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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2웧3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그룹 경영권 불법승계' 사건 항소심 선고에서 무죄를 받았다. 이른바 오너의 사법리스크를 해소했지만 글로벌 반도체 전쟁은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다.삼성전자는 지난 20여 년 동안 거침 없는 성장을 구가했지만 최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 글로벌 시장 환경이 변한 것도 원인일 수 있지만 도전을 두려워하고 창의성을 살리지 못한 기업문화(corporate culture)도 한몫했다.◇ 기업에 맞는 혁신전략의 선택...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 경구 되새겨기업문화 혁신모델을 연구하고 기업에 적용해보면서 발견한 것은 ‘S’가 가장 이상적인 모델이라는 점이다. 동양철학을 연구해보면 ‘S’자는 영원함을 의미하고 태극기의 중앙에 있는 문양에도 가로 형태의 S자가 있다.기업문화 혁신이 기업환경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단절적이 아니라 연속적으로 끊임없이 진화해야 한다는 점과도 일맥상통한다.필자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토론하고 자문을 받으면서 기업문화 혁신모델을 수정·보완해왔다. 실제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핵심성과지표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S자 혁신’이 가장 이상적으로 평가받지만 개별 기업의 기업문화를 진단한 후 상황에 따라 처방을 달리해야 하고 위에서 제시한 ‘W’, ‘E’, ‘A’, ‘T’ 등을 전략적으로 선택해야 한다. 어느 한 가지 모델이 전가의 보도처럼 모든 기업이나 상황에 적합하지 않다는 점이 중요하다.해방 이후 한국은 그동안 서구 자본주의를 도입한다는 미명하에 외국의 경영철학이나 이론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오류를 범했는데 기업문화도 이와 비슷했다.따라서 국가정보전략연구소의 SWEAT 모델은 기업문화를 해석하고 혁신하기 위한 독자 모델을 연구한 결과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이 믿었다.서구의 자본주의 사상과 제도가 시대를 뛰어넘어 세계 어디서나 절대적으로 통용된다고 보긴 어렵다. 20세기 초 한국이 시대적 흐름을 놓쳐 자생적인 자본주의 철학을 고민할 수 있는 기회는 갖지 못했지만 이제라도 한국 전통을 어떻게 현대 자본주의 모델에 접목할 것인지 한번쯤 고민해 봐야 한다.SWEAT 모델이 그러한 노력의 산물이라고 평가받았으면 한다. 탐욕스러운 서구 자본주의의 병폐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으므로 이를 무조건 답습한다면 한국 기업의 미래는 없다.경영이론이나 자본주의 철학도 비판적인 시각과 균형감각을 가져야 한다. 모방과 답습만으로는 일류나 최고가 될 수 없다는 점은 명백하다.지난 200여 년 동안 서구 자본주의가 세계 발전에 지대하게 공헌했다는 점은 부인하지 못하지만 현재의 서구 자본주의 모델은 경제성장의 한계를 드러냈다. 글로벌 공동체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를 행복하게 할 수는 없다.기업이 신규사업을 하거나 기존사업의 시장이나 기술이 변할 때, 해외로 진출하거나 사업환경이 변할 때 기업문화가 변화를 가로막기도 한다.▲ 삼성그룹이 선택한 혁신 모델의 비교 [출처= iNIS]◇ 창의적 혁신모델 S자를 과감하게 선택해야... 글로벌 기업 모방만으로 선도 기업 성장 불가능삼성의 기업문화를 혁신하기 위한 S자 혁신전략을 소개하고자 한다. 그동안 삼성이 추진한 W자 혁신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왜 삼성이 S자 혁신을 해야 하는지 나름의 이유도 설명한다.여기서 제시한 혁신모델은 전체적으로 하나의 유기체라 볼 수 있다. 인간의 오감과 마찬가지로 한 요소가 다른 요소에 영향을 미치고, 그로 인한 변화가 또 다른 요소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등 개별 요소가 다른 요소와 유기적인 결합체로써 기능한다.하나의 요소가 별개로 작동하는 시스템 사고와는 다르다. 서양철학은 각 개별 요소가 독립적으로 존재한다고 생각하지만 동양철학은 모든 요소가 유기체의 부문으로서 존재하고 유기체가 하나라도 부족하면 전체 시스템이 위험해진다고 본다.삼성의 혁신 노력을 종합하여 평가한 결과 삼성의 기업문화 혁신의 방향을 제시해봤다. 미국의 글로벌 선도기업이 ‘S’의 혁신을 지향한 것과 달리 삼성은 ‘W’를 선택했다.기업의 성과요소인 이익을 시스템 도입에 투자했고 이 시스템으로 위험을 관리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2000년대 중반까지 이 전략은 잘 들어 맞았고 시스템에 따라 움직이는 아주 효율적인 조직을 구축할 수 있었다.삼성이 이런 전략을 추진한 것은 업무와 사람으로 구성된 조직을 변혁시키는 방법이 어렵고 너무 오래 걸린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판단된다.삼성 직원이나 외부의 전문가들은 삼성이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 전략, 2등 전략으로 선두기업을 모방해 개선할 때까지는 대성공을 거뒀다고 평가한다.그렇지만 스마트폰, , 소프트웨어 위주의 시장 재편 등 창의적인 사고가 필요할 때는 정작 이 시스템은 작동하기 어려웠다.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삼성은 성과에서 조직으로, 조직에서 다시 시스템으로 향하는 S자 혁신’으로 기업문화를 바꿔야 한다.패스트 팔로워가 아니라 패스트 무버(fast mover) 전략으로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조직을 먼저 혁신해야 한다. 삼성의 문제는 조직에 있으므로 가장 먼저 혁신을 해야 할 가 조직이며 그중에서도 사람이라는 요소다.삼성의 혁신 방향은 창의성을 죽이고 오히려 감시와 통제를 부활시키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듯하다. 삼성의 장점은 ‘퍼스트 무버(first mover)’를 벤치마킹해 삼성만의 특성을 가미해 커스트마이징하는 것인데 기업문화 혁신에서는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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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의 기업문화를 진단하면서 리더십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각종 언론에 보도된 이명희 회장, 정재은 명예회장, 정용진 부회장의 자료를 보면서 신세계를 이끌어가고 있는 사람은 누구인지, 과연 그 사람이 미래의 신세계 사업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것인지 평가하기 위한 시도도 했다.표면적으로 드러난 이명희 회장의 리더십과 전문경영인 구학서 회장의 조화로운 경영권 분담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인지 여부에 따라 신세계의 앞날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 새로운 사업의 방향성을 잃은 것으로 보여최근 신세계가 펼치고 있는 경영전략을 보면 사업방향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 할인점사업으로 시장을 선도하고 복합쇼핑몰이라는 아이템을 개발하는데 성공했지만, 추진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이 입점한 건물을 롯데그룹이 인수하는 것을 방치하고, 급기야 강남상권을 사수하기 위해 센트럴시티 지분 60%를 인수하면서 1조원 이상의 빚을 늘려 부채가 급격하게 늘었다. 롯데그룹이 강남점까지 인수할 움직임을 보였지만, 무리한 투자라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다.국내 1위를 유지하고 있는 할인점 사업도 정치권의 규제로 추가 출점이 쉽지 않고, 일반 슈퍼마켓에 제품을 공급하는 변종 SSM사업도 확장이 어렵다. 이마트가 할인점 사업을 확장하기 어려운 것처럼 롯데그룹도 마찬가지 상황이기는 하지만 할인점의 내실을 기하기 위한 전략 마련이 쉽지 않다.롯데그룹은 계열사가 생산한 과자, 빙과, 유제품, 식품 등으로 수익모델이나 시너지 효과가 크지만, 신세계의 경우 최근 강화하고 있는 PB제품이나 수입 화장품, 수입 의류, 수입 액세서리 등으로 매출신장을 장담하기 어렵다. 해외사업도 중국에서 실패 이후 자신감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 복합쇼핑몰 사업에 대한 투자확대도 미래가 밝지는 않다. 여주복합쇼핑몰의 경우 신선한 시도였고, 매출액측면에서도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이후 추진하고 있는 복합쇼핑몰은 의도했던 만큼의 실적이 나오지 않고 있으며, 약 1조원을 투자해 2016년 완공 예정인 하남의 유니온스퀘어도 성공가능성은 높지 않다.중국 정부가 관광수지 적자확대를 줄이기 위해 관광산업의 규제를 강화하면서 주요 고객으로 삼고 있는 중국 관광객이 유지될 수 있을지도 확신하기 어렵다. 또한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 관광객이 1000만 명을 넘어 서면서 이들이 주요 쇼핑고객으로 떠 오르고 있지만 과연 대형 쇼핑몰들이 외국 관광객에게 어떤 이점을 제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신세계가 롯데그룹의 공세에 맞서 대규모 사업확장 계획을 발표하고 밀어 부치고 있지만 부채규모를 줄이고, 내실을 다질 필요가 있다. 교외 복합쇼핑몰사업도 추진 속도를 늦출 필요가 있다.차입금을 늘려 쇼핑몰을 개발하는 것은 쉬운 의사결정이지만, 대규모 단지에 입주업체를 확보하고 시설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고객을 확보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어렵다. 임대료가 비싼 것도 입점 업체가 없는 이유이기도 하지만 동대문, 남대문, 여의도 등 전통적으로 입지가 좋은 지역의 대규모 쇼핑몰조차도 빈 상가가 넘쳐나고 있다는 점을 냉정하게 직시해야 한다. 국내 유통업체들을 보면 소비패턴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대규모 건물을 짓고, 매장을 화려하게 꾸미는데 여념이 없다.아이쇼핑을 즐기고, 매장에서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소비가 온라인으로 급격하게 이동하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신세계가 정재은 명예회장의 조언대로 통합 게이트웨이역할을 할 쇼핑몰을 준비하고 있지만, 카니발리즘(Cannibalism)효과로 인해 강하게 밀어 부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프라인에 강점을 가진 유통업체들이 주저하는 사이 새로운 온라인 업체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기존의 경쟁구도를 바꾸고 있다. ◇ 윤리경영의 표본에서 비윤리경영의 기업으로 낙인신세계가 급격하게 성장한 이면에는 사업아이템의 선정도 작용했지만, 범삼성가의 지원도 무시하지 못한다.다른 대기업과 달리 삼성그룹은 품질혁신과 같은 본원적 경쟁력을 확보하기 보다는 마케팅을 우선한다. 삼성그룹의 대표기업인 삼성전자가 특허권분쟁을 하고 있는 애플과 비교해 매출액 대비 마케팅비용은 수십 배나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치다.신세계도 할인점, 복합쇼핑몰이라는 아이템을 선정한 이후에는 마케팅에 승부를 걸었다. 이마트가 저렴한 할인점이라는 이미지 외에도 윤리경영을 모범적으로 실천하는 대표적인 대기업이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하지만 최근에 발생한 일련의 사건으로 인해 신세계의 윤리경영은 허구라는 것이 밝혀졌다. 직원들과 상생을 한다고 주장했지만, 직원은 감시의 대상이자 대립하는 이해관계자에 불과했다.주주의 이익을 보호해야 할 경영진이 오너가 대주주인 계열사의 부실을 줄이기 위해 부당하게 지원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적발을 받았다. 경영진의 배임행위는 모호해 여간 해서 밝히기 어렵지만, 신세계는 드러내 놓고 노골적으로 지원했다. 협력업체에게 마케팅 프로모션 비용을 전가시키거나 납품가를 강제로 인하하는 고전적인 수법도 동원되었다. 모든 사건 중 백미(白眉)는 노조를 결성하려는 직원들에 대한 탄압이었다. 심부름센터에 버금가는 업무운영 매뉴얼을 만들어 보안팀 직원들을 교육시키고 직원들을 감시했다. 보안팀 직원들에게 기업의 이익에 위해를 가하는 부정행위를 하지 않은 동료를 감시하라는 이상한 임무를 맡기는 것은 정신적 학대에 해당된다.보안담당 직원들도 본연의 임무와는 연관성이 낮은 불법행위를 저항 없이 수행했다는 것은 윤리적 소양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정상적인 직원이라면 불법행위 명령을 거부했어야 했고, 지금도 관련 지시에 대해 정신적 보상을 요구해야 한다. 신세계는 윤리경영이라는 화두를 들고, 부정부패와 비리의 표본모델로 지적되던 대기업의 모범적인 모델을 제시하며 단기간에 신선한 이미지를 구축했다. 많은 국민들은 신세계만은 다른 대기업과 다르다고 생각해 많은 성원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 신세계가 오너의 이익만 추구하는 부도덕한 기업으로 낙인 찍히면서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윤리경영은 입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행동으로 실천해야 한다는 것을 신세계 사태가 보여주고 있다. 윤리경영은 작은 일을 하면서도 부풀리기를 좋아하고, 행동보다는 말을 앞세우면 절대 성공할 수 없다. ◇ 경영권의 승계와 정용진 부회장의 역량강화가 숙제신세계의 대주주는 이명희 회장이지만 후계자로 정용진 부회장을 정해 승계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명희 회장의 지분율이 너무 높고, 정상적인 방법으로 주식을 증여하거나 상속시킬 경우 세금이 너무 많아 경영권 장악이 어렵다는 점이다.과거 다른 그룹이 한 것처럼 전환사채의 헐값 발행, 개인회사의 일감몰아주기로 덩치 키우기 등과 같은 편법증여가 사실상 어려워지고 있어 고민이 깊다. 다른 방법은 정용진 부회장이 가지고 있는 주식에 대해 배당을 늘리면 되는데, 정용진 부회장의 보유 지분율도 낮고, 신세계가 대규모 배당잔치를 벌일 정도로 이익도 내지 못하고 있어 고민이 깊다. 현재로선 마땅한 해결책을 찾기는 어렵다.다음으로 제기되는 이슈는 정용진 부회장의 리더십과 역량이 신세계를 이끌어 갈 수 있을 정도가 되느냐 이다. 현재까지 신세계는 정재은 명예회장의 아이디어와 전략에 따라 굴러간다고 볼 수 있다. 이명희 회장도 표면적으로 드러난 경영자에 불과하고, 전문경영자인 구학서 회장도 대리인 역할에 머물고 있다.지금까지는 명확한 역할 분담이 되어 있었지만, 정용진 부회장이 후계자로 나서면서 새로운 고민이 생긴 것이다. 실질적인 오너이자 경영자이므로 그룹의 미래를 짊어질 수 있도록 역량을 키워줘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에 정용진 부회장이 보여준 행동들을 보면 아직 그룹을 이끌 준비는 되어 있지 못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각종 이슈가 터지자 그룹차원에서 등기이사에서 제외하면서 보호하고 있지만, 오히려 정면 돌파할 필요가 있다.호랑이는 새끼를 낭떠러지 아래도 던져 살아서 올라오는 놈만 키운다고 한다. 현재 신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위기의 종류와 강도는 앞으로 정용진 부회장이 그룹을 이끌어 가면서 부딪힐 위기의 종류보다 적고, 강도도 약하다. 이 정도 위험을 회피하면 더 큰 위험을 이겨낼 수 없다. 정재은 명예회장이 정용진 부회장을 경영에서 전면 배제시키고, 전문 경영인 중심으로 그룹을 이끌어 가려는 전략을 선택했다면 현재의 처신과 전략이 적절하지만, 아니라면 잘못된 결정이라고 보여진다.정재은 명예회장도 나이가 많고, 정용진 부회장도 40살이 넘은 중년이기 때문에 새로운 것을 배우고,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50살이 넘어 마음을 열어 새로운 지식을 배우고, 다른 사람의 조언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은 거의 없다.모든 일에는 때가 있기 때문에 시기를 놓쳐서는 안된다. 지금은 실패를 하더라도 부모가 나서서 수습해 줄 수 있지만, 부모가 나이가 들어 판단력이 흐려지면 더 이상 도와주지 못한다.-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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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도 이제 3세 경영으로 넘어가려는 시점에 있다. 한국 대기업의 역사가 60여 년을 넘어서면서 일부 기업은 아직 2세 경영을 유지하고 있지만, 많은 대기업이 3세 경영에 들어갔거나 준비 중이다.창업자가 경영부실로 그룹을 망하게 한 경우도 있지만, 2세, 3세로 넘어 오면서 경영부실은 심화되고 있다. 황제형 오너경영을 한국 대기업의 핵심경쟁력이라고 말하는 전문가들도 있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었다는 것은 이미 입증되었다. 대림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3세 경영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져 이 이슈를 다뤄볼 필요가 있다.◇ 오너경영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가대기업의 경쟁력은 오너경영에서 나온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오너가 황제처럼 모든 의사결정을 주도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통해 사업속도를 높인 것이 국내 대기업이 단기간에 급성장한 비결이라고 말한다.많은 기업들의 사례를 조사하면서 오너경영이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그에 못지 않게 많다는 것을 발견했다. 국내 대기업이 대부분 3대를 넘기지 못하고 망하는 것도 오너경영의 폐단 때문이다. 몇 년 전부터 들어 대기업 오너들의 수난사가 계속되고 있다. 횡령과 배임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거나 수감되어 있는 오너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검찰이 불구속 기소를 하고, 법원도 국가경제발전에 기여한 공을 감안해 집행유예를 선고하던 관행도 변화되고 있다. 박근혜정부가 경제민주화를 주장하면서 검찰이나 법원도 한국 대기업의 잘못된 경영행태를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국민들도 ‘만인은 법 앞에 평등하다’라는 평범한 진리가 구현되기를 바라고 있다. 누구나 죄를 지으면 공평하게 벌을 받아야 한다. 최근 정부가 대기업 오너들의 비리행위에 대해 단호한 의지를 밝히면서 대기업들이 반발하고 있지만, 이들의 죄질이 나빠 과거처럼 용인하기 어려워졌다는 점도 고민거리다.창업자들은 공사수주를 위해 정치자금제공 등의 혐의로 사법처리를 받았지만, 2세나 3세들은 회사자산을 사적인 이익을 위해 유용하거나 재산승계를 위해 탈세를 하는 등 과거에는 상상하지 못한 수준의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 정치자금 제공은 정치인들도 연루된 범죄로, 정치보복 운운하면서 버티기라도 할 수 있지만, 배임과 횡령, 사기 등은 변명조차하기 어려운 범죄다. 이들이 이러한 범죄행위를 저지르는 것은 기업을 정상적으로 경영하는 것보다 개인적인 이익을 늘리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기업경영에 관심도 작고, 기업을 경영할 능력도 부족한 2세나 3세가 창업자의 자손이라는 이유로 경영권을 승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오너가 사법처리를 받은 기업도 부끄럽지만, 정작 본인들은 인생이 불행해 진다. 무리한 가업승계는 기업에 독이 될 수 있다. 대충 몇 개의 부서에서 근무하면서 업무를 파악하는 것을 경영수업이라고 하고 있는데, 이런 방식으로 경영능력을 키우기는 어렵다. 경영능력을 치열하게 검증해야 하는데 검증하지도 않는다.사업실적이 좋은 부서나, 노력하지 않아도 회사의 브랜드 이미지나 인간관계로 인해 쉽게 좋은 실적을 낼 수 있는 부서에 근무하면서 그 성과를 독차지한다. 그렇게 한다고 실력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무능한 자식에게 기업을 물려주기 위한 핑계거리로 활용한다. 대부분의 기업에서 가업승계를 하는 방식은 동일하다. 유능하다고 소문이 났던 오너의 자식이 하루아침에 범죄자로 전락하거나 멀쩡하던 기업을 망하게 만드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무능한 자식에게 기업을 물려주는 것은 기업을 개인 소유물로 생각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상장회사는 개인의 것이 아니고, 오너라고 해도 몇 퍼센트에 불과한 지분만 갖고 있어, 그 기업이 오너 개인만의 소유물이라고 말하기도 어렵다. 이사회나 주주총회가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정부가 감독기관의 감시가 소홀해지면서 오너의 경영전횡이 도를 지나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무조건 자녀에게 기업을 물려주기보다는 경영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에게 맡기는 것이 오히려 더 유리하다. 대림의 3세도 특별한 경영능력을 보여준 것도 아니고, 아직 나이도 어리니 무리한 경영승계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본다.특히 대림은 주력인 건설사업이 부진의 늪에 빠져 있고, 수익을 내는 계열사도 많지 않아 어느 때보다 탁월한 경영전략이 필요하다. 잘 나가던 STX그룹이 공중 분해되고, 멀쩡하다고 하던 동양그룹이 경영위기로 침몰되고 있는 것도 환경변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림산업의 여수공장 폭발사고도 우연히 일어난 것이 아니다. 비용절감을 이유로 위험한 업무는 하청업체에 맡기고, 설비보수나 관리도 소홀히 했기 때문이다.국내 기업들이 2000년대 이후 극한의 원가경쟁을 하면서 긴급한 정비 외에는 새로운 설비투자를 하지 않아 곳곳에서 산업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이 운영혁신 능력이 뛰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이제 임계치(critical mass)에 도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위적인 운영혁신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기 때문에 이제 혁신방향을 바꿀 필요가 있다. 이제 쥐어짜는 식의 인력운용은 중단하고, 오히려 사람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삼성그룹도 대림과 마찬가지로 중견그룹에 불과했지만, 인재경영의 기치를 내 걸고 사람에 대한 투자를 늘렸기 때문에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사람에 대한 인식전환과 과감한 투자는 노련한 경영자만이 할 수 있다. 차라리 대림도 회장이 전면에 나서서 기업문화 혁신운동을 벌이는 것이 3세를 내세우는 것보다 대외적인 효과는 클 것으로 본다. ◇ 사업보국이라는 창업자의 정신을 살려야 한다대림의 과거 계열사 중 대림비앤코(B & Co)라는 기업이 있다. 이준용 회장의 동생인 이부용 회장이 계열 분리한 기업이다. 욕실용 변기, 타일 등을 위생용 도자기를 생산하는 기업인데, 제 1공장이 경남 창원의 산업단지 내에 있다.이 공장의 정문에 가면 구형 수세식 변기 모형이 서 있다. 지하철 역 공중화장실에 가면 간혹 있는 구형모델인데 요즘 아이들이 보면 어떤 물건인지도 이해하기 어렵다. 깨끗한 공장 건물에 비해 낡은 변기모형을 보고 깜짝 놀랐다. 공장 관계자에게 대림비앤코에 더 좋은 제품도 많이 있는데, 왜 이런 모형을 전시하고 있는지 묻자, 공장 관리동으로 안내했다. 관리동 사무실 한 켠의 서랍장에 박정희 대통령 명의의 주식증서가 있었다.단순히 박정희 대통령이 재임시절 공장을 방문한 것을 기념한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이 공장설립자금을 처음 출연한 사람이 박정희 대통령이라고 한다. 대림요업의 첫 번째 주주가 박정희 대통령인 셈이다. 당시 공장을 설립하면서 당시 주력 생산품인 이 변기 모형을 전시했던 것이다. 1960년대까지 수세식 변기나 타일의 대부분은 일본이나 미국에서 수입했다. 삼성그룹이 연루되었던 사카린밀수사건에서 밀수품목 중에는 사카린도 있었지만 수세식 변기와 같은 다양한 품목이 포함되었다.아파트건설이 늘어나면서 수세식 변기에 대한 수요가 많았지만 국내에서는 생산하지 못해 전량 수입에 의존했었다. 이러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박정희 대통령이 사재를 털어 회사를 만들었다고 한다. 대림비앤코는 현재 국내 1위 기업이지만 값싼 중국산 위생용 도기들이 밀려들어 오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조비용이 중국과 비교가 되지 않고,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신규 수요도 많지 않기 때문이다.창원공장뿐만 아니라 충북 제천에도 제 2공장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지만 가동율은 높지 않다. 국내 위생용 도자기 업체들 모두가 중국산과 경쟁하느라 고전하고 있다.고급브랜드는 유럽과 미국산에 밀리고, 중급브랜드마저 중국산과의 경쟁이 버거워지고 있다. 한국기업들의 샌드위치신세가 위생용 도자기산업에도 적용되고 있는 셈이다. 몇 년 전부터 욕실용 타일의 경우에는 중국산이 국내시장을 거의 장악했다. 대림비앤코도 고급제품을 개발해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여의치 않다.어려움이 가중되자 창원공장을 매각하려고 하지만 직원들의 반발이 거세다. 창원 공단 한가운데 알짜배기 땅을 매각하면 사업구조를 혁신할 수 있는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위생용 도자기의 판매도 어려워졌지만, 공장부지 매각도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대림에서 계열 분리되어 아무런 관계도 없는 대림비앤코의 사례를 정리한 것은 기업가 정신이 무엇인지 고민하기 위해서다. 대기업의 창업주들은 한결같이 ‘창업보국’ 혹은 ‘기업보국’이라는 정신을 갖고 있었다. 이들은 기업이 국가와 사회발전에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충분히 알고 있었다. 개인이나 기업의 이익보다는 국가의 이익을 우선하기도 했다.하지만 2세, 3세로 내려 오면서 기업가 정신이 붕괴되고 있다. 최근 빈발하고 있는 기업범죄도 기업가 정신이 사라졌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대림비앤코도 기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창원공장 부지를 매각해 자금을 확보해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40 여 년 전 변변한 변기나 타일조차 만들지 못하는 국가의 한을 달래기 위해 대통령이 사재를 털어 회사를 만들었어야 했던 처지를 잊어서는 안된다.중국기업들이 값싼 노동력을 무기로 위생용 도기시장을 공략할 것이라는 것을 모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동안 대비하지 않고 수수방관하면서 대응시기를 놓친 것이다. 대림비앤코의 사례에서 무엇이 창업자의 정신이고, 후계자들이 어떻게 이어가야 할 것인지 고민할 계기를 가질 수 있다.-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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