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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11민주주의의 마지막 보루(堡壘)라고 불리는 언론은 권력을 감시하고 사회 아젠다(agenda)를 설정하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언론은 권력과 야합하거나 소수 기득권 집단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여론을 조작하는 행위도 서슴지 않았다.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이후 우리 사회는 가치관의 혼란과 다양한 집단 간의 갈등으로 분열됐다. 언론은 화합과 통합의 메시지보다 이른바 ‘편 가르기’를 통해 영향력을 확대하려고 시도했다. 또한 자기검열을 통해 사회 고통을 외면하고 진실 알리기를 주저해 신뢰를 잃었다는 평가를 받는다.1988년 창간해 37년의 역사를 지닌 학생신문(발행인 임영자)은 ‘대한민국의 대전환’을 위해 ‘5200만 국민을 평생학습자로 육성’하자는 비전을 정립하고 제2의 도약을 위한 기치를 내걸었다.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미션과 경영방침, 중장기 경영전략, 핵심 역량, 핵심 가치를 공개하며 청사진을 펼쳤다.▲ 학생신문의 비전과 미션, 경영방침과 경영전략 소개 [출처=iNIS]◇ 학생에 대한 개념 재정립 및 평생학습 혁신의 방법 제시일반적으로 학생(學生)은 ‘학교에 다니며 교육을 받는 사람’을 의미하는데 초등학생부터 중고등학생, 대학생까지를 포함한다. 학생신문도 그동안 이러한 정의에 따라 청소년과 청년을 대상으로 언론에 대한 바른 이해를 확산하고 우수 언론 인재를 양성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데 전력을 기울여왔다.하지만 학교를 초중고교나 대학교와 같은 공식 교육기관을 넘어 사설 학원, 평생교육원, 기타 교육기관이나 단체까지 확장한다면 학생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전 생애를 사는 인간’이 해당된다. 즉 기존의 학생 개념에서 미취학 아동, 대학을 졸업한 직장인, 은퇴자 등이 모두 포함된다.학생신문은 ‘대학이나 고등학교에서 학생이 편집의 주체가 되어 발행하는 신문’이며 우리나라는 1912년 숭실대가 창간한 ‘숭대시보(崇大時報)’가 최초의 대학신문이다. 1945년 이후 대학신문이 줄줄이 만들어지고 1990년 이후에는 고등학교에서도 자체 신문을 발간하는 사례가 늘어났다.학생신문이 창간된 1988년은 서울 올림픽이 개최된 해이고 역사적으로 국가적 위상이 도약하는 시기였다. 1987년 6·10 시민항쟁으로 쟁취한 민주주의의 확산과 실천은 시대적 소명이었으므로 자라나는 청소년과 청년에게 건전한 언론문화를 이해하고 체험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중요한 과제였다.언론의 사회적 책임은 권력을 감시하고 진실을 보도하는 수준을 넘어 민주적 소양을 갖춘 시민을 양성하는 단계까지 도달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었다.2025년 11월 새로운 역사를 향한 힘찬 출발을 알리며 △진실을 향한 열정 △소통과 공감의 장 △새로운 도전과 혁신 △성장을 위한 동반자 등과 같은 캐치프레이즈를 재정돈했다.‘학생신문’이라는 제호가 고지식하고 시대에 맞지 않다는 일부 우려와 달리 디지털 사회, 100세 시대, 글로벌 시대 등을 살아가야 하는 민주시민을 양성하고 통합하는 최적의 도구라고 확신한다.나이와 직업을 떠나 항상 새로운 것을 배우려는 자세를 갖춘 학생, 시공간의 제약을 넘어 언제·어디서나 배울 수 있는 장소, 정형화된 교과서와 텍스트(text)와 더불어 형식을 파괴한 콘텐츠(content)가 필요한 세상이다.모든 학생이 마음껏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행위는 제도권에 소속된 학교나 교사만의 임무나 책임이 아니라는 점은 명백하다.중국 고전 예기(禮記)는 교학상장(敎學相長)을 강조한다. 누구나 배움에 대한 열정을 갖고 서로 가르치고 배우면 사회가 필요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다는 의미다. ◇ ‘5200만 국민을 평생학습자로 육성’하겠다는 비전 달성위해 매진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며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우리나라는 10년은커녕 1년도 유지하지 못하는 교육정책이 난무한다. 농사를 짓는 것도 1년의 계획이 필요하고 10년 계획을 세우고 나무를 심으라고 했는데 하물며 올바른 인재를 육성하는데 100년이 길다고 보기는 어렵다.학생신문은 학생이라는 개념을 재정립하고 학교의 범위를 확장하며 오랫동안 올바른 비전을 고민했다. 평생학습이라는 단어를 적용하면 5200만 명의 모든 국민이 학생신문의 독자이고 주요 이해관계자라고 봐야 한다. 중요한 점은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미션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이다.학생신문은 미션을 △이해관계자 공감대 형성 △교학상장 토대 구축 △풍부한 교육 교재 개발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의 확충 등으로 확정했다.이해관계자는 교육부와 시도교육청과 같은 정부기관, 학교·교사·학생·학부모·시민단체·교육 관련 이익단체 등을 망라한다. 교학상장은 서비스 제공자와 수혜자의 수직적 관계가 아니라 수평적 관계를 형성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풍부한 교재는 전 연령대의 학습자가 자신이 수립한 학습 목표를 달성하는 데 최적화된 콘텐츠를 이해관계자가 개발할 수 있도록 여건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추진한다.특히 다양한 디바이스(device)와 공간의 제약을 극복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시대에 적합한 학습 방법을 홍보하고 전파하는 것이 필요하다.사회적 자본은 대한민국이 강대국이 되기 위한 전제 요건이며 사회 전반에 걸쳐 신뢰와 규범, 네트워크를 건설해야 한다. 시민 스스로 참여해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는데 필요한 중요한 가치다. 미국과 서유럽 강대국이 수백 년 동안 동양를 지배하며 우월적 지위를 유지하는 비결이라는 점은 명확하다.경영방침은 △성과 중심의 사업 △현장 중심의 조직 △역량 중심의 인사 △실적 중심의 평가 등으로 정했다. 우리나라 공조직과 사조직 모두 정실주의, 형식주의, 관료주의, 연고주의 등과 같은 구시대적 폐습에 젖어 있어 대대적 혁신이 필요한 실정이다. 사회적 이슈를 극복해 바람직한 조직의 역할 모델(role model)을 만들고자 노력하려고 한다. ◇ 핵심 역량과 가치를 추구하며 평생학습 기반 구축이 성과 목표지난 37년 동안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학생신문의 핵심 가치와 역량에 대한 연구를 거듭했다. 선진국의 교육기관은 △서비스 마인드 △상호호혜(相互互惠) △고결성(integrity)이라는 가치를 지향한다.서비스 마인드는 교육의 수혜자에 대한 존중에서 출발하는데 그동안 공급자 중심의 우리나라 교육 현장에서 지키지 못한 핵심 가치라고 봐야 한다.상호호혜는 미션에 포함된 교학상장과 일맥상통하는 가치이며 배우는 사람과 가르치는 사람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학습 내용과 모델을 만들어야 달성할 수 있다. 고결성은 정직과 신뢰를 넘어 자부심과 품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관점에서 접근했다.조직을 조화롭게 끌고 갈 핵심 역량은 △고객 제일주의 △사회 가치에 기반한 교육 △이해관계자에 대한 배려 우선 △전문가 우대로 조직경쟁력 강화 △핵심 업무의 아웃소싱 확대 △공정한 평가와 기회 제공 등이라고 판단했다.고객 제일주의는 서비스 마인드에서 출발하며 고객은 교사와 학생을 포함해 모든 이해관계자를 지칭한다. 사회 가치는 자유시장경제와 민주주의를 구현할 공정·정의·신뢰·소통 등을 모두 포함한다. 이해관계자를 배려한다는 목표는 조직이 외부 지형 혁신을 추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전문가를 우대해 조직의 경쟁력을 키우고 핵심 업무의 아웃소싱으로 민첩성(agility)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는 석·박사 학위나 자격증의 유무가 아니라 사회 가치의 존중과 실천에 가중치를 부여해 선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공정한 평가와 기회 제공은 선진 조직으로 발돋움하려면 갖춰야 할 최소한의 요건에 해당된다.중장기 경영전략은 △평생교육 혁신을 통한 국가경쟁력 향상 △전 국민의 역량 강화로 경제 활성화 추구 △시장 수요를 충족할 우수 콘텐츠 개발 △건전한 재무구조 달성 및 성과주의 정착 등이 핵심이다.우리 정부가 오래전부터 평생교육의 기치를 내걸었지만 성과는 초라할 정도로 미미한 편이다. 교육의 핵심인 내용(content), 장소(place), 방법(method) 등의 혁신을 통해 인재(people) 혁신을 달성할 방침이다,정치보다 경제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으며 경제 활성화를 추구하려면 전 국민의 역량 강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믿는다. 자유시장경제에 대한 확고한 신념은 양극화나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를 유도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우리나라 공교육이 철 지난 교과서와 내용을 혁신하지 못한 현실을 타개할 방안을 찾고자 노력할 방침이다.학생신문도 기업이므로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재무구조의 건전성을 달성하고 성과주의로 조직의 효율성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교육 시장의 니즈(needs)에 즉 대응하며 사업을 펼친다면 재원 마련은 용이해질 것이라고 판단한다. 비정부기구(NGO)조차도 조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재원이 필요하다는 점은 명확하다.공급자가 아니라 수요자, 즉 수혜자의 입장에서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5200만 국민을 평생학습자로 육성’하겠다는 비전을 달성하는 것은 불가능한 미션이 아니라고 확신한다.모든 국민과 이해관계자가 적극 동참한다면 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가 활성화된 대한민국으로 도약이 가능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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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는 1969년 창립한 이해 단기간에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건설에서 시작했지만 다른 대기업처럼 문어발 확장을 거듭하고 있다. 막대한 부채에도 불구하고 거침없는 M&A를 하면서 김준기 회장의 사업판단능력이 약해진 것은 아닌지 의심을 받고 있다.동부의 미래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동부가 어떤 목표를 갖고 있는지, 실제 이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동부의 기업문화를 진단하기 위해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SWEAT Model의 첫 번째 DNA인 비전(Vision)을 목표(goal)와 책임(responsibility) 측면에서 평가해 보자.◇ 동부의 비전과 미션은 사업보국과 연결동부의 비전(Vision)은 ‘An Excellent Global Company’이다. 의미는 우수 글로벌기업인데, 동부가 하는 사업이 세계적이 되어 인류에 기여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미션(Mission)은 ‘동부가 기업가정신과 혁신으로 동부가 참여하는 모든 사업에서 글로벌 전문기업이 되어 가장 높은 이익률과 성장률을 만들어내고, 경영의 모든 면에서 지속적으로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된다’이다. 미션에 관련된 3대 이니셔티브는 ‘글로벌화, 전문화, 고부가가치화’로서 비전과 미션을 달성하기 위한 전략방향, 선제, 정책을 포함하는 개념이다.글로벌화는 글로벌 역량을 확보해 세계인, 세계시장을 대상으로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가간의 경계가 사라지고, 치열한 글로벌경쟁환경에서 지속적으로 생존하기 위해서는 글로벌경영이 필수라고 판단한 것이다. 전문화는 어떤 산업영역이던 1위 업체가 시장을 독식하기 때문에 사업을 영위하는 업종에서 세계 최고, 전문기업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불확실한 경영환경에서 지속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차별화를 해야 한다.하나의 제품이나 서비스에서 전문영역을 확보하게 되면 파생 제품이나 서비스로 확대해 사업을 다각화할 수 있다. 전문화의 주체는 사람이기 때문에 우수한 인재의 유치와 육성에 중점을 둬야 한다. 고부가가치화는 새로운 아이디어와 고기술개발, 혁신적인 경영으로 최초(the first), 최고(the best)의 제품을 만들어야 이익을 창출할 수 있고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차별화된 기술은 원가를 최소로 낮춰 최대의 이익을 낼 수 있도록 한다. 고성과 창출을 위해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야 할 기반역량을 최고인재, 앞선 제도, 고객중심, 기술중시 등으로 삼고 있다. 최고 인재는 경영에 가장 핵심적인 요소로 우수인재 및 후계자의 확보∙양성, 적재적소 인사, 구성원들의 창의적∙자율적 성과몰입을 위한 제도 및 조직운영, 철저한 윤리경영 등의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앞선 제도는 업무처리 절차나 방법을 개선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선진기업의 새롭고 혁신적이며 선진화된 제도를 도입해 경영효율을 높이기 위해 제도를 개선하는 것이다. 고객중심은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할 때 회사의 이익이 창출된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고객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최고의 질과 최저 가격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모든 업무가 고객중심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혁신과 마케팅을 수행한다. 기술중시는 더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필수적인 요건이다. 기술은 제조업뿐만 아니라 건설, 물류, 금융, 디자인, 소프트웨어 등의 영역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기술을 중시하는 기업문화를 정착시키고, 전문화된 기술인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삼성 따라잡기에서 자생적 혁신목표 설정김준기 회장은 2000년대 초부터 현대그룹을 제치고 국내 최고기업으로 부상한 삼성그룹(이하 삼성)을 배우기 위해 삼성맨들을 대거 영입했다. 소위 말하는‘삼성 따라잡기’의 일환이다. 삼성이 삼성전자를 필두로 IT경제에서 두각을 나타내자 삼성만의 기업문화가 혁신의 핵심이라고 판단한 것이다.시스템경영의 전도사로 불리던 삼성 SDS사장이었던 이명환 씨를 영입해 시스템경영을 도입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삼성조차도 시스템경영이 확립되어 있지 않았고, 시스템경영에 대한 용어 정의조차 하지 못하면서 시스템경영은 표류하였다. 삼성으로부터 배우자는 운동은 목표설정은 명확했지만 방법은 적합하지 않았다고 본다. 삼성과 동부의 기업문화가 확연하게 차이가 나고, 사업구조도 다르기 때문이다.삼성이 장기간의 정치권 및 정부와의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했기 때문에 사업적인 특혜를 받았던 것인데, 동부는 그런 관계가 전혀 없다. 삼성 출신들이 동부와 와서 삼성에서만큼 성과가 나지 않았다.삼성의 명함을 들고, 과천 정부청사를 방문할 때와 동부의 명함을 들고 갈 때는 확연하게 차이가 있었다. 본인들조차도 자신의 능력 때문에 지원이 잘 되었다고 생각했지만 오판이었던 것이다.또한 기업문화의 차이도 삼성식의 경영기법을 도입하는데 장애물이 되었다. 삼성에서 영입한 직원들이 엘리트의식에 배여 동부의 기존 직원과 괴리된 것도 불협화음을 키웠다. 김준기 회장이 외부의 용병들을 우대하자 기존 직원들의 불평불만이 터져 나온 것이다.기존 직원들은 삼성출신들이 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방관자의 자세로 비협조적이 되면서 성과도 나지 않았다. 용병들이 점령군 행세를 하는 것도 외부영입의 폐해 중 하나다. 선진기업의 기업문화를 벤치마킹해 배우는 것은 기존의 기업문화와의 융화 등의 문제로 쉽지 않다. 삼성을 배워서 제 2의 혁신을 하고자 했지만, 의도한 성과가 나지 않자 2007년부터 현장 실무형 인재를 위주로 조직개편을 했다. 동부가 도약하기 위한 5대 혁신과제를 선정했는데, 초고인재, 앞선 제도, 고객 중심, 기술중시, 글로벌화 등이다.2010년 이 혁신과제를 다시 정돈하면서 기반역량으로 정의했고, 글로벌화만 별도의 아젠다로 분리했다. 글로벌화를 전문화, 고부가가치화와 함께 3대 이니셔티브로 정했다. 기업경영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성장기반을 강화한다.동부가 자생적 혁신목표를 선정한 것은 매우 적절하다고 보인다. 흩어져 있던 사업을 7대 사업분야로 정돈하고 동부경영시스템을 체계화하기 위한 노력을 한 것이다.선진기업을 모방하는 자사의 장점과 단점을 파악해 단점을 개선하려는 노력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외부에서 유능한 인사 몇 명 영입한다고 곧바로 선진경영이 되는 것은 아니다. ◇ 도전적 목표설정으로 책임경영 주문동부의 각종 자료를 보면서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명확한 그룹의 목표가 없다는 것이다. 하루하루 열심히 노력하면 자연스럽게 좋은 실적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믿음이 강한 것인지, 아니면 체계적인 목표를 세울 정신적 여유가 없는지는 알 수가 없지만 기업의 목표가 명확하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다.김준기 회장은 2007년을 동부가 글로벌기업으로 도약한 해라고 말하지만 명확한 근거가 없다. 기존의 동부와 2007년 이후의 동부의 차이점을 찾을 수 없다. 당시 김준기 회장은 도전적인 경영목표를 세우라고 독려했다. 삼성의 따라잡기 위해서 원대한 목표를 세울 필요성이 컸기 때문이다. 도전적인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달성의지를 높이고, 기업성장을 촉진시킨다고 봤다.이어 2010년 김준기 회장은 그룹 워크숍에서 “계수 위주의 관리자형 경영에서 벗어나 달성 가능한 목표를 높게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업가형 경영계획을 실천해 달라”고 말했다. 경영목표에 대해 책임감을 가지라는 의미다. 매년 기계적으로 몇 퍼센트 성장목표를 설정하는 것으로 의미가 없고, 혁신적인 목표를 설정하라는 요구다.달성 가능한 목표라는 것도 매우 추상적인 표현이다. 개개인의 능력과 의지에 따라 달성 가능한 목표가 달라지기 때문이다.회장이나 오너는 월급쟁이 경영자에게 더 높은 목표를 설정하라고 요구하고, 경영자는 자신의 성과급이 결정되는 목표를 최대한 보수적으로 낮추기 위해 투쟁한다. 달성 가능한 목표를 잡으라고 요구하는 것 자체가 큰 의미를 갖지 못하는 이유다.이런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도입한 것이 스탠더드(standard)경영계획이다. 스탠다드경영계획은 사업가형 경영계획을 지향하는 새로운 예산제도로 각 계열사가 자기책임 하에 스스로 성장을 주도해 나갈 수 있도록 한다. 시스템에 의한 자율경영, 책임경영을 가능케 한다. 동부는 2013년 들어서도 계열사별 경영목표를 발표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찾기는 어렵다. 예를 들어 동부익스프레스는 프로세스 혁신을 통해 영업경쟁력 강화, 원가경쟁력 강화라는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프로세스 혁신은 업무 프로세스을 혁신하겠다는 뜻이지만 어떻게 해야 영업경쟁력과 원가경쟁력이 강화되는지는 알 수가 없다. 내부적으로는 세부추진계획을 세웠다고 하지만 특별한 내용이 있을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결국 경기불황으로 인해 매출을 늘리는 것은 한계가 있으니 비용이라도 줄여보자는 구상에 불과하다.고객가치창출을 하겠다는 것도 서비스보다는 고객비용을 줄여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따라서 ‘전사적 프로세스 이노베이션’이라고 부르기 보다는 원가절감운동이라고 부르는 것이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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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의 비전(Vision)은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2020년 세계 200대 기업진입’이다. 진정한 글로벌 기업이 되고, 2020년에 세계 200대 기업이 되겠다는 원대한 꿈을 표현한 것이다.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전략으로 인재중심 경영,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프로세스 확립을 정했다. 두산의 기업문화를 진단하기 위해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SWEAT Model의 1번째 DNA인 비전(Vision)을 목표(goal)와 책임(responsibility) 측면에서 평가해 보자.◇ 2020년 세계 200대 기업진입을 비전으로 설정두산의 비전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글로벌 ISB그룹 실현’에서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2020년 세계 200대 기업진입’으로 바뀌었다. 미션(mission)은 ‘사업의 성장(Growth of Business)’과 ‘사람의 성장(Growth of People)’이라고 되어 있다.투명성과 기술, 혁신과 인재를 중시하는 것이 ‘두산 Way’ 즉 두산의 기업문화라고 표현한다. 2000년대 초반부터 국내 대기업들이 기업문화를 재정립하면서 표현한 방법이 ‘00 (기업명) Way’다. 두산도 두산의 기업문화를 정돈하고 이를 두산 Way로 부른다.두산의 경영철학과 사업 방식을 명문화한 것이 두산 Credo라고 한다. 이 두산 Credo는 9가지 핵심 가치를 포함하고 있으며, 두산은 이를 통해 기업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두산의 궁극적인 목표(Aspiration)는 ‘세계 속의 자랑스러운 두산’이다. 9가지 핵심가치(core value)는 인재, 인화, 이익, 인재양성, 기술과 혁신, 사회적 책임, 정직과 투명성, 고객, 안전과 환경 등이다.두산의 과거 비전을 보면서 놀라웠던 것은 ‘ISB’라는 용어였다. 비즈니스컨설팅 업무를 하면서 웬만한 경영 및 산업용어에 익숙하지만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었다. 두산의 홈페이지를 찾아 보고서야 ‘ISB’가 ‘Infrastructure Support Business’의 두 문자어고 중공업, 건설, 산업기반 설비, 기계 등의 기업이 속해 있다는 것을 알았다.기업의 비전을 전문가조차 알아보기 어렵게 만든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표현도 모호할 뿐만 아니라 측정이 불가능해 비전으로서 역할을 하지 못한다. 새롭게 정립된 비전에서도 ‘진정한’이라는 용어가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 진정한 글로벌 기업과 일반 글로벌 기업과 무슨 차이가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국내 대기업들이 2000년대 들어 글로벌 기업이라는 표현을 많이 하고 있지만 두산의 표현대로 진정한 글로벌 기업이 어디인지는 알기 어렵다. 많은 국가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다양한 국가의 국민을 고용하는 기업이 글로벌 기업이라고 하지만 글로벌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을 글로벌 기업으로 봐야 한다.2020년에 200대 기업이라는 목표는 달성가능 여부와 상관없이 명확해서 좋다.두산의 비전과 많은 고민과 노력을 통해 만들었겠지만 비전으로서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 미션도 사업의 성장과 사람의 성장이라고 하는데,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하기 어렵다.미션은 임직원의 임무 설정, 즉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있도록 구체적이어야 한다. 사업을 성장시키고, 사람을 성장시키기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는 임직원이 얼마나 될지 미지수다. ◇ 사회적 책임에 대한 고민은 하지만 변화는 없어현재 두산의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박용만 회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기존의 방어적 수준이 아니라 그 수준을 뛰어 넘어야 한다고 말한다. 박용만 회장은 트위터를 열심히 하고, 트위터로 직원들과 소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회장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지만 두산의 과거 행적을 보면 사회적 책임인식과는 거리가 멀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구호나 회장의 말로 실천되는 것이 아니라 기업 구성원 모두가 합심해 실천해야 구현이 가능하다.두산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려면 1991년 구미 두산전자가 일으킨 ‘낙동강 페놀오염사태’를 거론해야 한다. 수백만 명의 식수원을 오염시켰지만 정작 두산은 사건을 축소하는데 급급했다.두산의 자료를 보면 임직원들이 페놀사태로 추락한 기업이미지를 올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되어 있지만 실제와는 차이가 있다. 두산은 이 사건으로 결정적인 타격을 입었고 기업이미지가 급속하게 추락했다. 두산전자 사건은 기업이 환경문제를 소홀히 할 경우 예상되는 모든 결과를 보여줬다. 사회적 책임 논란에 대한 다른 사례는 오너에서 나왔다. 두산의 2세들 중 사회활동을 가장 활발하게 한 사람은 박용성 전 회장이다.그는 정부와 사회를 향해 입바른 소리를 용감하게 해 ‘미스터 쓴소리’라는 닉네임까지 얻었지만 정작 본인과 형제들은 286억 원의 회사 돈을 횡령했고, 2,838억 원 규모의 분식회계를 했다. 이 사건으로 대기업 오너의 부정행위가 사회적인 이슈로 떠 올랐고, 당사자들은 사회적 비난을 받았다.범법행위로 처벌을 받은 삼성그룹의 이건희 회장이 ‘사람들이 정직했으면 좋겠다’라는 말로 역풍을 맞은 것도 같은 상황이다. 행동과 말은 전혀 달랐다. 사회지도층이나 경제인들에 대한 국민들이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가 있다. 2013년 3월 6일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라는 곳에서 20대 그룹의 사회책임 경영 평가결과를 발표했다. 사회책임은 근로자, 협력사/경쟁사, 소비자, 지역사회 등 4가지 영역에 걸쳐 평가했다고 한다.소비자에 대한 평가가 가장 나빴는데, 20대 그룹의 80%가 40점(100점 만점)에 불과했다. 근로자, 협력사/경쟁사 등에 대한 점수는 소비자에 대한 점수보다 높았지만 여전히 개선의 여지가 많았다. 두산도 사회적 책임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오너의 인식이 변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인수한 중앙대를 기업식으로 운용한다는 논란에 휩싸여 있다. 기업이 대학을 돈벌이 수단으로 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을 받고 있다.경쟁력이 없는 학과를 통폐합하겠다는 구상에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대학개혁이 필요하다는 점은 공감하지만 기업식으로 운영하겠다는 발상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중앙대를 두산의 문화로 탈바꿈시키겠다고 하지만 과연 두산의 문화가 대학발전에 도움이 될지 알 수 없다. 과연 두산의 기업문화가 무엇인지, 두산의 기업문화가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지, 그 기업문화가 대학에도 적용할 수 있는지 등 고민할 내용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그런 노력은 외형적으로 찾을 수 없다.중앙대를 운영하는 것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행과 연관돼 있는데 두산이 처음 의도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 오너가 진정으로 사회적 책임을 인식하지 못하면 중앙대의 개혁도 성공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 성과공유제, 동반성장을 강조하지만 구호로 그쳐두산은 2012년부터 사회적 변화를 실감하고 협력회사에 대한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이 2012년 10월 협력회사와 성과공유제 협약을 했다. 그동안 대기업들이 성과를 독점하는 관행을 타파하겠다는 것이다.협력업체가 기술을 개발하거나 원가를 절감해도 이 이익은 모두 대기업의 차지가 됐다. 협력회사의 직원들의 실력을 키워주기 위해 국가인적자원개발 컨소시엄도 운영한다. 국가인적자원개발 컨소시엄은 협력회사 직원을 대상으로 기술교육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두산의 핵심 계열사 중 하나인 두산인프라코어도 2012년 10월 협력회사와 공정거래 자율준수 협약을 했다. 협력회사와 원가를 절감하기 위한 혁신활동도 공동으로 하고 있다.두산인프라코어의 자료에 의하면 2015년 말까지 협력회사의 품질을 60%이상 높이기 위해 6시그마 운동을 벌인다. 공정단축, 물류효율화 등을 통해 원가구조를 혁신하겠다는 목표도 세우고 있다. 협력회사와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하기 위해 동반성장의 날 행사도 치렀다. 이런 외형적인 노력과는 달리 두산이 협력업체에 공정하게 대우하고 있다는 평판은 듣지 못했다.협력업체와의 관계, 직원관리, 소비자보호 등의 영역에서도 다른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윤리경영을 충실히 이행한다는 징후는 발견되지 않는다. 오히려 ‘슈퍼 갑’으로서 협력업체에 부당한 요구를 한다는 주장이 더 많다.두산중공업의 사업장이 있는 창원 현지에서는 두산중공업이 대기업 납품실적이 필요한 협력업체로부터 저가 납품을 유도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두산만의 문제가 아니지만 씁쓸한 뉴스다. 최근 소위 말하는 ‘을’의 반란이 화제가 되고 있다. 차별과 부당한 대우를 운명처럼 받아들였던 과거와는 확연하게 구별되고 있다.박근혜 정부가 경제민주화를 강조하면서 정부가 과거와 달리 공정한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소비자뿐만 아니라 임직원, 협력회사, 경쟁사, 지역사회 등의 이해관계자를 배려하지 않으면 기업의 생존을 보장받기 어렵다. 윤리경영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국내 기업환경에서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모순(矛盾)일 수도 있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강한 자이다. 기업도 이익을 많이 내는 기업이 살아 남는 것이 아니고, 사회적 가치를 존중하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두산도 자신들이 주장하는 ‘100년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사회적 책임도 구호가 아니라 진심으로 고민해야 한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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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진은 그룹의 간판기업인 대한항공을 세계적 항공사로 키우겠다는 2019 구상을 내놨다. 대한항공의 창사 50주년이 되는 2019년까지 현재 취항도시 124개를 140개, 운영항공기 146대에서 180대로 늘린다는 목표다.2001년 9∙11테러 이후 항공여객업계에 위기가 도래했지만 잘 극복했고, 2007년 저가항공사를 설립해 다양한 고객의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진의 기업문화를 진단하기 위해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SWEAT Model의 1번째 DNA인 비전(Vision)을 목표(goal)와 책임(responsibility) 측면에서 평가해 보자.◇ 글로벌 물류업계를 선도하는 종합물류전문기업의 비전정립기업의 비전은 구성원이 공유하는 사업목표와 사회적 책임으로 나뉜다. 한진의 비전(vision)은 ‘글로벌 물류업계를 선도하는 종합물류전문기업으로 도약’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경영전략은 수송물류사업 네트워크 지속확대, 안정적 성장을 위한 기업역량 확보, 인재육성 강화, 사랑과 신뢰받는 기업상 정립 등이다.수송물류 사업의 네트워크 확대를 위해 국내외 물류거점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글로벌 기업과의 전략적인 제휴를 강화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완성한다. 안정적 성장을 위한 기업역량 확보를 위해 안정적 재무구조 구축, 수익성 위주 사업운영, 핵심사업강화/신규사업 발굴 및 M&A 등을 통한 성장역량 제고, 기기 현대화/대형화 및 가동률 제고 등을 추진한다.인재육성 강화는 우수인력 유치확대, 임직원 글로벌 경쟁력 향상을 위한 교육강화로 달성한다. 사랑과 신뢰받는 기업상을 확립하기 위해 투명한 기업지배구조 확립, 윤리경영/사회공헌활동 강화를 추진한다.미션(mission)은 ‘인류의 풍요로움과 지속 가능한 발전에 공헌’이고 이를 위해 상생의 기업문화와 존경 받는 기업상을 정립하고 있다. 경영이념은 창의와 신념, 성의와 실천, 책임과 봉사이다.창의와 신념은 창조적인 자세로 미래에 도전하는 정신은 한진이 추구하는 신념이다. 성의와 실천은 고객만족을 최우선으로 언제나 고객과의 약속을 소중히 여기고 실천하겠다는 것이다. 책임과 봉사는 인류복지 및 국가발전에 이바지한다는 정신이 한진의 설립이념이기 때문에 설정한 것이라고 한다.경영이념과는 별도로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 가치혁신(value innovation), 관계혁신(relationship innovation), 체제혁신(system innovation), 역량혁신(competence innovation)을 추구한다.가치혁신은 고객에게 최상의 가치를 제공하겠다는 의미고, 관계혁신은 모든 이해관계자와 신뢰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다. 체제혁신은 고객중심의 통합 물류시스템을 제공하고, 역량혁신은 최상의 글로벌 역량을 유지하겠다는 뜻이다. 모호하지만 바람직한 미래를 제시하는 비전과 달리 미션은 구체적인 행동지침으로 구성돼야 하지만 미션을 달성하기 위한 혁신전략이 모호하다. 접미사로 연결된 혁신, 즉 ‘innovation’은 현재의 문제점을 타파하겠다는 의미를 내포한다고 봐야 한다.가치, 관계, 체제, 역량 등 모든 영역의 전방위적인 혁신이 한진의 조직역량으로 가능한지 판단을 하고 설정했는지 궁금하다. 개념적 관점에서 보면 이해관계자와 신뢰를 강화하겠다는 관계혁신이 그나마 단기적 관점에서 적합하다.◇ 목표는 명확한데 달성방안은 구체적이지 못해기업의 가치(value)는 리더가 솔선수범해서 지켜야 조직을 합심하게 만들 수 있다. 한진의 목표는 물류전문기업으로서 자리매김하는 것이고, 명확하게 정립돼 있다. 문어발 사업으로 기업의 핵심목표가 없는 다른 국내 재벌기업과 비교 한다면 한진의 목표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일반 제조업과 달리 물류산업은 경쟁은 치열하지만 앞으로 발전가능성이 높은 성장산업이라는 점도 한진의 미래를 밝게 한다. 낮은 진입장벽(entry barrier)으로 인한 치열한 경쟁은 해결해야 할 숙제다.현재 한진을 책임지고 있는 조양호 회장의 경영철학(Chairman Philosophy)은 원칙경영, 시스템경영, 인재중시경영, 변화지향경영, 고객중심경영이다. 원칙경영은 기준과 원칙을 중시하는 정도경영이고, 시스템경영은 전문성과 자율성에 바탕한 조직운영을 말한다.인재중시경영은 인적 경쟁력을 바탕으로 미래성장 동력을 발굴하겠다는 의지이고, 변화지향경영은 혁신과 변화를 통한 신기업문화를 창조하겠다는 것이다. 고객중심경영은 고객만족 극대화를 통한 Customer Loyalty창출을 하기 위한 전략일환이다. 조양호 회장이 1999년 그룹 회장을 맡은 이후 한진은 큰 변화를 경험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지난 10여 년 동안 형제간의 소송전으로 세월을 허송했다는 평가를 받는다.종합물류사업은 관련기업간의 시너지(synergy)가 날 경우에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데, 그룹이 분할되면서 시너지가 나지 않고 있다. 조 회장의 경영철학 중 가장 먼저 내 세운 원칙경영도 기준과 원칙을 중시한다고 했지만 무엇이 한진이 내세우는 기준이고 원칙인지 현장에서 파악할 수 없다. 2013년 4월 발생한 대한항공 기내폭행사건을 대처하고 해결하는 과정에서도 명확한 입장표명을 하지 않아 무엇이 대한항공의 원칙인지 알 수가 없다. 내부문건이 유출되고, 담당임원이 사내 게시판에 오히려 잘된 일이라는 글을 올리는 것은 사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변화를 지향하고 고객을 중심으로 경영하겠다는 것도 구호에 불과하다는 혹평을 받는다.항공운수업만 하더라도 라이벌 후발주자인 아시아나항공보다 서비스의 질(quality)적인 측면에서 떨어진다. 대한항공은 국적항공사로 우월적인 지위를 너무 오래 누려서 관료주의화되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외국 항공사에 비해 서비스의 유연성도 떨어진다. 기업의 목표는 구체적인 달성방안이 세워졌을 때 의미가 있다. 막연한 지표(indicator)나 달성방안으로 임직원의 열정과 합의를 이끌어낼 수 없다.글로벌 시장이 통합되고, 자유무역협정으로 관세가 사라지고, 정보통신의 발달로 홈쇼핑, 인터넷 쇼핑, 모바일 쇼핑 등이 활발해지면서 물류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조중훈 회장의 말처럼 물류는 경제의 혈관과 같은 역할을 한다.한진이 물류전문종합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육상/해상/항공 등의 영역에서 종합적인 전략수립이 필요하고 분할된 기업과의 관계 재설정이 절실하다. ◇ 새정부의 출범과 함께 동행을 제시했지만 진정성은 보이지 않아국내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기업운영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한다. 쉽게 말하면 사회적 책임논란에서 자유로운 기업이 없다는 말이다. 오너 자신의 배만 불리고, 기업의 덩치만 키우면 만사형통(萬事亨通)이라는 인식이 오랫동안 경제계를 지배했다.한진도 다른 재벌기업과 마찬가지로 사회적 책임부문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국가나 사회 전체적인 책임은 논외로 치더라도 내부의 이해관계자인 직원, 외부의 핵심 이해관계자인 협력업체와의 관계에서 부족한 점이 많다. 대한항공의 승무원 처우, 한진택배의 배송기사 대우 등 사회적 논란을 초래한 사례가 많다. 창업자는 ‘물류보국’을 선언하며 착실하게 사업을 일궜지만, 후계자는 물류사업은 하지만 ‘보국(報國)’에는 관심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익만 내고 규모만 확장하는 탐욕스러운 자본주의가 한국 대기업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면서 국가와 사회에 대한 책임은 잊은 지 오래다.시혜성, 전시성 봉사활동은 진정한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홍보활동 일환일 뿐이다. 진정한 사회적 책임을 인식하지 못하면 100년 기업이 될 수 없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한진은 2013년 화두를 ‘동행’으로 제시했다. 2012년 기업캠페인의 주제인 ‘소통’을 한 단계 확장한 것이라고 한다.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을 넘어서 모든 공동체와 협력하고 공생하자는 조양호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한진의 자료에 따르면 동행은 나만 잘 사는 것이 아니라 이웃과 함께 힘을 보태고 정을 나눠 밝은 세상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그룹차원에서 ‘한진그룹 사회봉사단’을 발족하고 사회공헌 통합프로그램인 ‘위드(WITH)캠페인’도 선포했다. 동행의 대상은 고객과 협력사도 포함된다. 거래대금 현금결제, 원자재 가격연동제, 이익공유(Profit Sharing) 등의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거래대금도 어음으로 지급하는 관례를 깨고 전액 현금으로 결제하고 있다.원자재 가격연동제는 원자재가격이 오르거나 환율이 변동돼도 납품가는 그대로 유지해 협력업체에 위험부담을 전가하는 방식을 개선한 것이다. 이익공유제도는 협력업체가 혁신활동을 통해 원가를 절감했을 경우 이익을 공유하는 것을 말한다. 협력사와 공생하지 않으면 지속적인 성장기반을 구축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보인다. 다른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한진의 사회적 활동이 진정성과 현실성을 갖고 있는지 여부가 평가대상이다. 박근혜 정부가 경제민주화를 제시하자 모든 대기업이 발 빠르게 공생이나 사회적 책임이니 하는 구호를 쏟아내고 있는데 한진의 프로그램도 유사한 수준이다.국민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 박근혜 정부의 목표인데, 한진이 목표로 하는 밝은 세상을 어떻게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은 크게 보이지 않는다. 정권 교체기마다 새로운 구호가 난무하지만 1년도 되지 않아 흐지부지되곤 하는데, 이번에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사회적 활동이 정권에 잘 보이기 위해 흉내만 내는 것이 아니라 사회구성원과 공생 발전하겠다는 진정성을 느끼도록 해 줘야 한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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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의 비전을 찾아보기 위해 많은 자료를 참조했지만 명확하게 규정된 것은 없었다. 홈페이지의 메인 화면에 ‘고객의 가치를 창조하는 기업’이라는 슬로건이 있고, ‘언제나 당신 곁에 함께하는 기업’, ‘세계를 향해, 미래를 향해’, ‘사회의 가치를 높이는 기업’이라고 되어 있어 유추를 할 수 있을 뿐이다.모든 기업이 고객가치를 고민하고 고객 서비스를 고민한다는 측면에서 효성이 추구하는 슬로건이나 가치가 특이하지는 않다. 효성의 비전(vision)을 목표(goal)와 책임(responsibility)관점에서 진단해 보자.◇ 원론적인 미션과 구체적인 가치를 제시했지만 실행성은 의문창업자인 조홍제 회장은 유교적 가치, 가족가치, 사람의 가치를 존중하는 경영을 했다고 한다.돈보다는 신의가 중요하다는 점은 청춘을 바쳐 일군 삼성으로부터 동업청산 요구를 받고, 기여분 계산을 위한 분쟁에서 느낀 점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본다. 남들은 모두 은퇴할 나이에 새롭게 기업을 시작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지면서 인생에 대한 고뇌도 상당했을 것이라고 추정된다. 창업자는 명확한 비전이나 미션은 세우지 않았지만 자신의 행동으로 보여줬다고 보인다.2010년 효성은 새로운 도약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체제를 정비하고 미션(mission), 핵심가치(core value)와 구성원의 행동원칙을 제시했다. 미션은 ‘최고의 기술과 경영역량을 바탕으로 인류의 보다 나은 생활을 선도한다’이다.일반적으로 비전은 추상적인 목표를 포함하고 미션은 구체적인 행동방침을 정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효성의 미션은 미션이라기보다 비전에 가깝다. ‘인류의 보다 나은 생활’이라는 용어는 ‘복지’나 ‘삶의 풍요’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다.미션을 달성하기 위한 4대 핵심가치는 ‘최고, 혁신, 책임, 신뢰’ 등으로 정했다. 4대 가치는 임직원의 사고와 행동의 기준이 된다고 한다.8대 행동원칙은 각 가치 별로 2개씩 있다. 최고를 달성하기 위한 행동원칙은 끊임없는 학습으로 경쟁력 확보, 글로벌 마인드로 세계를 개척해야 한다. 혁신을 위해서는 부가가치가 없는 일을 제거, 긍정적 마인드로 새로운 가능성에 도전하는 것이다.책임의식을 높이기 위해서는 주인의식 고양, 포기하지 않고 임무완성이 필요하다. 신뢰를 쌓기 위해서는 사실과 원칙에 입각해 투명하고 공정하게 일하고, 서로 존중하며 협력해야 한다. 기업의 가치(value)는 리더가 솔선수범해서 지켜야 임직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효성의 가치와 행동원칙은 매우 구체적이기는 하지만 과연 임직원이 현장에서 업무를 수행하면서 지킬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비전이나 미션이라는 것이 미래에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로서 구성원의 의지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는 않지만 그래도 조금 더 실행성을 가질 수 있도록 고민을 했다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마케팅 수단으로 변질한 전시성 행사 지양해야효성이 중간재에 관련된 사업을 하면서 브랜드가 일반인에게 알려지지 않은 만큼 효성의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y)활동도 파악하기 어렵다. 각 사업부문 별로 지역밀착형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있다. 불우이웃돕기, 헌혈, 하천 가꾸기, 농촌 일손 돕기 등 대부분의 기업이 하고 있는 사회공헌 활동을 하고 있다.효성은 금호와 유사하게 문화에 대한 후원도 하고 있다. ‘효성 컬처 시리즈’는 전세계 소외된 계층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문화와 예술, 스포츠를 후원하는 사회공헌활동이다. 평상시 문화활동을 경험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서는 좋은 행사이다. 효성이나 국내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 활발해지는 했지만 몇 가지 사항을 고려할 필요성이 높다. 먼저 사회공헌활동이 마케팅의 수단으로 전락하면서 전시성 행사가 된지 오래되었다. 각종 공헌활동 장소에 평상시 보이지 않던 오너나 최고경영자가 나타나고 배포용 기념사진은 필수 코스다. 고지대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연탄을 나르는 행사도 이벤트성에 가깝다.대기업의 고급 인력 수백 명이 좁은 골목길에 줄을 서 연탄을 건네는 모습은 외부에 비치기에 멋져 보인다. 하지만 이들이 하루 종일 나른 연탄의 구입가격과 동원된 인력들의 인건비를 비교한다면 연탄구입가는 인건비의 수백 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다. 정말 비효율적인 활동이라고 볼 수 있다.이런 관점에서 보면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 기업의 업무와 직원의 역량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변화해야 한다.시리얼 업체인 켈로그(Kellogg Corporation)는 1930년대 미국 대공황 때 가난한 빈민들에게 자사의 시리얼을 무상으로 제공했다. 이때부터 시리얼은 미국의 대표 아침식사가 되었고, 켈로그는 시리얼을 생산하는 대표기업이 되었다.세계 1위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Corporation)는 저소득층 청소년의 정보격차 해소를 위한 사회공헌활동을 한다. 자사의 소프트웨어를 무상으로 공급하고, 직원들은 그 활용법을 가르치는 활동에 재능기부를 한다. 다음으로 사회공헌활동이 근본적인 처방이 아니라 시혜적으로 흐르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물고기를 주지 말고, 물고기를 잡는 법을 가르쳐라’는 말과 일맥상통(一脈相通)한다. 먹을 것 조금 가져다 주는 것만으로 가난을 극복할 수 없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자립(自立)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줘야 한다.가난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볼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단순히 배고픈 것이 가난인지, 아니면 정서불안으로 공허한 상태까지도 가난에 포함시켜야 되는지 고민스럽다. 실제 글로벌 복지법인들은 육체적 가난뿐만 아니라 정서적 가난까지 구호의 대상으로 선정해 사회공헌활동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국내기업의 사회공헌활동 자체를 폄하할 의도는 없다. 다만 사회발전에 따라 사회공헌활동의 방법을 바꿀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다.효성처럼 두드러진 사회공헌활동을 하지 않는 기업의 경우 특히 다른 기업과 차별화된 공헌활동을 창의적으로 개발할 필요성이 높다. 단기적인 효과에 급급해 이벤트로 접근하는 것은 오히려 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효성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은 앞에서도 밝혔는데, 여러 가지 사례로 장황하게 설명한 것은 조금 더 진화된 사회봉사활동의 모델을 개발할 시점이 되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 협력업체와 상생도 근본적인 틀 바꿔나가야효성은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협력업체와의 협력이 불가피하다는 인식하에 상생(相生)의 노력을 하고 있다.무한경쟁이 치열한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는 원가절감, 품질향상, 효과적인 마케팅전략 수립 등이 필수적이다. 대기업으로 선진기술 습득이나 시장(market)이나 제품(product)에 대한 새로운 정보(intelligence)를 획득하는데 유리하기 때문에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상생의 방안을 모색한다. 특히 혁신이 불가능한 국내 대기업의 구조에서 혁신을 선도하고 있는 중소기업의 도움은 절실한 상황이다. 효성에 관련된 자료와 뉴스를 검색하고 업무적으로 관련된 기업 종사자들과 인터뷰 했지만 효성의 협력노력이 다른 대기업과 비교해 차별성이 없었다. 오히려 협력업체와의 상생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측면에서 중요하다고 하니까 미사여구(美辭麗句)를 나열해 홍보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공정거래법이 강화되고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상생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는 것과 현실은 반비례하고 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대기업 위주의 경제정책을 수립했고, 단기간에 고도성장을 한 저변에 규모의 경제나(the scale of economy) 대기업의 효율적 운영이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글로벌 경제의 패러다임(paradigm)이 바뀌었다는 점을 감안해 국가경제정책을 수립해야 한다.친기업적인 정책을 펼친 MB정부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간격이 더 벌어지면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2010년 12월 동반성장위원회라는 것을 만들었다. 초대 위원장에는 전직 국무총리인 정운찬 씨가 맡았다.그는 ‘초과이익공유제’와 같은 신조어를 만들면서까지 중소기업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지만 MB정부의 정책수행 의지가 약하다는 이유를 들어 2012년 3월 사퇴했다. 그리고 바로 동반성장연구소를 만들어 의욕적으로 대외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선출마설을 흘리며 다른 대선 주자들이 외치는 경제민주화의 궁극적인 목표가 자신이 그동안 주창하던 동반성장이라고 주장한다.동반성장이든 경제민주화든 어느 것이 목적이고 수단인지 구분하기 보다는 왜 이런 용어가 주목을 받고 인구(人口)에 회자(膾炙)되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회공헌활동도 시혜적 차원에서 벗어나 기업활동과 연관이 돼야 하고, 상생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마찬가지로 협력업체와 관계도 대기업이 약자인 중소기업을 일방적으로 돕는다는 생각을 버리고 서로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협력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절실하게 인정해야 한다.실제 대기업이 외국기술을 무차별적으로 도입하고, 외국제품을 베끼느라 정신이 없을 때 중소기업들은 기술국산화와 창의적인 제품개발을 주도했다. 대기업이 약탈적 거래관계를 청산하려는 의지를 보일 때가 상생의 출발점이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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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가 위기를 경험하고 있지만 오너가 어떤 비전(vision)을 제시하고 이 비전을 바탕으로 구성원과 합의(consensus)를 이룰 수 있는지가 위기탈출의 핵심이 된다. 비전은 명확한 목표(goal)과 이해관계자에 대한 책임(responsibility)으로 구성되고 기업문화혁신과 진단을 위한 첫 번째 DNA이다.금호가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 나가 기업문화 혁신에 성공할 수 있을 지 여부를 판단해 보자.◇ 새로운 비전과 미션으로 재도약을 꿈꿔워크아웃으로 경영일선에 물러났던 금호의 박삼구 회장은 2010년 말 경영에 복귀를 했고, 2012년 6월 3자 배정의 유상증자를 통해 실질적인 오너십을 확보했다. 이후 박삼구 회장은 새로운 금호의 비전과 미션(mission)을 발표했다.비전은 ‘업계 최고 1등의 기업가치를 창출하는 아름다운 기업’, 미션은 ‘금호아시아나그룹 이해관계자들의 삶의 질 향상’으로 정했다. 이해관계자는 직원, 고객, 주주, 협력사, 사회를 말한다. 기존의 자료를 보면 ‘업계 최고 1등의 기업가치 창출’이 경영목표로 되어 있었다. 계열사 모두 제각각 소속된 업계에서 최고 1등이 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탁월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최고의 가치와 성과를 창출하겠다는 것이라고 한다.기존의 경영목표에 ‘아름다운 기업’이라는 수식어를 덧붙여 비전으로 제시했다. 새로운 비전을 보면서 금호의 오너들이 다른 대기업에 비해 예술을 사랑하고, 후원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다. ‘아름다움’이라는 추상적 가치가 기업의 비전과 어떤 연관성을 가지는지 설명하기 어렵지만 시도는 나쁘지 않다고 본다. 미션도 비전과 마찬가지로 막연하다. ‘이해관계자들의 삶의 질 향상’은 ‘아름다움’과 막상막하(莫上莫下)다. 경영이념은 경제적 차원, 인간적 차원, 사회적 차원 등으로 구분하고 있다.경제적 차원은 ‘세계 일류의 가치창출 기업’, 인간적 차원은 ‘종업원과 함께 가꾸는 기업’, 사회적 차원은 ‘이웃으로부터 사랑 받는 기업’이다. 경제적 차원의 ‘세계 일류의 가치창출 기업’은 상당히 모호한 반면 인간적, 사회적 차원은 종업원과 이웃을 동반자로 인식해 구체적이다.또한 경영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5대 전략경영방침, 즉 전략경영, 인재경영, 윤리경영, 합리경영, 기술경영을 세웠지만 최근 4대 전략경영방침으로 줄였다. 합리경영과 기술경영을 품질경영으로 통합했다.전략경영은 업계 1위라는 명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핵심사업을 이끌어 가겠다는 것이다. 인재경영은 그룹경영목표를 달성하는데 적합한 인재(right people)을 확보하는 것이다.품질경영은 상품과 서비스의 품질을 높여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금호가 새로운 비전과 미션을 내세워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비전은 추상적이어도 무방하지만 미션만큼은 구체적이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추상적이라는 점은 지적해야 한다.혹 오너가 이상과 현실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고, 자신들은 외계인이라고 생각하는지 판단해야 한다. 정말 추상적이지만 새로 세운 비전과 미션으로 이해관계자를 설득하려면 성실과 정직을 추구하고, 형제애를 유난히 강조했지만 끊임없는 노사분규와 정치적 특혜논란이 일어나는 이유를 납득시켜야 한다. ◇ 협력회사와 실질적인 상생을 위한 7대 실천과제 수립국내 대기업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가 협력회사와의 잘못된 관계설정이다. 소위 말하는 ‘갑’과 ‘을’의 관계가 명확하고 불평등한 계약과 약탈적 관행이 일반화되어 있다.금호는 2005년 협력회사와 구호가 아닌 실질적인 상생협력을 위한 외부 자문을 받아 7대 실천과제를 수립했다. 지탄받지 않는 경영, 협력사 상생경영, 장애인 등 소외계층 돕기, 헌혈운동, 문화예술 지원, 아름다운 노사문화, 환경/안전 경영 등이다. 특히 지탄받지 않는 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분석회계, 탈세, 부정 없는 경영을 기본방침으로 정했다.7대 실천과제 중 첫 번째인 지탄받지 않은 경영은 모든 대기업이 추구해야 목표라고 보인다. 존경 받는 대기업이 없는 한국적 현실을 너무 잘 조명해 방향을 제시했다.다음으로 협력사 상생경영 비전은 ‘협력회사와 함께 아름다운 미래로’이다. 2009년 협력사 평가∙보상 시스템을 정착시켰고, 2010년부터 성과를 측정 및 평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비스 용역업체의 직원들을 교육지원을 통해 상생을 유도한다.아웃소싱(outsourcing) 직원의 역량이 향상되면 금호의 서비스품질(the Quality of Service)로 이어져 기업의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고 본 것이다.▶지탄받지 않는 경영▶협력사 상생 경영▶장애인 등 소외계층 돕기▶헌혈운동▶문화예술 지원▶아름다운 노사문화▶환경.안전경영 ▶지탄받지 않는 경영▶협력사 상생 경영▶장애인 등 소외계층 돕기▶헌혈운동▶문화예술 지원▶아름다운 노사문화▶환경.안전경영소외계층 돕기, 헌혈운동, 문화예술지원 등 3가지는 협력회사와 관련성은 낮지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기 위한 과제로 볼 수 있다. 금호가 다른 기업에 비해 문화예술활동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고 앞에서 밝혔는데, 역시나 문화예술지원이 실천과제에 포함되어 있다.환경/안전 경영은 지속가능성장을 위한 기본적인 과제로 다른 기업과 차별성이 가지고 있지는 않다. 유해물질을 다수 배출하는 타이어와 석유화학이 환경과 관련되어 있고, 운송업체로서 근로자는 안전도 기업경영에 주요 관리요소에 해당되어 포함시킨 것이다.그러나 ‘아름다운 노사문화’는 금호의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대표사업장인 금호타이어가 수십 년째 연례행사로 노사분규를 하고 있으며 아시아나도 여승무원 근로환경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구호는 요란한데 직원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이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지적도 있다. 직원의 상생의 동반자인지, 아니면 기업활동의 소모품인지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성이 있다. 위의 실천과제를 평가하면서 느낀 점은 금호의 7대 과제가 기업의 활동보다는 외부적 요소와 연관성이 높다는 것이다. 소외계층 돕기, 헌혈활동, 문화예술지원은 사회적 책임을 위해서는 중요하지만 기업활동의 본질과는 연관성이 낮다.기업은 설립목적에 맞는 본연의 활동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완수하면 충분하다. 새롭게 비전과 미션을 설정했으니 7대 실천과제도 다시 점검해 보완할 필요성이 매우 높다. ◇ 산업재해에 유연하게 대처하지만 근본적 해결이 아쉬워기술과 산업의 발전은 정체불명의 화학물질을 사용을 촉진했고, 근로자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반도체, LCD, LED 등 첨단제품뿐만 아니라 화학제품, 타이어도 산업재해(이하 산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최근 삼성전자 직원의 백혈병 논란이 점화되면서 산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금호의 계열사 중 금호타이어도 논란을 비켜가지 못한다. 타이어 제조과정에 사용된 코팅제로 인한 백혈병 유발논란이 있다. 한국타이어의 사례에서 밝혀졌듯이 타이어 제조과정에 각종 화학물질이 사용되지만 인체유해 유무에 대해 정확하게 역학조사가 되어 있지 않다.고온으로 인한 호흡곤란, 작업효율성 저하, 위험에 대한 인식부족 등으로 마스크, 장갑과 같은 안전장비를 착용하지 않는 사례도 많다. 직업병은 원인물질에 노출된 20년, 30년 후에도 발병하기 때문에 정확한 인과관계를 설명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산재로 인정하게 되면 보험률이 올라가기 때문에 기업은 인정을 하지 않으려고 하고 근로자는 이미 기업이 자료를 폐기하였거나 성분 미상의 화학물질을 사용한 경우 입증을 하기도 어렵다.산재도 의료사고와 마찬가지로 사회적 약자를 보호한다는 측면에서 입증책임을 근로자가 아니라 기업주에게 지워야 함에도 불구하고 아직 제도개선에 진척이 없다.기업이 작업과정에서 사용한 물질이 인체와 무해하다는 점을 밝히도록 해야 한다. 동일한 제조과정을 가진 한국타이어와는 달리 최근 백혈병에 걸린 금호타이어 직원은 산재로 인정되었다. 선진국의 기업들은 산재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산재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제조업은 해외로 이전하고 있다. 현재 각종 화학물질로 인한 백혈병, 암 등을 유발하고 있다고 알려진 반도체, 타이어제조, 화학 등을 선진국 기업이 하지 않는 이유는 제조기술이 없어서가 아니라 산재에 대한 위험성 때문이다.메모리 반도체도 1970년대 미국 기업들이 산재로 인해 사업을 포기한 것을 1980년대 일본기업, 1980년대 말부터 한국기업이 위험성을 알고도 돈을 벌기 위해 뛰어든 사업이다.타이어 제조와 합성고무생산도 마찬가지 산업이다. 국내 기업이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어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안전설비나 위험물질에 대한 위험을 무시하고 운영(operation) 효율성만 강조해 원가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저가의 노동력을 투입해 인건비절감이 핵심 경쟁력이라고 봐야 한다.이런 이유로 작업환경과 근로자보건에 대한 규제가 엄격하지 않은 중국, 베트남 등지로 공장을 이전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 국가의 근로자도 얼마 지나지 않아 각종 질병으로 인한 산재를 경험하고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게 될 것이다.결국 근본적인 해결책은 공장을 이전하는 것이 아니라 안전한 생산환경을 구축하는 것이다. 작업환경에 대한 관리감독을 철저하게 하고, 작업효율은 떨어지더라도 인체에 해롭지 않은 화학물질을 사용해야 한다. 위험한 공정은 사람의 투입보다는 기계로 자동화하는 방안도 끊임없이 연구개발해야 한다.이제 사업의 핵심요소는 대규모 설비가 아니라 성실하고 정직한 직원이기 때문에 직원에 대한 배려를 우선하지 않으면 생존하기 어렵다. 금호도 외부적인 사회적 책임을 고민하기 전에 직원과 협력회사부터 챙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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