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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기업 모두 시스템(System)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체계적인 정비가 이뤄지지 않았다. 제도 자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측면에서 운영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시스템을 단순히 하드웨어 측면에서만 접근하고 있다.21세기가 정보화시대라고 하니까 지난 10여 년 동안 컴퓨터를 보급하고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일만 열심히 한 정부관료들과 마찬가지 수준이다. 현대차의 기업문화를 진단하기 위해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SWEAT Model의 5번째 DNA인 시스템을 경영도구(methodology)와 운영(operation) 측면에서 평가해 보자.◇ 시스템보다는 인치에 의존하지만 시대적 요구 받아들여야현대와 현대차의 경영은 ‘독불장군형 경영’으로 불린다. 어떤 지시도 위에서 했다면 따른다는 것이 불문율이라고 한다. 회장의 지시가 곧 법이라는 인식이다. 사업경험도 없고, 대외정보에 무지했던 1950~1970년대 경영방식이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셈이다.정주영 회장은 자신의 직관과 판단력을 기반으로 뚝심으로 의사결정을 밀어 부쳤다. 성공적인 스토리도 많지만 실패한 스토리도 많다. 실패한 스토리는 성공적인 스토리나 외형적인 성장에 가려져 보이지 않을 뿐이다. 현대식의 경영은 회장이 전지전능해 항상 합리적이고 최적화된 의사결정을 내린다는 전제를 하면 되지만, 세상에 이런 인간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위험한 경영방식이다.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신사업이나 해외사업의 경우 사회, 경제적 외부환경이 복잡하기 때문에 회장이 자신의 직관에 의해 판단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조직 내∙외부의 정보를 취합하는 경영도구, 즉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정보와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만이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경험이나 직관에 의존해 의사결정을 내리는 글로벌 기업 경영자는 없다. 현대차는 최소한의 경영정보를 취합하는 경영도구는 있지만, 이는 보조자료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스템이나 규정에 의하기보다는 인치(人治)가 이뤄지고 있다.정몽구 회장이 자동차 산업에 전문성을 가졌다거나 경험을 축적한 것도 아니다. 경영권분쟁의 결과 분가하면서 자동차를 선택했을 뿐이다. 과감한 설비투자와 증산으로 경기 호황에 잘 편승해 판매량을 획기적으로 늘리기는 했지만 품질이나 디자인 등 본원적인 경쟁력을 확보한 것은 아니다.창업자의 경영노하우가 2세, 3세로 이어지는지 여부도 경영도구 측면에서 짚어봐야 한다. 현대차는 현대그룹에서 분가했기 때문에 창업자를 정주영 회장으로 봐야 한다. 그는 초등학교 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현장을 중시하는 경영원칙을 세웠고, 본인이 직접 현장을 지휘하면서 그룹을 일궜다.2세로서 현대차의 회장을 하고 있는 정몽구도 현장을 중시하고 아버지와는 달리 과감한 의사결정을 주로 한다. 정몽구 회장의 아들이자 계승자로 지목된 정의선 부회장도 아버지로부터 경영수업을 받으면서 현장을 중시해 본인이 직접 현장을 뛰어다닌다고 한다. 정의선 부회장은 할아버지 정주영 회장, 아버지 정몽구 회장의 경영스타일을 답습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그런데 한가지 간과하고 있는 것이 시대적 변화다. 할아버지와 아버지 세대에서는 밀어 붙이기식 경영이 통했지만 현재 혹은 앞으로는 잘 작동하지 않을 것이다.기존의 베이비 부머 세대들이 먹고 살기 위해 머슴이나 종이라고 불려도 어쩔 수 없이 시키는 대로 했지만 신세대는 자신의 소신과 개성을 중시해 기존의 관행이나 문화를 용납하지 않는다. 정의선 부회장이 현대차를 잘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할아버지와 아버지로부터 배워야 할 것과 배우지 말아야 할 것을 잘 구분해 취사선택(取捨選擇)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공급망관리 시스템의 효율성이 높지만 여전히 개선 절실현대차가 삼성이나 LG에 비해 시스템은 낙후되어 있지만 단기간에 뛰어난 실적을 낸 것은 외부적 요인만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현대차는 전략적인 의사결정은 회장의 직관에 의존하고 업무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최소한의 시스템은 구축해 운영한다.현대차는 부품공급업체를 관리하는 공급망관리(Supply Chain Management, 이하 SCM) 시스템이 매우 훌륭한 것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수천 개의 1, 2, 3차 공급업체에 대한 관리로 부품조달은 최적화되어 있다. SCM은 현대차가 중국, 인도, 미국, 브라질 등 해외생산기지를 개척하는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현대차가 해외로 진출하면서 주요 핵심부품업체와 현대모비스 등 관련 계열사와 동반진출하기도 하지만 주요 부품은 국내에 의존하고 있어 SCM은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시스템이다.자동차는 완성차 업체간의 경쟁이 아니라 수천 개의 부품업체와 완성차 업체가 연결된 생태계의 경쟁이므로 이들 기업을 연결하는 시스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외형적으로 아주 완벽하게 작동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현대차의 SCM도 아직 개선의 여지가 많다.몇 년 전 유명 자동차 부품업체의 컨설팅을 하면서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매출액이 수천억 원을 넘는 기업인데 순이익은 아주 미미한 수순이었다. 영업이익이 매출액의 1%에도 미치지 못했는데, 그 영업이익의 수십 배가 넘는 돈이 물류비로 지급되고 있었다. 주요 고객인 완성차 업체가 해외사업을 벌이면서 급하게 요청하는 부품수급비용이 매출액에 비해 과다하게 소요되고 있었다.문제는 자재나 부품의 소요계획이 SCM과 별도로 임기응변(臨機應變) 형태로 운영되고 있었다. 원칙적으로 부품은 차량의 장단기 생산계획에 따라 신축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시나리오 경영은 환율이나 경제성장률에만 연동되는 것이 아니라 생산량에 예측하고 대응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판매량이 예상치를 웃돌 경우 부품소요가 늘어나는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유사한 돌발상황이 주기적이나 빈번하게 발생한다면 분명 경영도구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SCM이 단순히 물류흐름을 관리하는 것은 아니다. 시스템이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시나리오와 돌발상황에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납품이 계획적이지 못하다는 것은 효율성도 떨어지고 부품업체에 물류부담을 전가하고 있는 것이다. 단기적으로 비효율성을 용인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해소해야 한다. 위기대응 경험과 같은 암묵적 지식(tacit knowledge)을 형식지(explicit Knowledge)로 전환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매뉴얼(manual)이고, 매뉴얼이 체계화되어 있는 것이 경영도구, 즉 시스템이다. 현대차의 SCM은 1단계의 구축이 완료된 것으로 보이고, 시스템 고도화가 필요하다. 다양한 경영상황에 신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지혜와 경험이 용융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일부 ICT컨설팅 업체가 시스템 고도화를 하드웨어 측면에서 접근하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다. 1차적으로 구축돼 운영한 시스템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운영노하우를 시스템에 반영하는 소프트웨어 측면이 더 중시돼야 한다. 지난 몇 년 동안 관련 업계의 정보를 취합해 본 결과 개선이 많이 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기업은 사람(people)에 의존하는 것보다 시스템에 의존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 ◇ 강도 높은 근무조건, 사내하청 등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숙제현대차가 특별한 생산설비나 기술력이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생산성을 유지하는 것은 운영(operation)에 있어서는 최대한의 효율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경쟁기업이나 다른 글로벌 자동차 기업보다 떨어지는 설비로 생산효율성은 유사하게 실현하고 있다.생산인력뿐만 아니라 연구개발인력의 질(quality)도 경쟁사에 비해 열위이지만, 훌륭한 성과를 내고 있다. 규격화된 통일성이 복잡하지 않은 업무에서 단기간에 엄청난 효율을 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남양연구소에서 조직기강을 잡는다고 아침 6시 회의를 개최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주야 2교대나 휴일도 없는 조업으로 생산성을 높여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은 이제 한계점에 도달했다. 인간은 기계가 아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압박을 한다고 생산성이 높아지지 않는다.과거에 비해 높은 연봉을 받으면서 노동욕구가 감소되는 것도 생산효율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경쟁력과 생산성 운운하면서 조직혁신을 요구하는 것도 장기적으로 가면 혁신피로감으로 역효과가 나타난다. 현대차에 이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정부조차도 완성차 업체에 노조와 담합한 장시간의 노동시간이 장기적 측면에서 기업의 지속가능성장을 저해한다고 판단해 단속하기로 결정했다. 현대차의 원가경쟁력의 핵심이었던 사내하청(outsourcing)도 문제로 부각되었다. 사내하청이 적법을 가장한 협력업체의 노동력 착취라고 볼 수 있는지가 이슈다.전문가에 따라 사내하청을 불법적인 근로자파견 혹은 합법적인 도급으로 판단이 엇갈린다. 명확한 기준은 없지만 업무의 내용보다는 작업의 지시자가 누구인지 여부에 따라 보는 것이 적절하다. 대법원은 2010년 2년 이상 사내하도급이면 사실상 정규직이라는 판결을 해 기간에 대한 기준을 명시했다.현대자동차의 사내하청 노동자의 숫자에 대해서도 사측과 노조측의 의견이 다르다. 현대자동차는 6,000여명 수준이라고 밝혔지만, 노조는 13,000여명이라고 한다. 숫자에 관계없이 사내하청도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숙제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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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2011년 상반기 상장사 이익이 1위 삼성그룹을 뛰어넘어 충격을 줬다. MB정부 5년 동안 시가총액이 3배나 늘었을 정도로 사세가 급속도로 확장되고 있다. 정몽구 회장의 공격경영, 뚝심경영에 자동차산업의 호황 때문이기는 하지만 대기업 우선의 정책에 힘입었다고 볼 수 있다.MB정부의 고환율 정책은 엔고에 맞물려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현대차의 기업문화를 진단하기 위해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SWEAT Model의 3번째 DNA인 성과(Performance)을 이익(profit)와 위험(risk) 측면에서 평가해 보자.◇ 막대한 규모의 이익은 협력업체를 고사시켜현대차의 최근 성과는 눈부시다는 표현이 맞다. 막대한 이익을 내고 이를 기반으로 계열사도 과감하게 늘리고 있다. 정몽구 회장이 현대그룹의 정통성을 잇기 위해 현대엠코라는 건설회사가 있어 시너지가 불명확함에도 불구하고 현대건설을 인수한 것은 그 정도의 우려는 충분히 감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 비친 것이다.공정거래위원회의 발표에 따르면 현대차는 내부거래 비율이 높은 편이다. 철강부터 완성차까지 수직계열화로 어쩔 수 없다는 이유를 들지만, 운송업체인 현대글로비스나 SI업체인 현대오토에버의 내부거래비율은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현대글로비스가 단순 운송업무를 하면서 지주회사역할을 하는 것도 품질향상을 외치는 현대차의 슬로건과 맞지 않다. 전문성과 기술력이 입증되지 않은 부품관련 계열사를 설립해 이익을 나눠주면서 협력업체에 돌아가야 할 이익을 침해한다는 비난을 받는다.기업의 이익을 착한 이익(sound profit)과 적정 이익(proper profit)으로 구분하면 국내 대기업은 어느 범주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현대차도 삼성이나 다른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침해하고 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2012년 12월 대선에서 ‘안철수 현상’이라는 이상돌풍이 발생한 것도 대기업이나 기득권의 안하무인(眼下無人)식 탐욕적 이익추구가 발단이 됐다. 유력한 대선후보였던 안철수는 성공한 벤처기업 경영인이었는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거래에 대해 ‘대기업 동물원’의 관계에 비유했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이 굶어 죽지 않을 정도의 이익만 주고 착취한다는 것이다.중소기업의 기술을 빼앗고 납품가격 인하요구, 대금지급 지연 등으로 중소기업을 고사시킨다. 어차피 다른 납품업체를 찾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경영하는 것을 ‘화전민식 경영’이라는 비난을 받는다. 건전한 생태계를 조성하고, 장기간 농사를 지을 생각 자체가 없다는 것이다. 현재 대기업이 누리는 이익을 착한 이익이 아니라 적정 이익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자체적인 기술개발이나 혁신으로 이룬 이익이라고 보기는 더욱 어렵다.수만 개의 부품으로 구성된 현대차는 다른 대기업에 비해 협력업체의 불평이 높다고 한다. 부품업체 중에는 납품가의 인하압력과 제조원가의 상승으로 인해 영업이익이 매출액 대비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곳도 있다.부품업체의 인건비와 원자재 가격은 매년 상승하지만, 납품가는 지속적으로 인하압박을 하고 있다. 제조업의 평균과는 거리가 너무 멀고, 이익감소는 품질저하와 신기술개발이 불가능하다.현대∙기아차의 노조활동이 강한 것도 주요 이해관계자인 근로자에 대한 경영진의 인식에서 출발한다고 보는 전문가가 많다. 근로자가 상생을 위한 동반자가 아니라 생산도구 중 하나로 보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평가를 받는다. 돈이 되는 핵심 사업을 계열사로 이관하고, 내부거래로 오너가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기업에 이익을 이전한다는 지적도 있다.일부 언론에서 ‘귀족노조’라는 평가를 받기도 하는 현대∙기아차의 노조도 자신들만 살기 위해 협력업체에 대한 부당한 요구를 하기도 한다. 사내파견 근로자 문제, 협력업체 근로자 근로환경 등에 대해서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 이익 독점으로 부품업체와의 원만하지 못한 관계는 위험요인현대∙기아차의 이익과 성과도 부품업체로부터 출발하지만 위험도 마찬가지이다. 최대위험은 부품업체와의 원만하지 못한 관계, 제품개발 능력의 부족에서 출발한다.차세대 자동차로 인식되는 전기자동차나 디젤 승용차 등에 대한 기술개발이 부족해 시장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부품업체와의 불공정 거래가 얼마나 지속될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위험의 도래시기가 달라질 것이다. 한미 FTA, 한EU FTA 등 양자간,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으로 자동차 업계가 수혜를 입고 있다. 품질향상이나 브랜드 인지도보다는 환율효과에 의해 막대한 이익을 냈지만 그 유효기간이 서서히 끝나고 있다.현대∙기아차와 협력관계가 원만하지 못한 부품업체들 중 공급선을 다변화하고 이를 지렛대로 현대∙기아차에게 단가인상 압력을 가할 경우 생산단가가 상승하고 부품공급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덴소와 같은 일본계 부품업체들이 국내에 생산공장을 증설하면서 고품질의 부품을 공급받을 수 있는 기회도 열리고 있지만 기존의 협력업체와의 관계개선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단순히 원가를 관리하기 위해 납품가격을 인하하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국내 부품업체들이 일본, 미국, 독일 등 글로벌 자동차업체와 공급계약을 추진하는 것도 현대∙기아차와의 불평등한 관계를 해소하기 위한 몸부림으로 봐야 한다. 아직 품질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해 대규모 공급 계약을 한 기업은 많지 않지만 서서히 늘어날 것으로 본다.과거 자동차부품업체를 대상으로 컨설팅을 하면서 조사한 자료가 있다. 부품업체와 완성차 업체와의 친밀도를 조사한 자료인데, 상호신뢰성, 거래의 투명성과 성실성, 납품가 인하압력, 수익성에 대한 기여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것이다.도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계 자동차 업체가 상위권을 유지하고, 포드, GM, 다임러크라이슬러(DCX) 등 미국계 자동차 업체가 하위권으로 관계가 좋지 않았다. 미국계 자동차 업체가 실적부진으로 부도난 이유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당시 기업담당자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했는데, 국내 완성차 업체와 협력업체와의 점수를 무척 궁금하게 생각했다. 미국이 공정거래법이나 상거래 법률이 잘 준수되고 있다고 보기 때문에 미국기업의 점수가 낮기는 하지만 열악한 수준은 아니라고 평가할 수 있다.한국의 완성차 업체의 점수는 직접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미국 기업들보다 더 낮았을 것으로 기억한다. 현대∙기아차가 그 이후 부품업체와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가시적인 조치를 많이 취하기는 하지만 현장에서 변화를 느끼지는 못하겠다. 일본 엔화하락으로 위협을 받자 바로 원가절감 운운하는 것도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을 입증한다. ◇ 주요 시장에서 로컬 기업의 애국심 고취 마케팅도 위협적현대∙기아차는 2000년대 이후 글로벌화에 사운을 걸고 생산기지 확보에 나서고 있다. 2003년 터키를 시작으로 중국, 인도, 미국, 체코, 러시아, 브라질 등 260만대 이상의 생산능력을 해외에 구축했다. 전략지역에 생산기지를 확보함으로써 환율, 자연재해, 노조파업 등의 위험을 헤징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시장보다는 중국, 브라질 등 신흥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관련 지역에 대한 투자를 늘렸다.미국시장은 중국시장이 1위로 부상하기 전까지 가장 규모가 크고 구매력도 높았다. 2008년 금융위기 이전까지 미국 소비자들은 GM, 포드, 다임러크라이슬러 등 자국브랜드보다는 연비가 좋고 고장이 적은 일본차를 선호했다.하지만 금융위기로 GM이 파산하고 정부지원을 받으면서 애국심에서 출발한 자국 브랜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파산한 GM이 2011년 글로벌 1위를 재탈환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2012년은 도요타자동차가 다시 1위로 복귀했다.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 3사가 엔저를 등에 업고 현대∙기아차가 잠식한 시장을 탈환하기 시작해 2013년은 성장세가 주춤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시장은 경기둔화 우려에 소비감소가 예상되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이다. 현대∙기아차는 중국시장에서 2012년 말 기준 GM, 폭스바겐 등에 이어 시장점유율 3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중국 국내업체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최근 일본, 한국 등 주변국과 영토분쟁을 공식화하고 극우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경제부문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의 당사국인 일본기업들은 이미 중국에서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 올해도 사업전망이 부정적이다. 유럽국가들도 국가재정위기가 해소되지 않고 있어 소비감소가 두드러지고 있으며, 애국주의 마케팅이 촉발될 가능성이 높다. 일본정부의 엔저정책에 대해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정부가 용인하는 자세를 취하면서 엔저가 고착화될 것으로 보인다.세계 각국의 경제가 회복되지 않고 있어 자국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강경한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다. 자유무역협정으로 보호무역주의로 회귀할 가능성은 낮지만 환율전쟁은 이미 시작되었고, 애국심에 호소하는 노골적인 마케팅을 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어려워지면 내부결속을 위해 외부의 위험을 과장한다.사업을 영위하는 국가에 대한 전략을 수립해 실천하는 진정한 글로벌 기업만이 이 난국을 헤쳐나갈 수 있다. 현대∙기아차가 그런 역량을 보유했는지는 의문이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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