의 55%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고, SK C&C는 그룹의 지주회사인 SK(주)의 최대 주주로서 31.8%를 소유하고 있다. 계열사 경영진은 자사의 주주 이익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룹 오너 일가의 이익을 위해 자기 주주를 배신한 셈이다. 한국의 주식시장이 활성화되지 않고, 주식이 정당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만연한 경영진의 배임행위 때문이다.정부의 허술한 감시와 솜방망이 처벌도 범죄행위가 반복되는 이유이지만, 결국 그 피해는 오너에게도 돌아간다. 불신이 커지면 아무도 해당 회사의 주식을 사지 않게 되고, 기업은 정상적인 자본조달과 사업추진이 불가능해진다.눈 앞의 단기적 이익에 눈이 멀어 사회적 책임을 감당하지 않으면 기업은 망하게 된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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