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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은 ‘적당한 가격에 맞는 품질’을 가졌다는 것이다. 대표 제품인 스마트폰만 하더라도 품질이나 디자인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지 못하지만 A/S를 잘한다고 생각한다.그러나 A/S가 많다는 것은 제품의 품질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선도기업의 제품을 모방해 대규모 생산을 통한 낮은 단가를 무기로 시장을 공략하던 방식을 고수하면 세계 1등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어렵다.삼성전자가 글로벌 선도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기업문화의 DNA2 요소인 제품(product)의 품질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명목상이 아니라 상용화가 가능한 특허를 개발하고 세상을 놀라게 할 창의적인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세상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민첩성(agility)과 속도(speed)를 가질 수 있는 삼성그룹만의 고유한 기업문화가 제품에 반영돼야 한다.◇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뒤쳐지며 위기에 직면... 칩 설계업체 대상으로 적극적 M&A 추진 필요삼성전자가 주력하고 있는 반도체는 메모리 반도체다. 반도체는 정보를 저장하는 메모리 반도체와 정보를 처리하는 비메모리 반도체로 나뉜다.컴퓨터로 보면 수식의 계산을 하는 반도체는 비메모리 반도체이고 계산한 결과값을 저장하는 것이 메모리 반도체이다. 컴퓨터의 하드 디스크의 저장장치는 대표적인 메모리 반도체이며 중앙처리장치는 비메모리 반도체다.전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메모리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퍼센트(%)에 불과하고 비메모리 반도체가 70%에 달한다. 앞으로 기술이 발달되고 각종 제품이 첨단화되면서 시장이 급격하게 확장될 영역은 비메모리 반도체 부문이다.202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인텔 인사이드( Intel inside)’라는 광고로 유명세를 떨쳤던 인텔, 등은 비메모리 반도체 회사다.메모리 시장에서 세계적인 경쟁력과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도 비메모리 시장의 점유율은 낮픈 편이다.메모리 반도체는 무역 흑자를 냄에도 불구하고 국내 전자업계가 완성제품을 만들기 위해 수입한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는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국내 전자업계가 수출을 많이 하면 할수록 비메모리 반도체 부분의 수입으로 적자는 커진다. 메모리 반도체와 위탁생산에 치중된 국내 반도체 업계가 풀어야 할 숙제다.삼성전자도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에 오랜 기간 막대한 돈을 투자했지만 아직 효과는 미미하다. 삼성전자나 하이닉스가 메모리 반도체에서 괄목할 만한 실적을 나타낸 것은 미국과 일본 반도체 업체가 수익성이 떨어지는 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축소하거나 접고 비메모리 반도체에 집중했기 때문에 얻은 반사효과다.삼성전자나 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 생산설비나 원료의 대부분은 ‘Made in Japan’, 즉 일본제다. 기술력을 쌓을 수 없고 환경문제, 직업병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생산은 한국의 기업에 맡기고 이익률이 높은 원료나 장비의 개발은 일본이나 미국 기업이 독점하고 있다.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에서 많은 이익을 내고 있음에도 반도체 시장은 수요의 변화나 경기 흐름에 민감하기 때문에 안정된 이익이라보기 어렵다.반도체 시장은 공급자 위주가 아니라 소비자 위주의 시장이다. 과거 시장이 침체되면서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가 급감해 삼성전자가 위기에 처한 적이 있었다.대규모 투자와 생산으로 인한 생산수율에 의존해 생산량을 조절하기 어려운 고위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진정한 반도체 기업으로 성장하고 안정적인 이익을 보전받기 위해서는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좋은 성과를 내야 한다.단순한 기술과 생산에 의존하는 메모리 반도체와 달리 비메모리 반도체는 오랜 연구개발(R&D)로 기술을 축적해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단기간의 성과에 의존하는 국내 대기업의 경영행태와 응용기술에만 집착하는 저급의 R&D 인력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영역이다.사고의 틀(frame)을 바꾸고 기술에 대한 태도를 바꾸기 위해서는 세대로 이어지는 R&D 노력이 필요하다. 10년, 20년에 성과를 볼 수 있는 영역이 아니므로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삼성이 비메모리 분야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자체 기술개발은 어렵다고 보기 때문에 관련 기술을 가진 칩(chip) 설계업체를 인수합병(M&A)하는 전략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미국 글로벌 반도체기업인 엔비디아(NVIDIA)의 CEO인 젠슨 황 이미지 [출처=홈페이지]◇ 특허경영도 양보다 질로 승부해야... 기술력으로 세계 1위 반도체 기업 등극한 엔비디아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을 시작하면서 특허에 대한 수업료를 톡톡히 치렀다. 1986년 미국의 로부터 특허소송을 당해 US$ 8600만 달러를 지불해야 했다. 이 금액은 당시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80%에 해당되는 엄청난 금액이었다.2004년 기준 삼성전자의 매출은 57조 원, 영업이익은 12조 원인데 로열티만 1조 원에 달했다. 삼성전자는 사업을 시작하면서 주변기기에 대한 욕심이 많았지만 특허문제로 제대로 된 제품을 론칭하지 못했다.잉크젯프린터의 경우 대부분 특허에 걸려 있어 진입 자체가 어려웠다. 휴렛팩커드(HP), 캐논, 렉스마크, 제록스 등의 선두 업체가 관련 특허 7000건을 갖고 특허를 서로 공유하는 크로스 라이센싱(Cross-Licensing)으로 후발업체의 진입을 막고 있었기 때문이다.이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특허침해에서 자유로운 레이저프린터 개발에 투자했다. 컴퓨터 주변기기로 수익성이 높은 프린터 시장에서 이룬 성과는 미미하다.매출이 늘어나면서 지불해야 하는 로열티도 늘어나는 구조를 타파하기 위해 2005년부터 특허경영을 선언하고 특허출원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시작했다.삼성전자는 2005년 미국 특허 보유 순위에서 6위를 차지했다. 2006년 2453건으로 전년 대비 49% 증가해 IBM, 히타치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2008년 4169건을 출원한 1위 IBM에 근소하게 뒤진 3502건을 기록했다.하지만 오랜 노력의 성과도 적지 않았다. 2024년 기준 6377건 등록해 2023년과 비교해 3.4% 증가했으며 3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2위는 대만의 TSMC로 3989건, 3위는 퀄컴, 4위는 애플로 조사됐다.5위 화웨이는 3046건으로 전년 2068건에 비해 47.2% 급증해 중국 정부의 반도체 굴기가 성과를 보이는 것으로 판단된다.다른 국내 기업을 살펴보면 LG전자가 2768건으로 6위, 삼성디스플레이 2596건으로 7위, SK하이닉스는 735건으로 41위를 각각 기록했다. 부동의 1위로 장기간 군림했던 IBM은 8위로 2023년 4위에서 4단계 밀렸다. 2010년 11월 특허괴물로 불리는 미국의 인텔렉추얼벤처스((IntellectualVentures:)와 특허 라이선싱 계약도 체결했다. 이 업체는 분야에 약 3만 건 이상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전 세계 어떤 기업과도 특허분쟁을 시도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다. 이밖에도 대학에 연구비를 지원해 특허를 개발하고 기업의 특허를 매수하기도 한다.매년 특허 출원건수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질(quality)적인 부문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 미국이나 일본 기업의 특허는 다른 특허에서 인용되는 피인용 비율이 높은데 반해 삼성전자나 한국 기업의 특허는 매우 낮다는 평가를 받는다.삼성전자가 강점을 가졌다고 주장하는 반도체, 전기, 전자, 통신, 컴퓨터 등의 영역도 마찬가지다. 특허출원 건수는 글로벌 선도기업과 비슷한 수준을 확보했지만 기술격차는 거의 좁히지 못했다.특허건수와 해당 특허 인용횟수를 나타내는 영향력지수를 곱한 수치인 ‘기술력지수’는 수십 배의 차이가 난다. 특허 등록을 위한 특허, 즉 소위 말하는 ‘물 특허’가 많다는 방증이다.특허출원이 개인의 성과관리와 밀접해 연구원들이 상업성이 떨어지는 특허를 무작위로 출원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스마트폰 관련 특허출원 건수도 경영진이 특별히 관리하는 편이다.경쟁기업을 능가하는 많은 특허를 보유하고 있지만 실제적으로 제품에 활용되는 것은 많지 않다고 한다. 다른 외국 기업과 특허분쟁에서 방어용으로 사용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관리비용도 만만치 않게 든다.반도체나 등도 상황은 비슷하다. 인공지능(AI)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엔비디아(NVIDIA)가 세계 1위 반도체회사로 등극하는 상황을 부러워할 뿐이다.아직 삼성전자와 같은 한국 기업에게 특허경영은 꿈 같은 이야기에 불과하다. 이미 선진국의 기업이 핵심 특허를 선점하고 있어 로열티를 주고 사용해야 하는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경영진도 장기적인 경쟁력을 보장할 특허를 개발하기보다는 돈을 지급하고 사용하는 것이 단기적으로 유리하다고 판단한다. 이런 사고를 가진다면 삼성전자조차도 제조 하청기업을 벗어나기 어렵다.특허의 경쟁력이 제품의 경쟁력이기 때문에 경쟁력 있는 특허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제품의 차별화된 품질과 서비스도 특허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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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SK하이닉스의 홍보자료 [출처=홈페이지]삼성그룹이 창업을 하던 1930년대 말부터 그룹으로 형태를 갖춘 1950년대 중반까지는 물자와 인력의 부족으로 효율성을 내세운 관리가 불가피하였다는 주장이 설득력이 있다.원자재 가격과 생산비용이 가격을 결정하던 시기에는 계열사가 잘못된 경영전략을 선택함으로써 초래될 불필요한 낭비가 없도록 중앙집권적 통제가 반드시 필요했다.현대그룹, LG그룹, SK그룹 등가 같은 다른 대기업의 상황도 삼성과 유사해 국내 기업은 관리가 중시되는 관료제가 자리 잡을 수밖에 없었고 조직문화는 보수적이 되었다.삼성의 조직이 보수적이 되면서 사람, 즉 삼성맨도 보수적이 되었다. 기업문화 4 요소인 조직에 있어서 기업의 문화를 혁신하기 위해서는 보수적 문화를 먼저 타파해야 한다.결과적으로 보수적인 삼성의 관리문화가 시대적 변화에 발맞추지 못하고 삐걱거리므로 새로운 관리문화의 정립에 차질이 생겼다고 평가할 수 있다. ◇ 외형을 중시하는 관리 문화... 일본 및 미국의 선진 사례만 답습하려다 정작 국내 경쟁사에 밀려삼성하면 떠올리는 것이 ‘관리’라는 단어다. 삼성뿐만 아니라 한국의 대기업은 대부분이 제조업을 기반으로 성장했기 때문에 엄격한 관리가 장점이다.제조업이란 대규모 시설을 일사분란하게 조직적으로 움직여야 하고 복합한 생산공정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야 한다.이 모든 공정을 통제하는 것이 사람이고 사람이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관리 요소가 된 것이다. 서비스업과는 달리 제조업은 직원의 개성이나 창의성보다는 통일성이 필요하다.이런 점에서 보면 삼성의 기업문화는 제조업의 특성에 적합하게 운용됐다고 볼 수 있다. 물자가 부족한 시절에는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관리가 중요했기 때문이다.삼성에 교환근무를 하거나 업무상 삼성 직원과 교류가 많은 공무원들은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삼성이 공무원보다 더 보수적이라고 말한다. 외형을 중시하는 삼성의 기업문화에 대한 일화는 많다.삼성연수원에서 신입사원의 일체감을 높이기 위해 하는 카드섹션도 삼성의 관료주의가 낳은 획일화된 모습이다. 삼성의 카드섹션은 북한 집단체조의 소규모 형태다.그룹의 회장이나 계열사 사장 등 높은 사람이 참석하는 행사나 이벤트는 모두 사전에 철저히 계획되고 준비한다. 지원부서는 본연의 업무보다 행사와 의전 같은 부차적인 준비업무에 더 치중한다.기업의 가치에 별 영향을 없고 오히려 비용면에서 강한 소모성 행사에 유한한 자원을 우선적으로 할당하는 것은 효율성을 중시하는 관리문화에도 맞지 않는다.직원이 외부에 보이는 것에 목숨을 거는 것은 오너와 경영진의 정책이 그렇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직원의 행동방식이 잘못됐다고 탓하기 어려운 이유다.삼성의 외형 중시 문화의 결정판은 보고서이다. 관료는 ‘보고서로 말한다’는 말이 있지만 대기업의 직원도 보고서로 평가 받는다.주요 경영진에게 제출되는 보고서는 자체적으로 준비하기보다는 대부분 컨설팅회사의 도움을 받는다. 내용의 질과는 무관하게 화려한 차트, 표, 이미지 등이 들어가야 경영진의 관심을 끌 수 있다.콘텐츠의 질(qality)보다는 화려한 배열과 수식어를 더 중시한다. 일본식 경영을 금과옥조처럼 따르던 1990년대 중반까지는 일본 기업의 사례가 들어가지 않으면 부서장 이상이 사인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현재는 미국계 컨설팅업체들이 제시하는 서구 기업의 사례를 글로벌 스탠다드로 받아들이고 있다. 삼성보다 규모가 작은 그룹의 사례도 철저하게 무시하는 편이다. 비교 자체를 거부한다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이러한 경영행태는 삼성전자에게 득(得)보다 독(毒)이 됐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은 SK하이닉스에 추월당했고 가전은 LG전자와 경쟁에서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보고서는 수행한 업무를 평가받기 위해 만드는 것이고, 계획서는 어떤 업무를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작성하는 것이다. 보고서나 계획서를 만드는 과정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평가와 실천이 더 중요하다.문서는 문서일 뿐이다. 업무 중 문서작성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만 정작 열심히 준비한 계획은 계획으로만 존재하고 보고를 하고 나면 업무에 활용하지 않는 것은 문제다.글로벌 기업 삼성의 경영진은 이미 세부적인 수치를 보고 경영을 하기보다는 거시적 트렌드를 예측하면서 해야 하기 때문에 실무진이 작성하는 보고서는 의미가 없을 수 있다.그렇다면 보고를 위한 보고서 작성은 지양해야 하고, 화려한 말잔치에 불과한 보고서를 만들기 위해 조직의 자원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 ◇ 연구개발부터 모든 조직은 관리의 보조로 전락... 창의·혁신이 중요함에도 구태의연한 보고서 작성 주력1993년 ‘마누라, 자식 빼고 모두 바꾸라’라는 이건희 회장의 일성이 우리나라 사회에 큰 충격을 던졌다. 그렇지만 지난 50년 동안 관리를 중시하던 조직문화는 직원의 자율성을 통제하였기 때문에 조직문화가 쉽게 변하지 않았다.관리를 한다는 것은 다양한 규칙과 통제가 조직 내부에 광범위하게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권한과 책임이 이양되는 자율성과는 정반대의 개념이다.이병철 회장의 ‘삼성 1.0’시대 성장의 핵심은 관리였고 중간관리자와 경영진이 관리의 장점을 체득한 세대이기 때문에 조직에 자율성을 부여한다는 것은 더욱 어렵다.지시와 통제보다 자율적인 권한 위임이 급변하는 기업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절실히 요구된다는 사실을 모르는 경영자는 없다. 조직 전체가 변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자율성 부여와 창의적 사고는 구호에 그치고 마는 것이다.삼성의 모든 권력은 관리부서에서 나오고 주요 계열사의 임원은 관리 출신이 다수를 점한다. 창의성을 독려하면서 현상유지를 주업무로 하는 재무인력이 중용된다.일본 기업을 모방하고 제조기업으로 자리잡기 위해 관리조직을 우선시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혁신과 창의성이 중요한 21세기 글로벌 경쟁시대에도 변화가 없다는 것은 문제다.삼성의 기업문화를 혁신하기 위해서는 관리인력보다 와 마케팅인력이 중용돼야 한다. 관리는 태생적으로 변화를 싫어한다. 백 오피스에서 업무를 지원해야 하는 관리가 앞에서 조직을 지휘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현장에 제대로 나가보지 못한 관리자가 시장 변화를 예측하고 변화무쌍한 글로벌 환경에 대응할 전략을 수립한다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삼성이 내실보다는 외형적인 것을 중시하고 보고를 위한 보고서를 양산하는 것도 관리가 기업의 핵심세력으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기술자와 현장 전문가는 관리의 보조인력으로 치부된다.기술개발을 해야 하는 기술자가 업계 현황 자료정리, 보고서 작성, 프리젠테이션 자료준비에 시간을 할애한다. 삼성을 떠난 이공계 석·박사 출신과 얘기해보면 입사하고 나서야 자신이 연구개발 업무보다는 영업이나 마케팅 보조문서를 만드는 작업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고 한다.삼성의 조직이 제대로 서려면 절대적인 권력을 가지고 있는 관리부서가 지원부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마케팅, 영업, 기술개발, 생산부서가 의사결정을 주도해야 한다.기존의 직원을 데리고 하루아침에 현재의 기업문화(corporate culture)를 180도로 바꾸기는 어렵지만 해외법인과 직원을 활용하면 효과적일 수도 있다. 해외법인에 근무하는 직원은 위험요소이자 기회요인으로 작용한다.이들이 가지고 있는 새로운 행동규범과 창의성은 본사 직원에게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 해외에서 근무한 직원은 본사로 돌아와서 현지에서 체득한 로컬문화를 본사에 이식할 필요가 있다. 로컬의 방식이 우수할 경우에는 규범화한 후 본사뿐만 아니라 다른 해외법인으로까지 전파할 수 있다.수십 개국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 삼성이 조직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은 이외에도 다양하다고 본다. 관리의 기업문화를 바꿀 의지가 있느냐가 중요한 이유다.2022년 10월 삼성전자 회장에 취임한 이재용은 '사랑받는 기업되갰다'며 포부를 밝혔지만 2년 6개월 동안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삼성의 기업문화를 바꾸기 위한 노력도 두드러지지 않았다. 창의나 혁신보다 현상 유지에 급급한 관리에 경영 초점을 맞춘 삼성에 위기가 도래했다는 징후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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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소니(Sony)가 판매하고 있는 플레이스테이션 게임기 이미지 [출처=홈페이지]국대 최고 대기업인 삼성그룹이 간판 기업인 삼성전자의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반도체 시장이 메모리 중심에서 비메모리로 옮겨가는 상황에서 경쟁력을 잃고 있기 때문이다.대만의 TSMC와 한국의 하이닉스마저도 턱밑까지 추격했다. 특히 TSMC는 일본, 미국 정부와도 긴밀하게 협조하며 글로벌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삼성이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잘 극복하며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것은 맞지만 어떤 기업인지에 대한 정체성은 확보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종합백화점인 국내 대기업이 모두 겪는 문제이지만, 국내 선도기업으로 삼성이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는 시장에서 소비자에게 삼성이 어떤 기업인지 인식시키는 것이다.글로벌 마케팅 전략의 핵심은 정체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삼성 뿐 아니라 우리나라 대기업은 종합백화점으로 수십 혹은 수백개 계열사를 선단식으로 운영한다. 기업문화 측면에서 문제점이 무엇인지 파악해보자. ◇ 삼성전자는 가전제품 혹은 스마트폰 제조기업인지 헷갈려... TV도 전략 제품이지만 브랜드 인지도 떨어져삼성의 대표 브랜드는 무엇일까? 아니 삼성전자의 대표 제품은 무엇일까? 소비자가 삼성전자하면 떠올리는 이미지는 무엇일까?삼성은 모든 제품을 만들고 파는 제조기업이자 자체 브랜드로 판매하는 안파는 제품과 서비스가 없는 백화점이라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르겠다.삼성이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기업문화 DNA 2 요소인 사업(busoness)의 시장(market)에 대한 인식과 마케팅 전략을 개선해야 한다.삼성 고유의 철학이 기업문화에 반영되고 이 기업문화가 마케팅 전략에 반영돼야만 글로벌 삼성의 정체성을 강하게 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폭넓은 제품 포트폴리오는 복합적인 불황을 이겨내고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유하게 만든 1등 공신인 것은 틀림없지만 소비재 기업으로서 삼성전자의 이미지에는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삼성전자가 차세대 주력사업으로 전력을 다하고 있는 스마트폰의 개발 역사만 보더라도 제품의 종류도 많고, 이름도 너무 다양하다.2세대의 대표적 브랜드인 ‘애니콜’도 3세대로 넘어오면서 자취를 감췄다. '갤럭시'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강조하지만 제품의 종류도 너무 다양하다. 모든 고객을 만족시키려다 명확한 타겟을 잃었다고 본다.삼성전자의 경쟁사이자 벤치마킹하고 있는 애플은 아이폰 브랜드 하나로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했다. 삼성은 국내에서는 전문 가전기업으로 알려져 있지만 외국에서는 가전보다는 스마트폰 제조기업으로 알려져 있다.삼성전자가 진입하려다 실패한 일본시장에서 삼성전자 이미지는 가전기업조차 되지 못하고 메모리 반도체 제조기업일 뿐이다.일본이 비록 중국과 비교해 규모면에서 뒤지지만 고급 제품시장으로서는 미국에 못지 않기 때문에 포기하기에는 아까운 시장이다. 고급 가전제품과 반도체에 대한 수요도 높은 편이다.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브릭스(BRICs)시장에서도 삼성전자의 이미지가 크게 다르지 않다. 스마트폰이 다른 가전제품보다 매출 규모가 크고 이익을 많이 내다 보니 주력제품으로 설정하고 광고에 전념한 결과다.유럽이나 미국에서 삼성의 스마트폰이 먹혀 들고 있어 이 전략이 효과를 봤지만 동일 시장에서조차 가전제품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지금까지 스마트폰으로 많은 이익을 냈지만 절대적인 경쟁력을 확보했거나 기술력이 있는 것도 아니다. TV나 다른 가전제품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업체라는 이미지가 굳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삼성전자가 내세우고 있는 QLED TV만 해도 정체성이 명확하지 않다. TV는 인터넷의 연결로 스마트 TV 시장이 급격하게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포기해서는 안 되며 오히려 전략품목으로 삼아야 한다. ◇ 브랜드보다 제품의 정체성 확보가 우선... 중국업체의 급부상보다 내부 전략 부재가 위기의 주요인삼성전자에 대한 글로벌 소비자의 인식은 반도체나 등을 생산하는 제조기업이지, 소비재기업은 아니다. 일본 대표 전자업체인 소니(Sony)는 제조기업에서 소비재기업으로 인식을 전환하는 데 성공했지만 삼성전자는 아직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기존에 삼성전자의 광고전략은 브랜드 알리기에 집중됐다. 세계 유수의 도시 중심부나 공항 근처에 커다란 옥외 광고탑을 세우는 방식을 선호했다.세계 어느 도시 중심부에 일본 업체보다 더 큰 삼성의 광고탑이 세워졌다는 것을 보도하는 식으로 홍보효과를 극대화시켰다.실제 이 전략은 잘 먹혀서 한국인에게는 자부심을 안겨줬고 외국인에게는 삼성전자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알렸다. 해외에서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는 몰라도 삼성을 아는 사람이 더 많을 정도다. 삼성이 국내외에서 마케팅에 쏟아 붓는 금액은 상상을 초월한다. 삼성전자는 일본 경쟁기업의 1년 영업이익보다 더 많은 돈을 광고비로 집행한다.삼성은 브랜드가 필요 없는 메모리 반도체에서 벌어들인 돈으로 브랜드가 구매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TV, 스마트폰, 냉장고 등 가전제품의 광고에 집중했다.가전만 가진 경쟁기업이 구사할 수 없는 마케팅 전략으로 분명 경쟁우위에 있었지만 장기간 지속하기 어려운 기형적인 구조라는 평가를 받았다.삼성전자의 광고전략이 돈을 투입한 만큼 효과를 내고 있는지는 궁금하다. 미국시장만 보더라도 삼성전자는 소니에 비해 제품의 인지도가 낮다.소니는 삼성전자가 갖고 있지 않은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지배력이 높은 편이다. 또한 게임기, 카메라 등 청년층이 선호하는 전자제품에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미국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보다 소니의 브랜드 가치가 높고 이를 소비자가 인정하고 있다는 증거다. 그동안 삼성전자가 브랜드 광고에 많은 돈을 쏟았지만 소니를 이기지 못했다.일각에서는 아직 브랜드 광고비를 덜 사용해서 그런 것이지 조금만 더 투입하면 충분히 효과를 낼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분명 마케팅 전략에 문제가 있다.브랜드가 알려지지 않았던 시절에는 사람들의 시선이 많이 가는 장소에 광고탑이나 세우고 무리한 비용으로 브랜드 광고를 하는 것이 효율적이었다.하지만 이제는 브랜드보다는 아이덴티티(identity), 즉 삼성전자의 정체성을 알리는 광고로 전환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즉 삼성전자가 무엇을 하는 기업인지 우선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하다못해 스마트폰 광고도 제조기업인지 혹은 통신회사인지를 구별하기 어려운 내용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브랜드는 알렸는데 제품을 알리는 데는 실패했다는 말이다.삼성전자의 위기는 외부 경쟁업체의 출현이 주요인이라기 보다 내부에서 정체성을 살릴 마케팅 전략이 부재해 유발된 것이라고 봐야 한다.즉 스마트폰시장만 보더라도 후발주자인 중국업체의 급성장은 다양한 요인 중 하나라고 봐야 한다. 애플과 시장을 양분했을 때에 자만해 명확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지 못했다는 반성부터 시작해 마케팅 전략을 다시 수립할 필요가 있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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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 5일 삼성의 후계자로 지목된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한 것이 속보로 보도됐다.이건희 회장은 하와이로 장기출장을 가서 사업구상을 다듬을 것이라고 한다. 현재를 삼성의 위기로 보고 삼성의 2차 부흥기를 이끈 1993년 프랑크푸르트 선언과 유사한 수준의 위기타개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추측하는 전문가도 있다. 이건희 회장과 그의 자식들 일거수일투족이 뉴스거리가 되고 있다. 삼성이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그만큼 크다는 주장도 있고, 삼성이 광고비로 언론을 조종하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어느 쪽이던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라고 본다.삼성의 기업문화를 기업문화 측정과 혁신도구인‘SWEAT Model’에 적용해 5-DNA 10-Element의 성취도, 기업문화 위험관리, 혁신전략 등을 종합적으로 진단하고 평가해 보자. ◇ 5-DNA 10-Element의 성취도 분석▲ 그림 6-1. 5-DNA 10-Element 분석삼성의 기업문화를 SWEAT Model의 5-DNA 10-Element를 점수로 평가해 보면 [그림 6-1]과 같다. 모든 계열사를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며 삼성전자를 대상으로 평가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실제 대다수의 계열사는 삼성전자의 부품회사에 불과하거나 국내기업으로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어 종합적으로 평가하기에는 부적절하다. 전반적으로 부동의 국내 1위 기업답게 전반적으로 양호한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월등한 점수를 보인 영역은 사업(business)의 제품(product), 성과(performance)의 이익(profit)이다. 제품을 보면 메모리반도체, LED, 휴대폰이라는 차세대 먹거리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기에 부족함이 없다.특히 휴대폰은 2세대, 3세대를 넘어 4세대인 스마트폰에서 예상치 못한 실적을 내며 애플과 양강 체제를 구축했다. 이익은 이미 2011년에 영업이익 16조를 돌파했고, 2012년 25조원에 이를 전망이다.일부 증권사에서는 2013년에 30조원을 넘을 것이라고 성급한 예상을 하고 있다. 제조기업임에도 불구하고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이 10%를 넘는다. 하지만 비전(vision)에서 사회적 책임(responsibility)과 성과에서 위험(risk)은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 관리해야 할 책임은 삼성전자 근로자의 백혈병 논란, 노조문제, 경영진의 불법행위 연루,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중소기업 업종 침해, 협력업체와 불공정 거래 등이다.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되고 있지만 개선의 여지가 별로 보이지 않는다는 데서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위험은 스마트폰이 매출이나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크고, 삼성그룹 전체를 보더라도 삼성전자가 그룹 매출과 이익의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많은 계열사가 삼성전자와 내부거래로 매출과 이익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포트폴리오 관리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기업문화 위험의 관리전략▲ 그림 6-2. 기업문화 위험의 관리삼성이 기업문화 5-DNA를 인식하고 관리하는 수준을 평가해 정리한 것이 [그림 6-2]이다. 개별 DNA를 나타내는 원의 크기는 기업이 느껴야 하는 체감도를 나타낸다.우선 삼성의 성과 중 이익은 이미 제조기업으로서의 한계를 뛰어 넘었기 때문에 무시할 수 있는 위험군에 속한다. 그리고 조직의 사람(people)은 기업혁신을 위해서 전략적으로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유기적으로 조화가 부족해 그대로 방치할 수 없는 위험군에 속한다. 5-DNA 중 성과 시스템은 나름대로 잘 정비가 되고 관리하고 있어 큰 고민은 필요하지 않다. 하지만 비전, 사업, 조직은 아직 개선해야 할 여지가 많다.비전은 목표는 잘 세우고 있지만 사회적 책임 부문에서 후진적인 행태가 두드려져 시급하게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본다. 자칫 삼성의 본원적 경쟁력을 훼손할까 우려된다. 사업은 제품이 단순하고 그룹의 수직계열화체제로 인해 리스트관리가 안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삼성의 기업문화실에서 이런 점을 체계적으로 고민해 비전 2020을 수정/보완할 수 있기를 바란다.◇ 삼성이 채용하고 있는 혁신 전략▲ 그림 6-3. SWEAT Model로 분석한 삼성 기업문화SWEAT Model로 효성의 기업혁신방법을 분석해 보면 [그림 6-3]과 같다.삼성은 글로벌 선도기업들이 채용하는 ‘S-Type Model’대신 ‘W-Type Model’을 채용하고 있다. ‘S-Type Model’이 조직혁신을 위해 가장 이상적인 모델이기는 하지만 성과를 지나 조직에서 너무 오랜 시간이 지체되고, 또 개선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단기적인 성과를 중시해 ‘W-Type Model’을 선택했다고 본다. 이 모델은 성과를 바탕으로 시스템을 정비해 조직을 그 시스템에 적응하도록 요구하는 것이 특징이다. 시스템이라는 것은 예산만 투입하고 기업비전과 사업을 포용할 수 있는 업무프로세스 설계만 잘 하면 의도한 성과를 쉽게 얻을 수 있는 DNA이다.조직변화는 눈에 보이는 예산투입보다는 임직원의 무한한 헌신을 요구한다. 그 효과도 서서히 나타나고, 측정하기도 어렵다. 그렇지만 시스템이 조직의 창의성과 유연성을 제한하게 되므로 쉽게 한계에 봉착하게 된다. 기업문화 혁신 모델을 선택하는데도 삼성의 관리문화가 여실히 반영된 셈이다. 하지만 삼성이 비전 2020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W-Type Model’로는 어렵다고 본다. 아마도 전문경영진들이 ‘S-Type Model’을 시도했지만 성과가 지지부진하자 단기성과에 급급해 ‘W-Type Model’을 채택한 것으로 보인다.정형화된 프레임에 조직을 가두면 단기적으로 눈에 보이는 성과가 나타나지만 지속되지 않는다. 운동선수를 예로 들자면 근육 강화제를 먹고 시합을 하는 것과 유사한 효과가 난다고 보면 된다. 최근 삼성의 고민도 삼성전자의 성공체험이 다른 계열사로 전이되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향후 다른 계열사도 삼성전자처럼 고성과를 내기 위해 바이오, 의료기기, 전기자동차용 전지, 태양전지 등 5가지 신수종사업을 채택했다. 지난 몇 년 동안 신수종사업에 성과가 나지 않은 것은 현재 기업문화가 신수종사업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신수종사업을 성공시키기 원한다면 기업문화를 혁신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점을 다시 한번 더 강조한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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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소비자들이 삼성하면 떠올리는 것은 가전제품이다. 즉 삼성전자의 휴대폰, 냉장고, TV 등의 제품이 삼성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막강한 현대그룹에 밀리고 LG, SK, 대우 등 그만 그만한 대기업 중 하나이던 삼성은 1997년 IMF외환위기를 거치면서 경쟁자를 압도했다. 그룹전체가 유동성 위기까지 몰리기도 했지만 마침 분 IT산업의 열풍으로 체질개선에 성공했다. 삼성전자도 가전과 반도체기업에서 LCD, 휴대폰 등으로 제품의 라인업이 확장되었고, 스마트폰 열풍이 불면서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가전은 국내와 북미지역에 한정되었지만 스마트폰은 유럽, 중남미,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등지로 시장을 넓히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삼성의 사업(Business)을 제품(Product)과 시장(Market)관점에서 진단하고 평가해 보자.◇ 반도체는 메모리, 휴대폰은 하드웨어 치중해 성장잠재력은 낮아삼성그룹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코닝정밀소재 등 관련기업도 상당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지만 삼성전자의 사업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어 별도로 보기는 어렵다.삼성의 사업에서 제품은 반도체, 휴대폰 외에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이들 제품덕분에 삼성전자가 막대한 매출과 이익을 내고 있지만 특별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먼저 반도체를 보면 삼성전자는 메모리사업에 치중하고 있다. 현재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반도체는 메모리보다는 비메모리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아직 PC나 노트북에 메모리반도체가 많이 사용되고 있지만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의 시장이 확장되면서 데스크 탑 PC나 노트북의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에서 기술혁신을 선도하고 있지만 집적도 경쟁은 이미 수요가 제한적이라 의미가 없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분야 반도체 1위 기업이다. 반도체 산업을 전체로 보면 1위 업체는 인텔이다. 최근 인텔이 평면설계에 의존하고 있는 메모리반도체에 3D로 계층화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메모리반도체에서 삼성이 보유하고 있는 경쟁력은 기술력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생산효율성인데, 경쟁기업들이 따라잡을 여지는 충분하다. 삼성전자의 시스템 LSI사업부에서 비메모리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는 나지 않고 있다.다음 휴대폰도 피처폰과 스마트폰으로 나눌 수 있는데 삼성이 스마트폰의 절대 강자는 아니다. 유럽, 북미 등 선진국은 소득증가로 인해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지만,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중남미, 아프리카 등지의 국가는 소득이 낮아 여전히 피처폰에 대한 수요가 높다.노키아가 어려움을 겪고는 있지만 피처폰까지 포함하면 세계 휴대폰 시장점유율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스마트폰도 북미와 유럽에서는 선전하고 있지만 정작 세계 최대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에서는 점유율을 높이는데 한계를 보이고 있다. 스마트폰의 핵심은 하드웨어라기보다는 소프트웨어에 있는데, 삼성은 두뇌라고 볼 수 있는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지 못하다.스마트폰의 최강자인 애플이 자체 운영체제인 소프트웨어 개발에 주력하고 정작 하드웨어는 OEM생산하는 것과 차이가 있다. 판매대수는 삼성이 많지만 이익과 이익률은 애플이 높다. 삼성이 스마트폰에서 10%내외의 이익을 내는 것과 달리 애플은 30%대의 수익을 내고 있다.삼성이 상당한 기간과 예산을 투입해 ‘바다(OCEAN)’라는 스마트폰 운영체제를 개발하다가 중단한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 신사업의 불확실성, 3세 사업의 부적절성도 논란삼성그룹은 이건희 회장이 삼성특검으로 퇴진한 복귀하면서 비전2020을 내 세웠다. 새로운 시대에 걸 맞는 신사업을 벌이고 국내에 치중된 기존의 사업구조를 바꾸는 것이 골자다.삼성의 거침없는 행보가 국가경제를 견인하고 국민전체를 먹여 살릴 수 있을 것이라는 환상에 젖어 환호했다. 허망한 꿈으로 끝난 MB정부의 ‘747공약’이 머지 않아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질 수 있게 했다. 삼성이 추진하고 있는 신사업과 3세들이 추진하는 사업에 대해 진단해 보자. 우선 삼성은 2010년 초 태양전지, 전기차 배터리, LED, 바이오 제약, 의료기기 등 5개 미래 신수종 사업분야에 23조 3,0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했다. 2020년까지 50조원의 매출을 올리고, 45,000개의 일자리도 늘리겠다는 구상을 세웠다.2년이 지난 시점에서 보면 성과는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최근 이건희 회장이 비전 2020에 대한 점검을 시작하면서 허황된 계획을 보고한 계열사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부 신수종 사업의 추진실적을 간략하게 살펴보겠다.태양전지 사업은 삼성SDI가 주도하고 있는데 실적이 거의 없다. 각종 자료를 보면 연구개발을 하고 관련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고 하지만 눈에 띄는 성과는 나지 않는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경제의 미래’라고 극찬한 미국의 솔린드라(Solyndra)가 2011년에 파산했다. 독일의 태양광산업 간판기업인 솔론(Solon)도 파산신청을 했다.이들 유망기업들이 파산한 이유는 각국의 재정위기로 인한 투자축소, 시장의 공급과잉, 중국업체들의 덤핑공세 등이다. 삼성SDI도 중국업체가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결정질 대신 박막형 태양전지사업으로 방향을 선회했다고 하지만 미래가 밝은 것은 아니다. 전기차 배터리도 LG화학과 일본기업들이 이미 시장을 선점하고 있어 성과를 내기 어렵다. LG화학이 GM 등 글로벌선도 자동차기업들과 배터리공급계약을 맺고 활발한 영업활동을 하고 있지만 정작 삼성SDI은 출발도 하지 못하고 있다.LG화학도 본격적인 전기자동차 시대가 열리지 않아 실적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어 성장잠재력은 있다고 봐야 한다. LED는 LCD사업이 사양길로 접어들고 저전력 효율성을 추구하는 경향이 높아지면서 각광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LED분야에 대해 국내 LG전자뿐만 아니라 오스람, 지멘스 등 LED 선두기업과도 특허침해 소송을 받고 있다.바이오 제약과 의료기기사업도 계획대비 실적이 저조하기는 마찬가지다. 의료기기사업은 국내 1세대 초음파 의료기기 업체인 메디슨을 2010년 인수한 후 삼성 메디슨으로 바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계열사를 동원해 병원설계와 건설, 의료장비, 정보시스템까지 일괄적으로 수출하겠다는 구상을 했지만 아직 구체화되지는 않았다.의욕적인 것은 좋은데 삼성물산이 병원설계와 건설에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지, 삼성병원이 경쟁력이 있는 운영시스템을 가지고 있는지, 삼성SDS가 병원정보시스템 구축의 경험이 풍부한지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우선이라고 본다. 사업이 되지 않는 이유가 분명 있는데 다른 이유를 찾고 있지 않나 판다된다. 다음으로 3세들이 추진하는 신사업도 삼성의 위상에 맞지 않거나 기업문화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이건희 회장의 장녀인 이부진이 호텔신라 대표이사는 양식당, 중식당, 일식당은 늘리고 한식당은 줄여서 논란을 초래했다. 둘째 딸인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이 주도하고 있는 ‘8 Second’라는 의류소매점 체인사업도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다.제일모직은 SPA브랜드 사업을 위해 체인사업을 한다고 하지만 재벌기업이 하기에는 부적절하다. 우수한 섬유재질을 개발하고 세계적인 브랜드를 만들어 해외진출을 해야 하는 대기업이 동네 옷 가게에 전념하는 것은 중소상인의 사업권을 침해한다. 후일 삼성의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이건희 회장의 장남 이재용도 ‘e 삼성’을 실패한 후 그룹의 간판기업인 삼성전자에서 경영권수업을 착실하게 받고 있어 다행스럽다. 삼성특검으로 물러난 후 다양한 경험을 쌓기 위해 노력했다고 하지만 아직 두드러진 성과를 보이고 있지 못하다.e삼성 출신들이 추진하고 있는 기업 중 하나가 삼성SDS의 자회사인‘오픈타이드코리아’이다. 삼성그룹의 각종 컨설팅업무를 독점적으로 수주하고 있으며, 최근 삼성그룹 계열사 IT시스템 유지보수 업무를 하면서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삼성이 추진하는 신사업과 3세들의 사업을 진단한 이유는 신사업을 추진하면서 성장성, 수익성 등도 검토해야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기업문화와 적합도 평가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단기적 성과가 달성 가능한 제조업에 익숙한 삼성의 기업문화가 장기적 노력이 필요하고 섬세한 정서통제가 필요한 서비스업에 적합하지 않다.삼성전자가 강점을 가지고 있는 반도체나 휴대폰제조업은 단기 운용노력이 필요한 제품이다. 반면에 바이오 제약이나 의료기기는 장기 연구개발과 임상실험이 필요하다. 제품이 요구하는 기업문화가 다르다는 말이다. 삼성의 장점은 제품의 품질이나 신뢰도가 아니라 서비스다. 전자제품이나 휴대폰은 품질과 안전성에 대한 테스트를 하지 않고 팔아도 된다. 소비자가 항의를 하면 수리해 주거나 수리가 불가능하면 교체해 주면 된다. 삼성전자의 가전제품도 LG전자에 비해 품질경쟁력이 뒤떨어졌지만 이런 방식의 서비스정책으로 성장했다.하지만 제약이나 의료기기는 사람의 생명을 다루기 때문에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 신뢰는 하루아침에 쌓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단기적 성과와 품질경쟁보다는 서비스경쟁에 익숙한 삼성의 기업문화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신사업을 성공시키려면 삼성 기업문화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와 개선노력이 우선이라고 본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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