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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부터 제16대 한국법학원을 책임지고 있는 이기수 원장은 66년 만에 첫 법학 교수 출신으로 ‘순혈주의’를 깼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법관 등 고위 판사 출신이 독점해온 관행에 도전해 법조계의 지각 변동을 이끌고 있다.2008년부터 2011년까지 제17대 고려대 총장을 지낸 후 제3기 대법원 양형위원회 위원장(2011~2013)을 지냈다. 양형 기준의 설정에 외부의 객관적 시각과 국민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법관이 갖고 있는 폐쇄적 시각을 탈피해야 한다고 역설했다.2013~2017년 동안 서울고등검찰청 검찰시민위원회 위원장으로 검사와 검찰 고위 간부의 형사책임을 관리했다. 2024년부터 국가원로회의 공동의장으로 활동하며 ‘2026 세계법률가대회’를 준비 중이다.1987년 창간돼 38년의 역사를 가진 학생신문(회장 엄영자)은 학계와 실무 현장을 누비며 ‘통섭의 리더’라고 불리는 이기수 원장을 인터뷰했다. 학계·법조계·기업계·문화계를 연결하는 허브(Hub)로 자임하는 이 원장의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고 평가했기 때문이다.▲ 한국법학원 이기수 원장(전 고대총장) 인터뷰(한국법학원 이기수 원장과 국가정보전략연구소 민진규 소장) [출처=iNIS]◇ 독일에서 법학자의 자세를 배우고 평생 현역으로 살며 통섭 축적통섭의 달인으로 알려진 이 원장은 고려대 총장으로 재임할 때부터 ‘법고창신(法古創新)’을 강조했다. ‘고려대의 전통(古)을 계승하고 시대에 맞는 혁신(新)을 추구하자’는 의미다. 고려대의 비전(vision)으로 ‘세계 100위권 대학 진입’을 제시하며 변화를 강조했다.총장 시절 약학대 신설, 그린스쿨 전문대학원, 융합소프트웨어 전문대학원 등을 추진하며 학제 간 장벽을 철폐하는 학문적 혁신을 주도했다.사회봉사단을 창설하며 국내외 봉사 현장을 직접 방문해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y)을 실천했다. 이 원장에게 학자·교수의 길과 살아온 인생에 관해 질문했다.- 경남 하동이 고향인데 부산에서 고등학교를 다닌 계기는.“본관은 전주이고 양녕대군 17세손으로 경상남도 하동에서 태어나 초등학교를 다니다 6학년 때 진주로 유학을 갔다. 진주중학교를 졸업한 후에 사촌형이 살고 있는 부산 보수동으로 가서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하동에서 진주, 부산까지 유학한 셈이다.”- 부산 보수동에 얽힌 에피소드를 소개하면.“보수동에 헌책방 골목이 있었다. 헌책방에 가서 철학 서적을 읽으며 대학에 가서 철학을 공부해 교수가 되겠다고 결심했다. 그런데 고3 담임선생님이 서울대 철학과 출신이었는데 철학과 졸업하면 고등학교 선생이 되는 것이 가장 잘되는 것이다라고 말하며 다른 전공을 권했다.”- 고3 담임이 인생의 경로를 바꿨는데.“고등학교에서 수학, 물리학, 화학 등을 잘했는데 이과보다는 문과를 선택했다. 서울대 철학과를 가려다가 고대 법학과로 진학했다.”- 당시 법대를 다니면 대부분 사법고시에 합격해 법조인이 되기를 희망했는데.“고3부터 대학교수가 되는 것이 꿈이었기 때문에 사법고시를 공부하겠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헌법을 배우니까 헌법 교수가 되고 싶었고 3학년 때는 형법·행정법을 좋아했다. 4학년이 되어 상법·보험법·해상법을 공부하며 상법을 전공하겠다고 결심했다.”- 당시 미국이나 일본으로 유학 가는 경향이 있었는데 독일을 선택한 이유는.“고대에서 학부를 졸업하고 대학원은 서울대에서 마쳤다. 고대로 돌아가 박사과정을 공부하려고 마음을 먹고 있는데 고대 법대 김형배 교수와 심재호 교수가 독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교수로 부임했다. 학교 분위기가 일본보다 독일 유학을 선호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독일에서 법을 공부하며 느낀 점은.“우리나라가 영미법이 아니라 대륙법을 도입했는데 일본을 거치지 않고 독일의 이론을 배운다는 것이 좋았다. 독일 튀빙겐 대학에서 단순 지식 습득을 넘어 법학자가 지녀야 할 사회적 태도를 배웠다.”- 살면서 자존감을 느끼는 3가지 있다고 말했는데.“자부심을 느끼는 3가지는 △대한민국 국민 △고대인 △전주 이가(李家) 양녕대군 17세손이다. 대한민국의 국민은 조선 왕의 신민에서 주권자로 바뀌어서 좋다. 1965년 고대를 입학해서 교수로 학생을 가르쳤고 총장까지 지냈다. 양녕대군은 세종대왕의 할아버지이고 후손이라서 자랑스럽다.”- 최근 80세를 넘었는데도 현역으로 활동하는데.“평생 현역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살고 있다. 지금도 새벽 3시에 일어나 독서하며 집필하고 있다. 좌우명이 안중근 의사가 말씀한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는다면 입에 가시가 돋는다’로 정해 실천하는 중이다.”◇ IMF 외환위기 이후 글로벌 투자자 신뢰 확보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우리나라는 6·25전쟁의 폐허 위에서 단기간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하며 선진국 대열에 동참했다. 하지만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로 경제적 혼란이 가중됐다. 2002년부터 2년 동안 한국상사법학회 회장으로 기업 지배구조 개혁에 대한 학계의 목소리를 정부에 전달했다.실제 이 원장은 6년 동안 CJ제일제당의 사외이사·감사위원으로 활동했다. 기업 거버넌스 전문가로 단순 거수기가 아니라 경영을 실질적으로 견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그룹의 지배구조 투명성을 감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난 50년 동안 우리나라 상법의 가장 큰 변화는.“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대주주와 경영진 중심의 폐쇄적 구조에서 탈피해 사외이사 도입, 감사위원회 설치, 소수주주권(장부열람권, 주주제안권 등) 강화 등이 이뤄졌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신뢰를 얻는데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최근 정부에서 배임죄에 대한 처벌을 없앤다고 하면서 △형법상 일반 배임 △형법상 업무상 배임 △상법상 특별 배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특경가법)상 배임 등도 수정하는데.“경영 판단의 위축을 방지하기 위해 ‘배임죄의 비범죄화(또는 제한적인 적용)는 공감하지만 보완책을 마련하지 않고 폐지하는 것은 반대한다. 형사처벌을 완화하는 대신에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 확대‘나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의 실효성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고 본다.”- 대륙법을 적용하는 독일에서는 상법상 배임죄가 없고 영미법계 국가인 미국은 개인 간 손해배상 처리로 배임을 다루는데.“미국과 독일의 접근 방식은 기업 지배구조와 책임 규율에 대한 법 문화적 차이를 반영한 결과다. 미국은 배임죄가 없는 대신에 강력한 징벌적 손해배상과 집단소송제도가 경영진을 견제한다. 반면에 독일은 형법상 배임죄는 있으나 상법에서 경영 판단의 원칙을 명문화해 보호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배임죄 폐지를 보완해야 한다는 주장인지.“제도적 기반이 충분히 성숙되지 않은 상황에서 형사적 통제를 전면적으로 제거하면 공백이 초래될 위험이 있다. 배임죄 문제는 폐지 여부의 이분법이 아니라 형사책임과 회사법상 책임의 역할 분담 문제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리나라 기업에서 이사회의 운영이 형식적이거나 대주주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은데.“소유와 경영이 분리되지 않았고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기업 대다수에서 창업주 가문의 지배력이 강하며 사외이사를 포함한 이사회 구성원의 선임권이 사실상 대주주에 있다. 이런 지배구조에서 이사회가 경영진을 감시하는 독립적 기관으로 기능하기 어렵다.”- 이사회가 투명하고 공정하게 운영되려면.“형식적 제도 도입을 넘어 실질적으로 작동하는 메커니즘을 구축해야 한다. 세부적으로 보면 △이사회 구성의 독립성 강화 △이사회 내 위원회의 실질화 △이사의 책임 강화와 경영 판단 원칙(Business Judgement Rule)의 명확화 △이사회 활동에 대한 공시와 기록의 충실화 등이 대표적인 요소다.”- 우리나라 상법에서 수정할 조항이 있다면.“먼저 재검토가 필요한 영역은 이사의 책임 규정, 배임죄와 중첩 영역 등이다. 현행 상법은 △이사의 충실의무·선관주의의무를 규정하면서도 위반에 대한 책임 체계가 형사법과 과도하게 중첩돼 있다.”- 중첩된 부문을 해소하려면.“상법에서 민사책임과 회사법적 제재를 중심으로 정교화하면 된다. 형사책임은 고의적이고 중대한 기업 범죄로 한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수정이 필요한 다른 부문은.“주주대표소송 제도의 실효성을 제고하고 다중대표소송 요건의 합리화, 전자적 주주총회·이사회 규정의 정비도 필요하다. 특히 온라인으로 회의를 개최하고 기록을 보관하는 등 디지털 환경의 변화에 맞게 보완할 영역도 있다.”- 대학의 법학 교육에서 가장 개선해야 할 점은.“법전원과 변호사시험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로스쿨 졸업자가 아니더라고 변호사가 되는 길을 열어주는 데 찬성한다.”▲ 한국법학원 이기수 원장(전 고대총장) 인터뷰(왼쪽부터 국가정보전략연구소 민진규 소장, 학생신문 탁윤희 대표, 한국법학원 이기수 원장) [출처=iNIS]◇ 자유·정의·진리와 신의성실을 준수해야 바람직한 법조인으로 성장 가능이 원장의 박사 학위 논문은 ‘유한회사의 자본 과소 시 채권자 보호’인데 당시 한국 기업 환경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 주제였다. 훗날 한국 상법을 개정할 때에 ‘법인격 부인론’의 핵심 이론적 레퍼런스로 활용됐다.고려대 교수로 부임한 이후 ‘상법은 기업법인가?’라는 논문을 발표해 상법의 관점을 ‘상행위중심’에서 ‘기업(조직)’ 중심으로 전환 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 대학에서 후학을 양성하며 상사법 4권, 국제거래법, 경제법, 지식재산권법 등의 교과서를 집필했다.- 법학과를 졸업한 제자 중 가장 기업에 남는 사람은.“80학번 CJ그룹 이재현 회장과 특별한 인연이 있다. 박사학위 받고 1983년 귀국해 강의를 시작할 때 처음 수업을 들었든 학생이다.4학년 2학기에 1학점이 부족했는데 2학점짜리 영어원서 수업을 수강했다. 삼성그룹의 창업자인 이병철 회장의 장손인 이 회장에게 법을 공부하라고 추천한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도 연락하고 식사도 하면서 교류하고 있다.”- 석박사 과정의 제자 중 교수가 많은데.“4년제 대학·법전원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제자가 45명이다. 현재 46번째 교수 임용을 기다리고 있는 제자도 있다. 총학생회 회장을 하면 공부보다 정치에 관심을 가지는 편인데 수원대 손창일 교수는 고대에서 석사하고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학에서 제자를 가르치며 강조한 점은.“법의 지배나 자유민주주의 가치에 대해 많이 설명했다. 우리 헌법의 기본 정신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점도 강조했다. 또한 자유·정의·진리라는 가치에 대해서도 중요하게 여겨야 하며 삶에 있어서 ’신의와 성실‘이 중요하다고 가르쳤다.”- 법조인 중에서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는 사람이 많아졌는데.“법조인을 만나면 그런 내용이 화제로 자주 오르는 편이다. 사회적 지위가 올라가고 권력이 생기면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데 이러한 점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헌법 조문에도 자유, 권리와 그에 상응하는 책임과 의무를 갖고 자유권을 행사하라고 명시돼 있다. 방종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정치인이나 사회지도층의 인식을 전환하려면.“당연한 얘기지만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국민이 주권자이므로 국민이 나설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지방선거나 국회의원 선거에서 국민 스스로 자신의 뜻을 정확하게 표출하는 방식으로 투표해야 정치권뿐만 아니라 국가도 바꿀 수 있다고 본다.”- 대학생에게 어떤 교육을 시켜야 하는지.“옛날에 교육의 기본이 지덕체(智德體)라고 했는데 이제는 체덕지(體德智)로 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선 신체를 튼튼히 하고 덕을 쌓고 지식을 축적해야 한다고 본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들기 때문이다.”◇ 100세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서도 평생교육에 대한 인식 바꿔야과거 초중고교에서 ’조회‘라는 제도가 있었다. 교장이 전교생을 운동장에 모아 놓고 애국심을 고취하거나 사회 현안 이슈에 대한 바람직한 인식을 심기 위해 노력했다. 현재 조회라는 제도도 사라지고 가정에서 부모가 자녀를 훈육하기도 쉽지 않다.직장에서 퇴직한 은퇴자도 컴퓨터에 익숙하지 않거나 사회 변화를 수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가정교육과 더불어 평생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만족도는 낮다. 평생을 교육자로 살아온 이 원장에게 바람직한 평생교육에 대해 질문했다.- 학생신문은 학생을 ‘단순히 초중고교나 대학에 다니는 사람만이 아니라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모두가 학생이다’는 모토로 평생교육을 강조하는데.“좋은 착상이다. 사실 학교에서만 배운다고 생각하는데 항상 새로운 지식을 배우려는 자세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는 초중고생이나 대학생, 직장인, 실버세대 등에게 적합한 교육과정을 개발해야 한다고 본다.”- 학생신문은 평생교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누구나 가르치고 모두가 배운다’는 컨셉을 실천해야 한다고 믿는데.“전적으로 찬성한다. 기술이 급변하고 사회가 복잡해지고 있어 학위를 받는다고 모두 전문가라고 보기 어렵다. 의료와 같은 특수한 영역을 제외한다면 누구나 자신이 배운 지식과 경험을 다른 사람에게 전수할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직장에서 퇴직한 실버세대에게 가장 필요한 교육은.“상호 배려와 상호존중의 자세를 가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줘야 한다. 실버세대도 청년층이나 장년층과 적극적으로 교류해야 사회적 고립을 해소할 수 있다. 누구나 나이가 들면 고집이 세지고 자기주장이 강해져 다른 사람과 조화가 어려워지는데 이를 해결해줘야 한다.”- 우리 사회가 실버세대의 경험이나 지식을 활용하는 방안은.“우선 실버세대 스스로 ‘하면 된다’ 혹은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 전쟁터에서 부상을 당한 주인을 집까지 옮긴 ‘늙은 말의 지혜’처럼 활용할 방법은 많다고 본다. 공동체 구성원이 합심해 다양한 활용방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 평생 법학자로 살았는데 법률가가 되려는 청년에게 한마디 조언하면.“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는 말처럼 최선을 다해 공부하면 좋은 인생을 살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 법률가는 전문가로 사회지도자이므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해야 존경받을 수 있다.”- 평생 학자로서 살았는데 학자의 길을 걷고자 하는 청년에게 한마디 조언하면.“먼저 ‘초심을 잊지 말라’고 추천하고 싶다. 학문을 깊게 공부해 집대성하는 과정이 힘들고 오랜 시간이 필요하므로 포기하지 말고 한 우물을 파야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자가 되겠다고 결심했을 때를 잊지 않으면 된다.”- 퇴직 이후에도 활발하게 사회생활을 영위하는데 퇴직 이후 인생을 준비해야 하는 중장년층에게 한마디 조언하면.“퇴직하기 이전부터 미래를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누구나 나이가 들면 조직에서 물러나야 하므로 퇴직 이후 어떤 삶을 살 것인지 고민하고 준비해야 당황하지 않는다. 실버세대에세 필요한 상호 배려와 상호존중도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는다.”▲ 민진규 대기자(국가정보전략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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