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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의 기업문화를 진단하면서 LG로부터 분가한지 10년도 되지 않았지만 LG와는 확연하게 구별되는 기업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 놀랐다.과거 LG와 사업적으로 여러 가지 업무를 수행한 경험으로 비춰보면 다른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LG의 계열사도 업무의 속성에 따라 너무 다른 기업문화를 갖고 있었다. LG가 다른 대기업에 비해 인화와 화합을 중시하고 있어 예의가 바르고, 신사적인 행동을 보여 줘 사업을 하는데 편했었다. 하지만 현재 GS의 계열사로 된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LG의 기업문화와 달랐다. GS의 기업문화를 기업문화 측정과 혁신도구인‘SWEAT Model’에 적용해 5-DNA 10-Element의 성취도, 기업문화 위험관리, 혁신전략 등을 종합적으로 진단하고 평가해 보자.◇ 5-DNA 10-Element의 성취도 분석▲ 그림 7-1. 5-DNA 10-Element 분석GS의 기업문화를 SWEAT Model의 5-DNA 10-Element를 점수로 평가해 보면 [그림 7-1]과 같다. 전반적으로 GS의 기업문화는 낮은 수준의 성취도를 나타내고 있다. 특별하게 잘 하는 사업도 없고, 그렇다고 아주 못하는 사업영역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비전(vision)에서 사업의 목표(goal)도 ‘Value No.1 GS’로 설정해 소비자에게 높은 가치(value)를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허창수 회장이 사재를 출연해 재단들 설립하는 등 사회적 책임(responsibility)을 강조하지만 사업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GS가 롯데, 신세계 등 동종 유통업을 하고 있는 대기업보다는 신사적이기는 하지만 협력업체와 관계가 원만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사업(Business)에서 제품(product)과 시장(market)도 확고한 시장지배력을 보여주지 못해 아쉬움이 들었다. 어떤 제품도 품질이나 가격에서 확고한 경쟁우위에 있다고 보기 어렵고, 결과적으로 시장에서 1위 사업자로 군림하고 있는 영역도 없다.그룹의 간판기업인 GS칼텍스 조차도 유가, 환율, 경기변동 등에 영향을 크게 받고 있어 성과(Performance)도 일관성이 떨어진다. 사업 자체가 각종 위험(risk)에 노출돼 있어 위험관리를 강조하고 있지만 체계적인 시스템도 보이지 않는다. 조직(Organization)에서 일(job)은 단순 유통업을 하기 때문에 배분이 비교적 잘 되어 있다지만 사람(people)은 특별한 강점이 보이지 않는다.인재는 선발하는 것이 아니라 양성하는 것이라는 점도 인식하고 있지만 어떻게 양성하고 있는지에 대한 차별화된 제도도 찾을 수 없다. 유사 업종의 경쟁기업과 달리 경영도구(methodology)의 도입을 통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려고 노력한다는 점은 높게 평가 받았다. 전체적으로 GS는 그룹 규모에 비해 기업문화의 관리수준이 낮았다.◇ 기업문화 위험의 관리전략▲ 그림 7-2. 기업문화 위험의 관리GS가 기업문화 5-DNA를 인식하고 관리하는 수준을 평가해 정리한 것이 [그림 7-2]이다.우선 삼성이나 SK 등 다른 대기업과 달리 기업이 느껴야 하는 체감도가 매우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그룹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사업, 성과, 조직, 비전에 대한 체계적인 진단과 관리전략을 수립할 필요성이 높다. 상대적으로 시스템은 어느 정도 잘 정비돼 있다고 판단된다. 기업문화 무시할 수 있는 위험은 하나도 없고, 받아들이기 어려운 위험은 비전과 시스템과 연관되어 있다. 다른 기업과 달리 사업과 성과가 위치가 바뀌어 있다. 사업은 확장의 한계로 인해 전략상 중요도가 낮고, 유리적 조화도도 낮은 편이다.유통업은 섬유, 기계, 전기 등의 과거지향적인 사업과 달리 미래지향적이기 때문에 사업을 고민하기보다는 성과를 고민해야 한다. 낮은 성과는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킨다.성과는 전략상 중요도가 사업보다는 높지만 조직보다는 낮다. 비전의 목표나 사회적 책임 부문 중 일부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위험에 처해 있어 시급한 개선노력이 필요하다. ◇ GS가 채용하고 있는 혁신 전략▲ 그림 7-3. SWEAT Model로 분석한 GS 기업문화SWEAT Model로 GS의 기업혁신방법을 분석해 보면 [그림 7-3]과 같다. LG가 ‘ 역 E-Type Model’을 채용하는 것과는 달리 GS는 일본기업이 주로 채용하는 ‘T-Type Model’을 채용하고 있다.제조기반을 가진 LG와 달리 GS가 유통업이라는 사업적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밖에 해석할 수 없다. LG는 비전을 세우고, 조직을 통해 시스템과 성과를 관리해 사업을 정돈하는 역 E-Type Model을 채용하고 있다. 서비스업종의 글로벌 기업들이 선택하는 기업문화 혁신전략이다. GS의 T-Type Model은 특별한 비전 없이 사업적 성과를 바탕으로 조직을 정비하고,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식을 택한다. 기업문화 전문가들은 일본기업들이 1970~80년대 뛰어난 기술력을 기반으로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해 전세계 시장을 장악했지만 IT와 소비자 니즈(needs)의 변화를 따라잡지 못해 장기 침체를 경험하는 이유로 비전설정이 되지 못한 것을 지적한다. GS의 주력사업인 정유, 유통, 건설도 명확한 비전설정 이후 사업을 시작했다기 보다는 그냥 시장의 수요가 있으니 그에 대응하면서 자연스럽게 기업이 성장했다고 봐야 한다. 해외보다는 내수시장만으로도 충분히 성장할 수 있어 목표에 대한 고민도 적었다.특정 분야는 대기업들이 정부의 사업적 특혜나 규모의 경제(the economy of scale)와 같은 진입장벽을 쌓아 독과점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전략도 수립하지 않았다. GS는 적절한 규모의 시장 지배력과 이윤에 만족하면 큰 고민 없이 할 수 있는 사업을 갖고 있다.그러나 GS가 내수에 만족하지 않고 해외로 눈을 돌리려면 조직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 다른 대기업은 글로벌 인재의 채용에 심혈을 기울이지만, GS는 대외적으로 두드러진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인재는 채용하는 것이 아니라 양성하는 것이라는 명제에는 100% 공감하지만 과연 그런 인재양성시스템을 갖고 있는지, 잠재력을 보고 인재를 채용할 배포를 가진 경영진이 존재하지는 여부도 판단하기 어렵다.오너 일가위주의 승진인사나 경영진 구성에 있어 과점을 하는 것은 조직에 활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GS가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비전설정에 대한 고민뿐만 아니라 조직과 시스템에 대한 전반적인 정비도 해야 한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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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의 허씨는 서부경남의 중심지인 경남 진주를 기반으로 하는 대지주였다. 구씨와 인연을 맺은 허만정 씨는 일제 강점기 동안 독립군의 군자금을 지원하는 등 애국을 몸소 실천했고, 자식들에게 LG의 경영전면에는 나서지 말라는 유지를 남겼을 정도로 안분지족(安分知足)을 아는 사람이었다.따라서 자손들도 경영은 구씨 가문에 맡기고, 관리/총무와 같은 살림살이를 도맡아 했다. 경영전략을 수립하고 도전을 하기보다는 계획에 따라 실천을 하면서 보수적인 경영스타일이 몸에 밴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LG에서 분가를 할 때 안정적이고 관리효율만 높이면 되는 정유, 유통, 건설과 같은 사업을 요구했다. 이런 사업을 하던 계열사가 내수에 치중하고, 대규모 투자보다는 기존의 설비나 사업의 효율성만 관리하면 경영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판단을 한 것이다.현재까지는 이 판단이 유효하지만, GS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뭔가 어떤 광고카피처럼 ‘2% 부족’하다는 느낌이 든다. 그것이 무엇인지 한번 살펴보도록 하자.◇ 치열한 열정이 보이지 않는 조직 분위기로는 선도기업이 될 수 없어GS의 기업문화를 연구하면서 GS의 직원들을 많이는 만나지 못했지만 과거부터 만난 전∙현직 직원들과의 경험을 유추하면 GS 직원들의 특성을 파악할 수 있다. LG의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GS도 다른 기업과는 달리 ‘신사’적이다.각종 회의를 해도 돌출발언을 하거나 치열한 논쟁을 벌이기 보다는 조용하게 듣는다. 상급자나 오피니언 리더가 주장하는 내용에 토를 달거나 적극적으로 반대하지 않는다. 인화를 중시하는 조직문화가 확연하게 드러난다고 판단했고, 좋은 점이라고 지적했다.하지만 유통산업의 1위 업체인 롯데의 직원들을 보면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끝까지 물어 뜯는 근성을 보인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라면 윤리적 비난뿐만 아니라 실정법을 위반하는 것도 크게 개의치 않는다.저돌적이고 비윤리적인 행위로 인해 비난을 많이 받지만 직원들의 성향은 롯데가 유통업계의 최강자로 부상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다른 기업이 잘 하는 분야는 욕을 먹더라도 일단 베끼기를 하는 것도 롯데의 잠재적 강점이다.최근 수사기관이 롯데 계열사 중 하나에서는 대표이사가 협력업체의 기술을 빼돌리는데 직접 가담했다는 수사결과를 발표해 충격을 줬다.GS 직원들의 성향으로는 GS가 사업을 확장하는데 걸림돌로 작용한다. 1위 기업이라고 해도 사회적, 경제적 변화에 재빠르게 적응하지 못하면 망하는 시기인데, 하물며 2위 기업은 보수적으로 수성(守城)만 해서는 살아남지 못한다.GS의 어느 사업도 국내에서 독보적인 사업자로서 지위를 갖고 있지 않다. 현재의 현상유지적 사업방식으로는 1위 사업자를 뛰어 넘기는커녕 간격을 유지하기도 벅차다. 경영진은 조직 내부에 좀더 도전적이고 열정적인 분위기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렇다고 무조건 1등이 되기 위해 롯데나 다른 유통기업처럼 비난을 받을 정도의 경영을 해서는 안된다. 개인적으로 GS가 중시하는 ‘인화’의 정책은 매우 좋다고 생각한다. 인화를 해치지 않으면서 조직내부에 열정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은 창발적 과업갈등(Task Conflict)을 활성화시키는 것이다.활발한 토론과 의견개진이 자칫 감정갈등(Emotional Conflict)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잘 관리해야 한다. 커뮤니케이션도 상대방을 배려하는 데서 출발하면 조직 내부에 갈등이 생기지 않고 오히려 친밀도가 향상된다. 현재의 조직분위기를 쇄신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경영진에 포진하고 있는 오너 일가가 솔선해서 실천하면 불가능한 것도 아니라고 본다. 오너 경영진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것이 책임경영이고, 오너가 진정으로 의지를 표명할 경우 어렵지 않게 조직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오너일가가 유교적 전통이나 상명하복에 얽매여 있다면 본인들부터 건설적 토론과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훈련을 받아야 한다. 말로만 창의적 사고, 창발적 과업갈등을 외치면 기업문화를 절대로 바꿀 수 없다.◇ 유통업이 신의가 기본인데 신의를 지키려는 의지도 부족해조선시대 지배자층인 양반들은 ‘사농공상(士農工商)’을 외치면서 상업을 천시했다. 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장사꾼’이라고 하대했다. 양반들은 어두운 방안에서도 자신을 속이지 않는 것을 중시했는데, 장사는 정직하지 못한 행위라고 생각한 것이다. 근본적으로 남을 속이며 돈을 버는 것이 장사라고 본 셈이다.이런 근시안적이고 단편적인 사고로 인해 조선은 500년 동안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오히려 경제는 퇴보했다. 아직도 유교적 전통이 강하게 남아 있는 서부경남의 촌로들은 이런 사고에 갇혀 있다. 전통적으로 중국인들은 이재에 밝다. 세상에서 돈을 가장 잘 버는 민족을 꼽으라고 하면 유태인과 중국인을 지목하는 사람들이 많다. 유태인은 2천년 동안 유랑생활을 하면서 생존을 위해 장사를 선택했다면, 중국인들은 방대한 영토와 풍부한 물자를 바탕으로 상업을 천직으로 삼았다. 오죽했으면 중국을 ‘상(商)의 나라’라고 부르겠는가?20세기 초 서구열강의 제국주의 침략에 무릎을 꿇었던 중국이 1970년대부터 개혁∙개방정책을 펼치면서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중국 본토도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지만, 동남아시아 등지에 흩어져 있는 화교들의 경제력도 무시하기 어렵다. 유태인들이 냉정하고 철저한 계산을 바탕으로 장사를 한다면, 중국인들은 ‘신의’를 중시하면서 장사를 한다. 유태인들이 단기적 관점에서 투자를 한다면, 중국인들은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를 한다는 것도 차이점이다.유태인들은 담보를 잡고 돈을 빌려 준다면, 중국인들은 신용으로 돈을 빌려준다는 것도 다르다. 유태인들이 세계적 부호대열에 끼어 있고, 세계금융을 좌지우지(左之右之)하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의 비난을 받는 것과 달리, 중국인들은 그들의 영향력에 비해 부정적인 평가를 적게 받는다. 위와 같은 사실들을 보면 중국인들이 유태인보다 더 영리하다고 볼 수 있다.중국인의 장사법도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원가가 500원인 사과 10개를 매일 농장에서 납품 받아, 개당 1,000원에 팔기로 계약을 했다고 가정해 보자. 열심히 장사를 했지만 장사를 마칠 시점까지 5개를 팔고, 5개가 남았다. 한국의 장사꾼은 5개를 팔지 못해 손해를 봤다고 생각하지만, 중국의 장사꾼은 5개를 팔아 5,000원을 벌었으므로 원가를 회수해 본전은 챙겼다고 생각한다.남은 5개의 원가계산도 다르다. 한국의 장사꾼은 개당 원가가 500원이기 때문에 그 이하로는 절대로 팔지 않는다. 하지만 중국의 장사꾼은 이미 전체적으로 본전은 회수했기 때문에 남은 5개의 원가는 0원이기 때문에 전체를 10원이라도 받고 팔면 이익이라고 생각한다. 남은 사과 5개를 처리하는 방식도 다르다. 중국의 장사꾼은 10원이라도 받거나 아니면 남은 것을 지나가는 잠재고객에게 그냥이라도 나눠준다. 그 고객이 미안해서 다음날 사과를 살 수 있기 때문이다.한국의 장사꾼은 남은 사과 5개를 최대한 팔기 위해 노력하지만 팔지 못하면 다음날 팔기 위해 남겨 둔다. 다음날 농장에서 납품 받는 사과의 수량도 중국과 한국의 장사꾼은 다른 관점에서 접근한다. 한국의 장사꾼은 매일 사과를 10개씩 납품 받기로 계약을 했지만 어제 팔다 남은 5개가 있기 때문에 5개만 구매하려고 한다. 자신이 재고를 안고 갈 수 없기 때문에 계약을 위반하는 것이다. 판매를 하지 못한 것은 자신의 책임임에도 불구하고 농장주에게 책임을 전가한다.반면에 중국의 장사꾼은 팔다 남은 사과가 5개가 있다고 해도 10개를 그대로 구매한다. 판매하지 못한 것은 자신의 책임이기 때문이다. 농장주와의 계약을 지키는 것이 5개를 덜 구매해 손해를 줄이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다. 그리고 어제 10개를 팔지 못한 원인을 분석해 어떻게 하면 다 팔 수 있는지 고민하는데 시간을 할애한다. 장황하게 한국의 장사꾼과 중국의 장사꾼을 비교 설명하는 이유가 한국의 장사꾼들은 근시안적이고 상도(商道)를 지키는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자신의 잘못을 납품업체나 협력업체에 전가하는 것이 유능한 사업가이고, 장사를 잘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소위 말하는 ‘갑과 을’의 관계에서 갑의 지위를 적극적으로 향유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작은 구멍가게에서 시작해서 큰 사업을 일군 사람들도 신의를 지키는 사람이 많지 않다. 이렇다 보니 한국에서 장사를 하는 것은 남을 속이는 게임에 지나지 않다고 한탄하는 사람들이 많다. 한국은 특이하게 형사범 중에서 사기꾼이 가장 많다.어릴 적부터 가장 많이 들은 말 중 기억나는 것이 ‘서울에 가면 서 있는데도 코를 베어 간다’는 것이다. 서울은 주변천지에 사기꾼이 득실거린다는 말을 하는 사람이 아직도 많다. 대기업조차도 법률적인 효력이 있는 계약서를 작성해도 지키려는 의지가 없다. 모두가 말로만 신의와 상도를 외치지만 정작 지키는 사람은 없다. 한국 유통기업들의 일탈적 행위는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다. 해방 이후만 보더라도 장사로 돈을 벌었거나 번 사람들은 많지만 국민적 존경을 받는 사람은 거의 없다. 3대를 넘긴 부자도 찾기 어렵다. 권모술수(權謀術數)와 약탈적 거래로 인심을 얻을 수 없다.독과점으로 인한 담합과 정보비대칭성으로 소비자를 기만해서는 사업을 장기적으로 영위하기 힘들다. 장사도 대를 이어가고 국제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려면 신의가 우선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더 강조한다. 다른 유통기업에 비해 훌륭한 정신적 기반을 갖춰다는 점도 GS의 자산이다.GS도 해외진출을 가속화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해 100년 기업이 되고자 한다면 인화를 바탕으로 한 신의의 기업문화를 구축해야 한다.-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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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서 분리된 이후 GS의 경영성과를 보면 ‘보통’수준으로 평가할 수 있다. 종합상사를 인수하고, 홈쇼핑과 편의점 사업이 성장한 것은 맞지만 높은 평가를 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다.계열기업은 많지만 그룹의 매출이 GS칼텍스에 집중된 점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GS칼텍스의 사업이 위축되면 바로 그룹이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사업다각화를 위해 조선, 물류 등 관련 기업을 M&A하려고 시도했지만 실패하면서 성장동력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GS의 성과(Performance)를 이익(profit)과 위험(risk) 관점에서 진단해 보자.◇ GS칼텍스, GS리테일 등 안정적인 성장세 유지GS칼텍스는 정유, 윤활유, 석유화학 등 다각화된 사업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다. 정유사업은 휘발유, 석유 등 석유류 제품과 석유화학 원료를 생산한다. 윤활유사업은 윤활유의 원료가 되는 기유와 윤활유를 생산한다.석유화학사업은 정유공장에서 생산되는 납사와 가스오일, 천연가스를 원료로 고온 분해나 촉매 반응을 통해 올레핀 제품과 방향족 제품을 생산한다. 그리고 이들 제품을 기초원료로 합성수지, 합성고무, 합성섬유원료, 합성세제, 화학공업 약품을 생산한다. 국내 정유시장 2위, 국내 최대 BTX 생산능력을 보유해 사업안정성도 우수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원유도입선을 다각화하고, 시설고도화를 통해 석유화학, 윤활유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는 점도 높은 점수를 받는다.공동 대주주인 쉐브론(Chevron) 그룹은 매출 기준 세계 4위를 차지하고 있는 석유 메이저회사다. 석유개발, 정제, 판매뿐만 아니라 석유화학, 천연가스, 전력사업 등 다양한 에너지 사업을 하고 있다. 쉐브론의 영업망도 해외사업을 추진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매출도 2010년 23조원, 2011년 33조원을 돌파했다. 관련 제품의 수출비중도 60%를 넘어섰다. 내수는 40%에 불과하다.GS칼텍스는 원유를 수입하는 기업이 아니라 수입한 원유를 정제해 수출하는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작년은 주요 산유국이 있는 중도의 정세가 부안하고, 미국의 재정위기, 중국의 긴축정책 등이 혼재하면서 유가의 변동성이 확대되어 정유회사의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제마진이 악화되지 않아 영업이익은 2011년 1.4조원에 달했다. GS리테일도 롯데, 신세계 등이 과점하고 있는 백화점 사업을 정리하고 편의점, 슈퍼마켓이라는 틈새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면서 매출이 급신장하고 있다. 2011년 매출은 3.9조원, 영업이익은 1,000억 원으로 영업이익률은 2.6%수준이다.매출은 늘어나고 있지만 영업이익률은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어 우려된다. 다른 유통기업인 GS샵(GS홈쇼핑)도 2010년 홈쇼핑 업계 최초로 취급고 2조원을 돌파했다. 2012년 3조원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어 매출신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전반적으로 내수시장에 의존하고 있지만 2011년까지는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내수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수출과 해외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중국을 제 2의 내수시장으로 만들자는 목표로 현지공장을 늘리고 있다. 중국경제가 여전히 고성장을 유지하고 있어 화학관련 제품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한다.홈쇼핑사업도 베트남에 합작기업을 설립해 진행하고 있다. 동남아시아도 세계 경제불황의 영향을 적게 받고 있고, 경제발전의 결과 소비자층이 두터워지고 있다.◇ 영업이익률은 떨어지고 이자보상배율은 낮아져 위험정유사업은 전형적인 수급산업으로 수급변동, 정제마진 등락에 수익성이 연동된다. 작년까지는 원유가격은 급등락을 했지만, 수요가 안정적이 되면서 정제마진도 우수했지만 2012년도는 상황이 바뀌고 있다.유럽과 미국의 국가재정위기가 심화되면서 석유수요가 둔화되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 미국 등의 비전통원유 생산 증대 등으로 공급이 증가되었다. 정제마진의 악화가 현실화된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영업이익이 급감하고 있으며, 2/4분기는 적자를 기록했다. 3/4분기는 흑자로 전환돼 3,238억 원을 기록했다.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휘발유, 경유 등의 제품가격도 올라 실적이 개선된 것이다.4/4분기도 석유류 제품의 주요 소비국이 몰려 있는 북반구의 겨울이라 난방연료의 소비가 늘어나 흑자가 전망된다. 그렇다고 해도 2011년을 기준으로 봤을 때 영업이익율이 3%로 수준인데, 매출은 늘어나고 이익은 줄어들면서 더 낮은 수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국내 경쟁업체인 SK에너지도 마찬가지로 고전하고 있다. 주력기업 중 하나인 GS리테일의 영업이익 감소율도 주목할 만하다. 2001년 7.8%였던 영업이익률이 2005년 2.9%로 대폭 감소했다가, 2009년 4.9%로 올랐지만 2010년부터 2%대 후반을 유지하고 있다.2010년 2.9%, 2011년 2.6%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유통기업의 이익률을 높으면 반대로 협력업체나 체인점의 점주가 낮은 마진으로 고통을 받는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에 무작정 높이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 적정마진이라는 개념을 도입해야 하는데, ‘적정’이라는 단어가 추상적이라 곤란을 겪는 것이다. 국내 업계 평균으로 해야 할 지, 아니면 선진국의 유통기업의 수준으로 해야 할 지 판단이 쉽지 않다.GS는 ‘협력사는 단순한 거래자가 아닌 함께 공생 발전하는 파트너’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주장한다. 협력사와 상호 대등한 위치에서 투명하고 공정한 거래를 하기 위해 노력한다. 협력사 지원프로그램을 신설해 협력업체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도움을 주고 있다. 아마도 이런 노력과 고민이 영업이익률을 떨어뜨리는데 기여를 했을 것이라고 본다.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지만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단기적으로 불만을 가질 소지가 다분하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협력회사와 상생의 노력을 한다는 것은 매우 좋은 경영전략이다.국내 기업이 단명하는 이유 중 하나가 협력회사와의 관계악화이다. 국내기업들은 모두 제로섬게임(zero-sum game)을 하기 때문에 ‘너 죽고 나 살자’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협력회사에게 불이익을 주지 않고, 영업이익률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유통도 단순히 물건을 배달하는 개념에서 벗어나 제품 소싱(sourcing)을 과학화하고, 배송창고의 위치선정, 배송루트의 합리화 등을 통해 마진을 확대할 수 있다.유통기업들도 운영 (operation) 노하우를 쌓기 위해서 노력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살아남지 못한다. 규모의 경제나 자금력을 바탕으로 경쟁자를 압도하는 것은 오랫동안 경쟁우위를 지속하기 어렵다. 영업이익은 줄어드는데,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빌리는 돈은 많아져 이자를 갚기도 벅차다.소위 말하는 이자보상배율이 낮아지고 있어 걱정이다.이자보상배율은 기업이 영업이익으로 대출금이나 회사채 이자를 얼마나 갚을 수 있는지를 평가한 수치다. 이 수치가 1을 초과하면 이익이 이자비용보다 많고, 1 미만이면 이익이 이자보다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GS그룹도 이자배상배율이 2011년 2.39에서 2012년 0.76으로 1.63포인트 악화됐다. 사업을 해서 이자도 갚기 힘들다는 것이다. 삼성과 현대차를 제외한 대부분의 그룹이 영업이 악화되면서 이자보상배율이 낮아지고 있어 이해관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 대외여건이 악화되면서 정보기반의 시나리오 경영의 요구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재정 위기가 심화되면서 수출을 하는 국내기업들의 경영여건이 악화되고 있다.GS가 내수를 기반으로 한다고 하지만 원유도입을 해야 하므로 온전한 내수기업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산유국의 정치상황이나 주요 소비국의 경제상황, 정치상황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관련 정보를 소홀히 할 수 없다.이에 따라 GS는 허창수 회장의 지시에 따라 각 케이스(case)별 대응방안을 마련해 적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시나리오경영’을 수립했다.유가나 환율의 변동폭이나 경제성장율의 변화에 따라 수급을 조절하거나, 현금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을 미리 하는 것이다. 유가는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지만 이란과 이스라엘의 전쟁가능성, 이라크 등의 내정에 따라 더 올라갈 수도 있고, 급락을 할 수도 있다.환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차기 정부가 물가불안을 통제해야 하고, 일본도 수출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엔저정책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도 재정절벽(fiscal cliff)을 해소하기 위해 달러 가치를 떨어뜨릴 것으로 보인다.그동안 세계 경제를 주도하던 미국, 서유럽의 선진국의 경제가 당분간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재정위기 해소되지 않았고, 해소하기도 어렵다.러시아, 인도, 브라질 등 이머징마켓의 성장세도 위축되고 있다. 중국도 견고하게 유지하던 성장세가 급격하게 둔화되고 있고, 최근의 경제성장률 통계가 조작되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경제의 연착륙(soft landing)이 어려울 것이라는 내∙외부의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성장률을 조작한다는 것이다. 중국정부의 과거 전력을 볼 때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시나리오 경영의 요체는 치밀한 정보(intelligence)수집력이다. 유가, 환율, 경제성장률 등을 경쟁자보다 사전에 파악하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정보수집체계를 구축해야 하고, 수집한 첩보(information)를 분석(analysis)할 수 있는 분석능력의 제고가 요구된다. 시나리오를 수립하는 기반이 되는 것도 정보고, 그 시스템을 가동하는 것도 정보에서 출발한다.국내기업들이 정보의 중요성은 인지하고 있는데 글보벌정보경영전략(GIMS, Global Intelligence Management Strategy)에 대해서는 인식이 낮아 우려된다. 선진화된 정보체계를 수립해야 하고, 이를 통해 시나리오경영이 완성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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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명박 정부 들어 사돈기업인 효성그룹과 마찬가지로 두드러지게 성장한 기업이 롯데그룹(이하 롯데)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롯데는 동반성장이나 양극화 해소라는 국가정책에 따라 계열사 불리기에 소극적이었던 일부 다른 재벌그룹과는 상반된 길을 걸었다. 이런 결과가 2012년 7월 200만 명의 자영업자들이 유통재벌이 골목상권을 침범한다고 ‘롯데 제품의 불매운동’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침묵을 지키던 일부 언론은 롯데의 끝없는 탐욕을 비난하고, 어떤 지식인은 롯데의 경영철학 부재를 성토하고, 정치인은 경제민주화라는 구호를 외치고, 정부는 시장경제체제에 맡겨야 한다는 말만 하고 뒷짐만 지고 있다.도대체 왜 롯데가 ‘공공의 적’이 되고 있는지, 타개책은 없는지 등의 이슈를 해소하기 위해 롯데의 기업문화를 SWEAT Model로 긴급하게 진단해 볼 필요가 있어 다른 기업보다 먼저 다룬다. ◇ 해외 진출한 한국인 중 가장 성공한 3인으로 불리는 신격호 회장한국인은 5천년 역사와 단일민족이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지만 좁은 한반도에 자리잡아 대륙이나 해양으로 진출을 적극적으로 하지 못했다. 따라서 5천년 찬란한 역사에도 불구하고 해외에 나가 성공한 인물이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몇 백만의 재외동포가 있지만 현대에 들어 가장 성공한 사람을 꼽으라고 한다면 문선명 통일교 교주, 조남기 전 중국인민해방군 상장(한국계급으로 대장에 해당) 그리고 롯데의 신격호 회장 정도가 된다. 먼저 문선명 교주는 일본에서 급격한 성공을 거둔 후 세계적으로 통일교를 확산시켰다. 수만 명의 집단 결혼식, 국제결혼, 종교와 경제의 일체화 등으로 유명세를 치뤘다. 정통 교단으로부터 이단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고, 교세가 급격하게 위축되고는 있지만 아직 국제적 영향력은 크다. 신(神)의 반열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대한민국 개신교 역사상 국제적으로 가장 성공한 성직자라고 볼 수 있다. 다음으로 일반인에게 생소한 조남기 전 중국인민해방군 상장은 일제시대 만주로 이주했다. 중화인민공화국의 설립 후 인민해방군으로 한반도의 6∙25전쟁에도 참전했다. 이후 문화대혁명 기간 동안 정치적 위기도 있었지만 1998년 인민정치협상회의의 부주석으로 선임되기도 했다. 약 300만 명으로 추산되는 중국 조선족의 우상이며 한족을 제외하고 소수 민족 중 가장 높은 서열이라고 한다.마지막으로 롯데의 총괄회장인 신격호이다. 한국에서 태어나 돈을 벌러 일본으로 간 신격호는 전후 일본의 생필품 부족현상과 미국원조물자를 모방해 사업을 일으켰다. 1948년 롯데주식회사를 설립해 천연 치클을 사용한 껌을 개발했다. 이후 초콜릿, 캔디 등 과자류의 제조∙판매에서 시작해 음료, 호텔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1965년 한일국교정상화 이후 1967년 재일동포의 모국투자의 일환으로 한국에 진출해 롯데제과를 설립했다. 한일 양국에 사업을 하고 있으며, 격월제로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사업을 지휘해 ‘현해탄의 사나이’로 불린다. 편협한 반도에서 내부투쟁에 골몰하는 대부분의 한국인과는 달리 이들 3인은 동기에 관계없이 이방인으로서 일본, 중국 등에서 대성공을 거뒀다. 문선명 총재는 종교적으로, 조남기 상장은 정치적으로, 신격호 회장은 경제적으로 입지전적인 인물이 되었다. 특히 문선명과 조남기가 개인이라는 한계로 인해 영향력이 제한되는 것에 반해, 신격호는 롯데제국을 건설해 오히려 영향력이 지속적으로 확대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신동빈 회장은 공격적 M&A, 사업확장으로 정치적 특혜논란 키워창업주 신격호 회장은 정경유착으로 요란한 사업을 하는 다른 대기업과 달리 조용하게 소리 없이 내실을 다지는 경영을 했다.정부의 입김이 적은 소비재 제조와 유통이라는 업(business)의 특성, 어음이 아닌 현금위주의 장사로 특혜금융을 받을 필요가 없었던 점, 베이비붐과 소득증대로 시장의 폭발적 성장 등으로 인해 경기변화나 외부환경의 영향을 적게 받았다. 당연히 사회적 관심의 초점이 되거나 비난을 받을 유인도 제공하지 않았다.하지만 2004년 신격호 회장의 차남 신동빈이 한국 롯데의 부회장이 되면서 보수적인 색채를 벗어 던지고 공격적인 경영을 하고 있다. 2006년 우리 홈쇼핑, 2007년 대한화재, 2009년 두산주류, 2010년 GS백화점 & 할인점, 2012년 하이마트 등 대규모 M&A에 매년 수천억 원을 쏟아 부으면서 그룹의 외형을 2배 이상 성장시켰다.잠실 제 2 롯데월드, 부산 제 2 롯데월드 신축 허가 등 굵직한 개발사업도 대부분 소원대로 추진이 가능해졌다. 특히 롯데는 공정사회를 주도한 노무현 정부보다는 친기업 성향을 보인 MB정부 들어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롯데의 급성장 배경에는 롯데의 총괄사장을 했던 장경작(현 현대아산 사장)이 있다. MB의 대학동기로 알려진 그는 MB정부가 들어서면서 호텔롯데 사장에서 롯데의 총괄사장이 되어 대정부, 대정치권 로비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을 받고 있다. 그는 잠실 제 2 롯데 신축 허가를 이끌어 내는 등 탁월한 대관업무능력을 인정받아 2010년 3월 아사상태에 빠져 있는 현대아산의 사장으로 발탁되었다. 대북협력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현대아산이 정치인이 아닌 사장을 선임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그동안 알만한 사람만 알던 롯데의 정치적 특혜 의혹에 대한 논란이 MB정부의 임기 말이 되고, 레임덕이 생기면서 증폭되고 있다. 기업이 실정법의 테두리 내에서 사업을 해 이익을 내고 덩치를 키우는 것을 비난할 수 없다. 또한 기업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있다고 해서 대중영합주의로 정치적 공격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다만 정권교체기에 반복적으로 행해지던 사정작업에서 롯데에 대한 특혜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 경영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고 본다.◇ 정체성을 확보하고 올바른 기업문화 통합이 급선무국내에 M&A라는 용어가 본격적으로 소개된 것은 IMF 외환위기 이후이다. 한화그룹, STX그룹, 두산그룹, CJ그룹, 금호그룹, 웅진그룹 등 새롭게 부상하는 그룹은 대부분 M&A를 통해 덩치를 키웠다.M&A은 ‘돈(money)’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인수한 기업을 자사의 기업문화로 통합시켜 ‘시너지(synergy)’를 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실제 대규모 M&A 이후 오히려 그룹이 위기에 직면한 경우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많다. 롯데도 2000년대 이후 대규모 M&A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지만 롯데의 기업문화를 정착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젊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 보면 롯데는‘유행에 민감하고 대중적인 이미지의 30대 여성’으로 여긴다.롯데가 2000년 이후 문어발 확장을 하기 전에는 껌, 과자, 음료 등 소위 말하는 아이들 주전부리를 제조∙판매하고 롯데월드라는 놀이동산을 운영해 활달한 여성의 이미지가 사업의 정체성과 일치했다. 하지만 이제 건설, 석유화학 등 80여개의 계열사를 가져 롯데 사업의 정체성이나 기업문화가 무엇인지 파악하기 어렵다. 롯데가 아시아 10대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기업의 정체성(identity)을 확립할 필요가 있다. 소비재 제조∙유통기업으로 수직계열화를 어떻게 할 것인지 사업전략도 다시 수립해야 한다. 그동안 인수∙합병한 다양한 계열사도 단기적 성과로 몰아 부치는 것이 아니라 먼저 롯데의 정체성이 배인 기업문화를 이식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SK가 ‘따로 똑같이’라는 구호로 계열사 통합작업을 하는 것을 배워야 한다.그렇게 하지 않으면 기업통합작업은 실패로 끝나고 기업간의 유기적 시너지가 아니라 부조화로 위기(crisis)를 초래할 것이다. 다양한 불협화음이 외부로 표출되고 있으며, 불매운동과 같은 사태가 지속되면 내부적으로 불신과 분열이 일어나 위기가 증폭될 가능성이 높다. ◇ 2세 경영의 위험과 반롯데 정서 극복이 생존을 결정신격호 회장도 90이 넘은 고령이라 롯데는 실질적인 2세 경영이 시작되었다고 봐야 한다. 한국 롯데의 경영권을 장악한 신동빈 부회장이 무모한 M&A와 외형 키우기에 집착하는 이유가 일본 롯데를 이끌고 있는 형 신동주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한 목적이라고 한다. 또한 아버지로부터 경영능력을 검증 받아 후계자로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싶은 이유도 있을 것이다.신동빈 체제의 외형적으로 화려한 실적을 내고 있지만 롯데가 정상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신동빈 회장이 주도한 M&A가 적정한 가격으로 체결되었는지, 전체적으로 시너지가 나는지 등은 아직 평가하기 어렵다. 최근 신동빈 회장이 야심 차게 시작한 몇 가지 신규사업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으면서 그의 경영능력에 의구심을 낳고 있다.2012년 3월 고급스러운 프리미엄 쇼핑몰을 지향하며 열었던 ‘엘 롯데(el LOTTE)’와 6월에 오픈한 회원제 창고형 할인점 ‘빅 마켓(VIC Market)’이 대표적인 사례이다.엘 롯데는 무료 포인트 제공, 각종 이벤트로 입 소문을 냈지만 정작 주력하겠다던 요트, 공예품, 미술품의 판매는 저조하다. 빅마켓도 유사한 미국계 코스트코(Costco)와 제품구성에서 차별성이 없어 초기 무료 이벤트로 관심은 끌었지만 성공여부가 불투명하다.롯데가 극복해야 할 다른 과제는 국민들의 반롯데 정서이다. 롯데는 유통을 하면서 본업보다는 땅 장사로 돈을 벌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전국 각지의 요지마다 부동산을 매수하였고, 부동산의 재개발로 막대한 이익을 냈다.또한 내수위주의 사업을 하면서 수출주도형의 한국경제에 기여도가 낮다는 평가도 받는다. 롯데가 한국기업이라기 보다는 일본 기업으로 한국에서 번 돈을 벌고 일본으로 유출한다는 비난도 듣는다. 국내 최대 규모의 유통재벌 롯데가 정권 교체기, 경영권 승계기 기로에 서 있다. 그동안 무모하게 벌인 사업확장을 검증되지 않은 2세가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지, 낡은 조직문화를 롯데의 규모와 사업영역에 적합한 새로운 기업문화로 승화시킬 수 있을지, 분노한 자영업자와 국민의 정서를 어떻게 끌어 안을지, 새로운 정권과 정치권의 공세에 어떻게 대처할지 숙제다.기업문화연구 전문가로서 롯데와 신동빈 부회장이 이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어떤 묘책을 내 놓을지 자못 궁금하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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