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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문화의 DNA 3인 성과(Performance)에서 위험(risk)은 이익(profit)의 반대 개념이다. 세계적 석학인 피트 드러커(Peter Drucker)의 주장에 의하면 기업의 위험은 성과가 없기 때문에 발생한다.그는 직원이 업무를 제대로 하지 못하거나 잘못된 일을 저질러 위험이 온다고 보지 않았다. 직원의 대부분이 자신의 업무에 충실하지만 성과를 내지 못하면 기업이 위험해진다고 본 것이다.위험은 기업의 이미지나 이익을 침해하는 수준을 말하고 위기(crisis)는 기업이 존망의 기로에 서 있는 상황을 말한다. 위험을 제때 관리하지 못해 확산되거나 누적되면 위기로 진행한다.위기라는 말을 동양적으로 풀어보면 ‘위기(危機)’, 즉 '위험하지만 상황을 타개할 기회'라는 뜻이다. 기업이 내·외부로부터 오는 위험을 피하거나 100퍼센트(%) 예방하기는 어렵지만 관리하거나 통제할 수는 있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촉발한 한보철강을 인수한 현대제철 당진 공장 출입구 [출처= iNIS]◇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에도 위기 반복돼... 총수도 자존심·선호보다 사업성 기반한 경영전략 수립해야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촉발한 것은 한보그룹의 부도였다. 한보그룹은 건설업을 모태로 성장한 후 철강사업에 도전했다.철은 '산업의 쌀'이라 불리며 자동차, 조선, 기계, 건설 등의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선 없어서는 안되는 소재다. 하지만 당시 국내는 철강생산이 포화상태였다.한보그룹은 자금이 부족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충청남도 당진에 철강공장을 건설하며 유동성 위기에 몰렸다. 이후 기아자동차그룹, 삼성자동차, 현대반도체 등이 무너졌다.우리나라 대기업은 정치권과 밀착해 문어발식으로 사업을 확장했을 뿐 아니라 다른 그룹이 영위하는 사업에 중복투자하는 방식을 선호했다. 또한 대마불사(大馬不死)라는 인식을 갖고 수익성보다 덩치 키우기에 여념이 없었다.재계 서열 상위권에 위치했던 현대그룹, 삼성그룹, LG그룹, 대우그룹, 해태그룹 등이 구조조정을 당했다. 현대그룹은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현대카드 등 주요 계열사를 분리했다.대우그룹은 독립국가연합(CIS)과 동유럽 국가에 투자를 늘렸다가 막대한 부채를 견대지 못하고 공중분해됐다. 삼성그룹은 이건희 회장이 필생의 사업으로 추진한 자동차 사업을 접었다.LG그룹은 미래 성장동력이라 밀어부쳤던 반도체를 현대그룹에 넘겼다. 해태그룹은 제과와 음료 등 주력 계열사가 다른 그룹에 매각되며 사라졌다.쌍용그룹, 동양그룹 등과 같은 다수의 그룹이 규모를 축소했지만 위기를 극복하지 못했다. 대기업 뿐 아니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중소기업도 경영위기로 침몰되는 상황을 피하지 못했다.IMF 외환위기는 정치권과 공무원이 금융시장을 좌지우지左之右之)하는 이른바 '관치금융(官治金融)'의 폐해가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대기업은 체계적인 준비나 사업성 분석보다 총수의 자존심이나 선호에 따라 신사업을 벌였다. 정치인과 공무원에거 적절하게 로비하면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부패한 정치인과 공무원이 국가에 미친 폐해는 고스란히 힘 없는 직장이나 평범한 국민에게 전가했다. 실업자가 길거리에 넘쳐났고 경제적 어려움으로 파판이 난 가정도 많았다.1997년 IMF 외환위기는 몇몇 소수 대기업의 잘못된 경영실패가 국가의 위기로 확산된 대표적 사례다. 이후에도 2003년 카드 대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1년 저축은행 사태 등으로 국가위기가 반복됐다.정책결정권자는 공무원은 기업의 잘못된 경영을 감시해 기업의 위험이 국가위기로 확산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그런데 기업을 감시하는커녕 뇌물을 받고 위기를 증폭시키는데 기여하는 정치인·공무원이 많다.기업의 오너도 개인적 욕심이나 자존심보다 사업성을 중심으로 경영전략을 수립하겠다는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경영자가 정치권과 밀착하거나 공무원과 가깝게 지내랴고 시도하면 위험해진다.◇ 관리인력으로 변화를 예측하거나 위험을 극복하기 어려워... 구글은 암중모색하며 검색·모바일 시장 장력2026년 1월 현재 글로벌 경제상황은 녹록치 않다. 2020년부터 2023년 중반까지 이어진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붕괴되고 자유무역 기조가 사라졌기 때문이다.세계 최대 경제대국인 미국부터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을 앞세우며 보호무역을 강화하고 있다. 유럽연합(EU), 중국 등도 상생을 위한 협력보다 각자도생(各自圖生)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한 방역비용, 경제에 활력을 제공하기 위한 지원금 살포 등으로 국가의 부채가 급증했다. 국가재정이 어려워졌지만 확대한 복지에 익숙한 국민의 요구는 커졌다.국가와 마찬가지로 기업의 위험은 다양한 원인에서 오고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급작스럽게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무서운 것이다.우리나라 대기업은 황제경영, 불통경영, 독단경영 등의 폐해로 정도경도경영과는 거리가 멀며 위험단계를 지나 위기로 치닫고 있다고 판단된다.문제는 오너가 느끼는 위기의식을 전문경영진과 직원들이 인식하고 있는가 여부다. 외형적으로 대기업은 IMF 외환위기를 극복한 이후 덩치는 더 커졌다.국내 대기업은 신성장 동력을 찾지 못했고 미국·독일·일본과 같은 기술 주도국과 중국·인도 등 후발 제조국가의 경쟁업체와 힘겨운 투쟁을 벌이고 있다.기업 전체의 운명을 책임져야 하는 오너와 달리 경영진은 위험한 도전을 시도하기보다 자신의 임기 동안 안정적인 추세를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다.대기업의 핵심 인력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처럼 재무나 인사를 중심으로 하는 관리인력이다. 도전과 혁신보다는 안정과 현상유지에 길들여진 사람들이다. 새로운 변화의 물결을 예측할 능력이나 안목이 부족하다고 보는 것이 옳다.관리자는 한국은행이나 국책연구소, 그룹 내 경제연구소가 제공하는 정보를 바탕으로 전략을 수립하고 그룹을 통제한다. 이 방식으로 체계적인 관리는 가능할지 모르지만 세상의 변화를 직시할 수 있는 통찰력을 키울 수는 없다.직원도 마찬가지다. 오너의 결단에 의한 대규모 투자로 얻은 생산 효율성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B2B사업을 영위해왔기 때문에 세상의 변화를 감지할 능력을 키우지 못했다.관리 인력은 현실과 겉치레를 중시한다. 자신의 노력에 의한 결과가 아니더라도 작은 성과에 호들갑을 떨며 과대 포장하며 능력이라고 자화자찬(自畵自讚)한다.이에 반해 다른 글로벌 선도기업은 적에게 예리한 발톱을 숨기고 힘을 키우는 전략을 실행한다. 적이 경계하거나 대비할 시간이나 기회를 주지 않기 위함이다.세계 최대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으로 불리는 구글(Google)은 백지에 가까운 메인 페이지를 만들어 두고 경쟁 검색 사이트들이 도배하는 광고에 싫증이 난 이용자를 끌어 모을 수 있었다.요란하게 마케팅하는 대신 백지 뒤에서 세상을 끌고 갈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주력했다. 이렇게 준비된 지도 서비스, 위치정보 서비스, 모바일 운영체제 안드로이드 개발 등은 경쟁자가 범접하기 어려울 정도로 확고한 영역을 차지했다.세계 최대 소프트웨어(S/W)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가 윈도우 모바일로 안주하는 사이 조용히 안드로이드를 개발햐 모바일 운영체제(OS) 시장을 잠식했다.대기업 뿐 아니라 중소벤처기업도 현재 주력으로 영위하는 사업에 드리워지는 암울한 그림자를 중대한 위험으로 받아들이고 철저히 미래를 준비하는 기업문화를 정립하지 못하면 위기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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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인점 및 편의점을 운영 중인 홈플러스 본사 전경 [출처=홈페이지]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는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 대기업으로 불린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잘 극복하며 오히려 한 단계 도약했다는 평가를 받는다.특히 삼성전자는 가전과 메모리반도체로 쌓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피처폰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장의 변화를 제대로 읽지 못해 미국의 애플에 밀리기 시작했다.삼성전자는 다양한 모델의 갤럭시 시리즈로 아이폰의 아성에 도전했지만 격차를 좁히지는 못했다. 특히 저가 시장마저 화웨이,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 업체에 밀리고 있는 실정이다.우리나라 대기업은 1980~90년대 저가를 무기로 선진국 시장을 뚫었지만 명확한 브랜드 인지도를 구축하는데 성공하지 못했다.세계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에서 일본, 독일, 프랑스, 영국 등과 경쟁에서 밀렸다. 결정적인 패인은 마케팅 전략의 부재로 분석된다.◇ 마케팅은 기업 실적의 원동력... '땅짚고 헤엄치기'식의 사업도 창의적 마케팅 노력 없으면 실패국내 대기업은 주로 소위 말하는 ‘땅 짚고 헤엄치기’식의 독점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정부는 1960년대부터 국내 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식 중 하나로 '규모의 경제(economy of scale)' 논리를 도입했다.정부는 대량생산의 기반을 제공하기 위해 허가권으로 신규 진입을 막아줬고 보조금과 세금감면 정책으로 대기업을 지원했다. 국내 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외국 기업의 국내 진출을 막기 위한 다양한 장벽도 쌓았다.높은 관세, 까다로운 품질검사, 세무조사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했다. 단기적으로 한국의 대기업이 경쟁력을 키울 수 있었던 이유다.기업도 기술력이나 브랜드 인지도가 없었기 때문에 저가의 노동력 확보와 공장설비 투자로 인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재료 구입에서부터 판매까지 전 과정을 통제할 수 있도록 계열사를 세웠고 선단식 경영은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작용했다.공급에 비해 항상 수요가 많았기 때문에 품질 향상을 위한 기술개발이나 브랜드 인지도 상승을 위한 마케팅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럴 필요성도 느끼지 못했다.제품을 만들면 재고로 쌓아 둘 시간도 없이 팔려나가던 사업하기 편한 시절도 있었다. B2C(Business to consumer) 사업뿐만 아니라 사업도 공무원이나 관련자에게 적당한 뇌물만 제공하면 사업권을 딸 수 있어 마케팅을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국내 대기업이 편하게 사업하면서 덩치를 키운 것이 1997년 IMF 외환위기를 몰고왔다고 볼 수 있다. 다행스럽게 2000년대 이후에는 마케팅에 큰 관심을 가졌다.외부에서 영입한 뛰어난 인재를 기업의 어떤 부서보다 우선해서 배치했고 마케팅 전략의 수립을 위한 아이디어 창안도 중시했다.국내 다른 대기업과 동일한 성장 이력을 가진 삼성그룹은 외환위기를 극복하면서 ‘마케팅’에 더 깊은 관심을 가졌다. 이는 이후 다른 기업이 휘청거리며 망해가는 와중에도 월등한 실적을 내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조직의 목표가 정해지면 앞뒤 보지 않고 돌진하는 삼성의 기업문화(corporate culture)도 좋은 결과를 낸 요인이다. 앞으로 더욱 더 치열해진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마케팅 전략에 대한 많은 연구와 관심이 절실하다. ◇ 신사업 실패는 마케팅 전략의 부재... 제조에는 강하지만 서비스에는 약한 삼성의 기업문화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변하지 않는 법칙으로 ‘고위험 고수익, 저위험 저수익(high risk high return, low risk low return)’이 있다. 덩치가 큰 대기업은 위험은 크지만 높은 수익이 보장되는 사업에 투자해 선점하는 것이 유리하다.그러나 국내 대기업은 중소기업이 잘하고 있거나 중소기업이 열심히 투자해 상품이나 사업모델을 검증하고 나면 시장에 재빠르게 진입하는 패스트 팔로워(fast follwer) 전략을 추진한다.일단 시장에 진입을 하고나면 우월한 자본력을 앞세우거나 정치권력과 유착을 무기로 진입장벽을 쌓는 등의 방식으로 시장을 송두리째 장악해 선행 사업자인 중소기업을 고사시킨다.일부 전문가는 합법을 가장한 '약탈'이라고 규정한다. 그럼에도 이 방식이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삼성이 그동안 실패한 사업으로는 자동차 제조, 유통업, MP3 등이 있다. 시장에서 검증된 사업이지만 실패했다.우선 삼성의 가장 큰 실패작은 자동차 사업이다. 당시 현대그룹, 대우그룹, 기아자동차, 쌍용자동차 등의 기업이 자동차 사업을 영위하고 있었다.국내 시장은 포화상태라는 것이 전문가의 지적이었지만 김영삼 정부 시절 사업권을 획득했다. 국내 시장 판매보다는 해외 수출로 국부 창출에 기여하겠다고 공언했지만 막대한 부실만 남기고 파산했다.전자제품을 만드는 공장만 건설하다 보니 자동차 조립공장도 그런 식으로 만들려고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건희 회장이 공장을 방문하면 라인 가동을 중지하고 소방차로 공장 바닥을 청소해 먼지 하나 없이 만들었다는 일화가 공개되기도 했다.결국 삼성자동차는 1999년 법정관리에 들어가 채권단은 2조4500억 원의 손실을 감수해야 했다.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은 삼성생명 등의 주식을 담보로 내놓았다.다음으로 삼성이 미래의 성장산업이고 기술력도 필요하지 않아 쉽게 생각하고 덤벼들었다가 실패해 못내 아쉬워하는 부문이 유통업이다.1999년 영국의 테스코(Tesco)와 합작으로 삼성 테스코를 설립해 홈플러스라는 할인점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신세계의 이마트, 롯데의 롯데마트에 완패해 지분을 매각했다.홈플러스는 2015년 한국 사모펀드인 MBK에 7조2000억 원에 매각됐다. MBK는 알짜 점포를 매각해 인수자금을 갚는 방식으로 사업을 영위하다가 부도 위기로 내몰렸다. MBK와 홈플러스는 2025년 3월4일 유동성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며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법원은 즉각 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홈플러스 사태가 국민연금과 부동산 펀드 등에까지 확산 중이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음악파일을 재생시키는 디지털기기인 MP3는 대한민국 벤처기업 레인콤이 세계 최초로 상용화시킨 제품이다. 기존의 테이프 레코드 시장을 순식간에 초토화시키고 음악시장을 재편한 획기적인 제품이다.기술력이 필요 없는 제품이었고 레인콤이 내부 분쟁으로 주춤하는 사이 메모리에 장점을 가진 삼성전자가 뛰어들었다. 디자인으로 승부를 걸었지만 결국 시장을 장악하는 데 실패했다.결국 이 시장은 싸움을 지켜보던 애플이 아이팟(iPod)이라는 제품을 들고 나오면서 글로벌 시장을 장악했다. 가정왕국으로 불리던 삼성전자도 물을 먹은 것이다. 스마트폰이 나오면서 애플의 아이팟도 사리지고 있다.몇 가지 사례를 보더라도 혁신하지 않고 모방만 한다면 검증된 사업에 뛰어든다고 해도 모두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추진하는 신사업에서 혁신하는 것은 사업 아이템과 기업문화가 적절하게 조화를 이뤄야만 한다.제조에는 강하지만 서비스에는 약한 것이 삼성의 기업문화다. '복제에는 강하지만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은 약한 것'도 삼성의 기업문화다.위에서 열거한 3가지 사업 모두 후발주자라는 나름대로 이점을 갖고 있지만 창의성을 확보하지 못해 성공하지 못했다. 요즘 청년들이 선호하면 표현을 빌리면 ‘딱 거기까지’라는 한계에 봉착했다.삼성이 지난 20여 년 동안 도전했던 신사업의 실패가 이를 증명한다. 앞으로 삼성이 신사업을 선택하고 성공적인 결과를 얻기 위해서 어떤 고민을 해야 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볼 일이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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